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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마라톤 도약, 우먼 파워가 이끈다

Los Angeles

2026.03.11 20:00 2026.03.1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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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보스턴 이어 전국 6위 규모
여성 참가자 계속 늘어 40% 달해
지난해 경제 효과 1억2000만 달러
2028년 올림픽 앞두고 관심 커져
L.A 마라톤은 지난 2년 사이 25% 성장하며 전국 6위 규모의 마라톤 대회로 발돋움했다. [에티엔 로렌/LA 타임스]

L.A 마라톤은 지난 2년 사이 25% 성장하며 전국 6위 규모의 마라톤 대회로 발돋움했다. [에티엔 로렌/LA 타임스]

1984년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미국의 장거리 러너 조앤 베노잇 사무엘슨은 LA 메모리얼 콜로세움으로 가장 먼저 뛰어들어오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그는 올림픽 사상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차지, 여성 장거리 달리기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땀에 젖은 채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모습은 여성 러너에 대한 세계의 인식을 바꾸는 상징적 장면이 됐다.
 
LA가 남긴 올림픽 유산에도 불구, 1986년 시작된 LA 마라톤은 여전히 미국을 대표하는 다른 마라톤 대회들보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여성들이 장거리 달리기의 문화와 경제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LA가 상황을 바꿀 기회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대회에 참가한 소캘러너스 여성 회원들. [중앙포토]

지난해 대회에 참가한 소캘러너스 여성 회원들. [중앙포토]

2025년 러닝 USA 글로벌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미국 전역에서 러닝 인구 증가를 이끌고 있으며 향후 12개월 동안 대회 참가를 늘릴 가능성이 남성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참가비와 러닝화 등 모든 러닝 관련 분야에서 평균적으로 더 큰 비용을 지출하고, 전 세계 여행객의 64%를 차지하며 여행 결정의 82%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이 여행에 쓰는 금액은 연간 1250억 달러를 넘는다.
 
뉴욕, 보스턴, 시카고 마라톤은 세계 7대 메이저 대회인 ‘애벗 월드 마라톤 메이저(Abbott World Marathon Majors)’에 포함된 대표적인 경기다. 이들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도시 경제를 이끄는 핵심 행사로 자리 잡았다. 뉴욕 마라톤은 지난해 5만9226명의 참가 기록을 세웠다. 시카고 마라톤은 매년 약 5만4000명이 참가한다. 두 대회는 각각 약 7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 참가 인원을 약 3만5000명으로 제한하는 보스턴 마라톤도 매년 5억 달러 이상의 경제 효과를 낸다.
 
반면, LA 마라톤은 다저 스타디움에서 출발해 센추리시티까지 이어지는 영화 같은 코스를 자랑한다. 코스는 실버레이크와 웨스트 할리우드 등 역사적인 지역을 지나며, 로데오 드라이브와 선셋 불러바드를 통과한다. 그로맨스 차이니즈 시어터와 샤토 마몽 등 유명 명소도 지나지만, 남가주 외 지역 러너들 사이에서는 아직 메이저 대회만큼의 이벤트로 자리 잡지 못한 상태다.
 
최근 3년간 평균 참가자는 약 2만 명으로 메이저 대회보다 규모가 작다, 지난해 경제 효과는 약 1억2200만 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LA의 러닝 문화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코리아타운 런 클럽(Koreatown Run Club), 베니스 런 클럽(Venice Run Club), 블랙리스트LA(BlacklistLA) 등 다양한 러닝 커뮤니티가 등장하면서 러닝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사회적 교류와 문화 표현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2028년 열릴 LA 하계 마라톤 경기는 장거리 달리기에 대한 전국적 관심을 다시 LA로 끌어올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 러닝의 성장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열린 LA마라톤 참가자들이 힘차게 달리고 있다. 김상진 기자

지난 8일 열린 LA마라톤 참가자들이 힘차게 달리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 마라톤은 최근 2년 동안 참가 규모가 25% 성장해 2025년 기준 전국에서 여섯 번째로 큰 마라톤 대회가 됐다. 올해 대회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참가 접수가 마감됐으며, 대회 두 달 전 이미 참가 신청이 모두 끝났다. 전체 참가자의 약 40%가 여성이며, Z세대 여성 참가 비율도 16%로 전년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대회는 여성스포츠재단(Women's Sports Foundation), 포 올 마더스플러스(For All Mothers+), 걸스 온 더 런(Girls on the Run) 등 자선단체와 협력해 여성 역량 강화와 지역사회 활동을 강조했다.
 
엘리트 선수 명단에도 남가주 출신 러너인 마케나 마일러를 비롯해 켈린 테일러, 사배나 베리 등 미국의 정상급 여성 선수들이 포함됐다. 더 큰 상금과 전략적 선수 유치를 통해 미국 여성 엘리트 선수층을 확대하면 올림픽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의 주요 무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LA의 여성 러닝 문화도 활기를 띠고 있다. 에인절 시티 엘리트, 제인스 엘리트 레이싱, 파피 어슬레틱 클럽 등 단체는 신인 여성 러너를 육성하며 향후 국가대표 선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올해 대회(8일 열림)에선 선라이즈 러너스, 러닝 마미스, 밸리 걸 런 등의 단체가 공식 응원 구역을 마련했다. 또한 2~3마일 구간에선 여성 마리아치 밴드 '콜리브리', 21마일 지점에선 여성 DJ팀의 공연이 계획됐다, 베벌리 윌셔 호텔 인근엔 영화 '프리티 우먼' 테마 응원 구역이 마련됐다.
 
스폰서십 역시 여성 참가 확대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 아식스는 러닝 미디어 ’빌리브 인 더 런(Believe in the Run)‘과 협력해 100명의 여성 러너를 훈련 프로그램으로 지원했다. 여성들이 여전히 러닝 문화에서 배제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한 조치다.  
 
다른 대회들도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 메이블린(Maybelline)은 뉴욕 마라톤의 파트너가 됐고, '에브리 우먼스 마라톤'은 코스 화장실에 무료 생리용품을 비치했다. 이런 세심한 변화는 여성 러너들이 환영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늘날 마라톤 문화는 경쟁과 함께 공동체와 문화를 함께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LA 마라톤이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여성 러너들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이 대회는 단순한 지역 이벤트를 넘어 미국을 대표하는 마라톤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원문은 LA타임스 3월 5일자 ’Can women push the L.A. Marathon into the same league as NYC and Boston?‘ 기사입니다.  

글=애슐리 마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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