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는 연말, 어려운 이웃들에게 온기를 전하는 한인들의 따뜻한 나눔의 손길이 이어졌다. 지난 13일 오전 9시 30분 LA한인타운 인근 맥아더 공원에서 미주중앙일보 산하 비영리단체 해피빌리지가 주최한 ‘사랑의 점퍼 나누기’ 행사가 열렸다. 이날 현장은 전날 밤 추위를 견딘 노숙자들과 따듯한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층 주민들을 돕기 위해 아침부터 발 벗고 나선 한인 자원봉사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가득했다. 행사에 참여한 봉사자들은 자선 모금을 통해 마련한 방한 점퍼 450여 벌을 비롯해 별도로 기부 받은 신발과 커피, 간식 등 각종 기부 물품을 전달했다. 이날 맥아더 공원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봉사자들이 모여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토런스제일장로교회(담임 고창현 목사) 봉사팀 15명과 밸리 지역 청소년 봉사단체 GUYV(Growing Up Youth Volunteer Group·디렉터 크리스틴 설) 학생 봉사자 20명과 학부모 20여 명 등 약 60명이 행사를 함께했다. 점퍼 나눔에 참여한 크레센트밸리 고교 11학년 장예진(17) 양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많다는 걸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다”며 “처음에는 안타까운 마음뿐이었지만, 이제는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감사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GUYV의 그레이스 설 공동 디렉터는 “매년 아이들이 현장에 나와 직접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봉사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돌아보고,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체험으로 배우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차례로 점퍼와 신발을 전달받은 노숙자들은 봉사자들에게 연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딜런(45)이라고만 밝힌 한 남성은 “맥아더 공원 인근에서 생활하는데 밤이면 기온이 크게 내려가 점퍼 하나만 있어도 큰 힘이 된다”며 “이런 도움을 받으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토런스제일장로교회의 김준식 장로는 “이웃 돕기는 교회 사회봉사부가 오랫동안 이어온 핵심 활동 중 하나”라며 “LA 지역 전체가 함께 더 나은 공동체로 나아가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피빌리지는 이달 사우스센트럴과 다운타운, 알바라도 등 LA와 리버사이드 일대에서 지역 봉사단체들과 함께 '사랑의 점퍼' 1500여 벌을 추가 배포할 계획이다. 해피빌리지 김장호 국장은 “관세 여파로 물품 가격이 인상돼 어려움이 있었지만, 후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 덕분에 올해도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올해로 19년째를 맞은 ‘사랑의 점퍼 나누기’ 행사는 매년 자선 모금을 통해 2000벌의 방한 점퍼를 제작해 한인 커뮤니티의 홈리스 사역 단체와 함께 전달하고 있다. 올해는 토런스제일장로교회와 터보자선재단, 브라이언&아이리스 나 재단, 한인 음료 제조업체 윈순(Win Soon), 김스전기, 선라이즈재단, 프로클럽재단, 품사모 등 여러 단체와 개인 후원자들이 기금 마련에 동참했다. 우훈식 기자이웃 사랑 점퍼 나눔 방한 점퍼 점퍼 하나
2025.12.14. 20:02
연말연시를 맞아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푸드(Global Food, 지구촌마켓, 대표 김종택)은 지난 12월 8일 우드브릿지 매장에서 준비한 '사랑의 담요' 기증식을 가졌다. 매년 겨울 행사로 개최하는 사랑의 담요 기증식은 올해로 열한번째를 맞았으며, 버지니아 및 메릴랜드 지역의 노숙자들과 라틴계 일용 노동자들이 훈훈한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돕는것은 물론 지역주민에 대한 사랑과 관심도 함께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김종택 지구촌마켓 대표는 지역사회의 불우이웃과 라티노 일용 노동자들에게 전해달라며 비영리 봉사단체인 '굿스푼'의 진순세 이사장과 김재억 목사에게 3000달러 상당의 담요를 기증했다. 김 종택대표는 “추운 겨울이 다가올수록 나보다 더 추운 사람들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매서운 추위가 시작됨에 따라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 대한 우리사회의 기부와 나눔이 활성화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기증받은 담요는 버지니아 컬모어 지역의 과테말라 출신 노동자들과 볼티모어 지역의 노숙자중 쉘터에도 갈수 없어서 텐트촌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굿스푼 측은 밝혔다. 지구촌 마켓은 2004년 굿스푼 창립 때부터 후원에 동참하고 있으며 2022년 창립 20주년 기념 골프대회에서 얻은 수익금 전액을 기증하는 등 꾸준한 자선활동을 해오고 있다. 글로벌 푸드는 다양한 나눔·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이웃사랑과 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이날 후원행사에는 진순세 굿스푼 이사장 ,최정선 굿스푼 장학재단 이사장,김재억목사. 조영길목사 그리고 신범 상무가 참석했다. 소외 이웃 담요 기증식 굿스푼 이사장 굿스푼 창립
2025.12.09. 12:43
예전에 우리 민족은 이웃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이웃 간에 가까이 지냈다. 내가 젊었을 때만 해도 “안녕하세요?” “식사하셨어요?” “어디 다녀오세요?” 하며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물었다. 그런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정은 이웃 사이의 거리를 더욱 좁혀줬다. 하지만 요즘의 도시 풍경은 다르다. 이웃이라는 말조차 낯설게 느껴진다. 이웃이지만 서로의 얼굴도, 이름도 모른 채 엘리베이터 안에서 눈을 마주치고도 인사를 망설인다. 이웃사촌이라는 단어는 점점 낡은 추억 속으로 밀려나고 있다. 남편이 미국보다 한국에 더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나는 LA에 살면서 한국을 자주 방문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마치 LA에서 겪는 일처럼 느껴져 글로 쓰곤 한다. 한국의 주거 문화가 아파트 중심으로 변하면서 사생활 보호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변한 지 오래다. 주차,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이웃과 마주치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의도적으로 피하는 ‘이웃포비아’라는 말도 등장했다. 올 추석 연휴 기간 한국 TV에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 ‘앞집에서 받았다는 쪽지’라는 제목의 글이 퍼졌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글을 올린 사람은 앞집으로부터 받은 손으로 쓴 쪽지 내용을 공개했다. 쪽지에는 “앞집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거나 인기척이 있으면 조금 기다렸다가 나와 주세요. 이 정도는 서로 지켜야 할 암묵적인 룰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대부분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저런 쪽지까지 쓸 정도로 마주치기 싫으면 본인이 기다렸다가 나가야 한다” “이상한 룰 혼자 만들어서 남들에게 강요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사회성 없다”, “단독 주택에 살아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반면 공감이 간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본인이 나오는 타이밍에 계속 앞집에서 나와서 그런 거 아니겠느냐” “내가 나오는 타이밍에 앞집에서 기다렸다는 듯 나온다고 느낀 적이 있어서 신경 쓰인 적이 있다” “나가려고 신발 신다가 문소리, 사람 소리 들리면 숨죽이고 기다린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이웃과의 교류가 점차 사라지고 있음에도 가끔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 있다. 잘못 배송된 택배를 직접 가져다주는 이웃도 있고, 엘리베이터 문을 잡고 기다려 주기도 한다. 그런 순간마다 이웃사촌의 정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음을 느낀다.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아파트의 따뜻한 축하’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그걸 본 주민들의 열렬한 격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엘리베이터에 붙여진 공개된 사진은, 해당 아파트에 사는 한 부부가 새로 태어난 아이 울음소리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을 걱정해서, 정성스럽게 적은 손편지였다. 이들 부부는 “지난 9월, 선물처럼 아기 천사가 태어났다”고 반가운 소식을 전하면서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더니 요즘 아기와 같이 생활하면서 저희 부부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기가 시도 때도 없이 울곤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시간에 혹 시끄럽더라도 너른 마음으로 너그러이 이해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다”며 “죄송하다. 한 분 한 분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마땅하나 그러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란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사랑으로, 지혜롭고 현명하게 아기를 키우겠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 손편지를 본 이웃들은 편지의 여백에 “축하합니다, 건강하게 잘 키우세요” “우리 모두 울면서 자랐습니다. 두 분 다 파이팅 하세요” “아기들은 다 울죠. 다 이해합니다” “아기 울음소리가 귀한 요즘입니다” 등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윗집에선 “아기 울음소리는 반가운 소리. 얘기해줘서 고맙고, 건강하게 잘 키우라”는 쪽지를 남겼고, 아랫집은 직접 찾아와 축하 인사를 건넸고, 옆집에선 아기 내복을 선물해 줬다고 한다. 정은 단순히 감정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마음의 다리다. 오늘날처럼 개인주의가 강해진 시대에도 한국인의 ‘정(情)’은 여전히 한국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남아 있다. 이웃끼리 반찬을 나누는 문화, 밥 한번 먹자는 말 속의 따뜻한 배려, 이 모든 것이 따뜻한 정의 표현이다. 장편소설 대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여류 작가 펄벅은 한국을 유난히 사랑했다. 유서에 “내가 가장 사랑한 나라는 미국이며, 다음으로 사랑한 나라는 한국이다”라고 적을 정도였다. 그만큼 한국인의 정과 한국 문화를 깊이 사랑했다. 장편소설 ‘살아있는 갈대’는 한반도에 보내는 애정의 선물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펄벅 여사는 60년대 늦가을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 황혼녘에 경주 시골길을 지나고 있었다. 한 농부가 소달구지를 끌고 갔다. 달구지에는 가벼운 볏단이 실려 있었고, 농부는 자기 지게에 따로 볏단을 지고 있었다. ‘소달구지에 자기 짐을 싣고, 자기도 거기에 타면 편할 텐데…’ 이상히 여긴 그녀가 통역을 통해 물었다. “왜 소달구지에 짐을 싣지 않고 힘들게 갑니까?” 농부는 “에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저도 일했지만 소도 하루 힘들게 일했으니 짐도 나누어서 지고 가야지요.” 펄벅 여사는 고국으로 돌아간 뒤 이 모습을 ‘세상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비록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겼던 농부처럼 우리는 본디 배려를 잘하는 민족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스마트폰 화면 속의 세상이 더 가까워지고, 사람의 온기는 멀어지는 듯하다. 스마트폰 화면을 스치듯 넘기며 수많은 얼굴을 본다. 반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의 얼굴도, 이름도 모른다. 이웃과의 인사는 알림창에 밀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나 인사는 문자 속 이모티콘으로 대체되었다. 예전에 우리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던 배려의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문예마당 이웃사촌 이웃 아기 울음소리 이웃 사이 아기 천사
2025.11.27. 18:00
올해도 LA한인타운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자선냄비는 한남체인과 김스전기 입구 등 두 곳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인 다음 달 24일까지 운영된다. 25일 김스전기 앞에서 자원봉사자인 딜런 김(오른쪽 두 번째) 군과 대니얼 김(오른쪽) 군이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자선냄비 이웃 자선냄비 이웃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활동
2025.11.25. 20:32
‘숲 속의 두 갈래 길(The Road Not Taken)’이란 명시를 남긴 로버트 프로스트의 다른 시에 ‘돌담 손질(Mending Wall)’이 있다. 이 시에 ‘좋은 울타리는 좋은 이웃을 만든다(Good Fence Makes Good Neighbors)’ 라는 말이 나온다. 시에 등장하는 이웃은 소를 키우고 있었다. 소의 주인이 누군지, 소들이 서로 놀다가 섞이고 달아나다 보면 구별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두 이웃은 울타리를 만들어 자기 소를 보호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자식들은 더는 소를 키우지 않았다. 그래도 울타리는 허물지 않았다. 두 집 사이에는 여전히 경계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다니엘 디포우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 혼자 외딴 섬에 고립된 주인공은 큰 바위 밑에 움막을 짓고 동물들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방안에 큰 벽을 쌓았다. 섬에는 사람은 없었으나 야생동물은 살았다. 그는 울타리를 만들어 동물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잡아서 먹었다. 불과 150~200년 전만 해도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국경 개념이 약했다. 전쟁에서 이긴 나라가 패전국의 땅을 빼앗아 말뚝을 막고는 자기 땅이라고 주장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 가인존 스타인백의 ‘분노의 포도’에 따르면 미국-멕시코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등을 빼앗았다. 전쟁에서 이긴 후 백인 지배계급은 허허벌판에 말뚝을 박고는 자기 땅이라고 우겼고, 나중에 자기들끼리 만든 법으로 이를 합법화했다. 지주들은 오클라호마, 서부 텍사스 등지에서 이주 노동자를 모아 캘리포니아 농장에 데려다 저임금으로 착취했다. 서부 개척 시대, 캘리포니아의 오렌지, 포도, 목화 농장은 불쌍한 노동자들이 흘린 ‘분노의 눈물’로 재배한 것이었다. 요즘 같이 외국 노동자들을 데리고 온 것이 아니었다. 가뭄으로 농토를 잃은 동족을 울린 수치스러운 노동력 착취였다. 미국은 당시 군사적 위협으로 여러 섬나라를 합병하고 루이지애나, 알래스카를 각각 프랑스와 러시아로부터 사들였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베를린 연설에서 “미스터 고르바초프, 이 벽을 허무세요” 하고 선언했다. 이후 소련연방 사이의 벽이 하나 둘 무너지고 소련연방은 붕괴하였다. 세계사에 남는 ‘가장 큰 벽’이 없어진 것이다. 프로스트는 그의 시에서 사람과 사람, 이웃 사이의 장벽은 임의적이고 불필요한 것으로 은유하고 있다. 자연은 사람이 만드는 벽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가와 사회는 벽을 높이 쌓고 허물 생각을 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장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철조망을 넘어온 사람들은 검거돼 낯설고 무서운 나라로 추방되고 있다. 돌아보면 지난 행정부 시절, 너무 많이 들어왔다. 뉴저지 인구보다 많은 사람이 밀입국했고 그중에는 범죄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두 나라 간의 울타리는 튼튼하지 못하고 구멍이 많았다. 좋은 울타리가 아니었다. 두 이웃 나라가 사이좋게 만든 좋은 울타리였다면 좋은 이웃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어느 정도의 울타리(경계)는 필요할 것 같다. 우리 주변에는 남의 사생활을 침범하고, 개인 정보를 훔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할 수 없이 벽을 쌓고 이중 삼중으로 보호망을 구축해야 한다. 울타리는 단단한가. 자주 점검해 구멍이 발견되면 보수해야 한다. 울타리가 필요 없는 시대는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최복림 / 시인열린광장 울타리 이웃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사람 이웃 캘리포니아 농장
2025.10.02. 18:51
‘숲속의 두 갈래 길(The Road Not Taken)’이란 명시를 남긴 로버트 프로스트의 다른 시에 Mending Wall이 있다. 이 시에 ‘좋은 울타리는 좋은 이웃을 만든다. (Good Fence Makes Good Neighbors)’ 라는 말이 나온다. 시에 등장하는 이웃은 처음에 소를 키우고 있었다. 소의 주인이 누군지, 소들이 서로 놀다가 섞이고 달아나다 보면 구별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두 이웃은 울타리를 만들어 자기 소를 보호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자식들은 더는소를 키우지 않았다. 그래도 울타리는 허물지 않았다. 두 집 사이에는 여전히 경계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다니엘 디포우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 브라질에서 출발해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잡아 오려던 배는 폭풍우로 어느 무인도에 표류했다. 혼자 외딴 섬에 고립된 주인공은 큰 바위 밑에 움막을 짓고 동물들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방안에 큰 벽을 쌓았다. 섬에는 사람은 없었으나 야생동물은 살았다. 그는 울타리를 만들어 동물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잡아서 먹었다. 불과 150~200년 전만 해도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국경 개념이 약했다. 전쟁에서 이긴 나라가 패전국의 땅을 빼앗아 말뚝을 막고는 자기 땅이라고 주장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 가인존 스타인백의 ‘분노의 포도’에 따르면 미국-멕시코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등을 빼앗았다. (샌디에이고 밑에 멕시코령 바하칼리포르니아가 있다) 전쟁에서 이긴 후 백인 지배계급은 허허벌판에 말뚝을 박고는 자기 땅이라고 우겼고, 나중에 자기들끼리 만든 법으로 이를 합법화했다. 지주들은 오클라호마, 서부 텍사스 등지에서 이주 노동자를 모아 캘리포니아 농장에 데려다 저임금으로 착취했다. 서부 개척 시대, 캘리포니아의 오렌지, 포도, 목화 농장은 불쌍한 노동자들이 흘린 ‘분노의 눈물’로 재배한 것이었다. 요즘 같이 외국 노동자들을 데리고 온 것이 아니었다. 가뭄으로 농토를 잃은 동족을 울린 수치스러운 노동력 착취였다. 미국은 당시 군사적 위협으로 여러 섬나라를 합병하고 루이지애나, 알래스카를 각각 프랑스와 러시아로부터 사들였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베를린 연설에서 “미스터 고르바초프, 이 벽을 허무세요” 하고 선언했다. 이후 소련연방 사이의 벽이 하나둘 무너지고 소련연방은 붕괴하였다. 세계사에 남는 ‘가장 큰 벽’이 없어진 것이다. 프로스트는 그의 시에서 사람과 사람, 이웃 사이의 장벽은 임의적이고 불필요한 것으로 은유하고 있다. 자연은 사람이 만드는 벽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가와 사회는 벽을 높이 쌓고 허물 생각을 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장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철조망을 넘어온 사람들은 검거돼 낯설고 무서운 나라로 추방되고 있다. 돌아보면 지난 행정부 시절, 너무 많이 들어왔다. 뉴저지 인구보다 많은 사람이밀입국했고그중에는 범죄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두 나라 간의 울타리는 튼튼하지 못하고 구멍이 많았다. 좋은 울타리가 아니었다. 두 이웃 나라가 사이좋게 만든 좋은 울타리였다면 좋은 이웃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어느 정도의 울타리(경계)는 필요할 것 같다. 우리 주변에는 남의 사생활을 침범하고, 개인 정보를 훔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할 수 없이 벽을 쌓고 이중 삼중으로 보호망을 구축해야 한다. 울타리는 단단한가. 자주 점검해 구멍이 발견되면 보수해야 한다. (Mending Wall) 울타리가 필요 없는 시대는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울타리 이웃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사람 이웃 멕시코령 바하칼리포르니아
2025.09.10. 21:47
일을 나가려 차를 후진하며 좌우를 살핀다. 어깨 너머로 제인이 보인다. 오랜만에 보는 그녀를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아 차에서 내렸다. 제인, 오랜만입니다, 인사를 했다. 그녀가 트레이드마크인 검정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두 팔을 활짝 벌리며 환하게 웃는다. 걷기를 끝내고 오는 길인 성싶어 얼마나 걸었느냐고 물었다. 요즘엔 공원까지 다니기가 힘들어 1마일 거리에 있는 마켓 쪽으로 갔다 오는 길이란다. 무탈해 보여 마음이 놓인다. 그녀는 우리 집에서 한 집 건너에 사는 이웃이다. 7년 전 남편을 여의고 혼자 살고 있다. 오다가다 가끔 마주하는 그녀는 언제나 밝고 씩씩하다. 몇 살인지 궁금해 물은 적이 있다. 대답 대신 그녀는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몇 살인지 더 궁금해졌다. 어느 날 집 앞에서 마주친 제인은 담소 중 뉴저지가 고향이고 열아홉 살 때 남편을 만나 LA로 왔다고 했다. 나는 그때가 몇 년도였는가를 물었더니 주저하지 않는 그녀의 답으로 나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올해 90세가 된다. 믿지 못할 만큼 꼿꼿하고 정신이 맑다. 그녀는 내가 나이를 알고 있으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할 테다. 언젠가 막 집에 돌아와 차에서 내리는 내게 제인이 다가와 도와달라 했다. 피부과 의사가 등 뒤에 붙여준 밴디지를 바꿔야 하는데 손이 닿지 않아 못하고 있단다. 그녀의 집으로 갔다. 남편과 함께 살아온 세월의 흔적이 넓은 집안에 가득했다. 가족역사가 사진으로 걸려있었다. 제인의 젊은 리즈 시절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얀 피부에 목선까지 내려오는 진한 갈색 머리의 미녀. 미소가 봄 햇살처럼 싱그러웠다. 제인이 사진 속 가족을 소개했다. 그녀는 딸과 손녀를 가리켰다. 암으로 고생하는 딸과 유방에서 시작한 암세포가 온 뼛속으로 번져 병원을 제집 드나들듯 하는 손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살 만큼 살아온 자신이 대신 아파주고 싶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는 친구들 소식에 외로움이 짙어간다고도 했다. 누군가는 그녀에게 가질 것 다 가져 복이 많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단다. 넉넉한 물질이 혼자 사는 외로움을 달래주지는 못하는 모양이었다. 남의 일이 아니다. 머지않아 마주할 나의 시간일 수도 있다. 누구나 늙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혼자 살아가는 노인이 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족 기반과 사회적 관계망은 약해지고 홀로라는 생각이 날 때면 어찌 쓸쓸하지 않겠는가. 아침에 일어나니 마음이 무거워 걷기를 내일로 미룰까 하다 걸었다고 제인이 말한다. 나도 그럴 때가 있으니 나가고 싶지 않은 때 같이 걷자며 내 전화번호를 그녀 전화기에 입력했다. 남편 전화번호도 저장해주며 언제라도 연락하라고 했다. 이웃에 관심을 갖는 일이 사생활 침해로 오해받을까 싶어 지금껏 그들을 소 닭 보듯 지나쳤다. 이 아침에 다짐한다. 내가 먼저 변해야겠다고. 데면데면한 ‘옆집’이 아닌 언제라도 문이 열려있어 소통 가능한 따뜻한 ‘이웃’이 되어야겠다고. 이정숙 / 수필가이 아침에 이웃 남편 전화번호 피부과 의사 검정 카우보이모자
2025.04.14. 19:06
오렌지카운티 한인라이온스클럽(회장 이승일, 이하 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한인 치과의사와 함께 타인종 이웃에게 새 틀니를 선물했다. 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은 부에나파크의 로스코요테스 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루퍼스 브라운(73)이란 골프장 직원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됐다. 전현식 홍보위원장은 “41년째 이 골프장에서 일해온 브라운은 남은 이가 5개뿐인데도 치과 보험 커버 후에 자기 부담금을 낼 여유가 없어 치료와 틀니 제작을 못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브라운을 안타깝게 여긴 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은 지역사회 봉사의 목적으로 조장래 전 회장이 다리를 놓은 라하브라의 유경숙 치과와 함께 브라운을 돕기로 했다. 유경숙 원장은 브라운의 남은 치아 치료를 하고 새로운 틀니도 만들어줬다. 전 위원장은 “보험에서 1200달러를 지급하고 남은 치료 비용이 약 5200달러인데 이를 라이온스클럽과 유 원장이 절반씩 기부했다”고 말했다. 이승일 회장은 “앞으로도 유경숙 치과와 함께 형편이 어려운 이웃의 치과 치료를 돕는 봉사 활동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라운은 지난 8일 열린 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의 회의에 참석해 유 원장과 라이온스클럽 회원들에게 “덕분에 식사도 아주 잘하고 있고, 발음도 명확해져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됐다”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타인종 이웃 타인종 이웃 틀니 선물 오렌지카운티 한인라이온스클럽
2025.02.20. 19:00
어떤 운동선수가 제자리 점프를 가장 잘할까. 당연히 농구 선수가 떠오른다. 얼마나 잘하면 스카이 워커나 에어라는 애칭이 붙었겠는가. 그런데 답은 역도 선수라고 한다. 오히려 농구 선수들도 점프를 더 잘 뛰려고 역도 선수들의 훈련을 받는다는 말에 놀란 적이 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들이 의외로 우리를 놀라게 할 때가 있다. 아마존의 정글을 보면서 우리는 이곳이야말로 지구의 허파라고 당연히 생각한다. 그러나 실은 지구에는 이미 충분한 산소가 있을 뿐 아니라 따로 허파가 필요 없다. 아마존이 만든 산소는 아마존의 생물들이 거의 다 소모해 버린다. 오히려 아마존의 진정한 가치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붙잡는다는 데 있다. 지구 탄소 소비량의 2~5%(매년 10~20억 톤)를 흡수한다니 환경 보존을 위해 너무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지구의 허파가 아니라 지구의 콩팥이나 간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당연하다 여기는 신앙생활에도 의외성이 있다. 우리는 하나님을 섬긴다는 말이 매우 자연스럽다. 하나님께 바치고, 하나님께 헌신한다. 일단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헌신이라고 쓰는 단어가 아이러니하다는 것이다. 헌신이란 몸과 마음을 드린다는 뜻이 아닌가. 내 몸과 마음이 하나님의 것인데 누가 누구에게 드릴 수 있을까. 언어유희가 아니라면 우리의 헌신이란 우리 것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것이라는 진실을 확인하는 일이다. 내 것으로 잘못 알고 맘대로 쓰지 않겠다는 확인이다. 그러나 정말 놀라운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섬긴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만물의 주인이시다. 사실 우리가 하나님께 더해 드릴 것은 없다. 제물을 바쳐서 신에게 아부하는 일을 성경은 우상숭배라 부른다. 하나님께서는 무엇이 부족한 것처럼 사람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 않으신다.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분명 나는 섬김을 받으려고 온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를 살리고, 우리를 품에 안고,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함께 자기 자신을 우리에게 바치셨다. 그 하나님이 오늘도 당신을 위해 기도하시고, 울어주시고, 함께 속상해하시고, 웃으시고, 내 발을 씻으시며 당신을 섬기신다. 그렇게 섬김을 받았으니, 그와 같이 우리도 이웃을 섬기라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email protected]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등불 아래서 이웃 농구 선수들 역도 선수들 지구 탄소
2024.10.07. 18:21
지난 22일 시카고 불타사 보현 관음절에서는 해남 대흥사 상월 보선 스님의 주관 아래 수계법회가 열렸다. 법회에 앞서, 시카고 중앙일보는 지난 20일 보선 스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님의 시카고 첫 방문 소감과 불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르침을 들을 수 있었다. 스님은 수계의 의미에 대해 “수계란 불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겠다는 맹세”라고 답했다. 이어 이번 수계법회를 통해 불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내용으로 오계(五戒)를 들었다. 스님은 오계가 불교 수행의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불자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계는 불살생계(생명을 죽이지 말라). 불투도계(남의 물건을 탐하지 말라). 불사음계(성적으로 깨끗한 삶을 유지하라). 불망어계(거짓말을 하지 말라). 불음주계(과음을 삼가라) 등이다. 또 스님은 삼취정계(三聚淨戒)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섭선법계, 섭중생계, 섭률의계의 실천이 불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시카고에 거주하는 한인 이민자들에게 특히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양보하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삶을 살면 다툼이 일어나지 않으며, 평화로운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오계와 삼취정계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이웃을 구제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하 반야 바라밀의 수행을 통해 고통의 세계에서 행복의 세계로 넘어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며, 불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이웃과 더불어 하나임을 깨닫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로가 하나라는 인식을 통해 다툼과 괴로움이 없는,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보선 스님은 시카고에 대해 “공업도시라서 공장만 많을 줄 알았는데, 도시가 매우 발전되어 있고, 건축물들이 아름답고 호수와 어우러진 야경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Luke Shin이웃 시카고 보선 스님 시카고 중앙일보 이번 수계법회
2024.09.23. 13:54
한인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이 주민들을 최소 2년여간 위협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5일 폭스뉴스5에 따르면, 뉴욕시경(NYPD)은 지난달 30일 데이비드 옥(David Ok·34·사진) 씨를 서니사이드 주거지에서 기물 파손, 폭행 및 위협, 약물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그간 주민들의 신고가 있어 최소 2회 이상 옥씨를 체포하기 위해 출동했지만, 붙잡지 못해 돌아갔었다고 밝혔다. 이날 체포는 2주 전 자신의 차량이 망가진 걸 본 익명 제보자의 신고로 이뤄졌다. 이 제보자는 자신의 차량은 물론 근처 차량 2대가 파손된 것을 보고 옥씨의 범행인 걸 확신했다. 옥씨가 그간 정육용 식칼 2자루를 창 밖으로 던져 다른 쪽의 창문을 깬다거나 인근의 유리창을 깨기 위해 ‘BB건’을 쓰는 등의 기행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옥씨는 2015년 사소한 절도 등으로 비폭력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엔 폭력을 써 체포된 전력이 추가됐다. 이외에도 지난 7월 이후 최소 4건의 범죄 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강민혜 기자이웃 위협 추정 남성 이웃 위협 이날 체포
2024.09.05. 21:09
방송국 특파원으로 미국에 처음 왔을 때 LA인근 버뱅크 시에 주거지를 마련했다. 버뱅크에는 NBC와 CBS 방송국, 워너 브라더스와 디즈니 영화사,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미디어 분야 기업들이 집중돼 있어서 마음이 끌렸었다. 집은 드벨이라는 골프 코스 바로 아래에 있어 동네는 고요하고 쾌적하며, 비교적 안정된 분위기였다. 당시 부임하자마자 엄청난 격무에 시달렸다. 방송국 자회사의 방송과 운영을 맡고 있었는데 누적된 적자와 소송 문제, 노조와의 분쟁 등을 겪고 있었고 방송 내용도 조악했다. 방송에 대한 한인들의 불신도 문제였다. 이처럼 현안이 쌓여있다 보니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는 말할 수 없었다. 이사한 뒤 몇 주일이 지나자 이웃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길에서 만나면 먼저 밝은 미소로 인사를 하면서 따듯하게 말을 걸어왔다. 우리 가족도 그 호의에 성심껏 다가갔다. 이따금 한국 음식도 나누어 주고,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화보나 책자를 구해서 돌리곤 했다. 아랫집의 칼 변호사 가정, 그 바로 옆집의 광고회사 사장 딕 네, 뒤쪽 보잉 항공사에서 고위급 엔지니어로 일하다 퇴직한 앤디, 위편에 록히드 항공사 간부 출신 샘, 길 건너 아들의 학교 동급생 친구 마이클 가족이 우리 집을 둘러싼 이웃들이었다. 그들과 점점 더 관계가 가까워져서 만나면 이야기가 그칠 줄 모르고 이어졌다. 특히 딕은 유엔군 소속으로 부산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알게 돼 더욱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정원의 스프링클러가 고장이 났을 때나 후원에 고목이 된 살구나무와 뽕나무를 전지할 때, 차고 문을 자동으로 교체할 때, 가족 중에 병치레할 때나 아이들의 학교 행사가 있을 때 그들은 자기 일처럼 달려와 도와주었다. 이웃들은 자연히 미국 주류사회의 문화, 특히 생활 방식과 가치 체계를 들여다보고 적응할 유리창이자 학교였다. 남에게 조금도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깔끔한 처신, 문제를 어떻게라도 해결해주려는 배려심, 언제 만나도 반갑기만 한 살가운 인사성, 그리고 명품처럼 세련된 매너와 꾸밈없는 언행은 미국 생활을 익히는데 본보기였다. 회자정리(會者定離), 40대의 십여 년을 그렇게 평화로운 동네에서 훈훈하게 지내다가 뉴포트 코스트, 새 둥지로 떠나는 날 이웃들은 집 앞에 모두 모여 배웅을 해주었다. 울컥 감정이 차올라 눈시울을 적신 쪽은 오히려 우리 가족이었다. 가끔 그곳에 들렀다가 동네도, 사람들도, 우정도 남겨놓은 채 옛 둥지를 벗어날 때면 높은 야자수 사이로 쌓였던 추억들이 아련히 멀어져갔다. 송장길 / 언론인·수필가이 아침에 이웃 방송국 특파원 방송국 자회사 방송국 워너
2024.08.06. 18:25
생때같은 여자가 숨졌다. 아침저녁으로 밀짚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우리 집 앞을 걷던 50대 후반의 세 아들의 엄마였다. 남편 말에 의하면 작년 12월 중순 화장대 앞에서 얼굴을 만지다가 뒤로 넘어졌다. 머리를 욕조 언저리에 부딪혔다고 한다. 구급차가 와서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돌아오지 못했다. 사망 원인은 목뼈 골절. 어깨가 축 늘어지고 수심이 가득 찬 남편을 마주치면 무엇이라고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세 아들도 고개를 푹 숙이고 주차장으로 걸어간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혼자 중얼거렸다. 왜 미처 생각하지 못했나. 간단한 조치로 예방할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고였다. 화장대 앞에는 반드시 의자를 놓고 앉아야 한다. 욕조도 마찬가지다. 욕조용 의자를 비치해야 한다. 미끄러운 욕조 안에서 넘어져 다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침대 발치에도 높은 방석을 놓아야 한다. 길 건넛집에 살던 70대 초반 어머니와 30대 아들은 올해 한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말기 위암이었고, 아들은 우울증으로 밖으로 나온 것을 본 적이 없다. 병마는 또 한 가정을 덮쳤다. 엄마를 잃은 세 아들 집에서 한 집 건너에 사는 70대 초반 잉꼬부부였다. 그들은 항상 손을 잡고 걸었다. 그런데 한동안 여자의 눈이 초점을 잃고 무표정하게 입을 다물고 걷는 것을 보았다. 전에는 걷다가 나를 보면 말을 걸고 농담까지 했는데. 하루는 남편 혼자 걷는 모습을 봤다. 아내를 치매 양로원에 입원시켰다고 했다. 기억력 약화로 때로는 남편도 몰라봤다고 한다. 무엇보다 몸의 균형을 잃어 잘 넘어졌단다. 몇 달 안에 사람을 몰라볼 정도로 빠른 치매의 진행 속도에 놀랐다. 미 식약청(FDA)에서 치매 약을 승인했는데 주사약 한 병에 695불이라고 한다. 암보다 무서운 것이 치매다. 전문가에 의하면 매일 1시간 운동, 1시간 독서를 하면 치매 발병 확률이 40%는 낮아진다고 한다. 그러나 운동과 독서가 말보다 쉽지 않다. 요즘 나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발 운동을 하고, 스트레칭 끈으로 팔 근육 강화 운동도 한다. 허벅지와 다리 그리고 엉덩이 살이 빠지는 노화 현상을 방지하는 운동이다. 아내와 같이 집 앞에서 걷고, 가끔 피트니스 센터 수영장에도 간다. 올해는 독서에다 신문 구독을 추가했다. 신문이 배달되면 만화를 제일 먼저 본다. 오늘 아침에는 감사하는 사람은 장수한다는 감사 찬양론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강조하는 두 가지 수필이 눈에 띄었다. 고인의 생애와 업적을 찬양하는 에피소드로 채워진 부고도 많이 읽는다. 나도 이런 식으로 부고를 미리 작성했다. 사람들이 읽으면 “이 사람 웃기네”라고 말할지 모른다. 바로 그것이다. 슬픔보다 웃음이 좋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광장 병마로 이웃 욕조용 의자 치매 양로원 치매 발병
2024.07.15. 19:18
예수께서는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하셨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이웃의 도움없이 살 수 없다면 그 같이 큰 은혜가 또 어디 있겠느냐고 하시며, 이웃에 늘 감사하고 그 은혜에 보답할 것을 강조하셨다. 몇 달째 밤새 집 앞에서 소리치며 떠드는 노숙자들, 내 돈을 떼먹고 도망간 사기꾼 친구 등 당장 한 대 쥐어박아도 시원치 않을 사람들을 내 몸 같이 사랑하라는 게 말이 되는가. 꿈에서 우연히 임종 체험을 한 적이 있다. 드라마에서나 봤던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180도 달라졌다. 필자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양복을 세탁해주는 교당 옆 세탁소 아주머니가 너무 고마웠고, 아침마다 걷는 공원을 관리해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온갖 정보를 얻고 업무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컴퓨터를 만들어 준 사람들, 미국에서는 필수인 자동차를 만들어 준 이들을 포함하여 필자를 생존케 해주는 주위 모든 인연들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꿈을 깬 이후에도 몇 달간 이 마음이 지속된 것을 보면 꿈속이었지만, 당시의 충격은 제법 컸던 것 같다. 내 몸과 생명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성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 하셨을까. 진리적으로 보면 모두가 예수님이고 부처님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사람들이 모두 부처일까.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 치자. 그럼 간혹 뉴스에 등장하는 연쇄 살인범도 부처인가. 부처님은, 진리 자체를 의미하는 법신불(法身佛)과 그 진리에서 색신으로 나타난 화신불(化身佛)로 나눌 수 있다. 화신불은 진리 그대로 나타난 정화신불(진짜 부처인)과 진리 그대로 받지 못한 편화신불(본래 부처이지만 아직은 부처가 아닌)로 나뉜다. 모든 성자와 성인들은 정(正)화신불이라 하고, 아직 깨닫지 못한 중생들은 편(偏)화신불이라 한다. 생각해 보자. 여러분 마음도 때로는 태평양보다 넓기도 하지만, 때로는 겨자씨보다 좁기도 하다. 전자일 때는 정화신불(진짜 부처)이 되는 것이고, 후자일 때는 편화신불(예비 부처)이 되는 것이다. 모두가 부처라는 말은 현실이라기보다 가능성으로 봐야 한다. 교도소 재소자들이나 노숙자들 중에서 고학력자나 사회적 지위가 높았던 사람들을 발견하면, "아, 원래는 대단한 사람이었구나"라는 놀라움과 함께 안타까움이 든다. 이전의 무시하는 마음은 온데간데없다. 불교적으로 보면 연쇄 살인범도 '원래는 부처'인 것이다. 어리석음으로 인해 죄를 지어 악과를 받아 지옥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가여운 사람들이지, 미워하고 증오해야 할 대상이 아닌 것이다.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그렇다는 말이다. "어떻게 한평생을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었습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테레사 수녀는, "저는 그들이 예수님의 분신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테레사 수녀에게 모든 인류는 예수님과 둘이 아니었던 것이다. 모든 이웃이 예수님과 부처님이라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지 못할 까닭이 없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이웃 사랑 예비 부처 진짜 부처 테레사 수녀
2024.07.01. 18:23
대한민국 예비역기독군인회 미 남서부지회(이하 기독군인회, 회장 김현석)가 월례 모임 장소와 형식을 바꿨다. 출범 이후 줄곧 김 회장이 담임목사로 있는 헌팅턴비치 한인교회에서 모임을 가져온 기독군인회는 지난달 22일부터 가든그로브의 재향군인회 미 남서부지회(회장 박굉정) 사무실(9636 Garden Grove Blvd, #28)로 모임 장소를 옮겼다. 김현석 회장은 “헌팅턴비치보다는 가든그로브가 한인들이 찾아오기 편리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기독군인회는 모임의 형식도 예배에서 찬양과 묵상, 기도, 간증의 시간으로 바꿨다. 또 회원은 물론 이웃을 초청해 식사, 다과를 나누며 부담 없이 교류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이 모임을 ‘독수리 쉼터’로 명명했다. 김 회장은 “독수리가 날개를 치며 비상하는 것처럼 삶의 어려움 속에 하나님의 힘을 얻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독수리 쉼터는 매달 네 번째 목요일 오전 11시에 문을 연다. 문의는 전화(714-887-6992)로 하면 된다.월례 이웃 이웃 초청 월례 모임 대한민국 예비역기독군인회
2024.03.10. 22:00
나는 미국이 좋다. 편하다. 낯설고 물 선 이국 땅도 맘 붙이니 덜 외롭다. 고향은 유년의 추억을 실어 나르는 호랑나비다. 호랑나비는 날개가 크고 아름답다. ‘호랑나비 한 마리가/ 꽃밭에 앉아 있는데/ 아니 도대체 왜 한 사람도 /즐겨 찾는 이 하나 없네요 (중략) 하루가 지나가도/ 아무리 기다려도/ 찾는 이도 없는데 왜’-던(DAWN)의 ‘호랑나비’중에서. 맑은 봄날, 황토 길 따라 아른거리던 아지랑이는 내 얼굴을 기억 하고 있을까. 낙동강 하류를 굽이 돌아 옆길로 빠진듯한 냇가에서 해가 비슬산 너머로 빠질 때까지 동무들과 놀았다. 머슴애는 팬티만 입고 여자애들은 내복을 걸치고 물장난을 쳤다. 발바닥이 따끔거릴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른 백사장은 사금파리처럼 반짝인다. 삼만이 아재가 짚을 꼬아 그네를 묶어준 수양버들은 온 데 간 데 없고 양철 지붕을 얹은 가게는 라면을 판다. 목젖까지 서늘하게 적셔주던 수박을 매달았던 깊고 차갑던 우리집 우물은 콘크리트로 덥힌 지 오래다. 발 뒤꿈치 들고 아! 하고 소리 지르면 우물 속에 어른거리는 내 얼굴이 작은 메아리로 되돌아왔다. 간절한 만남과 사랑의 실체가 없는 고향은 망연한 그리움일 뿐, 빛 바랜 일기장 속에 유년의 추억은 향수로 흩어진다. 이웃집에 슬픈 일이 발생했다. 그저께 밤, 앞집에 앰뷸런스와 소방차, 경찰차까지 총 출동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무슨 일인지 함부로 근접 못하고 옆집 아저씨와 지켜보며 애를 태웠는데 아침에 모시고 살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다. 브라이언 가족은 나의 소중하고 절친인 이웃이다. 친구나 자식보다 더 가깝고 필요한 사람이다. 기계나 컴퓨터는 물론 간단한 살림 도구까지 조립이 불가능한 기계치 몸치로 나는 명성이 자자하다. 아들이 대학간 뒤에는 제 컴퓨터로 원격 조절해 문제를 해결해 주더니 장가가 애 둘 뒷바라지 하느라 제 코가 백자라서 남보다 더 요원한 사이가 됐다. ‘앓느니 죽는다’는 각오로 홀로서기에 진입, 키 보드 이것저것 함부로 누르며 극한 생존대결의 길로 들어섰다. 근데 심각한 문제 발생! 20년 늙은 사업용 메인 컴퓨터가 폭파(?) 됐다. 그동안 몇 번 죽었다 살았다 하더니 드디어 사망에 이르렀다. 새 컴퓨터 구입해도 문제는 30000여개가 넘는 미술 작품과 30년 묵은 고객 명단, 포토샵과 기타 파일 등등을 복원하는 일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대장정이다. ‘뒷간에 빠졌다 나와도 장미꽃 향기 난다(fell in the outhouse came out small like roses)’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어록이다. 나의 친절한 이웃 사촌이 컴퓨터 전문가라니! 이틀 만에 새 컴퓨터로 교체하고 모든 파일을 복구 했다. 위기 상황에도 자존심 지키는 것은 필수, “컴맹이라도 난 그림은 잘 그린다”며 작품 두 점을 선물했다. 가는 정이 없으면 주는 정도 사라진다. 초상집은 먹거리가 필요할 것 같아 소문난 요리 집 치킨 윙 50개를 주문 배달했다. 맘씨 좋은 옆집 아저씨는 우리집 드라이브 웨이 눈도 치워준다. 집 앞을 왔다갔다 하면 눈치 채고 두 이웃이 손을 내밀어 도와준다.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 서툴었던 내 동작도 유연해지고 어눌했던 언어도 미끄럼을 타기 시작했다. 정 붙이면 모든 것들이 정겨워진다. 내 청춘과 장년을 송두리채 바치고 활화산처럼 타올랐던, 내가 발 딛고 사는 곳이 나의 고향이다. 이젠 방황하지 않는다. 내 땅 남의 땅 내 것 네 것 가리지 않는다. 지구는 둥글고 하나다. 고향은 아련한 추억으로, 그리움은 잘 익은 포도주처럼 달달하게 혀끝을 적신다. 사촌보다 자식(?)보다 더 좋은 이웃을 사랑하며 매일 미국을 배운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사촌 이웃 이웃 사촌 우리집 우물 옆집 아저씨
2024.01.30. 13:20
“앞으로도 경기의 교훈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워라’를 마음에 새겨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사는 경운회가 되겠습니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경기여고 동문회의 신경자 회장과 이춘자 이사장은 “우리가 속한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고 시대를 앞서가며 사회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가르침을 토대로 선후배 동문 모두 활동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한인사회를 이끌어갈 미래 세대를 위해 앞으로도 장학사업을 통해 든든한 기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일명 ‘경운회’로 불리는 경기여고 동문회는 1973년 첫 모임을 시작했다. 15년 뒤에 경기재단을 설립, 지난 35년간 매년 20~30명의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신 회장은 “초창기엔 1인당 장학금이 1000달러였지만 동문의 자발적인 기부와 참여로 장학 재단이 성장하면서 지금은 장학금 액수도 2500달러로 뛰었다”며 “무엇보다 장학금 신청자격을 개방함으로써 학비가 필요한 한인 학생들이 도움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경운회의 또 다른 특징은 한인 비영리 단체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이 이사장은 “한인 커뮤니티를 도울 방법을 찾다가 2010년 비영리단체로 등록하고 해마다 10개 단체를 선정해 기부하고 있다”며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우리의 기부금이 사회 곳곳을 밝히는 데 사용돼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경운회를 통해 지원받은 곳도 다양하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의 쉼터인 푸른 초장의 집을 비롯해 샬롬장애인선교회, 한미여성회, 한미가정상담소, 한미연합회(KAC), 삼일절여성동지회, 한슈나이더인터내셔널 등이 있다.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해 2월 발생한 터키 대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성금 2만 달러를 걷어 뉴욕 터키대사관을 통해 컨테이너 하우징 프로그램에 전달했다. 또 8월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피해자들을 위해서도 총 1만8000달러를 기부했다. 앞서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정신적, 경제적 타격을 받은 캘리포니아 우크라이나 유학생 9명에게 생활보조금으로 2000달러씩 전달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마우이섬 산불 피해자들을 위해 동문이 걷은 기부금 9000달러에 동문회 기금 9000달러를 매치해 기부했다”며 “가장 감사한 건 한마음으로 동참하는 동문이다. 이는 경운회가 가진 최고의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인 노병 4명을 찾아가 손으로 쓴 카드와 감사의 선물을 전달했다. 신 회장은 “이 역시 동문이 자발적으로 참전용사들을 찾아 나서서 이뤄진 일이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가 필요한 일을 지원할 수 있는 경운회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운회는 오는 20일 용수산에서 총회를 열고 2024-25년도 회장으로 선출된 최미길 신임 회장의 취임식도 진행한다. ▶문의: (562)865-3664 신경자 회장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게시판 이웃 경기여고 동문회 신경자 회장 장학금 신청자격
2024.01.15. 18:00
"샴버그 시는 1년 6개월 전 한 대당 100만 달러에 달하는 전기버스를 2대 구입했는데 한 번도 운행되지 않은 채 멈춰 서 있습니다. 전기버스 충전을 위해 디젤 발전기를 돌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류를 탄 충분한 검토와 대책 없는 전시행정으로 무려 200만 달러의 세금을 낭비한 것입니다." 내년 4월 실시되는 샴버그 타운십 트러스티(Schaumburg Township Trustee) 선거에 출마하는 대니얼 이(한국명 이승훈.사진) 후보는 직업 정치인이 아닌 평범한 이웃들의 정치 참여를 강조했다. 제대로 된 노동을 해보지 않은 정치인들의 보여주기식 행정과 이에 따른 예산 남용 세금 인상 등의 악순환보다 교사 의사 비즈니스맨 목수 등 평범한 이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게 지역 사회를 위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처럼 커뮤니티의 안전과 발전은 주민들의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웨스트포인트(육사) 3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과 일리노이 스테이트 대학(ISU) 진학이 결정된 딸이 잘 성장한 데는 커뮤니티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이에 대한 보답과 작은 마을(Small Town)의 가치를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 특히 그는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는 남녀 공용 화장실 문제 성전환자의 스포츠 출전 등과 같은 문제는 생각의 차이가 아니라 넌센스(nonsense)"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안전한 지역으로 평가되던 서버브 지역에서 최근 부쩍 급증한 카재킹이나 강절도 사건 등 강력 범죄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치안 강화 경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중학교 2학년 때인 지난 1988년 도미 플로리다서 중고교를 마친 후 뉴햄프셔 군사대학(American Military University)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1995년 시카고에 터를 잡았다. 이후 금융 재정 무역업 등에 종사하며 JC 회장 무역인협회장 시카고 한인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는 등 한인 커뮤니티 활동에도 두루 참여했다. 현재 무역업에 종사하면서 한국 경산에 있는 경북 인큐베이터의 스타트업 회사들을 상대로 멘토링을 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호프만 에스테이츠 빌리지서 2가지 직책의 커미셔너(Economic Development Commission 및 Planning & Zoning Commission)도 맡고 있다. 소수계로는 현재 유일하게 출마가 확정된 이 후보는 "지역 특성상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지역 내 한인과 아시안 주민들의 지지가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상식의 회복'(Bring Back Common Sense)을 위한 한인 및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 이 후보는 현재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으며 내달 후원회 등도 준비 중이다. 노재원 기자시카고 대니얼 이웃 직업 정치인 정치 참여 한인 커뮤니티
2024.01.12. 20:37
“샴버그 시는 1년 6개월 전 한 대당 100만 달러에 달하는 전기버스를 2대 구입했는데 한 번도 운행되지 않은 채 멈춰 서 있습니다. 전기버스 충전을 위해 디젤 발전기를 돌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류를 탄, 충분한 검토와 대책 없는 전시행정으로 무려 200만 달러의 세금을 낭비한 것입니다.” 내년 4월 실시되는 샴버그 타운십 트러스티(Schaumburg Township Trustee) 선거에 출마하는 대니얼 리(사진•한국 이름 이승훈•공화) 후보는 직업 정치인이 아닌 평범한 이웃들의 정치 참여를 강조했다. 제대로 된 노동을 해보지 않은 정치인들의 보여주기식 행정과 이에 따른 예산 남용, 세금 인상 등의 악순환보다 교사, 의사, 비즈니스맨, 목수 등 평범한 이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게 지역 사회를 위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시카고 중앙일보를 방문한 이 후보는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는 속담처럼 커뮤니티의 안전과 발전은 주민들의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웨스트포인트(육사) 3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과 일리노이 스테이트 대학(ISU) 진학이 결정된 딸이 잘 성장한 데는 커뮤니티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이에 대한 보답과 작은 마을(Small Town)의 가치를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 특히 그는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는 남녀 공용 화장실 문제, 성전환자의 스포츠 출전 등과 같은 문제는 생각의 차이가 아니라 넌센스(nonsense)”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그 동안 안전한 것으로 평가 되던 서버브 지역에서 최근 부쩍 급증한 카 재킹이나 강•절도 사건 등 강력 범죄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치안 강화, 경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중학교 2학년 때인 지난 1988년 도미, 플로리다서 중고교를 마친 후 뉴햄프셔 미 군사대학(American Military University)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1995년 시카고에 터를 잡았다. 이후 금융, 재정, 무역업 등에 종사하며 JC 회장, 무역인협회장, 시카고 한인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는 등 한인 커뮤니티 활동에도 두루 참여했다. 현재 무역업에 종사하면서 한국 경산에 있는 경북 인큐베이터의 스타트업 회사들을 상대로 멘토링을 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호프만 에스테이츠 빌리지서 2가지 직책의 커미셔너(Economic Development Commission 및 Planning & Zoning Commission)도 맡고 있다. 소수계로는 현재 유일하게 출마가 확정된 이 후보는 “지역 특성상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지역 내 한인과 아시안 주민들의 지지가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상식의 회복’(Bring Back Common Sense)을 위한 한인 및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 이 후보는 현재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으며 내달 후원회 등도 준비 중이다. 웹사이트(www.Citizens4DanielLee.com), 이메일 [email protected], 전화 847-630-2615. 노재원이웃 상식 직업 정치인 정치 참여 한인 커뮤니티
2024.01.08. 13:35
롱아일랜드한인회가 오는 19일 아이젠하워파크에서 30년 전통의 한인사회 최대 축제인 한미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이날 축제는 오후 6시부터 7080세대들을 추억에 젖게 만들 팝송 연주와 국악, 태권도, K-팝 댄스 무대 등으로 화려하게 구성될 예정이다. 초청 가수 김미화를 비롯해 본스타, 미동부국악협회, 영뮤직·YHPARK 태권도 아카데미, 나눔밴드, 지정식 악단 및 오케스트라가 출연해 무대를 선보이고, 김애지·에드워드 박이 진행한다. 14일 축제 홍보차 본사를 방문한 문용철 회장은 "35년째 이어지는 한미문화축제에 많은 동포 분들이 오셔서 즐겼으면 좋겠다. 뉴욕에서 이렇게 큰 규모로 한인 동포 축제의 장을 여는 건 롱아일랜드뿐"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행사에 일찍 참여하는 이들에게는 김밥이 증정될 예정이며, 식전 순서로 '즉석노래자랑'도 준비돼 있어 노래 실력을 뽐내고 다양한 경품을 받아 갈 수도 있다. 김애지 사무총장은 "노래자랑에 한복을 입고 참석하면 의상상도 받을 수 있다. 장롱 속에 넣어둔 한복 입고 축제 현장에 나와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한복을 주류문화에 홍보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축제는 알렉스 문, 에드워드 박, 헨리 전, 다원 김 등 한인 2세들이 차세대 위원으로 참여했다. 문 회장은 "코리안아메리칸의 뿌리를 2세들이 같이 짊어지고 문화를 알리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내년부터는 차세대 위원들이 전면에 나서 한인 커뮤니티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연환 이사장은 "팬데믹이 끝난 만큼 뉴욕·뉴저지 한인 동포들이 타민족 이웃들을 데리고 와서 한국 문화를 홍보하고 함께 축제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타민족 이웃 타민족 이웃들 한국 문화 차세대 위원들
2023.08.14. 2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