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달라스 협의회(회장 김원영)가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달라스 협의회는 지난 11일(화) 오후 2시, 미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 및 한미동맹 72주년을 맞아 알링턴에 소재한 6.25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참배를 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달라스 영사출장소 도광헌 소장과 오원성 제21기 달라스 협의회장을 비롯해 월남참전용사 전우회 달라스 지회 회원, 지역사회 인사들이 함께 했다. 이날 행사는 오원성 전 협의회장이 6.25 참전용사 기념비 건립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했다. 오원성 전 협의회장은 이 기념비 건립과정에 참여했다. 행사는 헌화, 추모 묵념, 김원영 협의회장의 기념사, 도광헌 출장소장의 축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김원영 협의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한미동맹은 올해로 72주년을 맞았는데 그 시발점은 6.25였으며, 한국전쟁 때 미국은 3만7천명의 전사자와 9만2천명의 부상자, 그리고 3천 7백 명의 실종자를 감수하고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함께 피를 흘린 그야말로 혈맹”이라며 “이런 든든한 혈맹이 있었기에 일정부분의 안보와 그에 수반된 비용을 미국에 의지하며 그 여유분으로 남은 자본을 경제에 투입할 수 있었고,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이 있게 한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은 이처럼 든든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북한이 다시는 전쟁을 꿈꾸지 않게 국방을 튼튼히 하고 강군을 육성하는 것”이라며 “휴전 상태인 한국 전쟁을 끝내 남북 평화 공존과 교류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광헌 출장소장은 축사를 통해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라스 협의회가 출범 이후 첫 공식행사로 이곳 알링턴 한국전 참전용사비 앞에서 한미동맹 72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게 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72년 전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의 낯선 땅에서 피와 땀을 흘리신 미국 참전용사 여러분의 숭고한 희생을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영사관은 이러한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참전용사의 그 유가족분들께 ‘Home of a Hero’라고 적힌 현판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 그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피력했다. 알링턴 참전용사 기념비는 한국인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되새기는 자리이며, 한국이 어떤 어려움을 극복하고 번영의 민주국가로 발전되어 왔는지를 알리는 기억의 공간으로 평가된다. 한편, 알링턴 참전용사 기념비는 한국전쟁과 한국 방위를 위해 희생된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준공됐다. 건립 추진은 미 참전용사협회 215지부에서 2018년부터 기념비 모금을 시작했고, 코로나로 참전용사들이 세상을 떠나며 사업 추진이 지연되었다가 2022년 한국 보훈부와 알링턴시의 지원 결정으로 기념비 건립이 다시 본격화됐다. 주달라스 영사출장소 제3대 소장으로 2019년 2월 부임한 홍성래 소장이 한국 보훈부로부터 20만 불 예산 승인을 받았고, 제4대 출장소장으로 2022년 2월 부임한 김명준 소장의 재임 당시인 2023년 11월 11일 미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건립됐다. 〈토니 채 기자〉한미동맹 대한민국 달라스 협의회장 오늘날 대한민국 김원영 협의회장
2025.11.13. 11:52
“폭싹 속았수다.” 제주 방언으로 ‘정말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뜻이다. 언뜻 들으면 ‘속았다’는 말 같지만, 알고 보면 가슴을 울리는 감사의 언어다. 이 말을 들으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와 정착한 이민 1세대 부모님들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다.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 반세기 만에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되었고, 반도체·K팝·의료·교육 등 다방면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기적’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나라의 재건을 위해, 가족의 생존을 위해, 자식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어준 한 세대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의 비좁은 골목에서, 부산의 왁자한 시장통에서, 거친 바다를 가르던 제주 해녀의 숨비소리 속에서, 그리고 멀리 LA의 작은 세탁소에서, 뉴욕의 쉴 틈 없는 델리에서, 댈러스의 마트와 애틀랜타의 뷰티서플라이 매장 안에서도, 우리 부모 세대는 온몸으로 고단한 삶을 버텨냈다. 낯선 언어와 문화의 장벽 앞에서 맨주먹으로 부딪히며, 오직 자식에게 더 넓은 세상을 열어주겠다는 일념으로 고된 노동을 마다하지 않은 이민 1세대의 땀과 눈물은, 오늘날 대한민국과 해외 한인 사회의 굳건한 뿌리가 되었다. 그들은 단순히 이민이라는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 ‘희망’이라는 무거운 짐을 기꺼이 짊어진 분들이다. 영어 한마디 제대로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용기 있게 식당 문을 열고, 수십 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일터의 불을 밝혔다. 서로에게 의지하며 교회와 한인회, 이웃들 간의 끈끈한 유대 속에서 ‘품앗이’와 ‘정’의 공동체 문화를 낯선 땅에서도 꽃피웠다. 오늘의 우리는 그분들이 세워놓은 삶의 터전 위에 서 있다. 더 나은 직장과 더 넓은 교육의 기회를 누리며,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모든 ‘당연함’은 누군가에게는 희생의 결과였고, 침묵 속의 기도였으며, 오래된 손의 굳은살이었다. 이제는 우리가 응답할 차례다. 받은 사랑을 다시 세상에 돌려줄 때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원조를 받는 나라가 아니다. 이제는 세계를 향해 손을 내밀 수 있는 나라, 도움을 주는 나라다. 정부 차원의 공적개발원조(ODA)는 매년 확대되고 있으며, KOICA를 통해 60여 개국에 보건, 교육, 식수, 디지털 기술을 나누고 있다. 굿네이버스, 한인교회 네트워크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미주 한인사회 역시 글로벌 나눔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에 정착한 한인 동포 사회는 ‘K-나눔’의 중요한 축이다. K-팝과 K-푸드로 문화를 전파하는 것을 넘어,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하고 자원봉사하며, 재난 구호와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며 ‘정’의 문화를 세계 속에 심고 있다. 문화가 마음의 문을 열고, 나눔이 국경을 넘어 마음과 마음을 잇는다. 우리가 받은 것을 기꺼이 나누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 바로 이것이 부모님 세대가 몸소 보여주신 위대한 삶의 방식이자, 우리가 계승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드라마의 제목을 넘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는 수많은 어버이들과, 그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이라는 기적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 오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고백하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폭싹 속았수다.” 그리고 이제, 그 고마움을 행동으로 전할 시간이다. 김재학 / 굿네이버스 USA 본부장구호 현장에서 대한민국 이름 오늘날 대한민국 미주 한인사회 굿네이버스 한인교회
2025.04.29. 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