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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산 48조 시대…하지만 은퇴가 더 어려워진 이유

ICI(Investment Company Institute)의 최근 미국 은퇴자산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말 기준, 미국의 총 은퇴자산 규모는 약 48조 10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약 34%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은퇴자산이 더 이상 특정 연령대나 일부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가계 재무 구조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는 긍정적인 신호다. 자산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주식시장 회복과 함께 은퇴계좌의 평가액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숫자를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단순한 자산 증가 이상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분기 데이터를 통해 드러나는 핵심은 미국 은퇴 시스템이 점점 더 개인 책임 중심, 세금 민감형, 그리고 시장 의존형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변화는 장기적으로 은퇴 준비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은퇴자산의 구성   이번 리포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산 구성이다. 전체 은퇴자산 중 개인은퇴계좌(IRA)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조9000억 달러로, 단일 카테고리 중 가장 크다.     여기에 401(k)를 포함한 확정기여형(DC) 플랜 자산이 약 13조9000억 달러를 더한다. 두 항목을 합치면 전체 은퇴자산의 3분의 2를 훌쩍 넘는다.   반면, 전통적인 연금의 상징이었던 확정급여형(DB) 플랜은 정부 부문을 포함하더라도 상대적 비중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 민간 DB 플랜은 이미 은퇴 시스템의 중심에서 밀려났고 연금 형태의 확정 소득을 제공하는 구조는 일부 공공 부문을 제외하면 예외적인 존재가 되었다.   이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은퇴 이후 소득이 ‘자동으로’ 발생하는 구조에서 개인이 스스로 계좌를 관리하고 인출 전략을 설계해야 하는 구조로 완전히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은퇴 준비의 핵심 과제가 자산 축적에서 자산 관리와 소득 전환으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자산 증식과 은퇴 안정성   은퇴자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은퇴 안정성이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자산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시장 변동성과 세금 규칙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RA 자산의 약 38%는 뮤추얼펀드에 투자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주식형 펀드 비중이 가장 크다. 이는 은퇴가 가까워졌거나 이미 은퇴에 들어선 계좌조차도 상당한 시장 리스크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시장 변동성 그 자체보다 그 변동성이 은퇴 이후 현금흐름과 결합될 때 발생하는 위험이다. 은퇴 후 일정한 소득이 필요한 시점에 시장 하락이 겹칠 경우, 자산을 회복할 시간적 여유는 줄어들고 인출 부담은 커진다. 이른바 ‘순서 리스크(sequence of return risk)’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작동하는 구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은퇴자산을 ‘계좌 잔고’ 기준으로만 바라본다. 잔고가 늘면 안전하다고 느끼고, 줄면 불안해진다. 하지만 은퇴 이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잔고의 크기보다 그 자산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세금 구조 하에서, 얼마나 오래 지속 가능한 소득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다.   ▶가장 큰 은퇴 리스크   이번 리포트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데이터가 암시하는 가장 큰 리스크는 계획 부재에서 비롯된다. 특히 세금 측면에서 그렇다. 현재 미국 은퇴자산의 상당 부분은 전통적 IRA와 401(k)와 같은 세금이 이연된 계좌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당장은 세금 부담이 없어 보이지만 은퇴 이후에는 필연적으로 과세 소득으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최소의무인출(RMD)이다. RMD는 단순히 계좌에서 돈을 꺼내는 규칙이 아니라 은퇴 후 세율 구조를 강제하는 장치에 가깝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RMD 금액도 커지고 이는 소득세 뿐만 아니라 메디케어 보험료(IRMAA), 사회보장연금 과세 비율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많은 은퇴자들이 ‘그때 가서 생각하자’는 태도로 이 문제를 미루지만 그 시점에는 선택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미 계좌에 쌓인 자산은 세법이 정한 방식대로 인출해야 하고 조정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다. 결과적으로 자산은 충분한데도 세후 현금흐름이 비효율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한다.   ▶규모보다 자산 관리가 중요   48조 달러라는 숫자는 인상적이지만 개인 투자자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내 은퇴자산은 어떤 세금 구조를 갖고 있는가, 인출 시점에 어떤 규칙이 적용되는가,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내 기대수명과 생활비 구조에 어떻게 맞물리는가 하는 문제다.   첫째, 자신의 은퇴자산을 세금 기준으로 재분류해 볼 필요가 있다. 세금이 이연된 자산, 세금이 면제되는 자산, 이미 과세가 끝난 자산이 각각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은퇴 이후의 선택지는 크게 달라진다. 표면적인 자산 배분보다 세후 기준의 실질 배분을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는 단계다.   둘째, 투자 전략만큼이나 인출 전략이 중요해졌다. 언제 어떤 계좌에서 얼마를 꺼낼 것인지는 단순한 현금흐름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세금 관리 문제다. 은퇴 직후 몇 년의 선택이 이후 수십 년의 세금 부담을 결정짓는 경우도 적지 않다.   셋째, 은퇴 계획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다년간의 과정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시장 상황, 세법 변화, 건강 상태, 가족 구조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뀐다. 그에 맞춰 계획도 지속적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축적’에서 ‘통제’의 시대로   미국 은퇴 시스템은 지난 수십 년간 자산 축적에는 분명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제 다음 단계의 과제는 그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가에 있다.     이번 분기 리포트는 은퇴자산이 충분히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자산이 개인의 판단과 관리 능력에 점점 더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을 드러낸다.     은퇴자산 48조 달러 시대는 단순히 부의 시대가 아니라, 선택의 시대다. 그리고 그 선택은 은퇴 직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준비되는 것이다.   켄 최 아피스 자산관리 대표 [email protected]은퇴 자산 숫자보다 중요한 것 리스크 변동성 은퇴자산 규모 최근 은퇴자산 전체 은퇴자산

2026.02.04. 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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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부머<1959~1964년 출생> 3명 중 2명 노후자금 부족…대책 필요

이른바 ‘베이비 부머(baby boomer)’ 세대의 마지막 그룹인 ‘피크 부머’ 세대의 은퇴가 임박했다. ‘피크 부머’는 부머 세대 중 뒤쪽에해당되는 1959년부터 1964년 사이 태어난 이들을 지칭한다. 현재 3040만명 정도가 이 세대로 구별될 수 있다. 최근 이들 세대의 은퇴준비 현황과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보고서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피크 부머’가 누구   ‘피크 부머’는 가장 ‘어린’ 베이비 부머 그룹이다. 올해부터 이들이 65세가 되기 시작한다. 59년생부터다. 이들 피크 부머의 모습은 다양하다. ALI 은퇴소득연구소(Retirement Income Institute)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 52%는 여성이고 48%는 남성이다. 인종적으로는 68%가 백인이고 흑인이 12%, 히스패닉이 13%, 그외 인종적 배경이 11% 정도다. 이 중 32%는 대졸이고 24%는 대학을 다녔거나 2년제 졸업생들이다. 36%는 고졸이고, 학위가 없는 인구도 9%나 된다.   소득환경도 편차가 크다. 36%는 연소득이 5만 달러 이하이고 이 중에는 5000달러 미만인 11%가 포함돼 있다. 연소득 5만에서 10만 달러 사이는 23%, 10만 달러 이상 소득을 올리는 인구가 41%에 달했다. 여기엔 2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 13%가 포함돼 있다.     ▶자산 규모 현황과 은퇴   보고서는 현재 보유 자산을 기준으로 볼 때 이 세대의 3분의2 정도가 은퇴기간 중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성별과 인종, 교육 수준에 따라 재산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52.5%의 자산규모가 25만 달러 미만이었다. 이들의 주요 은퇴소득은 정부의 소셜시큐리티 연금이다. 다음 14.6%는 자산규모가 50만 달러를 넘지만, 여전히 넉넉하지 못한 그룹이다.     백인, 남성, 대졸자들의 소득과 자산이 당연히 상대적으로 많았고, 은퇴계좌 규모도 이들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피크 부모‘ 세대 전체의 은퇴자산 규모 중간값은 22만5000달러였지만 남성의 26만9000달러와 여성의 18만5000달러의 간극은 크게 나타났다. 백인과 히스패닉, 백인종 사이에서도 모아둔 은퇴자산 규모의 차이가 컸다. 백인의 은퇴자산 중간값은 약 30만 달러인 반면 히스패닉과 흑인의 중간값은 각각 12만3000달러와 4만9000달러에 불과했다. 대졸자와 고졸자의 은퇴자산 규모도 각각 59만1000달러와 7만5000달러로 가장 큰 차이를 나타냈다.   ▶소셜연금, 메디케어 비용   피크 부머 세대의 은퇴는 소셜연금과 메디케어 비용 등 정부지출을 크게 늘리게 될 것이다. 약 3470억 달러의 추가 지출이 오는 2030년까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부터 65세가 되기 시작하는 이 세대를 위한 정부의 소셜연금지출 규모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총 6140억 달러. 하지만 이 기간 수명이 다하는 그 이전 세대가 약 61% 정도의 비용을 상쇄시켜줄 것으로 추산된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5년 동안 늘게 될 소셜연금 순수비용은 2370억 달러일 것이다. 메디케어 비용 총액도 같은 기간 8870억 달러에 달하지만 이전 세대의 상쇄 효과가 약 58%로 실제 늘어나는 비용은 1110억 달러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피크 부머 세대의 재정 불안   마지막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자산은 시장 변동성 때문에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017년부터 2023년 사이 유지된 상승장과 1973년부터 1979년 사이 있었던 하락장, 어떤 시장환경에 노출되는가에 따라 재정적 현실이 현저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에 22만4700달러 계좌를 기준으로 매년 7.5%를 인출했다고 가정할 경우 6년 후 잔액은 상승장과 하락장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상승장의 경우 여전히 22만4200달러 잔액이 남을 수 있는 반면 하락장의 경우는 11만4400달러밖에 남지 않게 된다. 총 인출 규모도 상승장에선 12만8800달러로 하락장 환경의 총 인출액 7만2300달러에 비해 훨씬 많았다. 결국 어떤 시장환경을 경험하는가에 따라 더 쓰고도 잔액이 두 배 가까이 더 남을 수 있거나 덜 쓰고도 절반의 잔액이 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소득 규모와 잔액의 변동성은 은퇴 기간 중에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피크 부머와 미국경제   2030년 전까지 은퇴 시기에 접어드는 마지막 베이비 부머 세대는 현재 전체 미국 일자리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은퇴는 결국 비즈니스 비용과 생산성, 소비 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지속될 피크 부머 세대의 은퇴는 국내총생산(GDP)을 7.3% 감소시킬 것으로 추산된다. 비즈니스는 이 기간 1080만명에서 1480만명 정도의 직원을 대체해야 하고, 이들의 축적된 노하우가 상실됨에 따라 약 0.9~1.3% 정도 생산성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결론   피크 부머 세대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은퇴생활이다. 과반수가 안정적인 은퇴생활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됐다. 이는 경제적 타격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가 될 소지도 높다. 이들이 직면한 현 상황은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후 은퇴를 하게 될 세대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정부나 기업의 펜션이 은퇴생활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개개인이 자신의 은퇴생활을 책임질 수 있는 보장소득 옵션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은퇴자산 관리 플랜에서 개인연금을 통한 보장소득을 마련하는 것이 그 중요성을 더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높은 수익을 좇는 리스크 일변도의 투자를 고집하는 것이 우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email protected]노후자금 피크 은퇴자산 규모 은퇴자산 중간값 은퇴계좌 규모

2024.05.15. 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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