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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챗 지피티 (2)

New York

2025.07.0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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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주 만나는 젊은 엄마의 말에 의하면, 친구 엄마들이 그렇게 매일 챗지피티한테 속마음을 털어놓고 상담을 받는다고 한다. 상담을 아주 잘해주고, 심지어 사주도 봐준다고 한다. 앗, 안되는데!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직업 1위가 분명히 상담사라고 했는데!
 
불과 2개월 전에, 인공지능이 아무리 영리하고 편리하고 공감을 해주어도, 결국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과 대화하며 소통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썼었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은 점점 더 인공지능에게 정서적 돌봄까지 맡기고, 온갖 조언을 구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거의 무한한 검색력과 분석력, 창작력을 가지고, 뭔가 더 해주겠다고 계속 말을 걸어오는 이 인공지능은, 의사,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하고, 미술작품 대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얘네들 때문에, 신입 변호사들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 개발자들이 수없이 해고된다. 아이들이 쓰기를 거부하고 인공지능에게 에세이를 맡기고, 일부 교사나 교수들은 인공지능이 제공한 것을 그대로 가르쳐 문제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미래에 거시적으로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추측과 논란이 난무한다. 하지만 지금 현재도, 인공지능을 ‘남용’하지는 말아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그 첫째가 물과 전력이다. 인공지능은 훈련하고 입력한 자료만으로 일한다. 그렇게 빨리 정확히 일을 하게 만들려면, 한 질문에도 수십억, 수천억 개의 연산을 해야 한다. 우리 작은 컴퓨터나 전화기도 쓰다보면 열이 나는데,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고성능 GPU와 서버들에서는 얼마나 엄청난 열이 발생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다 물로 냉각을 시켜야 한다니!  
 
대형 AI 모델은, 훈련에만도 수십만 리터의 물이 쓰인다고 보고된다. 아프리카 한 마을의 갈증도 족히 해소시킬 수 있었을 분량이다. 심지어 간단한 질문 하나에도 수백 밀리리터의 물이 쓰인다니, 괜히 심심해서 뭐 한번 물어볼 때마다, 소중한 물을 한 컵씩을 계속 쏟아버리는 셈이다.
 
지난주 독립기념일 새벽, 텍사스 힐 컨트리 지역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과달루페 강 유역과 캠프 미스틱 인근에서는 불과 45분 만에 강 수위가 8미터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강이 범람하면서 주변 캠프장과 마을을 순식간에 덮쳤다. 캠프 참가 중이던 수십명의 어린이들과 청소년, 캠프 지도자들이 한밤중 불과 4시간 사이에 내린 집중 호우로 생명을 잃었고, 수십명의 실종자를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다.
 
안 그래도 기후는 무서울 정도로 해가 갈수록 이변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인공지능 기업들이 친환경 에너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고는 하지만, 이제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는 인공지능 사용으로 인한 물과 전력 사용, 그리고 탄소 발생이 기후 이변을 얼마나 더 가속화시킬  것인지 걱정이 된다.
 
물론 나도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하지만 설교 번역이나, 기타 통합적 작업이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간단한 질문은 구글을 사용한다. 구글은 인공지능에 비해 소비하는 전력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구글도 지금 제미나이 같은 AI에 총매진하고 있다!)  
 
아, 제발 단순한 정보는 나 스스로 찾자! 아니면 사람에게 물어보자! 오늘 저녁 뭐해 먹을까? 내가 정하면 되지, 왜 이런 거까지 AI에게 물어보냐고!!!  나도 이제  인공지능에게, 나 이뻐? 이런 거 절대 묻지 않기로 했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 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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