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글마당] 나는 토마토

New York

2025.07.24 18:0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알제리 태양보다 강한 햇살이  
 
정수리에 쏟아진다
 
내 심장 눈부시게 어지럽고
 
내 몸이 붉게 물들어가자
 
토마토가 얼굴을 붉힌다
 
질투하던 붉은 장미
 
검붉게 화장하고
 
뒤뜰에 핀 맨드라미
 
벼슬도 붉게 익어간다
 
 
 
엊그제까지 싱그럽던 연두 세상
 
서둘러 검푸른 녹음으로 뛰어드니
 
내 마음 사방으로 꽉 차오르고
 
질기게 나만 따르던  
 
내 그림자 길게 드러눕는다
 
 
 
젊음을 잃고 시들어가는 내 마음 꺼내
 
팽팽하게 당기고
 
눅눅해지는 내 생각
 
땡볕에 말려보자
 
늘어지고 휘어진 나
 
파란 여름 바다에 담가보자
 
 
 
어느새 내 얼굴 토마토보다 붉다

정명숙 / 시인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