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벨 가든 완공 11주년 기념식 및 한국문화축제가 지난 20일, 비엔나 소재 매도우락 공원에서 열렸다. 화창한 날씨 속, 소풍을 나온 지역민들과 관계자들 총 5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가운데, 방문객들은 재단 측이 준비한 불고기, 잡채, 만두, 전 등이 수북이 담긴 점심을 들고 잔디 광장에 앉아 문화공연과 행사를 즐기며 5월의 푸르름을 만끽했다. 한미문화재단 이정화 이사장은 “올해는 한미수교 141주년,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특별한 해인 만큼 오늘의 행사는 더욱 의미가 있다”며 “우리 마음의 고향이자 쉼터인 코리안 벨 가든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를, 다민족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욱 뜻깊다”고 밝혔다. 이어 “코리안 벨가든이 한미 양국 간에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하기까지 협조해 준 건립위원들과 봉사자들께 감사드리며, 특히 건립부지를 찾게도와 준 코리안 벨가든의 갓 마더, 페니 그로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제프 맥케이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장, 챕 피터슨 VA주상원의원, 페니 그로스 메이슨 디스트릭 수퍼바이저, 월터 알콘 헌터밀 디스트릭 수퍼바이저, 임소정, 빌리 베이츠 페어팩스 시의원 등이 참석해 축사하며 벨 가든의 11주년을 함께 기뻐했다. 또 김봉주 영사관이 조현동 대사의 축사를, 헤롤드 변 VA 법무부장관 선임자문(대민지원활동 담당)이 제이슨 미야레스 법무장관의 축사를 대독했다. 이어 한미문화재단은 올해도 북버지니아 공원국에 영구관리기금 2만 달러를 전달했다. 이 이사장은 “코리안 벨 가든이 한인 이민 역사의 이정표와 모범사례로 잘 보존, 관리될 수 있도록 북버지니아 공원국의 코리안 벨 가든 영구 관리 기금 마련에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사임당상과 장한 부모님상, 명예상의 시상식도 진행돼 각각 박인숙, 도한진(타이거 아이즈 태권도)씨와 페니 그로스 메이슨 디스트릭 수퍼바이저가 수상했다. 문화공연으로 타이거 아이즈(감독 도한진)의 태권도 시범과 워싱턴 글로리아 크로마하프 찬양단(단장 김영란)의 연주, JUB 문화예술단(단장 변재은)의 난타 공연과 ‘홀로 아리랑’ 독무 공연, 색소폰(클라라 하)연주 등이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이외에도 왕과 왕비 행렬(우태창 회장), 한국 혼례복 체험(배석범, 엘리자벳 배), 윷놀이(준비 윤희균)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풍성한 상품이 준비돼 흥을 돋우었다. 행사 말미에는 ‘평화의 종’ 타종으로 평화와 화합의 종소리가 웅장히 울려 퍼지며 행사는 성대히 막을 내렸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종소리 평화 코리안 벨가든 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장 한미문화재단 이정화
2023.05.22. 15:08
무거운 문 갈아 끼운 겨울 영토에서 은빛 종소리 혼자 듣는다 눈 감으면 열리는 무중력의 세상 살찐 언어들이 앞다퉈 줄을 설 때 누군가 던진 돌처럼 날아온 칼의 소리 바람든 꿈들을 일시에 잘라 버린다 숨도 쉬지 않고 쌓아 올린 탑을 순간에 무너뜨린다 텅 빈 몸이 맑게 울 수 있다고 서늘하게 뚫리는 불통의 벽 스테인드글라스에서튕겨 나온 푸른 빛이 어둠을 쪼개고 그때서야 보이는 바닥에 듣지 못하는 사람의 귀에서 떨어진 때 묻은 말들 절름거리며 구석으로 몰려간다 윤자영 / 시인·뉴저지글마당 종소리 은빛 종소리 겨울 영토
2023.01.06. 17:50
종소리 제야
2023.01.01. 20:49
LA에서 제야의 종소리가 3년 만에 다시 울려 퍼진다. 우정의 종 보존위원회(회장 박상준·이하 위원회)가 오는 31일 2023년 신년 맞이 우정의 종을 울린다. 이번 제야의 종 타종식은 2019년 타종식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이뤄지는 행사다. 이가연 수석부회장은 “그간 팬데믹으로 타종을 하지 못했는데 6개월 전부터 개종을 하면서 제야의 종 타종식을 하는 것에 대해 주민분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타종 행사가 한인들뿐만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에서 하나의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특별히 민주평통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화합과 평화’를 주제로 진행된다. 박상준 회장은 “2023년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 이번 제야의 종 타종행사는 민주평통과 함께한다”며 “한미 양국의 우호 협력 관계를 다지고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에서 뜻깊은 타종 행사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올해로 45회째를 맞은 제야의 타종식은 오는 31일 샌피드로 앤젤레스게이트파크(3601 S. Gaffey St. San Pedro)에 있는 우정의 종각에서 개최된다. 이날 오후 10시 45분부터 종각 개방과 함께 주민들에게 따뜻한 커피와 음료, 마스크, 손 세정제 등이 제공된다. 또한 퓨전 국악밴드 ‘해밀’의 ‘치유와 화합’을 주제로 한 공연이 진행된 뒤 한인 및 주류 사회 주요 인사들의 신년 인사 및 축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김영완 LA총영사와 제니스 한 LA카운티 수퍼바이저, 팀 맥오스컬 LA시의원(15지구) 등이 초청됐다. 자정이 되면 신년맞이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33번 타종이 거행된다. 한편, ‘우정의 종’은 1976년 미국의 독립 200주년을 맞아 한미 양국의 우의를 다지는 뜻에서 대한민국이 미국에 기증한 우정의 선물이다. 2006년 우정의 종 관리를 위해 비영리단체 우정의 종 보존위원회가 설립됐다. 연중 새해 첫날(1월 1일), 한인의 날(1월 13일),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한국 광복절(8월 15일), 제헌절(9월 17일)까지 5번 타종을 하며 지난해부터 흑인 노예 해방의 날인 준틴스데이(6월 20일)에도 타종하기 시작했다. 장수아 기자종소리 보존위 타종식 이후 타종 행사 이번 제야
2022.12.23. 21:29
시간을 알리는 교회 종소리가 멀리서 은은하게 전자음으로 울려 퍼진다. 이 집에 이사 온 지도 벌써 일 년 반이 지났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툴지만, 종소리만은 익숙해져서 기다려진다. 교회 종소리는 복음을 전파하는 목적도 있지만, 삶에 지친 영혼을 달래주기에 더 정겹다. 청아하고 은은한 멜로디로 도시의 틈새 안으로 스며들어 우리 곁에 머문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교회당. 새로운 도시를 감싸고 보호하듯 내려다보며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새벽녘에 울리는 종소리는 전날 답답했던 가슴을 활짝 열어주고 새로 시작하게 한다. 낮에는 삶의 소리로 들려오고, 저녁에는 바람과 함께 풀잎을 누비며 깨달음의 소리로 더욱 울림이 크게 들려온다. 바쁜 일상에서 소중한 무언가가 빠진 것 같은 허전한 마음에 감동과 깨달음의 기쁨을 느낄 수가 있다. 따뜻하고 진한 사랑의 소리, 누군가가 나를 걱정해주고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날은 뜨겁게 내 귀를 지나 가슴을 감싸준다. 종소리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은 죄를 잠시나마 회개하게 한다. 본능적으로 인간은 욕심이 마음에 자리하고 있기에 잘 조절하면 죄를 덜 짓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도하고 명상하면서 의지하고 노력한다면 성공한 것인데, 깨닫지 못하고 사는 게 인간이다. 사람은 언제나 자기에게 부족한 것만을 생각하고 욕심을 쫓아서 살아간다. ‘내가 남에게 준 것은 내 것이고 내가 남에게 주지 않으려 애쓰는 것은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다’라고 들었다.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게 우리 곁을 지나간다. 후회 없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삶이 바람결에 우습게 흩날리는 나뭇잎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삶이 내 안에서 빛을 향해 구체적으로 변해야 하기에 회개하고 기도한다. 잠시 삶에 지쳐있거나 육신이 아플 때는 종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스스로 감당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마음 안에는 기쁨이 생길 수가 없다. 종소리의 울림이 내 안에서 깨닫지를 못하고 있다. 깨달음이 없으면 귀가 열릴 수가 없다. 내 삶 속에 스며드는 생명, 빛과 같은 영혼의 울림, 내 안의 가슴속에서 숨 쉬고 있는 존재이다. 빛과 사랑의 종소리가 하루를 열어주고 또 하루를 마감하게 해준다. 울림을 주는 소리가 시간 맞추어 들리면 내 안의 가슴속에 작은 나라가 이루어진다. 사랑으로 인간을 만나게 하는 최초의 교감이 되기도 한다. 종소리는 늘 이렇게 내 가슴속을 파고든다. 가끔 힘들고 지쳐 아무것도 하기 싫고 무기력해졌을 때 들리는 종소리는 내게 깨달음과 활력을 주기도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집안에 갇혀 지내다 보니 은은한 전자음의 멜로디에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낀다. 때로는 그 소리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아주 천천히 5분을 넘게 느릿하게 계속 울리는 정감 있는 소리, 투명한 소리, 아름다운 소리 언제부턴가 그 소리에 귀 기울여진다. 우리 함께 한 곳을 바라보며 살았으면 하는 간절함이다. 오늘도 나의 메마른 가슴에 깨달음의 종소리가 울린다. 갑자기 숙연해진다. 세월이 흐르면 그리운 기억으로만 남을 아름다운 교회 종소리. 김카니 / 수필가이 아침에 깨달음 종소리 교회 종소리 소리 누구 진한 사랑
2022.08.01. 20:11
시간을 알리는 교회 종소리가 멀리서 은은하게 전자음으로 울려 퍼진다. 이 집에 이사 온 지도 벌써 일 년 반이 지났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툴지만, 종소리만은 익숙해져서 기다려진다. 교회 종소리는 복음을 전파하는 목적도 있지만, 삶에 지친 영혼을 달래주기에 더 정겹다. 청아하고 은은한 멜로디로 도시의 틈새 안으로 스며들어 우리 곁에 머문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교회당. 새로운 도시를 감싸고 보호하듯 내려다보며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새벽녘에 울리는 종소리는 전날 답답했던 가슴을 활짝 열어주고 새로 시작하게 한다. 낮에는 삶의 소리로 들려오고, 저녁에는 바람과 함께 풀잎을 누비며 깨달음의 소리로 더욱 울림이 크게 들려온다. 바쁜 일상에서 소중한 무언가가 빠진 것 같은 허전한 마음에 감동과 깨달음의 기쁨을 느낄 수가 있다. 따뜻하고 진한 사랑의 소리, 누군가가 나를 걱정해주고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날은 뜨겁게 내 귀를 지나 가슴을 감싸준다. 종소리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은 죄를 잠시나마 회개하게 한다. 본능적으로 인간은 욕심이 마음에 자리하고 있기에 잘 조절하면 죄를 덜 짓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도하고 명상하면서 의지하고 노력한다면 성공한 것인데, 깨닫지 못하고 사는 게 인간이다. 사람은 언제나 자기에게 부족한 것만을 생각하고 욕심을 쫓아서 살아간다. ‘내가 남에게 준 것은 내 것이고 내가 남에게 주지 않으려 애쓰는 것은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다’라고 들었다.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게 우리 곁을 지나간다. 후회 없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삶이 바람결에 우습게 흩날리는 나뭇잎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삶이 내 안에서 빛을 향해 구체적으로 변해야 하기에 회개하고 기도한다. 잠시 삶에 지쳐있거나 육신이 아플 때는 종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스스로 감당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마음 안에는 기쁨이 생길 수가 없다. 종소리의 울림이 내 안에서 깨닫지를 못하고 있다. 깨달음이 없으면 귀가 열릴 수가 없다. 내 삶 속에 스며드는 생명, 빛과 같은 영혼의 울림, 내 안의 가슴속에서 숨 쉬고 있는 존재이다. 빛과 사랑의 종소리가 하루를 열어주고 또 하루를 마감하게 해준다. 울림을 주는 소리가 시간 맞추어 들리면 내 안의 가슴속에 작은 나라가 이루어진다. 사랑으로 인간을 만나게 하는 최초의 교감이 되기도 한다. 종소리는 늘 이렇게 내 가슴속을 파고든다. 가끔 힘들고 지쳐 아무것도 하기 싫고 무기력해졌을 때 들리는 종소리는 내게 깨달음과 활력을 주기도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집안에 갇혀 지내다 보니 은은한 전자음의 멜로디에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낀다. 때로는 그 소리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아주 천천히 5분을 넘게 느릿하게 계속 울리는 정감 있는 소리, 투명한 소리, 아름다운 소리 언제부턴가 그 소리에 귀 기울여진다. 우리 함께 한 곳을 바라보며 살았으면 하는 간절함이다. 오늘도 나의 메마른 가슴에 깨달음의 종소리가 울린다. 갑자기 숙연해진다. 세월이 흐르면 그리운 기억으로만 남을 아름다운 교회 종소리. 김카니 / 수필가이 아침에 깨달음 종소리 교회 종소리 소리 누구 진한 사랑
2022.07.28. 19:03
무거운 문 갈아 끼운 겨울 영토에서 은빛 종소리 혼자 듣는다 눈 감으면 열리는 무중력의 세상 살찐 언어들이 앞다퉈 줄을 설 때 누군가 던진 돌처럼 날아온 칼의 소리 바람든 꿈들을 일시에 잘라 버린다 숨도 쉬지 않고 쌓아 올린 탑을 순간에 무너뜨린다 텅 빈 몸이 맑게 울 수 있다고 서늘하게 뚫리는 나의 귀 스테인드글라스에서튕겨 나온 푸른 빛이 게으른 어둠을 쪼개고 그때서야 보이는 바닥에 듣지 못하는 사람의 귀에서 떨어진 때 묻은 말들 절름거리며 구석을 찾고 있다 윤자영 / 시인·뉴저지글마당 종소리 은빛 종소리 겨울 영토
2022.01.28.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