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국제영화제(VIFF) 서우식 대표 인터뷰 “영화 산업은 흑백에서 컬러, TV, OTT까지 끊임없이 변화의 도전을 받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는 여전히 희망이 있습니다. 신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작품들이 영화의 생명력을 이어갈 겁니다.” 밴쿠버국제영화제(VIFF) 현장에서 만난 영화 '좋은 놈.나쁜 놈. 이상한 놈', ‘마더', '옥자'의 제작자인 바른손 C&C 서우식 대표는 인터뷰의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영화제의 ‘Spotlight on Korea’ 섹션에 참석한 그는 “한국 영화가 국제 무대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밴쿠버는 그 고민을 나누기 좋은 도시”라고 전했다. “밴쿠버는 세계적 촬영지… 인프라·안전·세제 혜택 모두 강점” 서 대표는 이번 방문의 이유를 ‘오래된 인연,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촬영지, 그리고 맞아떨어진 시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참여는 밴쿠버국제영화제의 전설적인 프로그래머 토니 레인즈(Tony Rayns)가 한국 영화에 보여준 애정과 열정에 대한 작은 보답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밴쿠버가 촬영 인프라와 안전성이 뛰어나고, 캐나다의 세금 인센티브 제도 또한 잘 갖춰진 도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실질적인 예로 영화 ‘옥자’ 촬영 당시 뉴욕·서울·밴쿠버의 제작비를 비교했을 때, 밴쿠버가 훨씬 효율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촬영지는 명성과 실제 경험이 다릅니다. 현장을 직접 봐야 그 도시의 진짜 역량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프로듀서로서의 제작 철학을 묻자 서 대표는 ‘기본과 유연성’이라는 단어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연성을 현재 산업을 주도하는 30~40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생존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과 소통하려면 나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본’이 무너지면 유연함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완성도, 스토리텔링, 그리고 관객에 대한 진정성’이라는 기본을 강조했다. 또한 OTT의 보편화로 관객의 취향이 세분화된 최근의 영화 시장 흐름 속에서 “이제 극장은 단순한 상영 공간이 아니라 ‘체험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사운드, 연출, 서사 모두 탁월해야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한국 영화의 자금 구조와 독립 영화 생태계 최근 북미 영화 시장에서는 블록버스터보다 인디 영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자금 조달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인디 감성’을 유지한 채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갖춘 덕분이다. 서 대표는 한국의 자금 구조에 대해 “상업영화는 대기업과 은행, 2차 투자자 펀드를 통해, 독립영화는 정부의 펀드 지원을 통해 제작된다”며 상업과 독립의 명확한 이분 구조를 짚었다. 북미처럼 인디 영화가 곧바로 블록버스터로 성장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것이다. 대신 독립영화로 가능성을 입증한 감독이 상업영화로 옮겨가는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예로 봉준호 감독을 꼽았다. 그는 첫 관람 당시 ‘살인의 추억’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상업영화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작품이 오히려 탁월한 예술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 경험을 계기로 봉 감독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고, 이후 ‘마더’ 촬영 현장에 100% 참여하며 완벽주의적 디테일을 직접 체감했다고 회상했다. 서 대표는 “1cm의 거리도 허투루 두지 않는 감독의 태도는 내게 큰 자산이 됐다”며, 현장을 통한 배움이 자신에게 가장 큰 성장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국제 공동제작은 멋보다 구체성이 먼저다” 서 대표는 공동제작을 제안할 때 ‘한국과 함께하자’는 추상적인 표현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필요를 명시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금, 장소 협조, 캐스팅 등 큰 목적에서 작은 목적까지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진정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리우드의 관행이 한국의 제작 시스템과 충돌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사전 공유가 부족하면 갈등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옥자’ 촬영 당시 할리우드 스태프가 한국 측 장비 운용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예산 낭비와 오해가 발생한 경험도 있었다. 그는 “결국 디테일의 공유가 품질과 효율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공동제작의 핵심은 ‘상호이익’이라며, ‘이 나라와 일하면 무엇을 얻을까’보다 ‘함께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과하게 포장된 제안보다 솔직한 요청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좋은 작품은 완성도·캐릭터·현실성·끈기에서 나온다” 작품을 선택할 때 서 대표는 시나리오의 완성도, 캐릭터의 힘, 현실적 가능성, 그리고 끈기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실제로 7년, 10년 이상 걸려 완성된 작품이 적지 않다. 그는 “영화를 끝까지 완성시키는 힘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영화 창작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구체적인 조언도 건넸다. 작품을 선택할 때 서 대표는 시나리오의 완성도, 캐릭터의 힘, 현실적 가능성, 그리고 끈기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실제로 7년, 10년 이상 걸려 완성된 작품이 적지 않다. 그는 “영화를 끝까지 완성시키는 힘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영화 창작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구체적인 조언도 건넸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으면 중심이 흐려지기 쉽고, 좋아하는 장르와 잘하는 장르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좋아하는 장르에만 몰두하다 모방으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가 결국 ‘관객을 향한 예술’이라고 정의하며, 창작자는 자신의 표현이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또 독립영화계에서 반복되는 주제의 형식화를 지적하며 “자기 경험만을 좇기보다 사회적 문제나 다른 인간군상을 같은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훨씬 풍성한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콘텐츠의 힘은 ‘공감’… 내 옆집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서 대표는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를 ‘공감’에서 찾았다. 그는 “한국은 2천 년이 넘는 역사와 기록을 지닌 나라로, 수많은 사건과 인물이 캐릭터와 이야기의 원천이 된다”며, 최근에는 웹툰과 웹소설이 이 흐름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헐리우드가 ‘나와는 거리가 먼 거대한 사건’을 다루는 반면,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는 ‘내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중심에 둔다고 말했다. 관객이 스스로를 주인공과 동일시할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한국 스토리텔링의 힘이라는 분석이다. “밴쿠버 영화제, 자기 색깔로 진화하길” 밴쿠버국제영화제에 대한 인상을 묻자 서 대표는 “영화제의 성공은 아이덴티티와 진화의 조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인 중심의 행사보다는 고유의 색채를 유지하면서 시대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또 영화제가 ‘왜 밴쿠버에서 촬영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제 기간 동안 본질에 집중한다면 훨씬 확장력 있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는 견해다. 인터뷰의 끝에서 그는 다시 한 번 ‘기본’과 ‘유연성’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영화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기본을 지키되 유연하게, 그리고 끝까지 관객을 향해 만들어야 합니다.” [글·사진=밴쿠버 중앙일보 엄주형 기자 [email protected]]유연성 영화 밴쿠버 국제영화제 한국 영화 이번 영화제
2025.10.21. 16:42
주식시장은 지난주 역시 상승한 주로 마무리했다. 2주 연속이다. 이번에도 회복세를 이끈 건 나스닥이었다. 2주간 무려 4.39%나 폭등하며 상승 랠리를 주도했다. 반면 뒤처진 다우지수는 여전히 사상 최고치 대비 4.46% 아래에 머물러 있다. 나스닥과 S&P 500도 아직 최고치에 도달하진 못했지만 사상 최고치 대비 2.42%와 1.77%만을 남겨두고 있다. 결국 9주 전 시작된 회복세가 이제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분위기 또한 “새로운 최고치 경신이 가능할까?” 보다는 “언제 경신할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면 몇 년간 장의 폭등세를 이끌었던 매그니피선트 7의 현재 위치는 어디쯤일까? 종목별 편차는 있지만 일곱 종목의 사상 최고치 대비 평균 낙폭은 약 12% 수준이다. 가장 많이 밀려난 테슬라는 고점 대비 33.2% 폭락한 상태다. 반면 가장 근접해 있는 메타는 고점에서 불과 5.1% 아래에 머물러 있다. 참고로 현재 3대 지수의 평균 낙폭은 3.02%에 불과하다. 매그니피선트 7의 평균 낙폭이 이보다 4배 가까이 큰 셈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사상 최고치가 달성될 거라는 기대감은 이미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 영원한 액션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소룡이 남긴 말 중 가장 유명한 어록이 있다. 바로 ‘물이 되어라, 친구여.’ 이 말은 1971년, 무술에 대해 궁금해하는 한 캐나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다. 물은 형태가 없다. 컵에 따르면 컵이 되고, 병에 따르면 병이 되고, 찻주전자에 따르면 찻주전자가 된다. 즉 고수가 되려면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투자심리 또한 마찬가지다. 어느 한 방향만 고집할 게 아니라, 언제든지 양쪽 방향 모두에 대비할 줄 알아야 한다. 때때로 성질이 바뀌는 물처럼, 투자심리도 장의 흐름에 따라 적절히 달라져야 한다. 지난 9주간 이어진 폭등장을 두고 투자자뿐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가장 혐오스러운 랠리’ (Most hated rally ever)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떨어질까 팔았다가 다시 매수할 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들이 많다. 결국 강세장을 놓쳤다는 후회가 혐오로 바뀐 것이다. 떨어질 듯 하면 올라버리는 강세장, FOMO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다. 반대로 너무 올라 사기 겁나는 FOGI현상이 결국엔 FOMO로 이어지는 심리적 악순환을 만든다. 이런 복잡한 심리가 장이 조금만 떨어지면 바로 랠리 모드로 전환되는 반등 흐름을 9주째 공고하게 만들어준 셈이다.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심리는 전해지는 뉴스에 따라 하루하루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반응은 ‘팔자’보다 ‘사자’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 6일 발표된 5월 비농업 부문취업자 수는 예상보다 높았다. 12.6만 명 예상에 13.9만 명 증가를 기록했다. 고용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경기 침체 우려를 줄여주지만 동시에 연준의 금리 인하 판단을 복잡하게 만든다. 당장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인하 시점은 10월이나 12월이 유력하다. 그전에 3대 지수가 모두 회복세를 완성하고,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문의:[email protected] 김재환 / 아티스 캐피탈 대표 & 증권전문가주식 이야기 유연성 투자 사상 최고치 최고치 경신 상승 랠리
2025.06.11. 18:12
며칠 전에 손녀딸(4살 반)을 봐주고 있었다. 아직 어리지만 손재주가 제법인 그 애와 팔찌와 목걸이를 만들고 있었는데 십대용이어서 재료의 양과 종류가 엄청 많았다. 디자인 샘플을 스마트폰으로 보아가며 차근차근 순서대로 엮어가던 중에 한 조각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완벽주의자인 내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고 있으니 “할머니 이걸로 대체하자 그리고 I need a break, I’ll be back” 하며 자리를 뜬다. 4살 반짜리 여자아이의 현명한 결정과 행동에 고지식하고 유연성이 없는 이 할머니가 한 방 얻어맞았다. 또 한 번은 일 년 전에 우리 온 가족 8명이 올바니에서 모일 기회가 있었다. 그 근처에 있는 아이스크림 백화점(?)에 잠깐 들렀는데, 생전 처음 보는 아이스크림 종류와 토핑이 정말 1000가지도 넘는 듯했다. 어린이들을 유혹하기 좋게 사인과 벽화가 휘황찬란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긴 줄에 서서 한참 동안 기다린 후 그 애 차례가 되었다. 판매원이 “what would you like?” 라고 묻자 “I want a brownie”한다. “Excuse me?”하고 판매원이 물으니 “I want a brownie” 단호하게 말한다. 큰 아이스크림 그릇에 조그마한 피스의 brownie는 정말이지 빈약하고 우스꽝스러웠다. 그때 나도 배보다 눈이 고파 큰 용기에 여러 가지로 화려하게 장식된 아이스크림을 받아 들고 그 크기에 압도당해 “할머니 것 좀 줄까?” 하니 “Nope” 하면서 단칼에 거절한다. 우리 가족은 물론 그 광경을 목격한 주위 사람들까지도 웃음을 참느라 진땀을 뺐다. 참 기특하고도 자신의 의사표시가 분명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한 살 때부터 데이케어에 다닌 그 애의 행동이 자신만의 개성인지 아니면 미국교육의 결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나이까지 살아온 나보다 유연함과 단호함을 갖춘 그 애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 오전 요가 시간의 끝맺음으로 ‘오늘 여러분은 몸의 유연성을 위해 여기에 왔지만 이에 못지않게 마음의 유연성도 중요합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 듯이 유연한 몸에는 유연한 마음이 깃듭니다.’라고 강사가 말한다. 당연하고도 지당한 말이지만 한번 다시 숙고해볼 만하다. 바위는 세월과 풍파에 견디며 둥글어진다. 다시 말해 모난 부분이 곱게 다듬어진다. 우리 인간도 세월이 가면 둥글어지고 곱게 다듬어지는 걸까. 난 젊었을 때 많은 좌절과 번민으로 고통스러울 때 빨리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당연히 지혜로워진다고 믿었다. 살아보니 지혜롭다는 말은 다양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지혜로운 어른이 되기 위한 요소 중에 유연성은 단연 으뜸이다. 교과서에 쓰여있는 대로 혹은 학교에서 배운 대로 밀고 나가면 현실과 많이 부딪히게 된다. 좌절과 실망이 심하면 절망하기도 한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현실감이 없는 불가능한 일에 매달려 발버둥 치는 일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포기할 건 빨리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지혜다. 그렇다고 포기 후에 자책하고 자학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일에는 항상 차선이 있는 법이다. 유연성을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면 지나친 자기 합리화로 빠질 경우도 있다. 높이 있는 포도를 따 먹을 수 없을 때 ‘저 포도는 분명 신맛이 날 거야’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도 않고 그것을 정당화시키는 자기 합리화도 크게 바람직하지 않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이룰 수 없고 얻을 수 없고, 갈 수 없다면 목표를 바꾸거나 다른 길을 찾아 실현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사람의 능력은 제한되어 있고 우리 모두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는 없다. 누구나 좌절하고 견뎌야 하는 시간도 있기 마련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한번 선택한 삶을 끝까지 우기는 것이 아니라 도중에 잘못도 인정하고 이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세상에는 꿈에 도달하기 위한 수많은 길이 있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flexibility 유연성 아이스크림 백화점 아이스크림 그릇 아이스크림 종류
2024.11.18. 21:14
탑 스윙(top swing)은 백스윙의 마무리이자 다운스윙의 출발점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다운스윙이나 임팩트와는 다르게 탑 스윙은 그 순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정상적인 탑 스윙은 순간 멈춤이 필연적으로 생겨나 그 형태나 느낌을 스스로 확인이 가능해 점검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스윙의 어려움이란 행동 자체가 순식간에 일어나 느낌을 간파할 수 없다. 다운스윙이 시작되면 말초신경이 볼에 집중되어 이전 생각을 떠올리지 못한다. 볼을 보다 잘 치기 위해 연습장을 찾고 온갖 이론을 접하지만 문제는 훈련방법을 모르면 연습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탑 스윙은 다운스윙을 창출하는 중요한 요소로 이 위치에 따라 구질이 변경된다. 즉 어깨 회전 각도에 따라 볼 탄도는 물론 장타와 단타로 갈리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어깨 회전이 부족하면 볼을 깎아 치는 이른바 컷샷(cut shot)이 생겨나 악성 슬라이스가 빈발하는 등 스윙의 주제가 정해지질 않는다. 그리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근육과 골프스윙에 필요한 근육은 명백히 구분돼 있어 이를 장시간 사용치 않으면 몸 돌림이 자연스럽지 않다. 따라서 허리나 어깨 회전에 필요한 근육들은 가벼운 운동과 함께 수시로 관리해야 신축성이 생겨나 스윙에 탄력을 붙일 수 있다. 백스윙을 지나 탑 스윙 위치에 이르러 완전한 자리확보를 못 한 채, 다운스윙으로 끌어내리는 이유는 평소 근육운동 부족으로부터 발생한다. 따라서 탑 스윙연습과 스트레칭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연습도구로는 주위에 있는 볼펜이나 잣대, 젓가락 등이며 맨손으로도 가능하다. 먼저 실제의 어드레스와 같이 자세와 그립을 완성시킨 후 허리를 서서히 펴가며 그립 형태를 유지한 상태로 양손을 자신의 눈높이에 맞춘다. 이때 어드레스 때와 같이 양팔에는 힘을 빼고 허리를 고정하고 시선은 정면을 향한 채 상체(어깨)만을 오른쪽으로 틀며 90도 유지에 힘써야 한다. 그러나 처음에는 45정도 지나면 더 이상 틀어 주기가 힘겹지만 연습을 반복하면 그 이상도 부드럽게 돌아간다. 주의할 것은 어깨를 회전할 때 자신의 얼굴 면이 따라 돌면 연습 효과가 상실되며 어깨를 최대치로 틀어준 상태에서 10초 이상을 머문 후, 원래의 위치로 서서히 옮겨야 한다. 이때 하체를 의도적으로 돌리면 목적한 운동에 역행하는 결과도 생겨날 수 있으므로 하체는 상체와 함께 톱니처럼 맞물려 서서히 돌아가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틈틈이 시간을 내어 맨손체조 하는 기분으로 반복을 거듭하면 백스윙과 탑 스윙, 그리고 피니시까지 유연성과 탄력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ThePar.com에서 본 칼럼과 동영상, 박윤숙과 동아리 골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박윤숙 / Stanton University 학장골프칼럼 골프 유연성 스윙 위치 어깨 회전 평소 근육운동
2024.08.22. 18:40
대통령의 막강한 권력은 올바른 변화를 이끌기도 하고, 역사를 퇴보의 길로 내몰기도 한다. 대통령제를 처음 도입한 미국에서 링컨은 성공한 대통령의 상징, 닉슨은 실패의 본보기다. 1861년 대통령에 취임한 링컨은 노예제를 폐지하고 남북으로 갈라진 국가를 통합해 발전의 토대를 세웠다. 각주가 발행하던 은행권을 퇴출해 통화를 단일화하고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해 물류를 효율화했다. 이를 통해 대평원 곡창지대의 농산물이 전 세계로 수출됐다. 링컨의 국무장관인 윌리엄 수어드는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사들이는 작업에 착수해 지정학적 이점을 확보했다. 링컨의 유산을 발판으로 미국 경제는 수십 년간 고도성장을 거듭했다. 반세기가 지나 터진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 최강이 됐고 달러는 기축통화 지위를 확보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미국은 전후 국제질서를 규정했다. 브레턴우즈 체제라 불린 국제금융 질서를 바탕으로 미국과 서방 경제는 1960년대 후반까지 경제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에 가까운 안정적 성장을 구가했다. 링컨이 가져온 100년의 축복이라 할 수 있었다. 닉슨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1969년 미국 경제는 베트남전과 과도한 복지비용 지출로 피로가 쌓이고 있었다. 물가 오름세는 5%를 넘어섰고 경기 하강 조짐이 뚜렷했다. 재정과 무역수지의 적자 누적으로 ‘금 1온스당 35달러’로 고정된 달러 가치의 불안이 심화했다. 닉슨에게는 물가 안정과 달러화 신뢰 회복이라는 선결과제가 주어졌다. 하지만 닉슨은 거꾸로 갔다. 1971년 그는 브레턴우즈 체제의 근간인 달러의 금 태환을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닉슨 쇼크’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유능한 인사를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임명해 물가를 잡아야 했지만, 닉슨은 측근을 그 자리에 앉혔다. 시시콜콜 연준의 금리 인상을 방해하고 상식에 어긋나는 물가통제를 감행했다. 닉슨의 정책은 처참하게 실패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플레이션은 두 자릿수에 달했고 경제는 뒷걸음질 쳤다. 스태그플레이션이 1970년대 내내 미국을 괴롭혔다. 둘이 낳은 상반된 결과는 지능이나 교육 차이 때문이 아니었다. 링컨은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닉슨은 명문 듀크대 로스쿨을 3등으로 졸업했다. 두 사람의 인사정책이 명운을 갈랐다. 링컨은 자신과 경쟁했던 당내 경선 후보와 야당 인사를 두루 요직에 앉혔다. 닉슨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정적을 탄압했고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으로 탄핵에 몰렸다. 정치와 투자의 공통점은 성공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연성을 잃고 오만에 빠지는 순간 실패의 나락을 피할 수 없다. 김성재 / 퍼먼대 경영학 교수마켓 나우 포용력 유연성 상징 닉슨 닉슨 쇼크 세계대전 직후
2024.06.16.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