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국제영화제(VIFF) 서우식 대표 인터뷰 “영화 산업은 흑백에서 컬러, TV, OTT까지 끊임없이 변화의 도전을 받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는 여전히 희망이 있습니다. 신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작품들이 영화의 생명력을 이어갈 겁니다.” 밴쿠버국제영화제(VIFF) 현장에서 만난 영화 '좋은 놈.나쁜 놈. 이상한 놈', ‘마더', '옥자'의 제작자인 바른손 C&C 서우식 대표는 인터뷰의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영화제의 ‘Spotlight on Korea’ 섹션에 참석한 그는 “한국 영화가 국제 무대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밴쿠버는 그 고민을 나누기 좋은 도시”라고 전했다. “밴쿠버는 세계적 촬영지… 인프라·안전·세제 혜택 모두 강점” 서 대표는 이번 방문의 이유를 ‘오래된 인연,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촬영지, 그리고 맞아떨어진 시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참여는 밴쿠버국제영화제의 전설적인 프로그래머 토니 레인즈(Tony Rayns)가 한국 영화에 보여준 애정과 열정에 대한 작은 보답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밴쿠버가 촬영 인프라와 안전성이 뛰어나고, 캐나다의 세금 인센티브 제도 또한 잘 갖춰진 도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실질적인 예로 영화 ‘옥자’ 촬영 당시 뉴욕·서울·밴쿠버의 제작비를 비교했을 때, 밴쿠버가 훨씬 효율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촬영지는 명성과 실제 경험이 다릅니다. 현장을 직접 봐야 그 도시의 진짜 역량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프로듀서로서의 제작 철학을 묻자 서 대표는 ‘기본과 유연성’이라는 단어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연성을 현재 산업을 주도하는 30~40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생존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과 소통하려면 나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본’이 무너지면 유연함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완성도, 스토리텔링, 그리고 관객에 대한 진정성’이라는 기본을 강조했다. 또한 OTT의 보편화로 관객의 취향이 세분화된 최근의 영화 시장 흐름 속에서 “이제 극장은 단순한 상영 공간이 아니라 ‘체험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사운드, 연출, 서사 모두 탁월해야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한국 영화의 자금 구조와 독립 영화 생태계 최근 북미 영화 시장에서는 블록버스터보다 인디 영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자금 조달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인디 감성’을 유지한 채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갖춘 덕분이다. 서 대표는 한국의 자금 구조에 대해 “상업영화는 대기업과 은행, 2차 투자자 펀드를 통해, 독립영화는 정부의 펀드 지원을 통해 제작된다”며 상업과 독립의 명확한 이분 구조를 짚었다. 북미처럼 인디 영화가 곧바로 블록버스터로 성장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것이다. 대신 독립영화로 가능성을 입증한 감독이 상업영화로 옮겨가는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예로 봉준호 감독을 꼽았다. 그는 첫 관람 당시 ‘살인의 추억’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상업영화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작품이 오히려 탁월한 예술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 경험을 계기로 봉 감독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고, 이후 ‘마더’ 촬영 현장에 100% 참여하며 완벽주의적 디테일을 직접 체감했다고 회상했다. 서 대표는 “1cm의 거리도 허투루 두지 않는 감독의 태도는 내게 큰 자산이 됐다”며, 현장을 통한 배움이 자신에게 가장 큰 성장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국제 공동제작은 멋보다 구체성이 먼저다” 서 대표는 공동제작을 제안할 때 ‘한국과 함께하자’는 추상적인 표현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필요를 명시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금, 장소 협조, 캐스팅 등 큰 목적에서 작은 목적까지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진정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리우드의 관행이 한국의 제작 시스템과 충돌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사전 공유가 부족하면 갈등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옥자’ 촬영 당시 할리우드 스태프가 한국 측 장비 운용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예산 낭비와 오해가 발생한 경험도 있었다. 그는 “결국 디테일의 공유가 품질과 효율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공동제작의 핵심은 ‘상호이익’이라며, ‘이 나라와 일하면 무엇을 얻을까’보다 ‘함께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과하게 포장된 제안보다 솔직한 요청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좋은 작품은 완성도·캐릭터·현실성·끈기에서 나온다” 작품을 선택할 때 서 대표는 시나리오의 완성도, 캐릭터의 힘, 현실적 가능성, 그리고 끈기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실제로 7년, 10년 이상 걸려 완성된 작품이 적지 않다. 그는 “영화를 끝까지 완성시키는 힘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영화 창작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구체적인 조언도 건넸다. 작품을 선택할 때 서 대표는 시나리오의 완성도, 캐릭터의 힘, 현실적 가능성, 그리고 끈기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실제로 7년, 10년 이상 걸려 완성된 작품이 적지 않다. 그는 “영화를 끝까지 완성시키는 힘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영화 창작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구체적인 조언도 건넸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으면 중심이 흐려지기 쉽고, 좋아하는 장르와 잘하는 장르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좋아하는 장르에만 몰두하다 모방으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가 결국 ‘관객을 향한 예술’이라고 정의하며, 창작자는 자신의 표현이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또 독립영화계에서 반복되는 주제의 형식화를 지적하며 “자기 경험만을 좇기보다 사회적 문제나 다른 인간군상을 같은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훨씬 풍성한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콘텐츠의 힘은 ‘공감’… 내 옆집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서 대표는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를 ‘공감’에서 찾았다. 그는 “한국은 2천 년이 넘는 역사와 기록을 지닌 나라로, 수많은 사건과 인물이 캐릭터와 이야기의 원천이 된다”며, 최근에는 웹툰과 웹소설이 이 흐름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헐리우드가 ‘나와는 거리가 먼 거대한 사건’을 다루는 반면,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는 ‘내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중심에 둔다고 말했다. 관객이 스스로를 주인공과 동일시할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한국 스토리텔링의 힘이라는 분석이다. “밴쿠버 영화제, 자기 색깔로 진화하길” 밴쿠버국제영화제에 대한 인상을 묻자 서 대표는 “영화제의 성공은 아이덴티티와 진화의 조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인 중심의 행사보다는 고유의 색채를 유지하면서 시대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또 영화제가 ‘왜 밴쿠버에서 촬영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제 기간 동안 본질에 집중한다면 훨씬 확장력 있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는 견해다. 인터뷰의 끝에서 그는 다시 한 번 ‘기본’과 ‘유연성’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영화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기본을 지키되 유연하게, 그리고 끝까지 관객을 향해 만들어야 합니다.” [글·사진=밴쿠버 중앙일보 엄주형 기자 [email protected]]유연성 영화 밴쿠버 국제영화제 한국 영화 이번 영화제
2025.10.21. 16:42
올해 10회째를 맞는 2024 아시안 월드 필름 페스티벌(Asian World Film Festival·이하 AWFF)이 13일 LA에서 개막했다. AWFF는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 부문에 출품되는 아시안 영화들을 대중, 언론 및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소개하고 아시안 영화 제작자 및 감독을 후원한다. 13일 컬버시티의 컬버 시어터에서 한국영화 ‘보통의 가족’(2024, 감독 허진호) 상영으로 막을 올린 AWFF는 21일까지 9일간 27개국 30여개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는 2025년 아카데미 출품작 ‘서울의 봄’(2023년 감독 김성수)이다. 김성수 감독은 19일 오후 6시30분 영화 상영 후 직접 관객들과 질의 응답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영화제 기간 동안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AWFF와 손잡고 서울의 봄을 비롯한 한국영화를 집중 홍보하는 ‘포커스 온 코리아(Focus on Korea)’를 개최한다. 지난 16일 ‘한국이 싫어서’(2024, 감독 장건재), ‘대도시의 사랑법(2024, 감독 이언희)’을 상영한데 이어 19일엔 서울의 봄과 ‘더 킬러스’(2024, 감독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이 스크린에 올려진다. 개막작 ‘보통의 가족’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덕혜옹주’ 등을 제작한 허진호 감독의 9번째 장편영화다.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를 한국 사회에 맞게 각색한 작품으로, 가족을 주제로 도덕적 윤리와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 간의 갈등을 긴장감있게 연출했다. 개막식에서 ‘보통의 가족’ 상영이 끝난 후 극장을 가득 메운 LA 현지 관객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자리한 200여명의 영화 관계자들은 “흥미롭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관람했다”며 한국영화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상원 문화원장은 “10회를 맞이하는 AWFF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돼 의미가 깊다”며 “한국영화라는 하나의 독특하고 신선한 장르를 현지 관객들이 계속해서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커스 온 코리아’ 상영작에 관한 상세한 내용과 예매 정보 등은 아시안 월드 영화제 홈페이지(asianworldfilmfest.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오스카상 서울 영화제 기간 아시안 영화들 이번 영화제
2024.11.17. 17:00
'2024년도 샌디에이고 아시안 영화제(San Diego Asia Film Festival, SDAFF)'가 지난 7일 개막됐다. 25회째를 맞이한 SDAFF 영화제는 아시아계 유명 감독들의 감독은 물론 잠재성 높은 아시안 영화와 아시아계 영화인들이 소개되는 관문으로 해가 갈수록 그 명성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도 35개국에서 170여편 이상의 영화가 출품됐는데 한국영화로는 김민희, 권해요, 조윤희가 출연한 '수유천(By the Stream.홍상수 감독)' 부터 '빅토리(Victory.박범수감독)', '탄생(Birth.이진영감독)', '상모돌리가(Circle.김민지감독)', '할머니(Small Hair.오드리 송 감독)' 등이 상영된다. 오는 16일까지 계속 될 이번 영화제의 상영관은 미라메사 에드워드 극장(10733 Westview Pkwy. S.D.)과 발보아 파크 사진 박물관 (Museum of Photographic Arts)이다. 자세한 영화 상영 스케줄과 장소 및 트레일러는 sdaff.org/2024에서 볼 수 있다.아시안영화제 샌디에이고 샌디에이고 아시안영화제 아시아계 영화인들 이번 영화제
2024.11.12. 18:16
2024년 온라인 일본 영화제(JFF·Japanese Film Festival online 2024)가 개최된다. 일본국제교류기금(The Japan Foundation)이 오는 6월 5일부터 7월 3일까지 2024년 온라인 일본 영화제를 진행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영화 23편과 TV 드라마 2편을 무료로 감상할 기회가 주어진다. 영화는 영어 자막을 포함하여 총 15개 언어 자막으로 제공된다. 관람방법은 영화제 웹사이트(jff.jpf.go.jp/watch/jffonline2024/)에서 회원 가입 후 원하는 작품을 선택하면 된다. 미국, 멕시코, 페루,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라오스, 태국, 대만, 중국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한국과 일본은 시청 대상 국가에서 제외된다. 영화 출품작으로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We Made a Beautiful Bouquet)’, ‘싱글 에잇(Single 8)’, ‘대결! 애니메이션(ANIME SUPREMACY!)’, ‘선은 나를 그린다(The Lines That Define Me)’, ‘밀림의 왕자 레오(JUNGLE EMPEROR LEO, aka KIMBA THE WHITE LION)’, ‘은하철도의 아버지(FATHER OF THE MILKY WAY RAILROAD)’, ‘핸섬 수트(The Handsome Suit)’, ‘맛있는 급식 졸업(School Meals Time Graduation)’, ‘메타모르포시스의 툇마루(BL Metamorphosis)’, ‘마이 브로큰 마리코(My Broken Mariko)’, ‘열두달, 흙을 먹다(The Zen Diary)’, ‘웨딩 하이(WEDDING HIGH)’, ‘보통의 카스미(I am what I am)’, ‘트릭 아트의 송곳니(KIBA: THE FANGS OF FICTION)’, ‘더 론 우메 트리(The Lone Ume Tree)’, ‘아이 고 가가:웰컴 홈, 마마(I Go GaGa: Welcome Home, Mom)’, ‘위어 브로크, 마이 로드!(WE’RE BROKE, MY LORD!)’가 있다. 일본 공포영화 경연작으로도 4개의 작품이 출품됐다. 작품 이름은 ‘더 위시 투 올(BEST WISHES TO ALL)’, ‘클로짓(closet)’, ‘카라카사(KARAKASA)’, ‘초대(招待)’다. TV드라마 출품작으로는 ‘다운타운 로켓(Downtown Rocket)’, ‘육왕(RIKUOH)’이 있다. 1960년대 흥행작부터 2008년, 2021년, 2022년, 2023년 흥행작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전세계 영화팬을 대상으로 상영한다. 각 연도별로 주의깊게 봐야 할 작품으로는 ‘밀림의 왕자 레오(1996년)’, ‘핸섬수트(2008년)’,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 ‘열두달, 흙을 먹다(2022)’,(위어 브로크, 마이 로드!(2023년)가 있다. 일본 영화의 걸작을 기억하는 이들을 위해 야마모토 에이이치 감독의 추억의 애니메이션 영화 ‘밀림의 왕자 레오 극장판(1996)’이 출품됐다. 아프리카 정글을 배경으로 하얀 사자 레오의 성장과 모험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역동적인 액션, 화려한 색감, 유머러스한 요소, 시적인 표현, 음악까지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야마모토 에이이치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과 스토리텔링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작품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선사하며, 지금도 많은 팬에게 사랑받고 있다. 하나부사 츠토무 감독의 2008년 영화 ‘핸섬 수트’는 착하고 성실하지만 외모 때문에 연애에 어려움을 겪는 주인공 타쿠로의 이야기를 따뜻한 유머와 감동으로 그린 코미디 영화다. 이 영화는 화려한 외모보다 진정한 마음과 내면의 아름다움이 진정한 사랑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핸섬 수트’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를 넘어 외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2021년 도이노부 히로 감독이 연출을 맡아 제작됐다. 이 영화는 운명같이 만난 21살 대학생 ‘무기’와 ‘키누’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대학 졸업과 함께 이 둘의 사이는 점점 소원해지고 서로 각자의 꿈과 미래를 응원해주며 이별을 맞이한다.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그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진심 어린 사랑을 간직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일본 박스오피스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도이노부 히로 감독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등으로 유명한 감독이다. ‘열두달, 흙을 먹다’는 2022년 나카에 유지 감독의 영화로 푸근하고 잔잔한 작품이다. 아내를 여윈 작가 츠토무가는 산속 집에서 혼자 살면서 자연의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고 사는 모습을 그렸다. 계절을 따라 츠토무가 직접 만드는 다양한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일본 전통 음식들은 시각적으로도 아름답고, 맛있는 식사 장면들은 시청자들의 입맛을 돋우는 동시에 따뜻한 위로를 선사한다. 단순히 음식 영화를 넘어 자연과의 교감, 삶의 의미, 소중한 사람을 향한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위어 브로크, 마이 로드!’는 2023년 마에다 테츠 감독의 작품으로 나라의 재정을 재건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젊은 왕자의 이야기를 다룬 사무라이 코미디 영화이다. 1840년대 일본의 에도 시대 말기에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화려한 액션, 유쾌한 유머가 가득한 영화다. 이 영화제는 전 세계에 일본 영화를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큐멘터리, 픽션, 드라마, 애니메이션,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통해 일본 문화의 다양한 측면과 일본영화의 최신 경향을 알 수 있다. 정하은 기자 [email protected]일본 대표작 온라인 영화제 영화제 웹사이트 이번 영화제
2024.05.29. 18:26
'2023년도 샌디에이고 아시안 영화제'가 지난 2일 개막됐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이한 이 영화제는 종합 예술분야인 영화를 통해 여러 아시아권 국가와 민족들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역사와 문화를 널리 소개하고 이해를 넓히고 있을 뿐 아니라 영화예술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영화제에서는 매년 한국의 우수한 수작들이 초청돼 로컬의 한류팬들로부터도 큰 사랑 받고 있다. 올해도 세계적인 다수의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잔챙이'(Small Fry.박중하 감독) '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엄태화 감독) '킬링 로맨스'(이원석 감독) '거미집'(김지운 감독) 등이 상영된다. 오는11일까지 계속 될 이번 영화제의 상영관은 미라메사 에드워드 극장(10733 Westview Pkwy. S.D.)으로 정해졌다. ▶문의: https://sdaff.org/2023/아시안영화제 한국영화 우수 한국영화 이원석 감독 이번 영화제
2023.11.03. 19:24
“문학이라는 것은 문자로 되어 있지만, 문자로 끝난 게 아니라 그걸 읽는 독자의 상상력과 함께 완성되는 것이죠. 반대로 영화는 눈에 보여주니까, 보여주는 것 이외의 것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이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심장소리’를 선보인 직후 관객들 앞에서 한 말이다. 그의 첫 단편이기도 한 이 신작은 주인공인 초등학생 철이(김건우)가 우울증을 앓는 엄마(전도연) 걱정에 수업 도중 교실을 빠져나와 집으로 달려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영화 전체가 마치 한 테이크로 찍은 것처럼 커트 없이 이어진다. 덩달아 관객도 함께 달리는 듯 철이의 긴장과 불안을 맛보며 그 여정을 응원하게 된다. 감독은 이런 촬영 기법을 비롯해 제작 과정의 이모저모를 전혀 비밀이 아니라는 듯 스스럼없이 들려줬다. 감독과 문답을 진행한 평론가 이동진은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감독의 기존 장편들과 그에 대한 프랑스 감독의 다큐를 선보인 특별전 제목이다. 글머리에 인용한 감독의 말은 이렇게 이어졌다. “우리 삶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경우가 많은데 영화는 보여주는 매체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을 망각하게 할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것을 더 많이 환기시키면서 그것에 대한 생각을 하도록 할 수도 있는 것이죠. 저는 영화가 후자를 하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인상적인 이야기가 한 시간 넘게 이어지는 동안 객석은 젊은 관객들로 빼곡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영화제의 풍경, 하지만 팬데믹 이후 과연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었던 장면이다. 지난해 전주영화제는 객석의 3분의 1만 활용해서, 그 전해에는 아예 무관객으로 주요 행사를 열었다. 해외 게스트는커녕 국내 게스트 행사도 대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확연히 달랐다. ‘큐어’(1997) 상영 때는 일본에서 날아온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과 특별프로그래머로 이 영화를 상영작에 선정한 연상호 감독이 함께 관객들 앞에 나섰다. 열혈 팬을 자처하는 연 감독의 질문, 명성이 자자한 이 영화를 처음 본 관객들의 질문이 자연스레 뒤섞였다. 이창동 감독의 말을 즉물적으로 변주하면, 어쩌면 영화도 관객이 있기에 완성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니 배우 강수연을 스크린 밖에서 처음 본 것도 몇 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였다. 돌아보면 그가 집행위원장을 맡은 것은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이 영화제가 유독 힘든 시기였다. 영화제를 보러 부산에 갈 때면 스크린에 남긴 눈부신 자취와 함께 그의 스크린 밖 분투 역시 새록새록 떠오를 것 같다. 이후남 / 한국 문화선임기자영화몽상 영화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지난해 전주영화제 이번 영화제
2022.05.11.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