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에서 학교에 다니지도 않고 일하지도 않는 청년층 남성이 급증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는 행정명령을 통해 멘토십 프로그램 지원 등에 나섰지만, 해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9일 비영리 언론재단 캘매터스는 캘리포니아 청년층 16~24세 사이 남성 중 50만 명 가까이가 학교나 일터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진학이나 구직을 시도하다 좌절한 뒤 사회활동을 중단하거나 은둔형 생활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니트족(NEET)’ 현상이 정신건강 악화와 약물중독,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업 상태의 남성이 게임 등 컴퓨터 사용에 몰두하는 시간은 연간 평균 520시간에 달하며, 30세 이하 남성의 4명 중 한 명은 “친구가 없다”고 답할 정도로 고립이 심각하다. 캘리포니아 보건복지부(HHS)는 이 문제를 단순한 실업이 아닌 공중보건 사안으로 보고 있다. 니트족의 남성 자살률은 여성보다 3~4배 높으며, 자살 시도는 15~44세 연령대에 집중돼 있다.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 비율이 높아 사회복지 정책의 사각지대 문제와도 맞물린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지난 7월 30일 행정명령을 통해 2억1000만 달러를 투입, 청년층 남성을 위한 정신건강·교육·고용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도록 했다. 주정부는 멘토십 프로그램을 도입해 은둔형 청년층의 사회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고용개발국(EDD)은 지역 단체와 협력해 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HHS는 청년층의 정신건강 상담과 자살 예방을 위해 ‘기분이 좋지 않아도 괜찮다(It’s OK not to feel OK)‘라는 문구의 988 상담전화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은둔형 외톨 은둔형 청년층 청년층 남성 캘리포니아 청년층
2025.10.29. 22:00
밤새도록 비가 왔다. 아침에 비 그치기를 기다리다 참지 못하고 우비를 입고 리버사이드 공원에 갔다. 84가까지 내려가서 강가 진입도로 들어갔다. 다리 밑에 혼자서 웅크리고 자는 사람이 있었다. 자는 그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발을 옮겨 놨다. 강가를 따라 콜롬비아 대학 쪽으로 올라갔다. 조지 워싱턴 브릿지가 안개에 묻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친구들이 많이 사는 강 건너 뉴저지는 안개 속에 둥실 떠 있는 섬 같다.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루트 9A를 따라 다운타운으로 내려가는 차가 움푹 파인 도로를 지날 때 튀기는 물살을 피해 강가 쪽에 바짝 붙어 걸었다. 12마리 오리들이 조지 워싱턴 다리 방향으로 미끄러지듯 가고 있다. 오리들도 나처럼 안개로 덮여 없어진 다리를 찾으려고 부지런히 가는 듯하다. 춥던 날에는 볼 수 없었던 오리들이 어디에 숨어 있다가 나왔는지?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간다. 저 멀리 앞쪽에 또 한 무리의 동료들이 다리를 향해 가고 있다. 나도 강물을 보며 그들을 따랐다. 그중 한 마리가 짝없이 혼자 강 한가운데서 헤맨다. 짝을 잃었나? 아니면 고독을 즐기는 건가? 예전에 우리 부부는 아침에 함께 공원을 산책했다. 남편은 나이 들수록 더 바빠져서 나와 함께 걸을 일이 없어졌다. 그는 새벽에 7 전철을 타고 Vernon Blvd-Jackson Av에서 내린다. 퀸즈와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Pulaski bridge를 걸어 그린포인트 스튜디오로 출근한다. 함께 가야 할 곳이 있으면 모를까 우리는 각자 걷는다. 혼자 떠도는 오리처럼 나 홀로 걸어도 전혀 외롭지 않다. 오히려 홀가분하고 자유롭다. 짝 잃은 오리를 보면서 ‘외롭겠구나!’ 생각하다가 아마 오리도 질서 정연하게 함께 물 위를 떠도는 것보다는 자유를 즐기고 싶어서 혼자 있기를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가까이 있으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잊기가 어렵다. 멀리 있으면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서 할 수 없어 잊힌다.’ 언젠가 헤어질 우리 부부 사이 헤어지는 연습이라도 하는 양 걷는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외톨 오리 오리도 질서 조지 워싱턴 강가 진입도로
2025.05.29.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