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주에서 응급실을 찾았다가 진료를 받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는 환자 수가 지난 7년간 86%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주 전역의 의료 시스템 위기가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특히 프레이저 보건청와 밴쿠버 아일랜드 보건청 관할 지역에서 상황이 가장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된 BC주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2018-2019 회계연도에 진료를 포기하고 응급실을 떠난 환자는 7만6,157명이었다. 하지만 이 숫자는 2024-2025년에 14만1,961명으로 폭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BC주 최대 보건기관인 프레이저 보건청에서는 2018년 3만4,678명이었던 진료 포기 환자가 2025년에는 6만4,972명으로 87%나 늘었다. 같은 기간 관할 인구가 약 4.6% 증가한 것을 감안해도 매우 높은 증가율이다. 밴쿠버 아일랜드 보건청의 상황은 최악이다. 2018년 1만1,513명이었던 진료 포기 환자는 2025년에 2만9,997명으로 무려 160%나 급증했다. 밴쿠버 아일랜드 보건청이 자체적으로 발행한 2025년 1월 성과 보고서에서도 진료 포기 환자 비율 목표치인 2%를 훨씬 초과한 7.3%를 기록하고 있다며 "성과가 수용 가능한 범위를 크게 벗어났다"고 인정했다. 보고서는 응급실 방문객 증가와 입원 대기 환자들의 응급실 체류가 과밀화를 유발해 의사 대기 시간을 늘리고, 이것이 환자들의 진료 포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밴쿠버 연안 보건청은 2018년 1만3,353명에서 2025년 2만898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BC주 보건부는 캐나다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BC주 역시 응급실 방문객 수와 중증 환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는 캐나다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체계에 따라 위급한 순서대로 진료를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증인 환자들이 대기 시간에 지쳐 떠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는 최근 잇따라 제기된 BC주 응급실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증언들을 뒷받침한다. 긴 대기 시간, 환자들이 겪는 비인간적인 환경, 의료진에 대한 폭력 사태 등이 데이터로 확인된 셈이다. 실제로 지난 6월 프레이저 보건청 소속 응급실 의사인 케이틀린 스탁턴 박사는 "감당할 수 없는" 대기 시간을 환자에게 경고하려다 해고 위협을 당했다며 보건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다. 또한 같은 보건청 소속 간호사 두 명도 환자로부터 끔찍한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BC주 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오랫동안 응급실 안정화 계획 수립을 요구해왔다"며 의사 부족 사태가 응급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정부는 응급실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주 예산으로 운영되는 급성기 치료 병상을 9,202개에서 9,929개로 늘리고, 2024년에만 800명 이상의 신규 간호사를 포함해 약 1,800명의 의료 인력을 채용했다고 밝혔지만, 현장의 위기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응급실 환자 응급실 방문객 캐나다 응급환자 응급실 체류
2025.07.24. 13:23
캐나다 응급실 대기 시간이 전국적으로 길어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몬트리올경제연구소(MEI)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전역의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응급실 체류 시간 전반과 의사 초진 대기 시간을 기준으로 각 주의 응급의료 서비스 수준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은 2024~2025 회계연도 기준 데이터를 확보한 알버타, 브리티시컬럼비아(BC), 매니토바, 뉴브런즈윅, 뉴펀들랜드앤드래브라도, 온타리오,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PEI), 퀘벡 등 8개 주였다. 가장 체류 시간이 긴 지역은 퀘벡으로, 평균 5시간 23분이었다. 반면 가장 짧은 곳은 뉴펀들랜드앤드래브라도로 평균 2시간 45분에 그쳤다. BC주는 4시간 13분으로 네 번째, 온타리오는 4시간, 알버타는 3시간 48분이었다. 의사를 처음 만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에서도 지역 차가 뚜렷했다. 온타리오와 알버타는 1시간 30분으로 가장 빠른 반면, PEI는 평균 2시간 58분으로 가장 오래 기다려야 했다. 병원 간 차이도 극명하다. 뉴펀들랜드의 Bay d’Espoir 메디컬 클리닉은 중간 대기시간이 29분에 불과했지만, 퀘벡의 Pavillon Albert-Prévost는 절반의 환자가 13시간 5분 이상 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몬트리올경제연구소는 2020년 이후 모든 주에서 응급실 평균 대기 시간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PEI는 5년 사이 체류시간이 1시간 35분(51.8%), 의사 초진 대기 시간은 114.5% 급증했다. 가장 최근 1년 사이에는 BC주가 14분 늘어나며 가장 악화됐다. 뉴펀들랜드와 알버타는 변화가 없었다. 이에 대해 몬트리올경제연구소는 프랑스의 ‘긴급진료센터(Immediate Medical Care Centres)’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골절이나 감염, 열감기, 간단한 봉합 등이 필요한 비응급 환자를 대형 병원 응급실 대신 수용하는 독립형 진료소이다. 몬트리올경제연구소는 “이러한 센터는 응급환자와 비응급환자의 흐름을 분리해 병원 시스템 부담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잇따라 발표된 캐나다 보건시스템 문제 지적 중 하나로, 특히 여성 건강에 대한 대처 부족도 다른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캐나다 응급실 캐나다 응급실 중간 대기시간 응급실 체류
2025.06.16. 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