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38년간 복역했던 남성이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을 받게 됐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모리스 헤이스팅스(70·사진) 씨는 1983년 살인 혐의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38년을 복역했다. 그러나 2022년 DNA 재검사에서 진범이 드러나면서 2023년 가주 수피리어법원에서 ‘사실상 무죄 판결(factually innocent)’을 받았다. 헤이스팅스는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잉글우드 경찰국 경관 2명과 LA카운티 지검 직원 유족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잉글우드 시가 지난 22일 2500만 달러 배상에 합의하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변호인단은 “이번 합의는 캘리포니아 역사상 가장 큰 억울한 유죄 배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돈으로 38년의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다”며 “하지만 이번 합의는 길고 험한 여정의 끝이고, 이제 새로운 삶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잉글우드 제임스 버츠 시장 역시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의 삶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피해 여성은 1983년 크렌쇼 불러바드 인근에서 납치된 로버타 와이더마이어였다. 진범은 연쇄 강간범 케네스 패크넷으로 확인됐으며, 그는 피해자를 성폭행 후 총으로 살해한 뒤 시신을 트렁크에 넣은 채 하루 동안 차량을 몰고 다녔다. 패크넷은 2020년 사망했다. 한편, 사건 당시에도 DNA 증거는 보관돼 있었으나 검찰은 수십 년간 검사 요청을 거부했다. 헤이스팅스는 2000년부터 여러 차례 DNA 검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강한길 기자옥살이 합의 이번 합의 모리스 헤이스팅스 잉글우드 제임스
2025.09.24. 20:29
시카고 경찰의 강압 수사로 인해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주민 2명이 역대 최고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10일 시카고 연방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지난 2003년 발생한 살인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수감생활을 한 존 풀턴과 안소니 미첼에게 총 1억2000만달러를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당시 18세와 17세였던 풀턴과 미첼은 역시 18세였던 크리스토퍼 콜라조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했다. 희생자는 백 오브 더 야드 지역에서 덕트 테이프에 감기고 불에 탄 채로 발견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열린 재심에서 풀턴과 미첼의 유죄를 확정할 수 있는 증거는 발견할 수 없었다. 목격자인 17세 여성의 증언으로 두 명이 유죄가 확정됐는데 콜라조가 총기를 판매했고 풀턴과 마찰을 빚었다고 증언한 것이 유일했다. 하지만 이 증언 역시 나중에 철회된 것으로 밝혀졌다. 풀턴과 미첼은 경찰 조사 도중 고문을 당했으며 회유와 협박으로 거짓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을 수사한 시카고 경찰 형사는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한다고 하자 범인들이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수법은 해당 형사가 5년간 100회 이상 사용한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 재심 과정에서는 풀턴이 범행이 발생한 날 자신의 집에서 나가는 장면이 감시 카메라에 찍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집의 출입문은 다른 전자키로 열렸다는 점도 확인됐지만 첫 재판 당시 쿡카운티 검찰이 결정적인 증거가 제출되지 않도록 방해한 사실도 확인됐다. 결국 풀턴과 미첼은 16년 간의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뒤 풀려났고 경찰의 강압 수사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지금까지 시카고 경찰의 불법적인 수사 등으로 인해 가장 많은 배상금을 지출한 사례는 지난 2021년 네이손 필드가 받은 2200만달러였다. 한편 시카고 시는 2019년부터 2024년 6월까지 경찰의 강압 수사 등으로 총 2억달러 이상의 배상금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풀턴과 미첼에게 지급될 1억2000만달러는 시카고 시청이 강압 수사 배상금으로 배정한 연 예산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옥살이 시카고 경찰 시카고 시청 안소니 미첼
2025.03.11. 12:41
시카고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로 무고한 옥살이를 한 시민에게 5000만달러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시카고 역사상 가장 큰 액수의 경찰 배상 판결이다. 지난 주 시카고 연방 법원에서는 마르셀 브라운(34)에게 500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배심원 판결이 확정됐다. 브라운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징역 35년형을 받고 수감생활을 했다. 하지만 10년의 수감 생활을 하다 지난 2018년 무죄로 출소했으며 이후 시카고 경찰과 쿡카운티 검찰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브라운이 받을 배상금 5000만달러는 최근 시카고 경찰의 불법 수사로 인해 확정된 배상 판결액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지난 2021년과 2023년에는 2500만달러와 2520만달러의 배상금 지급 판결이 있었다. 브라운은 자신이 18세였던 2008년 게일우드 지역의 아문센 파크에서 당시 19세였던 파리스 잭슨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하지만 경찰에 체포된 첫날 변호인 접견 기회를 박탈당했고 시카고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로 인해 정신적인 압박을 받은 상태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말았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다. 이런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브라운에 대한 배상을 확정했다. 배상금 중에서 1000만달러를 기소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구류된 것에 대한 것이었고 4000만달러는 기소 후 브라운이 수감 생활을 하면서 받은 고통에 대한 배상금으로 책정됐다. 배심원들은 또 시카고 경찰 수사관에게 징벌적 배상금으로 5만달러를 브라운에게 지불할 것을 명령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시카고 시청 법률부에서는 판결 내용을 검토 후 대응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Nathan Park 기자옥살이 배상 배상 판결액 징벌적 배상금 배상금 지급
2024.09.16. 13:13
1975년 살인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48년간 수감생활을 한 70대 흑인 남성이 결국 무죄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20일 뉴욕타임스·AFP통신에 따르면 이는 무죄등록소 기준 억울한 수감자가 기록한 최장 기간이다. 사연의 주인공인 글린 시먼스(70)는 48년 1개월 18일을 복역한 후 앞서 7월 석방됐으며 이날 최종 무죄 선고를 받았다. 오클라호마 카운티 지방법원은 석방 결정을 내렸던 7월 “과거 시먼스의 사건에서 중요한 증거가 변호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담당 검사는 이달 18일 “새로운 재판을 진행할 만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밝혔고, 이튿날 판사는 시먼스의 무죄를 선고했다. 에이미 팔룸보 판사는 “수십년 간의 원고, 보고서, 증언 등을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다. 팔룸보 판사는 판결문에서 “법원은 시먼스가 유죄 판결을 선고 받고 투옥하게 된 범죄가 그가 저지른 게 아니라는 명확하고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판시했다. 시먼스는 기자회견을 통해 “끈기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면서도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각심을 요구했다. 억울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당시 시먼스의 나이는 22세에 불과했다. 사건에는 시먼스의 공범으로 지목된 또 다른 남성이 등장한다. 1974년 12월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에서 발생한 주류 판매점 강도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돈 로버츠다. 당시 상점 직원은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고 시먼스와 로버츠는 범인으로 지목돼 1급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때 경찰은 다른 살인 사건에 연루된 범인들을 조사하던 중 시먼스와 로버츠를 해당 사건 용의자 명단에 올렸다. 범인들이 참석했던 파티에 시먼스와 로버츠가 있었다는 이유다. 경찰이 판단의 근거로 삼은 건 한 목격자의 진술이다. 목격자는 경찰이 세워 놓은 용의자 중에서 시먼스와 로버츠를 지목했으며, 이후에 진술을 번복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시먼스와 로버츠는 1975년 사형을 선고 받았고, 이후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시먼스는 줄곧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사건 당시 루이지애나주에 머물렀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로버츠는 2008년 가석방됐지만 시먼스는 그보다 15년이 더 지나서야 석방됐다. 시먼스는 오클라호마주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보상금 최대 17만5000달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보상금을 받기까지는 최소 몇 년이 소요된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살인죄 옥살이 무죄 선고 남성 무죄 무죄등록소 기준
2023.12.21.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