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미국의 장거리 러너 조앤 베노잇 사무엘슨은 LA 메모리얼 콜로세움으로 가장 먼저 뛰어들어오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그는 올림픽 사상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차지, 여성 장거리 달리기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땀에 젖은 채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모습은 여성 러너에 대한 세계의 인식을 바꾸는 상징적 장면이 됐다. LA가 남긴 올림픽 유산에도 불구, 1986년 시작된 LA 마라톤은 여전히 미국을 대표하는 다른 마라톤 대회들보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여성들이 장거리 달리기의 문화와 경제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LA가 상황을 바꿀 기회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러닝 USA 글로벌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미국 전역에서 러닝 인구 증가를 이끌고 있으며 향후 12개월 동안 대회 참가를 늘릴 가능성이 남성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참가비와 러닝화 등 모든 러닝 관련 분야에서 평균적으로 더 큰 비용을 지출하고, 전 세계 여행객의 64%를 차지하며 여행 결정의 82%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이 여행에 쓰는 금액은 연간 1250억 달러를 넘는다. 뉴욕, 보스턴, 시카고 마라톤은 세계 7대 메이저 대회인 ‘애벗 월드 마라톤 메이저(Abbott World Marathon Majors)’에 포함된 대표적인 경기다. 이들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도시 경제를 이끄는 핵심 행사로 자리 잡았다. 뉴욕 마라톤은 지난해 5만9226명의 참가 기록을 세웠다. 시카고 마라톤은 매년 약 5만4000명이 참가한다. 두 대회는 각각 약 7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 참가 인원을 약 3만5000명으로 제한하는 보스턴 마라톤도 매년 5억 달러 이상의 경제 효과를 낸다. 반면, LA 마라톤은 다저 스타디움에서 출발해 센추리시티까지 이어지는 영화 같은 코스를 자랑한다. 코스는 실버레이크와 웨스트 할리우드 등 역사적인 지역을 지나며, 로데오 드라이브와 선셋 불러바드를 통과한다. 그로맨스 차이니즈 시어터와 샤토 마몽 등 유명 명소도 지나지만, 남가주 외 지역 러너들 사이에서는 아직 메이저 대회만큼의 이벤트로 자리 잡지 못한 상태다. 최근 3년간 평균 참가자는 약 2만 명으로 메이저 대회보다 규모가 작다, 지난해 경제 효과는 약 1억2200만 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LA의 러닝 문화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코리아타운 런 클럽(Koreatown Run Club), 베니스 런 클럽(Venice Run Club), 블랙리스트LA(BlacklistLA) 등 다양한 러닝 커뮤니티가 등장하면서 러닝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사회적 교류와 문화 표현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2028년 열릴 LA 하계 마라톤 경기는 장거리 달리기에 대한 전국적 관심을 다시 LA로 끌어올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 러닝의 성장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LA 마라톤은 최근 2년 동안 참가 규모가 25% 성장해 2025년 기준 전국에서 여섯 번째로 큰 마라톤 대회가 됐다. 올해 대회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참가 접수가 마감됐으며, 대회 두 달 전 이미 참가 신청이 모두 끝났다. 전체 참가자의 약 40%가 여성이며, Z세대 여성 참가 비율도 16%로 전년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대회는 여성스포츠재단(Women's Sports Foundation), 포 올 마더스플러스(For All Mothers+), 걸스 온 더 런(Girls on the Run) 등 자선단체와 협력해 여성 역량 강화와 지역사회 활동을 강조했다. 엘리트 선수 명단에도 남가주 출신 러너인 마케나 마일러를 비롯해 켈린 테일러, 사배나 베리 등 미국의 정상급 여성 선수들이 포함됐다. 더 큰 상금과 전략적 선수 유치를 통해 미국 여성 엘리트 선수층을 확대하면 올림픽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의 주요 무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LA의 여성 러닝 문화도 활기를 띠고 있다. 에인절 시티 엘리트, 제인스 엘리트 레이싱, 파피 어슬레틱 클럽 등 단체는 신인 여성 러너를 육성하며 향후 국가대표 선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올해 대회(8일 열림)에선 선라이즈 러너스, 러닝 마미스, 밸리 걸 런 등의 단체가 공식 응원 구역을 마련했다. 또한 2~3마일 구간에선 여성 마리아치 밴드 '콜리브리', 21마일 지점에선 여성 DJ팀의 공연이 계획됐다, 베벌리 윌셔 호텔 인근엔 영화 '프리티 우먼' 테마 응원 구역이 마련됐다. 스폰서십 역시 여성 참가 확대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 아식스는 러닝 미디어 ’빌리브 인 더 런(Believe in the Run)‘과 협력해 100명의 여성 러너를 훈련 프로그램으로 지원했다. 여성들이 여전히 러닝 문화에서 배제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한 조치다. 다른 대회들도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 메이블린(Maybelline)은 뉴욕 마라톤의 파트너가 됐고, '에브리 우먼스 마라톤'은 코스 화장실에 무료 생리용품을 비치했다. 이런 세심한 변화는 여성 러너들이 환영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늘날 마라톤 문화는 경쟁과 함께 공동체와 문화를 함께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LA 마라톤이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여성 러너들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이 대회는 단순한 지역 이벤트를 넘어 미국을 대표하는 마라톤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 원문은 LA타임스 3월 5일자 ’Can women push the L.A. Marathon into the same league as NYC and Boston?‘ 기사입니다. 글=애슐리 마테오la마라톤 도약 여성 러너 여성 장거리 월드 마라톤
2026.03.11. 20:00
지난 5일 헌팅턴비치에서 열린 ‘서프시티(Surf City)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한인마라톤동호회(KART) 소속 회원 5명이 연령 그룹별 우승을 휩쓸었다. 서프시티마라톤협회가 공개한 기록에 따르면 김명희씨가 여자부 70~74세 그룹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65~69세 그룹에서는 아이리스 박씨와 실비아 권씨가 나란히 1, 2위에 올랐으며, 60~64세 그룹에서는 준 이씨가 우승했다. 남자부의 경우 75~79세 그룹에서 김명준씨가 4시간 1분 26초로 결승점에 들어와 1위에 올랐다. 이날 김씨의 기록은 2위와 1시간 30분이나 차이가 났으며 60대 그룹과 비슷하다. 또 65~69세 그룹에는 김수한씨가 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그 외에 스튜어트 박, 이세종씨가 각각 3위와 8위를 기록했다. 다른 한인들의 우승도 눈에 띄었다. 여자부 80세 이상 그룹에 캐티 김씨가 1위를 차지했다. 김씨의 기록은 5시간 39분 39초다. 또한 헬렌 박씨도 75~79세 그룹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 외에 60~64세 그룹에는 헬렌 박(3위), 충 김(8위), 류경희(11위), 김숙형(12위), 수전 김(13위)씨 등도 참가했다. 김명준씨는 “개인적으로는 기록이 조금 아쉽다. 하지만 회원들과 함께 바닷가에서 뛰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 기쁘다”며 “월드 마라톤에도 함께 좋은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장연화 기자마라톤 시니어 한인 마라톤 월드 마라톤 마라톤 대회
2022.02.07. 18:55
“우리는 뛰면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깁니다.” 월드 마라톤을 향해 달리는 한인들이 있다. 바로 한인마라톤동호회(KART·회장 우영철) 회원들이다. 이들은 오는 9일 헌팅턴비치에서 열리는 서프시티USA마라톤에서 몸을 푼 뒤 10월에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월드 마라톤에 참가한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 사이에서 월드 마라톤 출전은 큰 의미를 갖는다. 세계 6대 마라톤 대회(보스턴, 뉴욕, 시카고, 베를린, 암스테르담, 도쿄)에 출전해 기록을 가진 마라토너들만 초청하기 때문이다. 올해 KART는 무려 5명의 회원이 초청장을 받았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70대. 모두 본인 연령대에서 세계 랭킹 보유자다. 선두에는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최고령으로 완등해 기네스북에 올랐고 남극과 북극을 포함해 8대륙 마라톤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마라토너이자 산악인 김명준씨가 있다. 등반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가 마라토너가 된 김씨는 75~79세 남성 부문에 1위로 랭크돼 있다. 김명희씨와 임정숙씨는 70~74세 여성 부문에 각각 세계 2위와 5위에 이름이 올라가 있고, 아이리스 박씨는 65~69세 부문 세계 5위, 준 이씨는 60~64세 부문 16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씨는 “KART 회원 중 무려 7명이 세계 랭킹 보유자”라며 “사실 더 많은 한인이 세계 랭킹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한인들의 근성이 마라톤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엔 글렌데일에 있는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토요일은 로즈볼에 모여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 각자 직장이 있고 일터가 있지만 훈련만은 빠지지 않는다는 이들의 목표는 하나다. 출전하는 대회에서 부상 없이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김씨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한인들이 어렵다. 달리다 보면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고 건강이 저절로 좋아진다”며 “많은 이들이 달리기에 도전해 건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시니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며 “우리를 보면서 한인들 모두 삶의 에너지를 받고 팬데믹을 잘 극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연화 기자주말화제 자신감 에너지 부문 세계 월드 마라톤 마라톤 대회
2022.02.04. 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