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 싱싱한 과일이 넘쳐나는 계절
초여름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계절의 변화와 발맞춰 자라나는 열매의 빛깔이 푸른 하늘을 떠다닌다 이른 봄 쌀쌀한 밤하늘 별들 바라보며 피어난 여리고 어린 꽃망울들 그 속에서 잉태된 작은 열매 잎사귀에 가려 새들도 모르게 커갔다 태고적 정해진 종류대로 땅에 씨 덮고 뿌리내려 계절 따라 잎 피고 꽃피어 향기 발하니 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역할 다한 꽃잎 떨어져 깨알보다 작은 열매 봄을 맞는다 왕성하게 자란 나뭇잎 하늘 가리고 낮에 모은 태양열 모으고 모아 저녁 되자 나뭇잎 속 세포들 분주해진다 태양 열에너지 공기 중 탄산가스 뿌리로 뽑아 올린 물로 탄수화물 포도당 지방 단백질 소리없이 만들고... 우리집 살구나무 풍성한 열매로 6월의 푸른 들판 흔들어 갈 때 어린 열매 우수수 떨어져 나뭇가지 볼 때마다 안타깝던 그 바람 또 불어 온다 점점 더워지는 햇볕 따라 초록색 살구 먹음직 스럽게 커가더니 어느새 분홍으로 바뀌어 볼그스름 14살 소녀의 볼이 여기저기 걸려있다 남영한 / 시인문예마당 과일 계절 나뭇잎 하늘 우리집 살구나무 밤하늘 별들
2025.07.03.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