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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싱싱한 과일이 넘쳐나는 계절

Los Angeles

2025.07.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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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계절의 변화와 발맞춰
 
자라나는  
 
열매의 빛깔이 푸른 하늘을 떠다닌다
 
 
 
이른 봄  
 
쌀쌀한 밤하늘 별들 바라보며
 
피어난 여리고 어린 꽃망울들
 
그 속에서 잉태된 작은 열매
 
잎사귀에 가려
 
새들도 모르게 커갔다
 
 
 
태고적 정해진 종류대로
 
땅에 씨 덮고 뿌리내려
 
계절 따라 잎 피고 꽃피어 향기 발하니
 
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역할 다한 꽃잎 떨어져
 
깨알보다 작은 열매  
 
봄을 맞는다
 
 
 
왕성하게 자란 나뭇잎 하늘 가리고
 
낮에 모은 태양열 모으고 모아
 
저녁 되자 나뭇잎 속
 
세포들 분주해진다
 
 
 
태양 열에너지 공기 중 탄산가스 뿌리로 뽑아 올린 물로
 
탄수화물 포도당 지방 단백질
 
소리없이 만들고...
 
 
 
우리집 살구나무
 
풍성한 열매로 6월의 푸른 들판
 
흔들어 갈 때
 
어린 열매 우수수 떨어져
 
나뭇가지 볼 때마다
 
안타깝던
 

 
바람
 
또 불어 온다
 
 
 
점점 더워지는 햇볕 따라
 
초록색 살구 먹음직 스럽게 커가더니
 
어느새 분홍으로 바뀌어
 
볼그스름
 
14살 소녀의 볼이
 
여기저기 걸려있다

남영한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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