[글마당] 나는 토마토
알제리 태양보다 강한 햇살이 정수리에 쏟아진다 내 심장 눈부시게 어지럽고 내 몸이 붉게 물들어가자 토마토가 얼굴을 붉힌다 질투하던 붉은 장미 검붉게 화장하고 뒤뜰에 핀 맨드라미 벼슬도 붉게 익어간다 엊그제까지 싱그럽던 연두 세상 서둘러 검푸른 녹음으로 뛰어드니 내 마음 사방으로 꽉 차오르고 질기게 나만 따르던 내 그림자 길게 드러눕는다 젊음을 잃고 시들어가는 내 마음 꺼내 팽팽하게 당기고 눅눅해지는 내 생각 땡볕에 말려보자 늘어지고 휘어진 나 파란 여름 바다에 담가보자 어느새 내 얼굴 토마토보다 붉다 정명숙 / 시인글마당 토마토 얼굴 토마토 마음 사방 알제리 태양
2025.07.24.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