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뉴스 텍사스는 지난 23일, 5월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 제도민 유산의 달(Asian American and Pacific Islander Heritage Month)을 기념하며, 어린 시절 한국에서 자란 기억을 예술을 통해 공유하는 북 텍사스 여성 예술가 브렌다 터너(Brenda Turner)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다음은 보도 내용을 전재한 것이다. 브렌다 터너의 거실은 꿈에서 시작된 하나의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 모인 물감 병들로 가득 차 있다. 터너는 “이 작품은 꿈에서 떠오른 것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키죠. 기억들이 밀려오기 시작하거든요”라고 말했다. 이 예술가는 오래된 사진들을 캔버스 위에 되살리며,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재현하고 있다. “지금 작업 중인 이 작품은 제 첫 번째 생일 때 찍은 아기 사진이에요. 사진 속의 저는 좀 괴상하고 심술궂어 보이죠”라고 터너는 말했다. 1987년, 터너의 어머니가 찍은 이 사진은 그녀의 최신 작품에 영감을 주었다. “어머니는 서울에서 태어나셨어요”라고 터너는 덧붙였다. 터너의 작품은 달라스의 딥 엘럼(Deep Ellum) 지역에 위치한 ‘퍼스펙티브 6 아트 갤러리’(Perspective 6 Art Gallery)에 전시돼 있으며 그녀는 이곳에서 3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터너의 작품 중 하나는 한국 문화의 한 단면을 담고 있다. “이 작은 인형들은 사실 자석이에요. 한국 문화에서는 꽤 흔하죠,”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또 다른 작품은 한국 군부대에서의 성장 경험과 복잡한 가족사를 담아낸다. “어머니는 한국인이고, 아버지는 흑인이셨어요. 80년대 당시 사회에서는 그로 인해 많은 문제가 있었죠”라고 터너는 회상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비하 발언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키가 크고 피부가 짙은 아버지를 보면 사람들은 비하적인 표현으로 그를 언급하곤 했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터너의 두 번째 작품은 그녀의 조카의 본질을 포착하고 있으며 세 번째 작품은 아시아 역사 속 비극적인 사건을 반영한다. “이건 제가 만든 리놀륨(linoleum) 프린트 작품인데요,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을 유발한 쓰나미를 주제로 했어요”라고 터너는 설명했다. 이 작품은 회복력과 강인함을 상징한다. “일본 지역 사회의 사람들은 여전히 힘을 모아 공동체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죠”라고 그녀는 말했다. 터너는 20년 넘게 회화를 통해 자신의 아시아적 뿌리를 나누어 왔으며 앞으로도 멈출 계획이 없다. “어릴 때는 항상 ‘넌 뭐야? 누구야?’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하지만 내 예술을 보면 그게 무엇인지, 제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라고 터너는 전했다. 그녀는 자신의 역사와 문화 유산을 통해 달라스-포트워스 지역 사람들에게 아시아적 정체성을 소개하고 그 기반 위에 미래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손혜성 기자예술가 브렌다 브렌다 터너 한국 문화 한국 군부대
2025.05.27. 7:06
“한국 문화를 주류사회에 깊이 있게 알리고 한인 사회와 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LA한국문화원에 부임한 이해돈(사진) 신임 원장이 7일 중앙일보를 방문해 향후 문화원의 방향성과 비전에 대해 밝혔다. 부임 전 문화정책관을 지낸 이 원장은 제44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기획운영과장, 평창올림픽지원과장,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한국문화원은 해외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전진기지인 동시에 세계 각국과 문화 교류의 거점지”라며 “이 과정에서 한인사회는 중요한 동반자이며,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히 한인 2세, 3세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젊은 예술가들이 주류 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문화원이 가진 공간과 예산 범위 내에서 창작 활동 무대를 마련하겠다. 외부 공연장이나 기관들과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최근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 속에서 대중문화가 중심이 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K-팝, 드라마 등 트렌드 중심의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전통 문화와 생활 문화, 그리고 한국 문화의 정신적인 유산을 깊이 있게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세시풍속, 명절 문화, 선비정신, 종교문화 등을 주제로 한 인문학 강좌와 종합 프로그램을 개설해 보다 균형 잡힌 한국문화 소개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주요 사업으로는 광복 80주년 기념 문화 행사와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연계된 문화교류 행사가 있다. 문화원은 22개 참가국의 전통문화를 함께 소개하는 문화 협력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LA한국문화원의 공간 부족에 대해서는 “현 공연장과 전시장 규모로는 적극적인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다”며 “외부의 우수한 공연장과 전시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주 최대 한인사회인 LA의 문화 자산은 매우 풍부하다. 문화원이 그 자산과 역량을 잘 연결해 주류사회에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기자la한국문화원 예술가 신임 원장 한국문화 소개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
2025.05.07. 20:51
UC 샌디에이고(UCSD)가 샌디에이고 시의회의 승인을 받아 다운타운 산타페 역 인근에 위치한 현대미술관(MOCA) 다운타운을 인수했다. UCSD는 이 건물에 1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예술과 문화의 허브인 '더 디포(The Depot)'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곳은 '더 디포'는 예술 스튜디오, 전시 공간, 공연장 등으로 재단장되며, 소규모 예술 단체와 지역 사회의 소외된 그룹들에게도 열린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 영세 예술가들도 공간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레지던시-인큐베이터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대학 관계자들은 이 프로젝트가 샌디에이고의 예술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특히 멕시코 국경 지역과의 예술적 소통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미술관 예술가 현대미술관 인수 예술가 육성 문화 허브
2024.11.28. 18:00
인류 역사에는 안타깝게 요절한 천재들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문화·예술계에서 돋보인다.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신비감이 더해지고, 신화·전설이 극적으로 부풀려지기도 한다. ‘늙은 모차르트’란 상상하기 어렵다. 모차르트 35세, 쇼팽 39세, 슈베르트 31세 고흐 37세, 로트레크 36세, 모딜리아니 35세 윤동주 27세, 이상 26세, 나도향 24세, 김소월 32세. 요절한 천재들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안타깝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이런 굉장한 천재들이 오래 살아서 활동했더라면 역사가 얼마나 더 풍성하고 멋있어졌을까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고, 나는 이만큼이나 살았는데 도대체 이룬 것이 뭔가 되돌아보면 염치없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자료를 살펴보면, 실제로 역사에 빛나는 성취는 나이에 관계없이 이루어졌다. 특히 문화 예술에서는 더 그렇다. 물론 원로들의 농익은 예술세계도 소중하지만, 싱그럽고 젊은 예술가들도 별처럼 빛나며, 신화 전설은 연륜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방정환 32세, 이효석 35세, 심훈 35세, 기형도 29세, 이육사 39세, 김유정 29세, 일본 작가 아쿠다카와류노스케 35세, 푸시킨 38세…. 화가 이중섭 39세, 오윤 40세, 이인성 38세, 손상기 38세, 미술사학자 고유섭 39세, 에곤 실레 28세, 바스키아 27세, 키스 해링 31세…. 가수 김광석 31세, 김현식 32세, 차중락 26세, 배호 29세, 윤심덕 29세, 빅토르 초이 28세, 지미핸드릭스 27세…. 영화감독 나운규 34세, 하길종 37세, 배우 제임스 딘 24세, 마릴린 먼로 36세, 최진실 39세, 이소룡 32세, 역도산 39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이들이 이룬 업적은 참으로 크고 아름답고 의미 깊다. 보통 사람이 평생 한 일을 훌쩍 뛰어넘는다. 음악학자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한다. “창조적 예술가는 내부에 있는 생명의 시계가 멈추는 것을 투시력을 통해 아는 것 같다. …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는 넘쳐흐르는 생산력, 그리고 미친 듯이 가속을 붙여 창작해나간 가장 대표적인 예술가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시간이 많이 허용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천재는 아니지만, 나라와 사회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의사, 열사 중에도 젊은이들이 많다. 유관순 17세, 논개 18세, 잔 다르크 19세, 안중근 30세, 윤봉길 24세, 전태일 22세, 강경대 19세, 이한열 20세 등…. 그런가 하면, 권력의 꼭대기에 앉아서 부귀영화를 누리며 온갖 좋은 것만 골라 먹으면서 살았을 텐데도 장수를 누리지 못한 사람도 적지 않다. 네로 황제 31세, 양귀비 37세, 마리 앙투아네트 38세, 클레오파트라 39세, 안평대군 35세, 에바 페론 33세…. 종교를 위해 순교한 성인 중에도 많은 이들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김대건 신부 25세, 최제우 39세…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예수님이 33세에 인류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셨다. 요절하지는 않았지만, 젊은 나이에 역사를 바꿔놓는 엄청난 업적을 이룬 경우도 하나하나 예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런 분들을 보면, 요새 젊은이들이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낮잡아 대하는 꼰대 짓을 함부로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백세시대라고 하지만, 무턱대고 나이만 많이 먹어서는 안 되겠다는 각성도 생긴다.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다. 이상으로 꼰대의 푸념 끝!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예술가 요절 천재 예술가들 창조적 예술가 인류 역사
2024.09.26. 19:43
LA앙상블이 음악강연회 ‘정오의 노래’(Noon Tunes)에서 기금 마련 연주회를 개최한다. ‘정오의 노래’는 지역 주민에게 문화 혜택을 제공하려는 성공회 가든그로브 교회(담임 토마스 이 신부)와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나선 비영리단체 야스마7(디렉터 손영아)이 마련한 연주회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해 매주 수요일 정오에 성공회 가든그로브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내달 4일 오후 6시에 열리는 ‘LA 앙상블’ 공연은 최희선과 장성의 브람스의 F-A-E 바이올린 소나타 중 ‘스케르초’,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D 장조 연주로 시작된다. 장성의 피아노 독주로 리스트의 ‘사랑의 꿈(Liebestraum)’과 슈만이 작곡하고 리스트가 편곡한 ‘헌정(Widmung)’도 들려준다. 또 LA 앙상블 완전체로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1번 Eb 장조를 선사한다 LA앙상블은 예원학교 및 서울예술고등학교 출신 피아니스트 장성, 바이올리니스트 최희선, 첼리스트 김원선으로 구성됐다. 5세에 일본에서 데뷔한 피아니스트 장성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및 USC의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이탈리아 비오티 발세시아국제콩쿠르 우승, 슈베르트 듀오 국제콩쿠르 우승 및 슈베르트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최희선은 서울대 음대 졸업 후 에쎈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친 정상급 연주자다. 독일 하겐국립극장 오케스트라 악장을 거쳐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과 바흐 솔리스텐 서울오케스트라 리더를 역임했다. 김원선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예일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경기 필하모닉과 KBS 교향악단에서 상임 및 객원주자로 활동했고 바흐 솔리스텐 단원을 역임했다. 후원 오프닝 리셉션은 4시 30분, 일반 입장은 6시다. 공연 티켓은 핫딜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장소: 13091 Galway St. Garden Grove. ▶문의: (213)537-7796 이은영 기자예술가 클래식 클래식 음악 장성 바이올리니스트 피아니스트 장성
2024.07.28. 19:00
애리조나 주 수도 피닉스에서 북쪽으로 120마일의 거리에 예술가의 마을이라 불리는, 예쁜 도시 세도나가 위치해 있다. 애리조나주의 콜로라도 고원지대와 모하비 사막, 소노란 사막이 교차하는 곳에 붉은 사암들이 깎아지른 절벽처럼, 중세 시대의 성처럼, 혹은 수많은 생명체들이 엉켜있는 모습으로 첨탑같이 서있는 모습이 신비하다 못해 장엄하다. 이 도시 중앙에 오크크릭(Oak Creek)이라 부르는 개울을 따라 이어진 약 16마일 길이의 오크크릭 캐년 로드는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한곳으로 뽑히고 있으며, 캠핑과 송어낚시, 그리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볼텍스 에너지(vortex energy)라는 거대하고 강력한 신비의 에너지가 도시 몇 곳에 회오리처럼 모여 있다고 해 많은 이들이 하이킹, 산악자전거 타기를 비롯해 다양한 기체험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 몰려든다. 1902년까지만 해도 이곳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20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었다. 붉은 바위산과 폰데로사 소나무와 주니퍼라고 부르는 향나무, 오크트리 등이 신비로운 모습의 바위들과 함께 어울려 있어 할리우드의 영화 촬영 장소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관광객 들이 찾기 시작했다. 그 후 수많은 예술가들이 삶의 터전을 이곳으로 옮겨 그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세도나 중심가를 끼고 도로 양옆에 들어선 작고 큰 상점을 둘러보기만 해도 하루 해가 언제 떨어지는지 모를 정도로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이 관광객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세도나에서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벨락(Bell Rock Trail): 세도나 지역에서 기가 많이 모여 있다는 종모양을 닮은 바위산의 1.1마일의 황톳길을 걸어가면 숲 향, 햇살, 바람, 새들의 지저귐 등으로 잊고 있던 감성의 문을 열게 한다. ▶슬라이드락 주립공원 (Slide Rock State Park): 오크크릭 캐년의 개울이 있는 주립공원으로 물놀이와 산책을 즐기기 위해 찾는 곳이다. 원래는 사과 과수원이었던 곳인데, 공원을 감싸고 있는 붉고 흰 사암 산들의 모습이 경이롭다. ▶에어포트 메사 (Airport Mesa): 세도나 시를 안고 있는 붉은 산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곳은 세도나 시를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특히 해 뜨는 시간과 지는 시간에는 감동으로 다가오는 장소다. 근처 있는 세도나 시와 레드락 캐년 쪽을 바라볼 수 있는 에어포트 메사 볼텍스(Airport Mesa Vortex) 포인트를 적극 추천한다. ▶가는 길: LA에서 애리조나주 피닉스까지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공항에서 자동차를 렌트해서 17번 프리웨이 북쪽으로 약 100마일 정도 달리다 179번 하이웨이로 갈아탄 뒤 15마일 정도 달리면 만나게 되는 89A 하이웨이부터가 세도나 시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예술가 마을 예술가 마을 지역 예술가들 애리조나주 피닉스
2023.11.02. 20:20
뉴욕은 어디에나 있다. 크라카우어의 『역사』를 펴니 서문을 뉴욕 컬럼비아대학의 폴 크리스텔러 교수가 썼고, 한밤중 침대에서 하드윅의 『잠 못 드는 밤』을 펼치니 이 책은 뉴욕의 뒤틀린 기억과 초상화 그 자체였다. 편집하며 읽은 원고의 저자인 비비언 고닉·그레이스 조·윌리엄 헬름라이히는 모두 뉴욕의 아들딸이다. 스타일과 문화, 정신의 푯대가 되곤 하는 이 도시에 나는 올 9월 처음 가볼 계획이다. 하지만 여행은 두어 달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 1년 전 갔던 에든버러는 견학을 목적으로 했고 일행과 함께 움직였기에 나는 도시의 바글바글한 풍경만 보고 온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여행에서 나는 한순간도 은둔자인 적이 없었다. 들뜸과 피상성이 지배한 시간이었다. 그 기억을 덧씌우려고 오랜만에 혼자 떠나는 여행 계획을 세웠고, 올여름의 읽기·말하기·상상은 모두 뉴욕에 관한 것으로 채워졌다. 여행의 큰 재미는 ‘준비’에서 시작된다. 기초체력 다지기인 셈인데 이번엔 『사람들의 고향으로 가는 짧은 여행』『전사자 숭배』『잠 못 드는 밤』『역사』 『저스트 키즈』가 근력을 만들어줬다. 가장 관심 가는 것은 뉴욕의 사회 풍경이다. 최근 몇 달 새 가장 많이 들은 뉴스 중 하나는 바다 건너 탈출하다가 익사한 이민자들 소식이었는데, ‘다름’을 겁내지 않는 도시 뉴욕에서 맨 처음 걸으려는 곳도 20세기 초 동유럽·아일랜드· 이탈리아 출신의 저소득 이민자들이 살았던 동네다. “이미 말하고, 읽고, 듣고, 꿈꿨던 것과 유사하게” 혹은 “책에서 표현하는 글과 정반대거나 아주 유사한 빛나는 삶을 발견하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라고 랑시에르는 말한다. 나는 그 도시에서 이웃집에 초대받을 만하지 않거나 진지한 사귐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무리에서 겉도는 이들도 만나게 될까. 그 어떤 사회적 풍경이 펼쳐지든 그건 지금 나무나 풀보다 더 내 관심을 끌어당긴다. 그다음에 갈 국립 9·11 추모관은 어떤 기분을 불러일으킬까. 몇 년 전 제주 4·3평화기념관에 갔을 때 비통한 심정이 흘러 그곳에 계속 머무르고 싶었지만 여행자로서 곧 그런 기분을 툭툭 털고 일어섰다. 어느 도시에나 떠도는 혼백과 출렁이는 만가가 있다. 이번 여행에서도 필연적으로 마주칠 텐데, 이때 조지 모스의 『전사자 숭배』는 우리가 느껴야 할 감정의 귀한 가이드라인이 돼줄 것이다. 이 책은 1차 세계대전의 전사자 묘지 참배인들을 ‘전장 순례’하는 이와 ‘전장 관광’하는 이로 대조시키며, 후자가 비판의 대상이 됐던 역사를 짚는다. 영국에서는 전사자 기리는 방법을 두고 폭넓은 논쟁이 있었는데, 핵심 사안은 비탄에 잠겨 추모만 해야 하는가, 아니면 도서관과 정원을 함께 조성해 산책하듯 묘지를 돌아볼 수 있는가였다. 실상을 파악해보니 사람들은 묘지에서조차 즐거움을 누리길 원했다. 그렇다면 뉴욕의 9·11 추모관에서 희생자들을 추념하는 것과 그곳의 공원을 거니는 여유 사이에서 내 감정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수년 전 도쿄를 여행할 때 신주쿠역 길바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던 노숙인을 봤고 그 이미지는 여태 선명하다. 윌리엄 트레버의 소설 속 아일랜드인 처녀 펠리시아는 미래(남자)를 찾아 런던으로 가지만 긴 여정 끝에 종이가방 하나에 살림을 챙겨 다니는 노숙인이 된다. 나의 아일랜드인 친구 루크는 서울의 길거리를 보며 “노숙인은 다 어디 갔어? 동냥하는 사람들은?” 하고 묻는다. 작가 하드윅은 미국 남부 켄터키 태생이지만 뉴욕을 흠모해 평생 그곳에서 살았다. 그렇다면 그녀의 소설 속 뉴욕은 빛의 도시여야 할 텐데, 정반대로 녹슬고 사방에 덫이 놓인 데다, 정상성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호텔에 득시글대는 등 불운이 덧칠된 도시다. 냄새나고 소란스럽고 마약에 찌든 이 장소는 저자의 시적 문체에 힘입어 더 선명하게 잔인해지고, 공기는 더 역해진다. 하지만 그런 작가 수천수만 명이 사는 곳이 바로 뉴욕이다. 펑크의 대모 패티 스미스와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이 도시에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굶기를 밥 먹듯 하고 이가 들끓는 침대에서 잤지만 그곳을 사랑해 절대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뉴욕은 예술로 뒤덮인 도시가 됐고, 나 역시 많은 시간을 미술관에서 보낼 것 같다. 끝으로 여행에서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후기다. 지금 나는 전기(前記)를 쓰고 있지만, 여행 후 다시 내 언어와 이미지로 가다듬어 단단한 글로 구축하고 싶다. 여행을 기억에 새기는 방식 중 하나는 글쓰기의 우회로를 통해서다. 그것은 사후적으로 여행자의 목소리에 정당성을 부여해주고, 이따금 그것들은 권위를 갖고 오랜 세월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 고착화된 이미지는 다음번 여행자가 균열을 내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이은혜 / 글항아리 편집장마음 읽기 여행 예술가 여행 계획 도시 뉴욕 이번 여행
2023.09.04. 16:42
‘블랙핑크’(BLACKPINK)의 제니를 모티브로 한 발달장애 예술가 정은혜 작가의 '파란 장미를 든 제니' NFT 작품의 경매가 오는 15일에 엔버월드에서 운영하는 NFT 마켓플레이스 '엔버마켓'(NvirMarket)에서 경매된다. 15일 GMT 10시(한국 기준 15일 오후 7시)에서 시작되는 해당 경매는 다음 날 16일 GMT 15시(한국 기준 17일 00시)에 종료되며, 경매 수익금은 발달장애 환우들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써 자립할 수 있도록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에 전액 기부된다. 정은혜 작가의 '파란 장미를 든 제니' 작품은 ‘블랙핑크’(BLACKPINK)의 제니가 매년 어머니로부터 ‘포기하지 않는 기적’이라는 꽃말을 가진 파란 장미를 선물 받는다는 것을 듣고 아이디어를 얻어 그린 작품으로 발달장애 환우들을 위한 'BLUE ROSE' NFT 기부 캠페인에 기부된 작품이다. 'BLUE ROSE(블루로즈)' 캠페인은 발달장애 환우들의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된 국민 참여형 NFT 기부 캠페인이다.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파란 장미 작품들과 캠페인 참여자들이 남긴 발달장애 환우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캘리그라피 NFT 작품으로 제작 및 판매하여 판매 수익금을 발달장애 환우들을 위해 기부하는 CSR 캠페인이다. NFT 작품과 실물 작품이 함께 판매된 금번 NFT 기부 캠페인은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 학생들의 작품들과 캠페인 참여자들이 남긴 희망의 메시지로 제작된 이상현 작가의 캘리그라피 작품들로 구성되어 실물 전시(▲엔버갤러리)와 온라인 가상 갤러리(▲엔그라운드) 전시가 동시에 이뤄졌다. 'BLUE ROSE(블루로즈)' 캠페인 및 경매를 주관주최하는 엔버월드는 블록체인 전문기업으로 얼마전 튀르키예와 시리아 대지진 긴급구호를 위한 기부를 진행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의 인지 개선과 대중화를 위해 매년 NFT 기부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파란 장미를 든 제니' 작품이 공개된 이후, 세계각국의 블랙핑크 팬들이 페이스북 및 트위터 채널에 캠페인을 응원하는 게시물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는 'BLUE ROSE(블루로즈)' NFT 기부 캠페인은 지난달 25일 채널A 다큐 특별기획 방송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부 캠페인으로도 소개된 바 있다. 강동현 기자 [email protected]발달장애 예술가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 발달장애 예술가 장미 작품들
2023.04.14. 1:17
미술계의 악동(?) 뱅크시가 전쟁이 한창인 우크라이나에 잠입해 몇 점의 벽화를 남겨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에 그린 벽화를 통해 전쟁반대의 강한 메시지를 세계에 전한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되는 지난 2월24일 뱅크시의 작품으로 기념우표를 발행하여 다시 화제가 됐다. 우표에 사용된 벽화는 작은 체구의 어린 소년이 커다란 덩치의 남자를 유도에서 업어치기를 하듯이 바닥에 패대기치는 장면을 그린 통쾌한 작품이다. 덩치 큰 남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누가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의 유도 사랑은 유명하다. 유도 유단자이며, 유도 관련 책을 펴낼 정도로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다. 이 벽화 우표는 ‘푸틴 업어치기’ 우표로 불린다. 아예 우표 왼쪽 하단에는 우크라이나어 약자로 ‘푸틴 꺼져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렇다면 어린 소년은 우크라이나 국민이다. 어쩌면 젤렌스키 대통령일 수도 있겠다. 다윗과 골리앗 대결의 현대판으로 읽히기도 한다. 아무튼 이 그림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전쟁을 멈추라는 것이다. 이 벽화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북서쪽에 있는 보로디안카라는 도시에 그려져 있는데, 이 도시는 지난해 러시아 침공 직후 폭격으로 큰 타격을 입은 곳이다. 러시아군은 이곳을 몇 주간 점령했다가 퇴각했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이곳에서 민간인을 살해하는 등의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런 배경으로 뱅크시의 메시지는 한층 선명하고 강렬해진다. 위험을 무릅쓰고 벽화를 그린 뱅크시도 대단하고, 그걸 우표로 만들어 메시지를 막강하게 키운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도 만만치 않다. 참고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TV 프로듀서와 코미디언 출신이다. 대중의 마음을 잘 읽는 능력을 가졌다는 이야기다. 영국 출신의 뱅크시는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남의 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행위는 위법이기 때문에 신분을 감추고 활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974년생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정도가 알려진 전부다. 하지만, 뱅크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행동하는 예술가’다. 뱅크시가 유명해진 것은 기발하고 다양한 활동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이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뱅크시의 작품은 우리 사회 속에 우리와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고 분노한다. 우선, 작품이 있는 곳이 길거리라서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작품 내용을 풍자와 해학, 유머로 이야기한다. 누구나 보면 금방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기발하지만 친숙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그런 점에서, 근엄한 목소리로 어렵게 이야기하는 현대미술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뱅크시의 작품은 마치 시사만화처럼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메시지는 강렬하고, 분명하다. 전쟁을 멈추고,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고, 정치적 억압과 폭력이 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런 메시지를 아주 쉬운 말로 충격적으로 전한다. 예술과 사회, 우리의 삶은 별개가 아니고, 미술이 삶의 한 부분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다. 물론, 뱅크시에 대한 비판도 있다. 지나치게 쇼맨십이 강하다, 진지한 주제를 너무 유머러스하게 다룬다는 등의 비판이다. 하지만 뱅크시는 자신만의 표현방법으로 사회적 이슈와 작품을 단단하게 연결시킨다. 거기에 선한 행동이 더해지면 영향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뱅크시의 힘이다. 예술의 사회적 기능이란 과연 무엇일까?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산책 예술가 행동 예술가 뱅크시 우크라이나어 약자 우크라이나 정부
2023.03.09. 19:16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우리 내외가 한 젊은 커플과 어느 식당 앞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사진이 눈에 띄었다. 내용을 보니 2019년 8월 20일, 3년 전이다. 사라토가 예술 공연 센터에서 연주했던 캄사어린이오케스트라 지휘자로 2년째 한국에서 초청됐던 윤현진 지휘자와 그의 아내 정미선 작곡가와의 만남이었다. 돌이켜 보니 코로나19 팬데믹 몇 달 전이다. 그 후 전 세계가 꿈에도 예상치 못했던 폐쇄된 삶을 3년이 넘게 살아오고 있다. 직장들이 오피스를 닫고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교회도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게 됐다. 학교도 물론 다 닫혀서 손녀가 중학교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하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이제 3년이 지나 대면 수업이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학습 결손으로 기초학력 내지는 아이들의 사회성 결핍 문제까지 제기되고 심지어 대학 진학률까지 저조해졌다는 뉴스다. 장 보러 갈 때마다 느끼게 되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며 중산층 이하 가정에선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대학 등록금, 그 비싼 등록금에 준한 대학교육의 가치와 질에 대한 의문까지 한몫한다. 이에 반해 IT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주 4일 근무와 재택근무로도 좋은 성과를 내며 잘 나간다. 빈부의 차가 더 커지는 추세다. 문제는 우리가 만났던 윤 지휘자와 같은 예술 분야 종사자들이 감당해야 할 팬데믹 속의 삶이다. 지난 3년여 사회 전반에 걸친 폐쇄된 삶으로 누구보다도 힘들게 된 분야는 예술계로 특히 무대에 서야 하는 연주자가 아닐까 싶다. 밀집된 실내 모임이 불가능해지면서 모처럼 잡혔던 연주회나 콘서트가 취소되는 기사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곤 했다. 같은 교회에 다녔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로스터에 소속된 바리톤 강 선생을 비롯한 음악인들과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지휘과 최고연주자 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유럽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 지휘자로서의 기반을 다진 윤 지휘자 같은 예술인들의 무대가 흔들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최근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적으로 우뚝 선 임윤찬 피아니스트 같은 자랑스러운 예술가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 명성의 일인자 외에도 재능과 실력을 갖추고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외 여러 무대에서 인정받은 우수한 젊은 연주자들이 한둘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위드 코로나’처럼 색다른 바이러스와의 삶이 뉴노멀이 되는 세상이 도래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관람객의 숫자를 줄이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라도 예술가들에게 그들의 역량을 한껏 나타낼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지는 어떤 새로운 길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그분들의 오랜 노력의 결과가 아낌없이 발휘되고 일반인들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반가운 연주회 소식이 곳곳에서 자주 들려오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김찬옥 / 수필가이 아침에 예술가 지휘과 최고연주자 윤현진 지휘자 협연 지휘자
2022.09.12. 19:56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우리 내외가 한 젊은 커플과 어느 식당 앞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사진이 눈에 띄었다. 내용을 보니 2019년 8월 20일, 3년 전이다. 사라토가 예술 공연 센터에서 연주했던 캄사어린이오케스트라 지휘자로 2년째 한국에서 초청됐던 윤현진 지휘자와 그의 아내 정미선 작곡가와의 만남이었다. 돌이켜 보니 코로나19 팬데믹 몇 달 전이다. 그 후 전 세계가 꿈에도 예상치 못했던 폐쇄된 삶을 3년이 넘게 살아오고 있다. 직장들이 오피스를 닫고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교회도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게 됐다. 학교도 물론 다 닫혀서 손녀가 중학교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하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이제 3년이 지나 대면 수업이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학습 결손으로 기초학력 내지는 아이들의 사회성 결핍 문제까지 제기되고 심지어 대학 진학률까지 저조해졌다는 뉴스다. 장 보러 갈 때마다 느끼게 되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며 중산층 이하 가정에선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대학 등록금, 그 비싼 등록금에 준한 대학교육의 가치와 질에 대한 의문까지 한몫한다. 이에 반해 IT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주 4일 근무와 재택근무로도 좋은 성과를 내며 잘 나간다. 빈부의 차가 더 커지는 추세다. 문제는 우리가 만났던 윤 지휘자와 같은 예술 분야 종사자들이 감당해야 할 팬데믹 속의 삶이다. 지난 3년여 사회 전반에 걸친 폐쇄된 삶으로 누구보다도 힘들게 된 분야는 예술계로 특히 무대에 서야 하는 연주자가 아닐까 싶다. 밀집된 실내 모임이 불가능해지면서 모처럼 잡혔던 연주회나 콘서트가 취소되는 기사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곤 했다. 같은 교회에 다녔던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로스터에 소속된 바리톤 강 선생을 비롯한 음악인들과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지휘과 최고연주자 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유럽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 지휘자로서의 기반을 다진 윤 지휘자 같은 예술인들의 무대가 흔들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최근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적으로 우뚝 선 임윤찬 피아니스트 같은 자랑스러운 예술가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 명성의 일인자 외에도 재능과 실력을 갖추고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외 여러 무대에서 인정받은 우수한 젊은 연주자들이 한둘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위드 코로나’처럼 색다른 바이러스와의 삶이 뉴노멀이 되는 세상이 도래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관람객의 숫자를 줄이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라도 예술가들에게 그들의 역량을 한껏 나타낼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지는 어떤 새로운 길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그분들의 오랜 노력의 결과가 아낌없이 발휘되고 일반인들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반가운 연주회 소식이 곳곳에서 자주 들려오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김찬옥 / 수필가이 아침에 예술가 지휘과 최고연주자 윤현진 지휘자 협연 지휘자
2022.09.08. 18:24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우리 내외가 한 젊은 커플과 어느 식당 앞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사진이 눈에 띄었다. 내용을 보니 2019년 8월 20일, 3년 전이다. 사라토가 예술 공연 센터에서 연주했던 캄사어린이오케스트라 지휘자로 2년째 한국에서 초청됐던 윤현진 지휘자와 그의 아내 정미선 작곡가와의 만남이었다. 돌이켜 보니 코로나19 팬데믹 몇 달 전이다. 그 후 전 세계가 꿈에도 예상치 못했던 폐쇄된 삶을 3년이 넘게 살아오고 있다. 직장들이 오피스를 닫고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교회도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게 됐다. 학교도 물론 다 닫혀서 손녀가 중학교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하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이제 3년이 지나 대면 수업이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학습 결손으로 기초학력 내지는 아이들의 사회성 결핍 문제까지 제기되고 심지어 대학 진학률까지 저조해졌다는 뉴스다. 장 보러 갈 때마다 느끼게 되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며 중산층 이하 가정에선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대학 등록금, 그 비싼 등록금에 준한 대학교육의 가치와 질에 대한 의문까지 한몫한다. 이에 반해 IT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주 4일 근무와 재택근무로도 좋은 성과를 내며 잘 나간다. 빈부의 차가 더 커지는 추세다. 문제는 우리가 만났던 윤 지휘자와 같은 예술 분야 종사자들이 감당해야 할 팬데믹 속의 삶이다. 지난 3년여 사회 전반에 걸친 폐쇄된 삶으로 누구보다도 힘들게 된 분야는 예술계로 특히 무대에 서야 하는 연주자가 아닐까 싶다. 밀집된 실내 모임이 불가능해지면서 모처럼 잡혔던 연주회나 콘서트가 취소되는 기사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곤 했다. 같은 교회에 다녔던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로스터에 소속된 바리톤 강 선생을 비롯한 음악인들과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지휘과 최고연주자 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유럽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 지휘자로서의 기반을 다진 윤 지휘자 같은 예술인들의 무대가 흔들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최근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적으로 우뚝 선 임윤찬 피아니스트 같은 자랑스러운 예술가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 명성의 일인자 외에도 재능과 실력을 갖추고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외 여러 무대에서 인정받은 우수한 젊은 연주자들이 한둘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위드 코로나’처럼 색다른 바이러스와의 삶이 뉴노멀이 되는 세상이 도래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관람객의 숫자를 줄이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라도 예술가들에게 그들의 역량을 한껏 나타낼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지는 어떤 새로운 길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그분들의 오랜 노력의 결과가 아낌없이 발휘되고 일반인들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반가운 연주회 소식이 곳곳에서 자주 들려오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김찬옥 / 수필가이 아침에 예술가 지휘과 최고연주자 윤현진 지휘자 협연 지휘자
2022.09.07. 18:52
뉴욕에서 활동하는 8명의 한인 예술가들이 6일 롱아일랜드시티 이노비 사무실을 방문, 지난달 맨해튼 소호에서 연 그룹전시 수익금 762달러를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왼쪽부터 전달식에 참석한 노승환씨, 김재연 이노비 사무총장, 정윤환씨, 김세린씨, 김재영씨 [이노비]예술가 이노비 그룹전시 수익금 한인 예술가들 뉴욕 한인
2022.07.07. 17:45
한국 서양화 선구자 중 한 사람인 백철극(간노미) 화백의 작품세계를 다시 조명하는 회고전이 LA한국문화원에서 열렸다. 이번 회고전에는 백 화백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나기’와 ‘비’ 연작, ‘예수 얼굴’ 연작을 비롯해서, 1940년도 일본미술가협회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상하이 거리’ 등 24여점의 유화작품과 다양한 드로잉 작품, 생전에 남긴 편지와 사진 등의 자료가 폭넓게 전시되어, 작가의 작품세계와 삶을 다시 살펴보고 평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 이 회고전은 몇 가지 중요한 관점을 시사한다. 우선은, 올해로 탄생 110주년을 맞은 백간노미 화백의 작품세계와 미술사에서의 위치에 대한 평가이고, 다른 하나는 잊혀진 작가를 재평가하고 조명하는 의미있는 작업을 문화원 같은 공공기관이 주도했다는 점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영원하다”는 말씀이 지금도 진리로 통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유족이나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고 갈무리하고 자리매김하지 않으면 예술작품은 영원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공공기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백철극(간노미) 화백은 1912년 평안북도 박천 태생으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1934년 일본 도쿄 니혼대학 미술과에 입학하여, 같은 과 동창이며 친구인 김환기 화백과 함께 공부했고, 한국 초창기 서양화 1세대의 한 사람으로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 남관 등의 작가들과 함께 활동했다. 백 화백의 작품들에는 ‘간노미(Gannomi)’라는 서명이 적혀 있는데, 이는 평안도 사투리로 금방 낳은 어린애를 뜻하는 말로, 어머니가 사투리로 정감 있게 불렀던 것을 잊지 못해 평생 즐겨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 유학 이후 백간노미 화백은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했고, 세계무대를 목표로 캐나다 몬트리올, 파리, 뉴욕, LA 등지로 옮겨 다니며 활발하게 자기 세계를 펼쳤고, 많은 상을 받으며, 관심을 모았다. 1970년 뉴욕 개인전을 시작으로 뉴욕과 파리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며,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한국적 정서의 개성적인 추상화로 주목 받았다. 말년에는 LA에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펼치다가 2007년 95세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 서양화 1세대 선구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지만, 정작 대중이 백 화백의 작품을 만날 기회는 거의 없었다. 최근 들어 조금씩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LA아트페어 등을 통해 유작들이 소개되는 정도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LA한국문화원의 회고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 연구가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문화원의 가장 큰 임무는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는 일이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현지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잊혀진 예술가를 발굴해서 재평가하는 작업도 중요할 것이다. 그런 작업을 통해서 한국 문화는 풍성해지고, 한국문화의 세계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는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웬만한 대가들은 지자체와 협업으로 개인 미술관을 마련하는 것이 보통이고, 살아 생전에 개인 미술관을 개관하는 작가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한국문화 세계화의 첨단기지인 해외의 한인사회는 안타깝게도 전혀 그렇지 못하다. 우리 남가주 미술계에도 재조명하고 새롭게 평가해야 할 훌륭한 작가들이 많다. 예를 들어, 한우식, 임규삼, 김순련, 황하진, 한국화가 이명수,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활동한 판화가 배융, 서예가 소지 강창원, 하농 김순욱 등… 우리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따스한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 산책 재조명 예술가 이번 la한국문화원 한국문화 세계화 김환기 화백
2022.06.30. 18:42
화가 윌리엄 터너, 세잔, 뭉크, 자코메티,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모차르트, 생텍쥐페리, 신사임당….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통용되는 화폐의 모델로 등장한 예술가들이다. 미국의 시인이자 배우, 인권운동가이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사람인 마야 안젤루(1928~2014)가 25센트 주화(동전)에 새겨졌는데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이라고 한다. 미국 사회 각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여성들을 기리는 ‘미국 여성 쿼터 프로그램’의 하나라고 한다. 동전에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좌우로 두 팔을 뻗은 안젤루 시인의 모습을 담았는데 연방 재무부는 “안젤루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그녀가 살았던 방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화폐를 새로 디자인할 때마다 우리는 미국이 중시하는 가치, 미국 사회가 어떻게 진보했는지에 대해 말할 기회를 얻는다”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 기사를 읽고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세계적으로 화폐의 모델이 된 예술가가 제법 많다. 통용되는 화폐는 시대의 얼굴이다. 돈을 보면 그 시대, 그 나라의 사회, 문화, 경제상을 엿볼 수 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화폐는 한정된 작은 공간에 발행 국가의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과학, 정치 등을 독창적인 예술성과 조형미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화폐의 디자인은 그 나라 국민들의 보편적인 정서 가치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한 국가 예술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46개국 은행권 앞면의 디자인을 분석한 결과 인물초상이 83.2로 압도적이었고, 대체로 국민적 존경을 받는 역사적 인물이나 정치 지도자가 단골 모델로 등장한다. 대한민국으로 치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 등이다. 참고로, 한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모델로 등장한 단골은 단연 세종대왕이다. 인물 초상의 경우 대체적으로 후진국으로 갈수록 정치인, 특히 국가원수가 많이 등장한다. 반면 선진국으로 갈수록 비정치인 특히 문화예술인이 등장하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예를 들어, 유로화 통일 이전에 통용되었던 프랑스의 프랑화는 종류별로 모으면 문화예술 사전이 될 정도라고 한다. 예술가가 화폐의 모델로 등장한 대표적 예를 몇 가지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작곡가 베를리오즈, 화가 폴 세잔, 인상파 음악의 시조 드뷔시, 건축가 에펠, 철학자 파스칼, 생텍쥐페리 등이 모델로 등장한다. 그밖에 소설가 찰스 디킨스, 화가 윌리엄 터너(영국), 작곡가 모차르트, 심리학자 프로이트(오스트리아), 화가 라파엘로, 작곡가 벨리니, 무선전신 발명가 마르코니(이탈리아),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일본) 등도 화폐의 등장인물이었다. 여성으로는 과학자 퀴리부인(프랑스), 교육자 몬테소리(이탈리아), 과학자이자 화가인 메리안(독일), 여권운동가 로자 메이레더(오스트리아), 소프라노 가수 넬리 멜바(호주) 등이 화폐의 모델이다. 한국의 예술가 중에서 돈의 모델을 선발한다면 누가 꼽힐까? 신사임당이 여성 대표 겸 화가로 선발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문화 산책 예술가 화폐 단골 모델 모차르트 생텍쥐페리 기간 모델
2022.05.02. 20:56
화가 윌리엄 터너, 세잔, 뭉크, 자코메티,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모차르트, 생텍쥐페리, 신사임당….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통용되는 화폐의 모델로 등장한 예술가들이다. 미국의 시인이자 배우, 인권운동가이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사람인 마야 안젤루(1928~2014)가 25센트 주화(동전)에 새겨졌는데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이라고 한다. 미국 사회 각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여성들을 기리는 ‘미국 여성 쿼터 프로그램’의 하나라고 한다. 동전에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좌우로 두 팔을 뻗은 안젤루 시인의 모습을 담았는데 연방 재무부는 “안젤루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그녀가 살았던 방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화폐를 새로 디자인할 때마다 우리는 미국이 중시하는 가치, 미국 사회가 어떻게 진보했는지에 대해 말할 기회를 얻는다”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 기사를 읽고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세계적으로 화폐의 모델이 된 예술가가 제법 많다. 화가, 문인, 작곡가, 가수 등 분야도 다양하다. 예술가들이 그만큼 국민들과 친숙하고, 높은 대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참 부럽다. 통용되는 화폐는 시대의 얼굴이다. 돈을 보면 그 시대, 그 나라의 사회, 문화, 경제상을 엿볼 수 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화폐는 한정된 작은 공간에 발행 국가의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과학, 정치 등을 독창적인 예술성과 조형미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화폐의 디자인은 그 나라 국민들의 보편적인 정서 가치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한 국가 예술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46개국 은행권 앞면의 디자인을 분석한 결과 인물초상이 83.2로 압도적이었고, 대체로 국민적 존경을 받는 역사적 인물이나 정치 지도자가 단골 모델로 등장한다. 대한민국으로 치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 등이다. 참고로, 한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모델로 등장한 단골은 단연 세종대왕이다. 5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여러 액면가의 돈에 두루 사용된 수퍼모델인 셈이다. 인물 초상의 경우 대체적으로 후진국으로 갈수록 정치인, 특히 국가원수가 많이 등장한다. 반면 선진국으로 갈수록 비정치인 특히 문화예술인이 등장하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예를 들어, 유로화 통일 이전에 통용되었던 프랑스의 프랑화는 종류별로 모으면 문화예술 사전이 될 정도라고 한다. 스위스 은행권에도 건축가, 작가, 음악가 등 예술가가 자주 등장한다. 예술가가 화폐의 모델로 등장한 대표적 예를 몇 가지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작곡가 베를리오즈, 화가 폴 세잔, 인상파 음악의 시조 드뷔시, 건축가 에펠, 철학자 파스칼, 생텍쥐페리 등이 모델로 등장한다. 그밖에 소설가 찰스 디킨스, 화가 윌리엄 터너(영국), 작곡가 모차르트, 심리학자 프로이트(오스트리아), 화가 라파엘로, 작곡가 벨리니, 무선전신 발명가 마르코니(이탈리아),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일본) 등도 화폐의 등장인물이었다. 여성으로는 과학자 퀴리부인(프랑스), 교육자 몬테소리(이탈리아), 과학자이자 화가인 메리안(독일), 여권운동가 로자 메이레더(오스트리아), 소프라노 가수 넬리 멜바(호주) 등이 화폐의 모델이다. 한국의 예술가 중에서 돈의 모델을 선발한다면 누가 꼽힐까? 신사임당이 여성 대표 겸 화가로 선발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 산책 예술가 화폐 단골 모델 모차르트 생텍쥐페리 기간 모델
2022.04.21. 18:30
LA 폭동 30주년을 기념해 한인과 흑인 아티스트들이 인종과 출신국을 넘어 화합과 공존을 꿈꾸며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했다. 갤러리 웨스턴(관장 이정희)은 LA폭동 30주년 기념 ‘피스 투게더’ 전시회를 오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개최한다. ‘피스 투게더’ 전시 기획은 120년 미주 한인 이민역사에서 가장 아프고 중요한 사건인 1992년 4월 29일 발생한 LA 폭동에서 시작됐다. 갤러리 측은 “LA 한인사회가 인명 및 경제적 피해를 입고 정신적인 상처도 깊었지만, 한인사회를 되돌아보고 타인종들과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지혜를 모색하는 긍정적인 기회가 되었다”며 “한흑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스 투게더’ 전시회 참여작가는 아드리안 화이트, 부에나 존슨, 델리스 프랭크, 도우 페어샐, 조지 에반스, 장인경, 제이슨 새한 장, 정 린 스트랜스키, 미셸서, 이명규, 래몬테 웨스트모어랜드, 김상진, 수잔황, 탈리타 롱, 빈센트 민숙 양, 김원실, 영 서머스, 질 해리스, 케빈 구 등 총 19명으로 이들의 그림과 사진 40여점이 전시된다. 이 관장은 “이번 전시회는 다민족 다문화가 어우러져 사는 LA에서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찾으려는 작은 노력의 시작”이라며 “전시회를 통해 과거지향의 시각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한 평화와 공존을 함께 설계하고 위로와 치유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프닝 리셉션은 29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주소: 210 N. Western Ave. #201. LA ▶문의: (323)962-0008 이은영 기자출신국 예술가 예술가 전시회 전시회 참여작가 이번 전시회
2022.04.17.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