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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챗 지피티 (2)

요즘 매주 만나는 젊은 엄마의 말에 의하면, 친구 엄마들이 그렇게 매일 챗지피티한테 속마음을 털어놓고 상담을 받는다고 한다. 상담을 아주 잘해주고, 심지어 사주도 봐준다고 한다. 앗, 안되는데!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직업 1위가 분명히 상담사라고 했는데!   불과 2개월 전에, 인공지능이 아무리 영리하고 편리하고 공감을 해주어도, 결국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과 대화하며 소통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썼었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은 점점 더 인공지능에게 정서적 돌봄까지 맡기고, 온갖 조언을 구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거의 무한한 검색력과 분석력, 창작력을 가지고, 뭔가 더 해주겠다고 계속 말을 걸어오는 이 인공지능은, 의사,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하고, 미술작품 대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얘네들 때문에, 신입 변호사들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 개발자들이 수없이 해고된다. 아이들이 쓰기를 거부하고 인공지능에게 에세이를 맡기고, 일부 교사나 교수들은 인공지능이 제공한 것을 그대로 가르쳐 문제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미래에 거시적으로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추측과 논란이 난무한다. 하지만 지금 현재도, 인공지능을 ‘남용’하지는 말아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그 첫째가 물과 전력이다. 인공지능은 훈련하고 입력한 자료만으로 일한다. 그렇게 빨리 정확히 일을 하게 만들려면, 한 질문에도 수십억, 수천억 개의 연산을 해야 한다. 우리 작은 컴퓨터나 전화기도 쓰다보면 열이 나는데,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고성능 GPU와 서버들에서는 얼마나 엄청난 열이 발생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다 물로 냉각을 시켜야 한다니!     대형 AI 모델은, 훈련에만도 수십만 리터의 물이 쓰인다고 보고된다. 아프리카 한 마을의 갈증도 족히 해소시킬 수 있었을 분량이다. 심지어 간단한 질문 하나에도 수백 밀리리터의 물이 쓰인다니, 괜히 심심해서 뭐 한번 물어볼 때마다, 소중한 물을 한 컵씩을 계속 쏟아버리는 셈이다.   지난주 독립기념일 새벽, 텍사스 힐 컨트리 지역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과달루페 강 유역과 캠프 미스틱 인근에서는 불과 45분 만에 강 수위가 8미터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강이 범람하면서 주변 캠프장과 마을을 순식간에 덮쳤다. 캠프 참가 중이던 수십명의 어린이들과 청소년, 캠프 지도자들이 한밤중 불과 4시간 사이에 내린 집중 호우로 생명을 잃었고, 수십명의 실종자를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다.   안 그래도 기후는 무서울 정도로 해가 갈수록 이변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인공지능 기업들이 친환경 에너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고는 하지만, 이제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는 인공지능 사용으로 인한 물과 전력 사용, 그리고 탄소 발생이 기후 이변을 얼마나 더 가속화시킬  것인지 걱정이 된다.   물론 나도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하지만 설교 번역이나, 기타 통합적 작업이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간단한 질문은 구글을 사용한다. 구글은 인공지능에 비해 소비하는 전력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구글도 지금 제미나이 같은 AI에 총매진하고 있다!)     아, 제발 단순한 정보는 나 스스로 찾자! 아니면 사람에게 물어보자! 오늘 저녁 뭐해 먹을까? 내가 정하면 되지, 왜 이런 거까지 AI에게 물어보냐고!!!  나도 이제  인공지능에게, 나 이뻐? 이런 거 절대 묻지 않기로 했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 치료사살며 생각하며 인공지능 사용 인공지능 기업들 전력 사용

2025.07.09. 22:07

[삶의 뜨락에서] 손맛이 그리운 때

자고 일어나면 신기술이 쏟아져 나온다. 디지털화로 우리의 생활이 편리해졌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예전에 좋은 의사는 지식과 경험, 청진기 하나면 가능했지만, 요즘은 수십 개의 디지털 기기의 도움 없이는 진단과 치료가 어렵게 되었다.     우리는 모든 것이 급변하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너무 많은 정보 홍수에 휘청거린다. 더 나아가 AI(Artificial Intelligent) 시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기도 한다. AI가 얼마나 감정을 학습하고 전달할 수 있는가는 앞으로의 숙제다. AI가 창조와 창작 능력도 뛰어나다고 하지만 아직은 미숙아 단계다.     지난 5월부터 할리우드 작가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작가의 처우 개선과 근무 환경개선, 그리고 인공지능 사용 제한을 요구한다. AI는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리나 요약을 잘하고 시키는 일을 잘 수행할 뿐만 아니라 어떤 질문에도 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AI는 요구 사항에 따라 초안을 쓸 수는 있지만 제대로 완성도 있는 작품을 쓸 수는 없다.   할리우드 제작자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AI에 대본 초안을 작성하게 하고 작가들에게 이를 수정하라고 지시한다. 작가가 이 초안을 수정하게 되면 초안을 쓴 사람한테 저작권이 있다는 주장까지 가능하게 된다. AI는 도구일 뿐 작가가 아니다. 작가는 AI가 쓴 초안을 보정하고 생명력을 불어넣어 창작품을 완성 시킨다. 결국 AI는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일을 맡기는 대행 서비스 역할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은 호기심이 없다. 인간의 호기심은 인간만이 가진 최대의 강점이다. 인공지능은 주인인 인간이 주입한 자료를 통합, 관리, 요약해서 적재적소에 맞는 대답을 인간보다 잘한다. 한번 입력된 자료는 계속 살아있으며 몇 번이고 재사용할 수가 있다. 인공지능은 한번 입력된 자료가 자산이지만 인간은 호기심이 많아 계속 전진하고 진취적인 태도로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 변화의 소용돌이에 동요되어 중심을 잃고 여기저기로 휩쓸리게 되면 불안하다. 불안은 많은 병을 유발한다. 병을 키우기 전에 우리는 두 발을 굳게 땅에 심어야 한다. 우리의 삶이 기계화될수록 우리는 인간적인 삶을 그리워한다. 손맛을 그리워한다. 한 15년 전에 미술에 관심 있는 친구 셋이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뮤지엄과 갤러리를 방문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한 6개월은 재미가 있었으나 그 후로는 모든 트렌드가 영상 비디오로 흘러가서 그만두었다. 우리가 그 당시 원했던 것은 손으로 붓을 잡고 그린 그림이었다.  모두 기계화된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우리는 허허롭고 외따롭다.     homemade와 handmade가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모두 인간적인 것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삶이란 사람의 손에서 전해지는 정성과 피부에서 전해지는 온기, 가슴에서 피어나 오는 사랑을 느끼는 감동이 아닐까. 또 하나 사랑의 눈빛은 AI가 결코 학습할 수 없는 우리 인간만의 자산이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손맛 인공지능 사용 대본 초안 근무 환경개선

2023.09.11. 19:03

[삶의 뜨락에서] 손맛이 그리운 때

자고 일어나면 신기술이 쏟아져 나온다. 디지털 세계는 산업화를 가속해 우리의 생활은 고도로 편리하게 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컴퓨터와 과학기술은 경영, 경제, 금융, 기계와 산업사회에 막대한 변화와 진화를 도왔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예전에 좋은 의사는 지식과 경험, 청진기 하나면 가능했지만, 요즘은 수십 개의 디지털 기기의 도움 없이는 진단과 치료가 어렵게 되었다. 일단 환자가 입원하게 되면 수십 번의 혈액검사, X-ray, CT Scan, MRI, 초음파 검사 등 의사의 임무는 이 모든 테스트 결과를 종합하는 일이다.     이처럼 우리는 모든 것이 급변하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너무 많은 정보홍수에 휘청거린다. 스마트폰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다. 구글 없이는 문맹인이 된다. 더 나아가 AI(Artificial Intelligent) 시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기도 한다. AI가 얼마나 감정을 학습하고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가는 앞으로의 숙제다. AI가 창조와 창작 능력도 뛰어나다고 하지만 아직은 미숙아 단계다.     지난 5월부터 한동안 미국 전역에 작가 파업과 시위가 계속되었었다. 작가 처우 개선과 근무 환경개선, 그리고 인공지능 사용 제한을 요구하자 이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어 일파만파 확산하여 갔다. AI는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학습을 통하여 정리나 요약을 잘하고 시키는 일을 잘 수행할 뿐만 아니라 어떤 질문에도 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AI는 요구 사항에 따라 초안을 쓸 수는 있지만 제대로 완성도 있는 작품을 쓸 수는 없다. 할리우드 제작자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AI에 대본 초안을 작성하게 하고 작가들에게 이를 수정하라고 지시한다. 작가가 이 초안을 수정하게 되면 초안을 쓴 사람한테 저작권이 있다는 주장까지 가능하게 된다. AI는 작가의 도구일 뿐 작가가 아니다. AI가 쓴 초안에 작가는 이를 보정하고 생명력을 불어넣어 창작품을 완성 시킨다. 결국 AI는 인간의 작품이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인간이 해야 할 일을 맡기는 대행 서비스 역할에 불과하다. 인간의 호기심과 창조 능력은 무한해서 앞으로 어떤 작품들이 탄생할지 기대된다.     인공지능은 호기심이 없다. 인간의 호기심은 인간만이 가진 최대의 강점이다. 인공지능은 주인인 인간이 주입한 자료를 통합, 관리, 요약해서 적재적소에 맞는 대답을 인간보다 잘한다. 한번 입력된 자료는 계속 살아있으며 몇 번이고 재사용할 수가 있다. 인간은 인간의 기억력은 믿을 수가 없지만 AI의 답을 읽는 중에도 행간에 숨어있는 뜻을 통찰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한번 입력된 자료가 자산이지만 인간은 호기심이 많아 계속 전진하고 진취적인 태도로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세상이 너무 급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 변화의 소용돌이에 동요되어 중심을 잃고 여기저기로 휩쓸리게 되면 불안하다. 불안은 많은 병을 유발한다. 병을 키우기 전에 우리는 두 발을 굳게 땅에 심어야 한다. 우리의 삶이 기계화될수록 우리는 인간적인 삶을 그리워한다. 손맛을 그리워한다. 한 15년 전에 미술에 관심 있는 친구 셋이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뮤지엄과 갤러리를 방문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한 6개월은 재미가 있었으나 그 후로는 모든 트렌드가 영상 비디오로 흘러가서 그만두었다. 우리가 그 당시 원했던 것은 손으로 붓을 잡고 그린 그림이었다. 세상이 모두 기계화된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우리는 허허롭고 외따롭다.     homemade와 handmade가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모두 인간적인 것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삶이란 사람의 손에서 전해지는 정성과 피부에서 전해지는 온기, 가슴에서 피어나 오는 사랑을 느끼는 감동이 아닐까. 또 하나 사랑의 눈빛은 AI가 결코 학습할 수 없는 우리 인간만의 자산이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손맛 인공지능 사용 대본 초안 근무 환경개선

2023.09.0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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