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노동자에 의존하는 농장, 호텔, 레스토랑 업계가 트럼프 행정부에 이민 단속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 같은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체류자 체포 및 추방 작전을 벌이면서 일부 업종을 예외로 둘지에 대한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범죄자를 단속하겠다. 농장 노동자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농장 노동자들과 호텔.레저산업 노동자들이 공격적인 이민 단속으로 “대체가 거의 불가능한 일자리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국토안보부(DHS) 관계자들은 LA타임스에 “이민 단속은 폭력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호텔, 레스토랑, 농장에 대한 현장 급습은 자제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 DHS 고위 관계자들이 이 같은 방침을 뒤집는 듯한 새로운 지침을 내놓으면서 내부에서도 정책 방향에 대한 혼선이 커지고 있다. 트리샤 맥러플린 DHS 공보담당 차관보는 보수 성향 뉴스 채널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나라에는 외국인 범죄자들이 숨을 피난처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교회든 법원이든 직장이든 우리가 찾아가서 체포하고 추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상반된 메시지는 트럼프 행정부가 농업과·서비스 업계의 반발과 백악관의 대규모 추방 공약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으려 애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민 단속은 6월 초 로스앤젤레스 홈디포와 ‘앰비언스 어패럴’ 등에서 연방 요원이 급습을 벌이면서 이민자 사회에 충격을 안겼고, 연일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UCLA가 이번 주 발표한 경기 전망에 따르면, 이민 단속과 관세 여파로 캘리포니아 경제는 올해 후반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캘리포니아는 세계 4위 규모의 경제를 자랑하지만, 농업·건설·서비스업 등 주요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캘리포니아 상공회의소는 현재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라 단속이 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와 직접적인 대화는 없었지만, 워싱턴에서 이민개혁을 위한 로비는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니퍼 바레라 회장은 “현재 상황은 지역사회와 기업 모두에 나쁘다”며 “수년간 범죄행위에 가담하지 않고 성실히 일해온 사람들에게 합법적으로 거주·근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에어리어 경제연구소와 UC머시드의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는 약 228만 명의 불법체류 이민자가 있으며 이는 전체 노동자의 8%에 해당한다. 전체 이민자는 약 1060만 명이다. 이들 불법체류 이민자는 캘리포니아 국내총생산(GDP)의 5% 가까이를 창출하며, 연방·주·지방세로 연간 230억 달러 이상을 납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다음은 주요 산업별 이민 단속에 대한 반응이다. ▶농업 여름 수확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농장을 단속 예외로 둘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아 농업계는 혼란에 빠졌다. 일부 단체는 “인력 부족으로 수확이 어려워지면 식료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농업연맹의 브라이언 리틀 정책옹호 국장은 “연방의 현재 이민 단속은 농촌 지역사회, 농장주, 노동자, 가족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허위 정보 등으로 인해 단속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일터에 나서는 걸 꺼리는 농장 노동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7월에서 9월 사이 여름철 수확이 집중될 시기에 단속이 이어질 경우, 식료품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미농업협동조합위원회의 척 코너 회장은 “이민 단속이 농장과 농업 전반을 겨냥한다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과 지난주에 농업계에 했던 약속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농업 노동자의 4분의 1 이상이 불법체류자로 추산되며, 이들 없이 농업 부문의 GDP는 14% 감소할 수 있다. ▶호텔업계 호텔업계는 이민 단속 강화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정부에 단기 비자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미국 호텔·숙박협회 로잔나 마이에타 회장은 “심각한 인력 부족 상황을 전달하고,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수 차례 행정부와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협회는 앞으로도 이 같은 대화를 이어가고 고용주와 노동자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민정책연구센터 등 연구기관에 따르면, 전국 호텔·레저 및 외식 산업 종사자 중 약 10%는 불법체류 이민자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이클 클레멘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민자 노동자는 업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며, 이들의 노동이 다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추방은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 전체에 파괴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특히 서비스업계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식업계 외식업계 역시 이민자 노동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외식협회의 조트 콘디 회장은 “이민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민자 커뮤니티 전체에 불안을 조성하고 있으며, 일부 경우에는 레스토랑 직원과 손님 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자는 외식업계의 생명줄”이라며 “이민자들이 우리 경제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은 매우 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대규모 추방 강화를 내세우면서 외식업계는 일찌감치 긴장해왔다. 지난 2월, 트럼프의 이민 단속 발표 이후 남가주의 인기 타코 식당 ‘테디스 레드 타코스’는 매출 하락을 겪었다. 지난달에는 ICE 요원들이 샌디에이고 내 이탈리안 레스토랑 두 곳을 급습했다. 이민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내 약 830만 명의 불법체류 노동자 가운데 100만 명은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 원문은 LA타임스 6월20일자 “Farms, hotels, restaurants push back on ICE raids” 기사입니다. 글=퀴니 웡, 수하우나 후세인, 마이클 윌너, 파이퍼 히스불체자 호텔 농장 노동자들 이민 노동자 이민자 사회
2025.06.25. 19:27
포모나 지역 홈디포 매장 앞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갑자기 이민 당국에 구금됐다. 갑작스런 단속 활동이 LA 지역 등으로도 확대될 수 있어 지역사회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23일 LA카운티 힐다 솔리스 수퍼바이저(1지구)와 포모나 노동자 센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쯤 포모나 지역 홈디포 주차장에서 연방 기관 요원들이 일용직 노동자 15~20명 가량을 연행했다. 현장을 목격한 한 이민 노동자는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연방 기관 요원들이 국경순찰대(이하 USBP) 차량 여러 대를 타고 나타나 사람들을 연행했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가 공개한 영상에는 USBP 차량 3대와 소속을 알 수 없는 흰색 밴 등이 홈디포 매장 밖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연행된 이들의 홈디포 근무 여부나 체류 신분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 일부 단체들은 연방 기관이 무분별한 단속을 벌였다며 규탄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포모나 이코노미 오퍼튜니티 센터(PEOC) 측 관계자는 “USBP 요원들이 홈디포 주차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들(day laborers)을 차에 태웠고, 현재 그들을 어디로 연행했는지도 알 수 없다”며 성토했다. 연방 요원들의 이민자 단속 현장을 목격한 한 카를로스는 KTLA5와 인터뷰에서 “내가 현장에 도착할 때 연행 장면을 보게 됐고 눈물이 났다”며 “우리는 그저 한 인간으로 나와 가족을 위해 여기에 나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홈디포 인근 한 이발관에서도 히스패닉계 업주가 아무런 통보 없이 연행됐다고 한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20년째 이발관을 운영했다며, 무장한 채 들이닥친 요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힐다 솔리스 수퍼바이저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국토안보부(DHS)가 이민자 단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모든 사람은 체류 신분에 상관없이 헌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한다”면서 “카운티 이민 부서에 즉시 연락해 연행된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포모나 경찰국 측은 “소셜미디어에 연방 기관의 이민자 단속 업무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은 ABC7 뉴스 측에 일상적인 단속 업무 또는 특정 사안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러한 단속 활동은 LA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LA타임스는 LA 등 남가주 지역에서 십수 년 이상 살아온 동남아 출신의 서류 미비자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추방되고 있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출신인 일부 서류 미비자들은 내전과 망명 등을 이유로 합법 체류 신분은 얻지 못한 채 남가주 등 전국에 자리 잡았다.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은 이들이 거주지 확인 등 정기 면담(routine check-in)을 조건으로 거주를 허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ICE는 정기 면담에 나선 동남아 출신의 서류 미비자들을 구금하고 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AJSOCAL) 카니 정 조 대표는 “LA와 OC 카운티에서 17명 이상이 정기 면담 후 구금 또는 추방됐다”며 “이런 조처는 가족끼리 헤어지게 하고 지역사회를 망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노동자 요원 이민 노동자 이민자 단속 규탄동남자 이민자
2025.04.23. 20:34
앞으로 시정부는 모든 이민자가 누릴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15개 이상 지점을 가진 체인 레스토랑은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에 따로 표기해야 한다. 뉴욕시의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례안들을 통과시켰다. 먼저 이민 노동자를 위한 권리장전 조례(Int 569-B)를 통해 소비자노동자보호국(DCWP)이 시장 산하 이민국(MOIA), 뉴욕시 인권 및 커뮤니티 노동 위원회와 협력하도록 했다. 아울러 이민자의 신분에 관계 없이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연방·주·로컬 법률에 따른 권리와 보호에 대한 정보를 명시한 권리장전을 작성해야 한다. 작성 후에는 이 내용을 근로자가 알 수 있도록 홍보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또 과도한 설탕 섭취를 막기 위한 조례(Int 687-A)가 통과됐다. 15개 이상 지점을 가진 체인 레스토랑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팔 때 메뉴에 표기하게끔 하는 내용이다. 레스토랑은 설탕이 들어갔음을 알리는 아이콘과 경고문을 함께 게시해야 한다. 설탕 함유량에 대한 기준은 연방 식품의약청(FDA)의 지침을 따른다. 아울러 요일별교대주차 규정을 유예하는 휴일 목록에 유대교 기념일인 ‘티샤 베아브(Tisha Bav)’가 추가된다. 스몰비즈니스서비스(SBS) 개선 패키지 조례(Int 1083-A·845-A)는 SBS 내에 나이트라이프부(ONL)를 편입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ONL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부(MOME) 소속이다. ONL이 SBS 소속이 되면 기존에 적용되던 엄격한 규제들이 완화된다. 시의회는 이날 ▶낫형세포병(Sickle Cell Disease) 관련 제도 개선 ▶택시캡 라이선스 발급·유지 과정 유연화 등의 조례를 통과시켰고, ▶유색인종 여성 실종 관련 주정부 TF 발족 결의안도 마련했다. 이하은 기자 [email protected]권리장전 노동자 권리장전 조례 이민 노동자 체인 레스토랑
2023.11.02. 21:06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급감한 이민 노동자 수가 특히 뉴욕시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경제 매체 크레인스 뉴욕이 노동부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미국의 이민 노동자 규모는 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주권자와 취업비자 소지자 등 해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수를 집계한 결과다. 뉴욕시에 유입된 이민 노동자도 비슷한 비율로 줄었지만, 문제는 뉴욕시는 이민자를 기반으로 경제가 형성된 도시라는 점이다. 뉴욕시 인구의 38%는 해외에서 태어난 이들로, 전국 해외출생자 비율(14%)보다 훨씬 높다. 이민 노동자가 급감한 데에는 ▶유학생 급감 ▶이민수요 감소▶취업비자나 영주권 처리시간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10년 전 한 달 만에 처리되던 유학생 OPT(졸업후현장실습)는 이제 4개월 이상 걸린다. 고숙련자 대상 영주권 신청 후 획득에 걸리는 시간도 10년 전 4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늘었다. 취업비자 신청 비용, 변호사 선임 비용도 비싸져 앞으로 이민 노동자는 더 줄 수도 있다. 플러싱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예전에는 유학생·주재원들이 삼삼오오 플러싱에 와서 한식을 먹고 가는 풍경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뜸해졌고, 서버를 구하기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일했던 히스패닉 직원이 그만둬 식당 입구에 사람을 구한다고 붙여도 전혀 문의가 없다”며 “히스패닉 수퍼마켓에 깔린 무가지를 보고 연락해보기도 했는데, 신뢰가 없어 고민”이라고 전했다. 브루클린 그린포인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아시안 업주도 포터, 식기세척 담당 직원 등 예전엔 쉽게 구하던 인력을 요즘엔 구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바텐더로 일하던 한 남성은 높은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에콰도르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런 사태가 이어지자 일각에선 망명신청자에 대해 취업 비자를 신속히 발급해주고, 노동력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무라드 아와데 뉴욕이민자연맹(NYIC) 국장은 “(취업비자 발급에) 불필요한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망명신청자들뿐 아니라, 이들을 지원해야 하는 뉴욕시 재정상태도 위태롭게 할 뿐”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경제회복 노동자 뉴욕시 경제회복 뉴욕 경제회복 이민 노동자
2023.02.23.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