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전체

최신기사

우주로 간 첫 한인

  한인으로는 최초로 우주에 나간 항공우주국(NASA) 소속 조니 김이 지난 8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무사히 도착했다. NASA가 중계한 영상에 따르면 조니 김을 태운 러시아의 소유스 MS-27 우주선이 서부시간으로 8일 오전 2시께 ISS에 도킹했고, 약 2시간 뒤에 출입구인 해치가 열리면서 조니 김 등 3명의 우주비행사가 ISS 내부로 진입했다. 1984년 LA의 한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해군특전단(네이비실)으로 이라크전에 파병돼 100여회의 특수작전을 수행해 다수의 군 훈장과 표창을 받았다. 이후 군의관이 되기 위해 20대 후반에 공부를 시작해 샌디에이고대와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가 됐으며, 해군에서 조종사 훈련도 수료해 현재 해군 소령이자 해군 조종사, 비행 군의관이기도 하다. 조니 김이 ISS에 들어서자 NASA의 돈 페팃 비행 엔지니어(오른쪽)가 맞이하고 있다.   [NASA 제공]우주 한인 한인 이민자 조종사 비행 조종사 훈련

2025.04.10. 18:37

썸네일

[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우주 만물 질서의 태극 세계관 담아

속세의 세상은 음양의 물결치는 모양으로 섭리(攝理)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마음을 닦아 양심을 얻으면, 인간도 신이 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태극기가 얼마나 멋진 국기인지 자손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자. 동양철학이 모두 들어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사단칠정'보다는 태극론(太極論)을 더 중시한다. 우주 만물은 음양의 조화로 질서를 이루고, 인간은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본질적인 도덕으로 여기고, 선한 양심을 유지하면 우주의 생성과 운행의 원리를 따라서 우주 만물은 하나로 연결된다는 사상이다.     우리 태극기(太極旗)는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음양과 4괘는 우주 만물의 순환을 의미한다.     태극 문양은 음양을 의미하고, 4괘는 건곤감리(乾坤坎離)로 하늘(건), 땅(곤), 물(감) 불(리)를 의미한다. 여기서 하늘과 불은 양기요, 땅과 물은 음기다. 이 또한 음양의 조화다. 지구도 음양의 조화로 운행한다. 가령, 춘하추동(春夏秋冬)도 양기와 음기의 음양으로 순환한다.     즉, 춘(春)은 목(木)이요, 하(夏)는 화(火)요, 추(秋)는 금(金)이요, 동(冬)은 수(水)다. 즉, 봄과 여름은 양기요, 가을과 겨울은 음기다. 이것을 요일로 나타내면, 화요일은 양기, 수요일은 음기, 목요일은 양기, 금요일은 음기다. 모두 음양으로 순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음양의 조화다.     우리가 재미있게 표현하는 '불타는 금요일'은 맞는 표현이다. 왜냐하면, 음기의 금요일이니 활발히 활동하면서 우리의 몸을 깨운다. '오행(五行)'은 화.수.목.금.토의 움직임으로 우주와 인간 생활의 모든 현상과 생성.소멸을 의미하며 '오방색'이란 화(붉은색), 수(흑색), 목(청색), 금(하얀색), 토(황토색) 여기서 혼란스러운 것은 태극 문양에서 붉은색은 양기, 청색은 음기라고 했으나 아래 〈표〉에서 음양의 조화를 정리한 표에서는 청색이 양기로 되어 있다. 태극 문양에서는 음양이 상대적이기 때문에 색의 의미가 없다.     동양철학에서는 태극(太極)이 만물의 신이라고 했고, 속세의 세상은 음양의 물결치는 모양으로 섭리(攝理)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마음을 닦아 양심을 얻으면, 인간도 신이 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태극기가 얼마나 멋진 국기인지 자손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자. 동양철학이 모두 들어 있다. 인간 도덕의 절대적 선(善)인 사단(四端)이 인간의 양심을 지탱한다고 맹자는 주장했다.   그러나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은 조선 유학 철학의 중심이었다. 이황은 사단은 절대적으로 선(善)한 이(理)이므로 선과 악이 함께 존재하는 칠정(七情)과는 서로 구분되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에 이이는 이(理)는 관념적이니, 실제 운동하는 기(氣)에서 칠정이 발생하고, 그것 안에 사단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세계관 우주 우주 만물 태극 세계관 우리 태극기

2025.03.24. 18:24

썸네일

[음악으로 읽는 세상] 우주는 거대한 현악기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원리를 수(數)에서 찾은 학자였다. 그는 ‘신성한 연주’의 헌사에서 음악의 신 오르페우스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웅변과 서사시의 여신이며 아홉 뮤즈의 여신 중의 하나인 칼리오페의 아들인 오르페우스는 그의 어머니로부터 판가이우스 산에서 지혜를 배웠다. 그리하여 오르페우스는 수(數)의 영원한 본질은 천상과 지구,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모든 자연에 관한 최고신의 섭리라고 말했다.”   피타고라스는 음악에 내재된 수의 법칙을 우주에도 적용했다. 그는 현악기에 나타나는 줄 길이의 비가 태양계를 구성하는 별들 사이 거리의 비와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음악의 비례 법칙을 조화의 근본 원리로 우주에 적용한 ‘천구의 음악’ 이론을 발표했다.   피타고라스에게 있어서 우주는 여러 개의 줄을 가진 거대한 현악기였다. 별들이 공전할 때 이 거대한 우주의 악기는 별들이 위치한 거리의 비율에 따라 각기 다른 소리를 낸다. 이것이 바로 ‘천구의 음악’이다. 별들이 움직이는 속도는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 중심에서 가까운 별은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낮은 소리를 내고, 중심에서 먼 별은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높은 소리를 낸다. 중심에서 화성과 지구의 거리 비례는 약 2 대 3이 되는데, 따라서 두 별은 서로 5도 관계에 있는 음을 연주한다. 한편 그 자체가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우주 전체에서는 옥타브 소리가 난다고 믿었다.   피타고라스는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정말 우주의 하모니를 들었을까? 물론 아닐 것이다. 별들이 자기 소리를 낸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믿음’의 영역에 불과하니까. 그런데도 그가 이렇게 믿은 것은 음악 말고는 이 완벽한 조화를 설명할 길이 없어서 아닐까?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현악기 우주 우주 전체 옥타브 소리 거리 비례

2024.10.21. 18:59

민간 우주 여행 시대 포문 열까

최초의 민간인 우주 유영을 위한 스페이스X 우주선이 10일 플로리다주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 39A 발사대서 우주로 향했다.   10일 스페이스X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3분께 민간인 우주 유영 임무 ‘폴라리스 던(Polaris Dawn)’을 위한 우주선 ‘드래곤(Dragon)’이 재사용 가능한 우주발사체 팔콘9에 실려 무사히 발사됐다. 팔콘9은 대서양에 계획대로 정박하는 데 성공했다.   탑승객은 스페이스X 소속 엔지니어 2명과 민간인 2명으로, 이들은 지난 5월 개발한 우주유영(spacewalk) 우주복(extravehicular activity, EV suite)을 입는다.   프로젝트를 주관한 ICT(정보통신기술) 업계 거물이자 항공기 조종자인 아이작 먼(41)과 퇴역 공군 조종사지 스콧 피드 포티가 NASA 등 정부기관에 소속된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닌 우주 유영을 최초로 시도하는 민간인 2명으로 기록된다. 민간인 시도 자체도 처음이나, 성공 시에도 차후 민간인 우주 여행 산업 새 포문을 열 분기점으로 기록된다.   민간인 2명은 700㎞ 고도에서 줄을 몸에 단 상태로 우주 공간에 나가 유영하고, 소속 엔지니어 2명 사라 길리스와 안나 메논은 드래곤 캡슐 안에 남는다. 유영을 위해 캡슐 내부서 공기를 제거해, 유영 시에는 산소 공급용 호스를 통해 숨쉰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비행 궤도보다 세 배 높은 1400㎞까지 도달하는 실험도 진행한다. 성공시 1973년 NASA 아폴로 프로그램 이후 인류가 도착한 최고점으로 기록된다.   앞서 연방항공청(FAA)은 지난달 28일 성명을 통해 팔콘9의 운행 재개를 30일부터 허용한다고 밝혔고, 스페이스X는 이번 임무와 이달말 예정된 NASA 소속 우주비행사 ISS행 등을 위한 것이라 밝혔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민간 우주 민간인 우주 민간 우주 전문 우주비행사

2024.09.10. 17:57

썸네일

[열린광장] 우주 탐험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기 위해 돈을 번다고 한다. 이의 실현을 위해 그는 2026년에 인간을 화성에 보내고 궁극적으로 화성 이주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머스크의 꿈은 이미 지난 2006년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파피용’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 소설은 14만4000명의 지구인이 태양 빛을 추진 동력으로 하는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그들이 지구를 떠나는 이유는 해수면 상승, 지진, 해일, 신종 돌연변이 바이러스,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구에 더는 구원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주여행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밀폐된 공간에서 생태계 순환을 재현하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많은 과학자와 사업가가 폐쇄된 인공 생태계를 만드는 실험을 진행해 왔다. 그 대표적인 예로 애리조나주의 오라클에 건설했던 1.3 헥타르 규모의 폐쇄된 인공생태계인 ‘바이오스피어 2(Biosphere 2)’를 들 수 있다. 이 실험의 목적은 인간을 지구 위의 다른 생태계와 물질교환을 하지 않는 고립된 환경에서 살게 하려는 것이었다.     최근엔 우주 비행사들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2015년 우주 비행사들이 주로 붉은색과 파란색의 발광다이오드(LED) 빛으로 재배한 베지-원(Veg-01)이라 불리는 한 묶음의 로메인 상추가 우주에서 첫 번째로 수확한 채소로 소개되었다. 우주 비행사인 스콧 켈리와 키엘 린드그렌, 일본인 우주 비행사 기미야 유이 등 3명이 이 로메인 상추를 살균한 후 올리브 기름과 이탈리아 발사믹 식초로 드레싱을 해서 인류 최초로 우주 공간에서 식사했다. 그리고 2016년에는 붉은 상추, 2017년에는 양배추와 꽃을 재배했으며, 그 후부터는 매년 조금씩 큰 식물들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마크 벤데하이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약 4개월 동안 칠레 고추를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근무하는 우주 비행사들을 위해 약 6개월 분량의 음식과 야채, 그리고 과일을 주기적으로 공급한다. 하지만, 상추나 당근 같은 야채들은 빨리 소비될 뿐 아니라 다음 운송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NASA는 우주 비행사들에게 비타민이나 영양분을 공급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식물 재배를 우주 공간에서 실험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실험은 장기적인 우주 탐험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특히, 2030년대 화성으로의 우주 여행이현실화할 경우 비행사들에게 초록색의 식물들을 재배케 함으로써 스트레스 해소 등 심리적 안정감도 갖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주 비행사들이 식물을 재배하면 마치 자신의 집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뿐 아니라 자신이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주선 내에서 재배한 신선한 야채는 포장 식품에 의존해서 긴 우주여행을 떠나는 비행사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건강식품이 된다. 특히, 토마토와 붉은 상추는 우주 비행사들에게 산화 방지 성분을 제공해 우주 공간에서 육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행복감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우주 공간에서 비행사들을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작용도 한다. 이러한 우주에서의 식물 재배는 인간을 더 먼 우주 공간에 있는 또 다른 행성을 찾아 나서게도 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아마 하루하루 더 낯설게만 느껴지는 지구를 떠나도록 부추길지도 모른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열린광장 가능성 우주 우주 비행사들 우주 탐험 우주 공간

2024.08.20. 18:55

썸네일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끝까지

금성 반대편으로 가장 가까운 행성이 화성인데 현대 로켓 기술로 편도 당 약 7달이나 걸린다.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호는 그렇게 화성을 거치고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지나 지금까지 47년 동안 날아서 태양계를 막 벗어나고 있다. 아직 태양인력이 미치는 곳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보이저호는 현재 성간(星間)을 나는 중이다.     성간이란 별과 별 사이를 말하는데 우리가 잘 아는 별이 지구가 속한 태양이고 보이저호는 지금 태양이란 별의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로 향해서 날고 있는데 태양 빛이 거기까지 도달하는 데 약 4년 3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 은하라고 부르는 은하수 은하에 태양, 그리고 바로 곁에 프록시마 센타우리라는 별이 있다. 우리 은하 안에는 태양과 프록시마 센타우리를 포함하여 무려 4천억 개나 되는 별이 있고, 그런 은하가 약 2조 개쯤 모여 비로소 우주를 이룬다고 한다. 우주가 138억 년 전에 빅뱅이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시작하여 시간과 공간이 생겼고, 그 후 계속 가속 팽창하여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그 지름이 약 930억 광년 정도 된다고 추측하기에 이르렀다. 굳이 관측 가능하다는 단서를 붙인 이유는 빛의 속도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우주는 빛을 통해서 보이거나 탐지되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 안에서의 이동은 빛의 속도로도 수억 년씩 걸리고 더군다나 우주를 이루는 대부분 물질이 빛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서 아직은 우리가 판단하기에 너무 부족하다. 우주의 시작과 끝을 가늠할 정도의 과학 기술로도 아직 우주 전체의 중력을 거스르는 척력을 밝히지 못했고, 어렵게 찾아낸 블랙홀도 현대 물리학으로 풀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우주 바깥은 무엇인지,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도 없다. 그런 우주를 어떻게 여행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빛조차 수억 년 걸리는 우주여행을 우리가 직접 할 수는 없다. 지금은 여기저기서 인공지능 얘기지만, 얼마 전까지는 가상현실이 화두였다. 예를 들어 우리가 직접 루브르 박물관을 가지 않고도 컴퓨터 앞에 특수한 안경을 착용하고 마치 자신이 그 건물 안에 들어가서 직접 관람하는 효과를 느끼는 것이다. 천체물리학이 엄청나게 발달하여 우주 끝도 그렇게 가상현실에서 여행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방법이 아니고서는 빛의 속도로도 수억 년씩 걸리는 우주 공간을 실제로 여행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구구단을 줄줄 외는 초등학생에게도 인수분해는 급이 다른 산수다. 하지만 인수분해를 통달한 학생에게 미적분을 들이대면 그런 것도 수학이냐고 반문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무나 기름을 때서 불을 밝히던 시절에 살던 사람은 백열등을 행여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우리는 탈것을 통한 여행 시대에 산다. 하지만 미래의 여행은 지금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획기적인 방법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언젠가는 수억 광년 떨어진 다른 은하 속의 별까지도 방문할 날이 올 것이다. 필자가 초등학생 시절에 우리 집에 처음으로 전화가 설치됐다. 그때는 지금처럼 전화를 가지고 다닐 수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전화가 되는 작은 컴퓨터(스마트폰)를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지 않는가!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우주 공간 우주 전체 우주 바깥

2024.07.26. 13:37

썸네일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상수

아인슈타인은 우주가 영원불변이며 정적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서 우주는 처음부터 영원히 그 모양 그대로 유지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허블이 외계 은하의 존재를 발견하고 나아가서는 은하끼리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자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자기가 만든 방정식에 우주 상수라는 항목을 추가하여 이론상 우주가 중력에 의해서 찌그러들지 않게 수정했다.     하지만 최근에 밝혀진 관찰에 따르면 우주는 일정한 속도로 멀어질 뿐 아니라 점점 빠르게 팽창한다는 것이다. 우주 전체의 중력을 이기고 가속 팽창을 하려면 중력보다 훨씬 강한 척력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과학 기술 수준으로는 알 수 없어서 우선 그 모르는 힘을 암흑에너지(Dark Energy)라고 이름 지었지만, 엄밀히 따지면 '미지의 에너지'가 맞는 표현이다.   우주는 일반적인 물질이 약 5%, 그리고 알지 못하는 물질인 암흑물질이 약 25%, 그리고 미지의 에너지인 암흑에너지가 약 70%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그나마 5% 정도 되는 보통물질도 우리 맨눈에 보이는 것은 고작 1%도 되지 않는다고 하니 우리가 우주를 어느 정도 안다고는 하지만 빙산의 일각에도 못 미치는 우주를 간신히 더듬는 중이다. 어쩌면 우리는 영원히 우주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는 입자이지만 그전에는 원자라고 배웠다. 원자는 중앙에 큼지막한 원자핵이 자리하고 그 주위를 아주 멀리서 핵에 비해 엄청나게 작은 전자가 돌고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원자핵과 전자를 포함하는 전체 공간은 진공이다.     이야기를 쉽게 하려고 원자 하나를 잠실운동장에 비교하면, 가운데 위치한 핵은 탁구공만 하고 관중석 끝에서 좁쌀보다 작은 전자가 돌고 있는 모습이다. 그 사이의 공간은 진공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태양계에서 태양과 그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들 사이의 공간도 진공이고, 태양과 같은 별과 별의 사이도 진공이며, 나아가서는 은하와 은하 사이도 진공이다. 그러므로 우주 공간은 온통 진공 상태다.     그 속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에너지가 있어서 중력을 이기고 은하끼리 서로 멀리 떨어지게 하는 미지의 힘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 정체불명의 에너지를 암흑에너지라고 부른다.     태초에 빅뱅으로 시작된 우주의 진공 속에는 이미 엄청난 에너지가 존재했었다.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그런 에너지를 진공에너지라고 하는데 먼저 이야기한 암흑에너지와 같은 것인지, 서로 다른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게다가 초거대 블랙홀과의 관계도 의심하는 사람이 있지만, 모두 과학적인 추측일 뿐이다. 그나마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중력장방정식에 억지로 끼워 넣은 우주 상수가 암흑에너지 정체의 첫 번째 경우다.   공명이 죽은 후에도 중달을 이긴 것처럼 아인슈타인 역시 죽고 나서 100년이 지난 후 자신이 예측했던 중력파가 발견되었고, 어쩌면 암흑에너지도 그가 실수라고 무릎을 꿇었던 우주 상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인슈타인이 활동하던 때는 천체물리학이 지금처럼 발달한 시절도 아니었고 관측 장비도 구닥다리 시대였지만, 아인슈타인은 그 당시에 이미 중력파를 예측하고 우주 상수를 넣었다 뺐다 할 정도의 천재였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상수 우주 상수 우주 공간 이론상 우주

2024.05.17. 13:13

썸네일

[프리즘] 우주 대항해 시대

22일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우주선 ‘오디세우스’가 달에 착륙했다. 미국으로서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2년 만의 달 착륙이고 민간기업으로서는 처음이다.   기업의 우주 탐사는 낯설지 않다.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은 이미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우주로 진출하고 있다. 오디세우스가 착륙하자 빌 넬슨 연방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오늘은 나사의 상업적 파트너십의 힘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날”이라고 자축했다. 새로운 형태의 우주 탐사가 성공 궤도에 올랐다는 선언이다. 나사는 우주선 등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 민간 기업에 맡겨 경쟁을 유도해 적은 비용으로 속도를 내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수립해 달 탐사 프로젝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오디세우스도 아르테미스와 연계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계획의 일부였고 나사가 1억1800만 달러를 지원했다.   아르테미스의 목표는 오디세우스의 착륙점에 들어있다. 오디세우스가 내린 곳은 물 공급원이 될 수 있는 지하 얼음이 존재하는 달 남극 근처다. 이번엔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지만 다음 달에는 지하 얼음을 시추할 우주선을 보낸다.     물이 있으면 인간이 거주할 수 있다. 또 수소와 산소를 분리해 로켓 연료로 사용하면 다른 행성으로 가는 데 필요한 우주 주유소, 우주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희토류 광물과 헬륨-3 채굴 이야기도 나온다. 영화 ‘에일리언’에 등장하는 우주 광산 개발과 식민지 건설 회사인 ‘웨이랜드-우타니’ 같은 기업이 이미 문을 연 겻인지도 모른다.   나사는 2026년에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3단계에 들어가고 궁극적으로는 정기적으로 우주 함대를 보낼 계획이다. 이미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기업은 우주 배달 서비스를 목표로 나사와 협력해 세 번째 달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시간이 흐르면 2개월 이상 거주가 가능한 일종의 달 정착촌이나 달 농업, 달 경제 같은 말이 익숙해지는 때가 올 수 있다.   1960년대 달 탐사는 냉전 시기 국가 경쟁의 산물이었다.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은 패권 경쟁의 연장이었고 공포에 휩쓸린 측면도 있다. 핵무기가 대기권을 벗어났다 재진입하는 공간인 우주는 공포와 파괴를 연상시켰고 대중문화 속의 외계인은 온통 기괴한 외모에 가늠할 수 없는 파멸적 힘을 가진 존재로 그려졌다. 그 시대 달 착륙은 적국을 압도하는 역량과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기술 능력의 과시이기도 했다. 달은 국가의 힘이 뻗어갈 수 있는 최대치인 점이어서 어떤 의미에서 달에 갔다 오는 것만으로 충분했을 수 있다.   이제 달은 찍고 오는 점이 아니라 활동 공간으로 넓어지고 있다. 당장은 기술과 경제지만 정치와 생활, 문화가 확장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팝아티스트 제프 쿤스의 달 조각 125개가 오디세우스에 실려 도착함으로써 달 최초의 예술작품이 된 것은 상징적이다.       나사가 민간 기업과 손잡고 우주 진출의 새로운 역사를 연 것은 왕실이 탐험가를 후원하면서 지리의 발견과 대항해 시대가  시작된 것과 유사하다. 대항해 시대는 결국 유럽의 세계 패권 장악으로 이어졌고 최종적으론 미국의 개국으로 귀결됐다. 지금이 우주 대항해 시대의 출발점이라면 이 흐름에 올라타느냐 탈락하느냐가 오랜 시간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인도와 러시아, 일본, 이스라엘이 경쟁적으로 달 착륙에 뛰어든 이유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을 때 한국 신문의 1면 톱 제목은 '인간 달에 서다'였다. 신문 1면 톱에서 '인간 달에 살다'라는 제목을 보게 될 때가 그리 머지않을 수 있다. 안유회 / 뉴스룸 에디터·국장프리즘 대항해 우주 우주 탐사가 우주 경쟁 넬슨 연방항공우주국

2024.02.25. 19:07

썸네일

우주 시대·우주 경제 세미나…LA상의, 오는 3일 줌온라인

LA한인상공회의소(회장 김봉현, 이하 LA상의)가 이색 세미나를 개최한다.   LA상의는 세미나 시리즈의 하나로 오는 3일 오후 5시 30분부터 온라인을 통해 ‘우주시대 우주경제’ 세미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는 연방항공우주국(NASA)의 태양계 홍보대사로 활약 중인 폴 윤 교수가 강사로 나와 NASA의 우주 탐사 소개 및 우주 산업에 대해 강연한다.   UC버클리 수학과와 UCLA,하버드대 대학원을 졸업한 윤 교수는 하버드대 입학사정관, 엘카미노 칼리지 수학과 교수로 활동 중이며 현재 NASA 홍보대사로 세미나, 강연에 나서고 있다.   웨비나는 누구나 청강할 수 있으며 줌 웹사이트(bit.ly/3tOcG4I)를 통해 등록하면 링크를 받을 수 있다.   문의는 전화(213-480-1115)로 하면 된다. 박낙희 기자 [email protected]우주 세미나 우주시대 우주경제 우주 경제 우주 탐사 LA상의 웨비나 폴 윤

2023.10.30. 19:04

썸네일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를 향하여

우리는 반세기 전에 이미 다녀왔던 달에 또 가려고 한다. 1969년 7월 20일 인류는 지구 밖 천체인 달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미국은 구소련과 한창 냉전 중이었는데 소련이 스푸트니크 계획을 착착 진행하면서 우주에서는 미국에 앞서고 있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미국은 아폴로 계획을 수립하고 결국 아폴로 11호가 달착륙에 성공하면서 구소련을 추월했다. 그리고 50년이 지난 후 다시 달에 가려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세우고 2025년까지 달에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려고 한다.   그동안 달은 잊혀 있었다. 구소련이 몰락해서 경쟁도 없는 데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도 없는 일에 납세자들의 혈세를 쓰기가 버거웠다. 잊힌 달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게 된 것은 희귀 광물 조달 문제, 기후 문제, 군사적인 이유, 미래의 에너지원 문제, 그리고 달이 화성으로 가는 전초기지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동안 산업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지구는 엄청나게 파괴되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자연재해가 그치지 않고 있다. 인구 증가가 적정선을 넘으면서 그에 따르는 식량과 마실 물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게다가 첨단 기술에 꼭 필요한 희귀 광물과 미래의 에너지 수단인 핵융합 원료 헬륨-3도 달에 풍부하다. 달은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지 않아서 식민지화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위에서 열거한 몇 가지 이유만으로 달 개발이 절실해졌다.   과학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전기의 존재를 알고 전기를 사용한 것이 불과 몇백 년 전의 일인데 지금은 전기 에너지가 없으면 그 순간부터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게다가 컴퓨터가 탄생한 것이 불과 몇십 년 전의 일인데 이제는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고 인공지능이 상용화되는 세상으로 변했으며 핵융합 발전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 지금은 우주여행에 화석 연료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체 연료가 개발되면 우주여행은 한층 빨라질 것이다. 스페이스 X 일론 머스크의 호언처럼 어쩌면 화성에 100만 명 이상이 사는 식민지를 이번 세기 안에 건설해 인류는 다행성 종족으로 진화할 것이다.   뉴욕 시립대학의 교수 미치오 카쿠 박사는 화성으로의 이주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라고 단언했다. 사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의 상황과 아주 흡사하다. 발견 초기에는 탐험 전문가들도 목숨을 걸고 가야 하는 멀고도 험한 곳이었고 천우신조로 거기까지 갔다고 해도 새 땅에서 자리 잡고 뿌리내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돛단배를 타고 두 달이나 걸려 도착해도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지금의 과학기술 수준으로 달까지는 3일이면 갈 수 있지만, 지구에서 화성까지는 로켓을 타고 7달을 날아야 한다. 이 상태라면 화성은 유인 탐험조차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두 달 걸려 유럽에서 신대륙을 갔던 그 시절 고민과 비슷하다. 하지만 인류가 이룩한 과학기술은 그렇게 가기 힘든 미국을 세계 제일의 나라로 만들더니 지금은 런던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출발하면 해 질 무렵 뉴욕에 도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 7달이나 걸리는 화성까지의 여행이 7일 정도 되는 날이 곧 올 것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우주 정거장 에너지원 문제 희귀 광물과

2023.08.18. 15:21

썸네일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관측 가능한 우주

우주는 무한히 커지고 있으며 관찰점에서 멀어질수록 더 빠른 속도로 팽창한다. 그런데 관찰점에서 어느 정도의 거리를 넘어서면 팽창 속도가 빛보다 빠르다. 물론 우리 우주에서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 그러나 빛이 여행하는 공간 자체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한다. 팽창하는 공간에서도 빛의 속도는 여전히 우주에서 가장 빠르다. 따라서 빛보다 빠른 속도로 후퇴하는 곳에 어떤 천체가 있다면 그곳에서 지구를 향해 출발한 빛은 아무리 날아도 우리에게 도달하지 못하게 되므로 그 천체는 영원히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 경계를 우주 지평선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우주 지평선 바깥은 도무지 알 방법도 없고, 어떻게 보면 우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곳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신이 창조했다고 믿는 우주의 중심에서 살았다. 그래서 우주의 중심에는 항상 지구가 있었다. 관측 가능한 우주 역시 그 중심에는 지구가 버티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우주의 중심이어서가 아니라 관측자가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안드로메다은하에 사는 외계인이 관측 가능한 우주를 그린다면 안드로메다은하가 우주의 중심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어디서 관측하느냐에 따라서 관측 가능한 우주의 영역이 달라진다.   빅뱅우주론에 의하면 지금부터 138억 년 전에 대폭발이 있었고, 그 후 우주는 계속 팽창했다. 그러므로 빛이 여행할 수 있는 최장 거리는 빅뱅의 시작부터인 138억 광년이다. 그런데 빅뱅 직후 우주는 인플레이션이라는 급팽창을 했기 때문에 계산보다 훨씬 더 커진 우주에서 실제로 빛이 여행한 거리는 138억 광년이 아니라 465억 광년이라고 한다. 그것이 관측 가능한 우주의 반지름이므로 전체 관측 가능한 우주의 규모는 그 지름인 930억 광년이다.   관측 가능한 우주 바깥에도 무엇인가 있겠지만 빛이 우리에게까지 올 수 없어서 볼 수 없으니 우리와 상관없다. 그런 경계인 우주 지평선은 지구를 중심으로 모든 방향으로 빛이 465억 년 걸려서 도착할 수 있는 지점을 잇는 큰 공처럼 그릴 수 있다. 그러므로 관측 가능한 우주란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빛의 속도로 930억 년 걸리는 상상 속 공의 안쪽이다.     그러나 빛의 속도를 내려면 우주선의 길이가 없고 무게도 없어야 하는데 설령 과학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해서 그런 비행체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930억 년은 우리가 다룰 수 있는 세월이 아니다.   아무리 천문학적인 숫자라고 해도 그 정도면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다시 정리해 본다. 달은 지구를 돌고, 지구는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태양과 같은 별이 수천억 개가 모여서 은하가 되고, 그런 은하가 다시 수천억 개가 모여서 우주를 이룬다. 그런데 가속 팽창하는 우주의 어떤 지점부터는 팽창 속도가 빛의 속도를 능가하게 되고 그곳을 우주 지평선이라고 부른다. 관찰점인 지구에서 사방팔방으로 우주 지평선을 연결하면 둥근 공 모양이 되는데, 이 거대한 공의 안쪽을 관측 가능한 우주라고 부르며 이것이 우리의 실제 우주다. 설령 그 바깥에 무엇이 있다고 해도 우리와는 상관없으니 알 필요가 없다. 관측 가능한 우주에는 적게는 수천억에서 많게는 2조 개 정도의 은하가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관측 우주 우주 지평선 직후 우주 우주 바깥

2023.06.16. 13:37

썸네일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시뮬레이션 우주

우주론 이야기는 아직 공상과학 수준에 머문다. 대체로 우리의 물리학 수준이 그런 것들을 명쾌히 증명할 수 없는 처지여서 그렇다. 여기 소개하는 시뮬레이션 우주도 여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다. 하지만 테슬라 자동차를 만들고, 스페이스X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최초로 민간 우주 탐사를 시작한 일론 머스크가 주장하는 이론이다.     코스모스 시리즈 속편의 진행을 맡은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칼 세이건의 후계자인데 그는 우리가 사는 우주가 시뮬레이션일 확률이 50%라고 보았고, 천체물리학에 해박한 일론 머스크는 시뮬레이션 우주가 아닐 확률이 10억 분의 1이라고 단언하였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 이 우주의 운행을 모의 실험해 보는 과정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가 우연히 스스로 오늘날의 모습으로 진화할 확률은 절대로 없기 때문이다.   우리 은하수 은하와 이웃한 안드로메다은하는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가까워지다가 충돌할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관련 정보를 입력하여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앞으로 40억 년 후에 타원 모양의 은하로 합쳐질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몇 년 전에 하버드 대학에서 빅뱅 우주를 슈퍼컴퓨터를 이용해서 석 달 정도 걸려 시뮬레이션해 보았더니, 지금 우리 우주의 모습과 무척 닮은 결과를 얻었다. 그렇다면 우주는 시뮬레이션의 산물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꿈속의 꿈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거울 두 장을 서로 마주 보게 놓으면 그 속에서 수없이 많은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곳도 그런 시뮬레이션 속의 시뮬레이션 우주 중 하나일 지도 모른다.     우주는 빅뱅으로 시작하여 순식간에 갑자기 부풀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빅뱅 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관측 가능한 우주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 도저히 알 방법이 없다. 게다가 블랙홀은 우리 물리학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과연 블랙홀의 특이점처럼 부피는 없는데 질량이 무한대일 수 있을까? 무한한 우주에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는 것도 이상하고, 우리가 진공이라고 부르는 곳에 무엇인가 있어서 팽창하는 우주를 안정시키고, 원자핵 속 양성자끼리의 전기적 반발을 억제하는 힘이 딱 그만큼인 것도 수상하다. 그런 것들이 아주, 아주 조금만 크거나 적어도 우주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혹시 프로그램에 입력된 정보가 아니었을까?   양자역학에 그나마 잘 어울리는 것이 시뮬레이션 우주론이다. 양자역학이란 미시세계에서 에너지의 불연속성을 다루는 학문이다. 바늘이 있는 시계는 시간이 연속적으로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디지털 시계는 55초나 56초라고 표시할 뿐, 그 사이의 값은 없다. 양자역학으로 본 세상은 에너지가 띄엄띄엄 떨어진 디지털, 즉 정보뿐이다. 그것을 다루는 도구가 바로 행렬역학이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는 것이 맞다. 지금 설명이 이해가 간다면 당연히 거짓말이다.   이 이론이 맞는다면 삼라만상을 위시한 우리의 존재는 모두 컴퓨터가 만들어 낸 가상 현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그램 속의 일이다.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들어오는 정보가 만들어진 것이라면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홀로그램일지도 모르는 세상에 사는 것이 우리의 참모습인지도 모른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시뮬레이션 우주 시뮬레이션 우주 컴퓨터 시뮬레이션 우주론 이야기

2023.06.02. 14:15

썸네일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우주 돛단배

'언젠가는 우주 공간에 부는 바람을 이용하는 돛단배들이 떠다니고, 끝없는 우주를 무서워하지 않는 자들이 광활한 우주로 나아갈 것이다.'   17세기에 활동했던 요하네스 케플러가 한 말이다. 그는 비록 같은 시기에 활동하던 갈릴레이나 데카르트에게 밀리기는 했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점성술에 가까웠던 천문학에 물리학을 도입하여 지금의 천체물리학을 시작한 선구자였다. 비록 상상 속 이야기였다고 해도 과학자로서 미래를 내다본 유의미한 추측이 아닐 수 없다. 실용 가능한 솔라 세일(햇빛을 이용한 항해)의 아이디어를 맨 처음 낸 사람은 '코스모스'란 TV 시리즈로 유명한 칼 세이건이다. 그는 우주를 일반 대중에게 소개한 선구자였다.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고 관찰한다. 돌이 손을 떠나서 호수를 향해 날아갈 때 돌은 입자다. 그 돌이 수면에 떨어질 때 생긴 동심원이 호수면 위에 퍼져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파동이다. 파동이란 수면 위에 보이는 여러 동그라미처럼 물리량의 변화가 어떤 주기를 가지고 공간에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빛은 입자인가 파동인가 하는 논쟁은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데모크리토스는 빛은 입자라고 생각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파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빛에 대한 논쟁은 뉴턴 때에 이르러 입자설이 주류가 되었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은 빛이 입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당시는 뉴턴의 권위에 그 누구도 대들 수 없던 형편이었다.     19세기에 들어와서 이중슬릿 실험을 통해 파동설이 슬며시 고개를 들다가, 전기의 아버지 제임스 클라크 맥스웰에 의해 빛이 전자기파로 밝혀지면서 빛의 파동설이 정설로 굳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광양자설로 인해 다시 입자설이 부상하다가 지금은 빛이 입자이면서 파동이라는 양면성을 갖는다고 정리되었다.   입자로서의 빛은 그 충돌 에너지가 너무 약해서 나뭇가지에 매달린 잎에 쏟아지는 빛도 작은 나뭇잎 하나를 흔들지 못한다. 하지만 대기가 없고 중력이 약한 우주 공간에서는 형편이 다르다.     통통한 거미 한 마리를 잡아서 손가락에 거미줄을 몇 바퀴 감아 봐도 아무 감각이 없다. 그러나 무시해도 될 만큼 가는 거미줄이라고 해도 손가락에 수백 바퀴를 감으면 나중에 피가 안 통해서 손가락이 파랗게 변한다. 그대로 며칠 놔두면 결국 손가락을 잘라야 한다.     마찬가지로 빛의 충돌 에너지가 아무리 약하다고 해도 우주 공간에 펼쳐놓은 돛을 계속 때리면 부딪히는 광자에 포함된 운동에너지가 돛으로 옮겨져서 그 힘으로 우주선을 움직이는 것이 솔라 세일의 원리다. 실험은 벌써 성공했고 이제는 실용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만 남았다.   현대 우주선은 여전히 화석 연료를 산화시켜서 생기는 힘으로 난다. 하지만 우주 돛단배는 큰 돛을 펼쳐놓고 태양에서 나오는 빛 알갱이가 돛에 부딪힐 때 얻는 충돌 에너지로 비행한다.     이론적이기는 하지만 그런 식으로 광속의 1/5 정도를 최대 속도로 얻을 수 있다고 하니 솔라 세일은 우주여행의 혁명이다. 손으로 노를 저어서 배를 움직이던 인류는 나중에는 배에 돛을 달고 바람을 이용하여 지구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이제는 태양 빛이 돛을 때리는 힘을 이용하여 우주를 여행할 날이 눈앞에 다가왔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돛단배 우주 우주 돛단배 현대 우주선 우주 공간

2023.05.26. 16:03

썸네일

우주로 향하는 누리호…3차 발사 성공

 누리호 우주 발사 성공

2023.05.25. 21:03

썸네일

[이 아침에] 우주 쓰레기

생물은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폐기물을 배출한다. 이를 유기체의 속성이라 한다면, 배설물이나 노폐물의 생성이 없는 물체는 살아 있는 유기체라고 할 수 없겠다.     과학 문명의 발달이 급속히 이루어지기 전에는 쓰레기 처리가 큰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다. 대소변 처리 문제만 하더라도 인간은 다른 동물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오랫동안 자연 속에서 그대로 해결해 왔다.  1960년대 서울의 일반 사무실 책상 밑에는 쓰레기통이 있었고 책상 위에는 항상 담배 재떨이가 놓여 있었으며, 수세식 화장실이 일반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건물 복도에는 침을 뱉는 용도의 용기가 비치돼 있었는데, 이런 것들은 정기적으로 수거돼서 쓰레기장으로 옮겨 처리됐다.   해양 쓰레기에서 보듯이 쓰레기 처리가 과학 문명의 발달과 궤를 같이하여 지구의 당면한 현실 문제로 대두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주 공간에 도달할 만큼 스마트한 인간이 대자연의 훼손을 예방할 지혜와 능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며, 현대인은 그렇게 무감각한 존재가 아닐뿐더러 자연을 훼손하면 자연의 혜택을 입을 자격이 없다는 것도 잘 안다.     1957년까지만 해도 지구 궤도를 선회하는 인공위성은 스푸트니크 하나뿐이었다. 구 소련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우주 공간을 향해 쏘아 올린 것인데 지금은 그 수가 줄잡아 9000개에 이르며, 물경 100조 개에 달하는 각종 잔해물이 띠(Belt)를 형성하여 지구 궤도에 떠다니고 있다고 지난 3월 9일 과학 잡지 ‘사이언스’는 밝히고 있다. 이는 일단의 국제 전문가들이 국제 여론에 호소할 목적으로 사이언스지에 보낸 공개서한의 내용이다. 갖가지 부스터 보조 장치, 볼트, 페인트 칲스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 같은 물체가 시간당 약 2만8200km(1만7500mph)의 속도로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는데, 아무리 작은 물체라도 다른 물체와 부딪친다면 총알과 같은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한다. 우주 정거장에 머무는 우주 비행사들도 사고 예방을 위해 정거장 옆에 부착돼 있는 소유스나 스페이스X로 주기적으로 대피한다고 한다. 이런 잔해들이 대기권에 떨어질 때면 궁극적으로 연소하고 말 것이긴 하지만, 지구 궤도를 선회하는 각종 쓰레기의 수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우주 오염을 종종 해양 오염에 비유하는데, 해양 오염은 수세기가 넘는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일어난 일인데 반해 우주 오염은 불과 지난 수십 년 동안에 빠른 속도로 빚어진 현상이라는 것이 다르다고 한다. 해양 플라스틱 공해 문제 해결을 위한 2022년의 국제 협정처럼, 우주 쓰레기 문제에 대처하는 국제협약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이다.     “해양 쓰레기나 우주 쓰레기는 인간의 능력으로 충분히 피할 수 있는(Anthropogenic Detriment) 문제들이다.”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대학 우주 공학과의 모리바 쟈 교수의 이 간단명료한 말속에 답이 담겨 있다.    라만섭 / 전 회계사이 아침에 쓰레기 우주 우주 쓰레기 해양 쓰레기 우주 오염

2023.04.20. 18:50

썸네일

조지아 우주 발사대 건설 무산 위기

  플로리아와 맞닿아있는 조지아 남동부의 캠든 카운티에 건설 예정이었던 우주 공항(spaceport)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카운티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1965년 로켓 엔진 시험 장소로 쓰인 적이 있으며, NASA(미국 항공 우주국)가 캠든 카운티를 아폴로 계획의 대체발사 장소로 염두에 두고 있었을 정도로 우주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 부지는 약 1만 2000에이커 크기로, 카운티는 이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약 1100만 달러를 지출했다. 당초 계획에 의하면 인공위성, 보급품 등을 실은 소형 (상업적) 로켓을 1년 최대 12번 궤도로 발사할 수 있는 공항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실시된 스페이스포트 캠든 건설 찬반투표에서 카운티 유권자들 3대1 비율로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그리고 7일 조지아주 대법원은 캠든 카운티가 주민투표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만장일치로 판결한 것이다.     캠든 카운티 커미션은 대법원 결과 후 성명을 통해 "낙담스럽다"며 "스페이스포트 캠든의 미래는 커미션의 결정으로 남아있으며, 향후 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포트 캠든'이라는 이름의 우주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캠든 카운티는 지난 2015년부터 연방 항공국(FAA)에 승인을 요청해왔으며, 지난 2021년 마침내 우주 정거장 건설 허가를 얻어 해안 토지를 소유한 화학 회사와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캠든 주민들은 카운티가 오염됐을지도 모르는 토지를 구매하는 것에 반대하며 2022년 1월 지방법원에 특별 투표(special election)를 하게 해달라는 청원을 마쳤다.     카운티와 정거장 건설 관계자들의 입장에서는 수년 동안 작업한 프로젝트가 비로소 빛을 보나 싶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특별 선거를 승인한 유언 검인 판사를 고소했으며, 조지아에 우주 공항이 들어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윤지아 기자조지아 우주 우주 공항 조지아주 대법원 조지아 남동부

2023.02.07. 15:03

썸네일

[중앙 시평] 우주 탐사는 인류의 자기 성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달나라 탐사를 최근 재개했다. 1960년대에 케네디 대통령이 주도해 인간을 달에 보내고자 했던 아폴로 계획은 결국 1969년에 그 목표를 달성했다.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도착한 우주비행사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남기고 거기서 흙을 채취해오는 엄청난 업적을 이룩했다.   그런 일을 그 당시 기술로 해냈다는 것은 돌이켜보면 운도 좋았고 대단한 일이었다. 그때 우리나라에서는 달나라에 가 보니 토끼는 없더라는 소식에 실망한 어린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1972년에 아폴로 17호가 다녀온 후에 NASA는 달나라의 유인 탐사를 중단했다. 현재 진행 중인 아르테미스 계획은 50년 만에 다시 인간을 달에 보내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11월 16일 발사된 아르테미스 1호는 인간 대신 마네킹을 싣고 달나라 근처를 돌아보면서 모든 장비 작동을 시험했다. 그 우주선은 26일간 200만㎞ 넘는 거리를 비행한 뒤 지구로 돌아와 낙하산을 펴고 멕시코 인근 태평양 수면에 안착했다. 아르테미스는 많은 관측자료를 가지고 돌아왔고, 비행 중 이미 그 자료의 일부를 지구로 전송했다. 이렇게 시운전을 잘 마쳤으니 앞으로 인간을 다시 달에 보내 많은 활동을 시도할 계획이다. 그동안 왠지 움츠렸던 미국 특유의 진취적 기상이 다시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다.   아르테미스가 보내온 사진들에는 달 표면 가까이 돌며 촬영한 분화구 등의 생생한 모습이 많은데, 사실 그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그 머나먼 곳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이다. 암흑같은 텅 빈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밝게 보이는 자그마한 푸른 구슬같은 지구 모습은 신기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그 모습은 아름답다. 아르테미스 1호는 또 달의 궤도를 넘어선 지점까지 가서 지구가 달을 다정하게 옆에 거느린 사진까지 찍어 보내줬다.   혹시 외계인들이 지구를 방문하게 된다면 그들도 우리 행성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생각할까. 실제로 지구에 도착해 보면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 80억이라는 엄청난 인구로 지구의 표면을 덮어버린 인간들은 서로를 죽이고 고문하고 협박하고 착취하고 모욕하며 살아간다. 멀리서 볼 때는 평화로워 보이겠지만, 전쟁이 끊이지 않으며 생태계와 환경의 균형은 인간들의 무책임한 활동으로 파괴될 위기를 맞고 있다.   우주 탐사 작업에 많은 기여를 했으며 대중 과학의 세계 1인자로 꼽혔던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을 지금도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가 주도해 제작했던 TV다큐멘터리  ‘코스모스’와 이를 바탕으로 만든 책은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에게 과학을 꿈꾸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칼 세이건 교수는 우주에서 본 지구의 아름답고 가련한 모습을 보고 잘 성찰한다면, 편협하고 이기적인 생각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우리 모두가 그 조그만 구슬 위에 다닥다닥 같이 사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서로 싸우고 죽이는 일을 그치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졌던 것이다.   세이건의 이상은 민족주의와 국수주의를 넘어 범인류의 공영을 추구하는 ‘세계주의(cosmopolitanism)’였다. 그런데 20세기말에 득세한 것은 이와 비슷하게 들리지만 전혀 의미가 다른 ‘글로벌리즘(globalism)’이었다. 세계화의 이상이 변질된 것으로, 국경을 무시하고 넘나들며 더 많은 돈을 벌겠다는 초국가적 자본주의이다. 세계 무대에서 일한다는 진취적 기상이 온 세계를 지배한다는 탐욕과 얽혀 들어가는 현상이다.   사실 이는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유럽인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은 진취적 기상을 가진 사람들이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누비며 머나먼 지역을 탐색한 결과였다. 많은 경우 그런 탐험가들은 제국주의의 앞잡이가 되었다. 지금은 진취적인 사업가들이 다국적 기업을 통해 세계를 정복하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온갖 최첨단 과학과 기술도 이를 위해 우선 사용된다. 이제는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사방을 직접 누빌 필요도 없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 우주 탐사도 달나라에서 값진 광물을 캐내 돈을 벌겠다는 등의 욕심으로 하겠다는 세력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우주 탐사를 정복으로 생각하지는 말자. 전 인류가 나눌 수 있는 명상과 자기 성찰의 장이 돼야 한다. 세계 열강이 적어도 남극대륙에서는 영토 다툼을 하지 않고 과학연구에 협력하듯이, 달 탐사를 하면서 진정한 세계주의를 살리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아직은 어느 나라에서도 소유하지 않은 곳이라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주에서 보면 조그마한 ‘지구촌’에서 깨지기 쉬운 생태계 균형도 조심스레 유지하고, 같은 인간들끼리 잘 살아보자는 의미의 세계주의를 부활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취적인 사람들이 우주에 나가서 지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다들 우주에 갈 수는 없지만 사진이라도 보면서 상상해 보자. 장하석 /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과학철학중앙 시평 우주 탐사 우주 탐사 우주비행사 암스트롱 달나라 탐사

2022.12.23. 19:12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팽창하는 우주

아인슈타인은 이미 120년 전에 시간은 일정하지 않고 상대적이란 생각을 인류 최초로 했던 사람이다. 게다가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이란 개념도 질량을 가진 천체가 공간을 누르므로 생긴 공간 왜곡 현상이라고 했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가장 간단한 E=mc²라는 질량-에너지 공식을 만들었으며, 광양자 설로 양자역학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런 천재의 눈에도 이 우주는 항상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였던가 보다.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뉴턴에 이르기까지 이 우주는 무한하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아인슈타인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자연과학이 발달하면서 그런 정적인 우주에 반하는 이론, 즉 동적 우주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벨기에의 가톨릭 신부 조르주 르메트르가 태초에 우주가 한 점에서 폭발하여 시작했을 것이라는 빅뱅 이론을 주창하자, 러시아 출신 미국의 과학자였던 조지 가모프가 이 팽창 우주론을 지지했다.     그런데 정상 우주론자였던 영국의 프레드 호일은 우주 공간이 지속해서 팽창하고 있다는 동적인 우주론 입장이긴 했지만, 어느 날 그가 라디오 대담 프로에서,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은 이 우주가 태초에 '꽝(Big Bang)'하고 터지면서 시작했다네요"라고 비꼬았다. 그렇게 비아냥거렸던 빅뱅 이론이 지금은 거의 정설로 굳고 있다.   만약 이 우주가 팽창하지 않는다면 은하와 은하 사이의 중력에 의해서 서로 가까워져야 하고, 결국 스스로 찌부러진다는 생각을 한 아인슈타인은 그런 중력에 반하는 어떤 힘을 가정하고 그것을 우주 상수라고 이름 지어서 자신의 상대성이론을 합리화시켰다. 몇 년 후 허블에 의해서 은하와 은하 사이가 점점 멀어진다는 것이 증명되자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억지를 부려서 만든 우주 상수를 폐기했다.   허블의 업적은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나중에 팽창 속도를 구해서 역으로 계산해 보았더니 138억 년 전에 모든 것이 한 지점에서 퍼져나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실수를 바로 인정했다. 최근에 이르러 우주는 점점 빠르게 팽창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런데 문제는 가속 팽창하는 우주가 어느 순간 중력을 이기게 되면 그때부터는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하다가 결국 찢기는 상태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우주는 중력에 대항하는 그 어떤 힘이 있는지 그동안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빛을 포함한 전자기력에 의해서 반응하는 물질이라는 것은 이 우주에 고작 4%밖에 없다. 그 나머지는 우리가 알 수 없고, 그것을 우리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라고 이름 붙였다. 아인슈타인이 죽기 전에 예견했던 중력파도 최근에 발견되었다. 어쩌면 아인슈타인의 실수였던 우주 상수도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과 어떻게든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이 글을 쓰고 읽는 순간에도 우리 우주는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데 우리로부터 138억 광년 떨어진 먼 우주는 빛의 속도로 우리와 멀어지고 있다고 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팽창 우주 우주 상수도 팽창 우주론 동적 우주론

2022.12.23. 13:50

썸네일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의 기본 원소

대폭발로 인해서 생긴 공간에는 그저 에너지만 충만할 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빅뱅으로 생긴 공간에 가득한 에너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인슈타인의 에너지-질량 등가의 원리에 따라 질량을 가진 물질로 변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상전이 현상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수증기가 물로, 그리고 물이 얼음으로 변하는 것처럼 그 물리적 성질의 일부가 바뀌는 것을 뜻한다.     맨 처음 에너지로부터 변환된 물질은 양성자와 중성자였다. 그런데 불안정한 상태의 중성자가 바로 깨지면서 생겨난 전자가 양성자와 결합하여 수소 원자가 되었다. 그런 수소 원자는 중성자가 빠져서 가벼우므로 경수소라고 하는데 우주에 가장 흔한 원소다.     그러는 동안 공간이 팽창하여 온도가 지속적으로 떨어져서 드디어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하여 제대로 핵자를 이루기 시작했다. 이때 비로소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한 핵자를 가진 중수소가 생겨났고 중수소는 빅뱅에 의해서만 만들어진 원소이므로 중수소의 존재는 빅뱅을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렇게 경수소에 중성자 하나가 결합하여 중수소가 되는데 그 둘은 동위원소여서 질량만 다를 뿐 화학적 특성이 같다. 중수소는 항성의 핵융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수소는 원소주기율표의 가장 첫 번째 원소이다. 가장 먼저 만들어져서 원자 번호 1번이 아니라 양성자가 하나이기 때문이다. 원자핵 속의 양성자의 수를 원자 번호로 정했기 때문에 원자 번호는 양성자의 수와 같다. 양성자는 +전하이고 자신과 같은 수의 중성자와 결합하여 원자핵을 이루는데 중성자는 전하가 없어서 주변을 떠도는 -전하를 갖는 전자를 붙잡아 전기적으로 안정을 이룬다. 그렇게 양성자 하나, 중성자 하나, 그리고 그 주변을 도는 전자 하나가 모여서 수소라는 원자가 된다.   양성자가 두 개가 되면 당연히 중성자도 둘이 모인다. 그 둘은 항상 쌍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기적으로 안정되려면 전자도 둘이 필요한데 그렇게 만들어진 원소는 주기율표에서 2번인 헬륨이다. 빅뱅 직후 대폭발로 인한 공간은 그 온도와 밀도가 너무 높아서 이미 합성된 수소 원자핵이 고온과 고압을 견디지 못하고 양성자와 중성자를 하나씩 더 포획하고 전자 하나를 더 붙잡아서 헬륨 원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난 후에 공간 전체의 온도와 밀도가 임계치 아래로 떨어지게 되자 원자 합성은 그 상태로 끝이 난다. 그때 공간은 75% 정도의 수소와 25%의 헬륨으로 채워지게 되었고 우리는 그 공간을 우주라고 이름 붙였다.   원자 번호 3번부터는 별에서 만들어지는데 제26번 철까지 만들어지면 끝이다. 수명이 다한 별은 그 무게에 따라 다른 종말을 맞는데 별의 질량이 태양의 두 배에 못 미치는 작은 별들은 연료인 수소가 떨어져서 핵융합이 멈추면 백색왜성이 되어 천천히 식어간다. 별의 질량이 태양의 5배가 넘는 아주 큰 별들은 탄소 융합 과정을 거치며 초신성이 되어 은하 규모로 폭발한다. 그때 철보다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지며 그 파편을 아주 멀리 흩뿌리는데 원자 번호 92번 우라늄까지 만들며 생을 마친다. 그러므로 우주에는 총 92개의 기본 원소가 존재하며 수소와 헬륨 일부를 빼놓고 모두 별이 만들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기본 수소 원자핵 기본 원소가 원자 번호

2022.10.21. 14:11

썸네일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의 운명

이 세상 모든 것은 시작이 있고 그 끝이 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태양도 약 45억 년 전에 태어나서 앞으로 80억 년 후에는 생을 마칠 것이다. 기껏 백 년 사는 우리 인간에 비하면 무한한 시간이다.     1930년경 에드윈 허블은 외계 은하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아낸 후, 그런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은하들이 멀어지고 있는 속도를 계산해 낸 후 그 속도로 시간을 거꾸로 돌렸더니 모든 은하는 137억 년 전에 어떤 한 점에서 시작하게 된 것을 알았다. 마치 반쯤 보던 비디오테이프를 다시 거꾸로 감은 것처럼 우주의 시간을 되돌린 것이다.   은하끼리는 서로 멀어진다고 한다. 우주가 여전히 팽창하고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은하들은 서로 가까워져서 과거 어느 시점에는 한 지점으로 모이게 된다. 마치 부피는 없고 질량이 무한대인 블랙홀의 특이점 같다.     137억 년 전에 있었던 빅뱅 후 우주는 한없이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 현대 천체물리학이다. 그런데 이 우주를 이루고 있는 물질의 밀도가 문제다. 우주 전체에 퍼져있는 물질의 밀도가 임계치 이하인 경우를 닫힌 우주라고 하고, 반대로 임계치보다 높을 경우를 열린 우주라고 한다.     다행히 우리 우주는 딱 그 임계치의 경계선에 있는데 그런 우주를 평탄하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우주는 일부러 미세 조정을 해놓은 것처럼 평탄하다.     우주 물질 밀도의 임계치를 구하면 세 변이 각각 1미터인 정육면체, 그러니까 1세제곱미터의 공간에 달랑 수소 원자 몇 개가 전부다. 오히려 진공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여기서 물질이란 크든 작든 기본적으로 원자핵으로 이루어진 것을 말하는데 우주에 물질이 어느 정도 미만이면 닫힌 우주라고 해서 팽창이 점점 더뎌지다가 중력 때문에 수축하여 결국 찌그러지는 최후를 맞게 된다. 이를 Big Crunch라고 한다.     반대로 우주의 물질이 임계치 이상일 경우를 열린 우주라고 하는데 이 경우 더욱 가속 팽창을 하다 결국 찢기며 끝난다. Big Rip이다. 다행히 우리가 사는 우주는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미세 조정이 되어있어서 팽창은 하지만 영원히 존속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찰나를 사는 우리가 거창하게 우주의 미래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 대신 우리 은하의 미래나 알아보자. 우리가 속한 은하수 은하의 바로 이웃이 빛의 속도로 250만 년이 걸리지만 그래도 제일 가까운 안드로메다은하다. 은하수에는 태양과 같은 별이 약 4천억 개가 있고, 안드로메다은하에는 대충 1조 개나 되는 별이 있다고 한다. 그 두 은하는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40억 년 후에 합쳐지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정도의 시간은 우리 인류가 종속 가능한 시간을 훨씬 넘는 미래다. 따라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시야를 더 좁혀 우리 태양계를 들여다보자.   태양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 밝고 뜨거워져서 앞으로 10억 년 후에는 지구상의 생명체가 멸종하게 된다. 그리고 점점 부풀어 적색 거성의 단계를 지나 나중에는 백색 왜성이 되어 오랜 세월이 지나 빛과 열을 완전히 잃은 후 우주의 암흑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역시 수십억 년이란 시간은 우리와 아무 상관도 없는 먼 미래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운명 우주 물질 우주 전체 우리 우주

2022.10.07. 16:06

썸네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