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애틀랜타의 핵심 지역인 디캡 카운티에서 장기체류 호텔에 묵는 가정들의 충격적인 주거 실태가 드러났다. 디캡 카운티가 조지아주립대(GSU)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카운티 내 장기 체류(extended-stay) 숙박시설에서 생활하는 가정의 30%가 하루 단위 요금을 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월 평균 2661달러를 방값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침실 4개 아파트의 평균 시세 임대료보다 약 600달러 더 높은 수준이다. 설문조사는 50개 호텔, 231가구를 대상으로 3546개의 문을 직접 두드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싱글부모연합·자원센터’(SPARC)의 조이 먼로 CEO(최고경영자)와 지역 활동가 수 설리번(Sue Sullivan)은 지난 6일 디캡 카운티 커미션 회의에서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의 발표는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주거 위기의 사각지대에 초점을 맞췄다. 설리번은 호텔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연방 정부 기준상 노숙자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모든 면에서 노숙 상태이며 영구적인 집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호텔에 거주하는 가정은 714가구로 이 중 18세 미만 아동은 1635명에 달했다. 평균적으로 4인 가족이 비좁은 호텔 방 하나에서 생활하고 있다. GSU 보건·노숙연구센터의 에이프릴 밸러드 박사는 애틀랜타 저널(AJC)에 “디캡 카운티 전역에서 4600명 이상이 호텔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구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쓰면 ‘주거비 과부담(cost-burdened)’, 50%를 넘으면 ‘심각한 주거비 부담(severely cost-burdened)’ 상태로 분류된다. 먼로는 호텔에 사는 가정들이 소득의 평균 77%를 주거비로만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2인실 하루 평균 요금 88.50달러를 낼 경우 월 2661달러에 달한다. 주 단위 평균 요금 475달러를 선택해도 월 19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생활 환경도 열악하다. 먼로는 조사 대상 가정의 약 절반이 위험한 환경에서 살고 있으며, 해충, 곰팡이, 환기 불량 등의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약 200스퀘어피트(sqft) 정도의 방에서 한 가족이 생활하고 있으며, 화장지나 쓰레기봉투 같은 생필품에는 별도 요금이 붙는다. 아이들이 밖에서 놀았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받는 경우도 있어 실제로는 소득의 80% 이상을 지출하게 되는 가정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주거비에 80%를 쓰고 나머지 20%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면 도저히 버틸 수 없는 구조”라고 먼로는 지적했다. 조사 대상 가구는 대부분 흑인 여성이었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흑인, 약 60%는 싱글맘 가정이었다. 대다수 가정은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으로 일하거나 플랫폼 또는 긱 노동(gig work: 특정 회사에 소속되지 않는 일회성 또는 단기 노동자)을 하고 있었고, 가구 평균 월소득은 2400달러 정도에 불과했다. 과중한 하루 단위 요금이 이들을 악순환에 빠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매일 88.50달러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렌트에 필요한 임대 보증금이나 첫 달 임대료, 수수료를 모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과거 강제퇴거(eviction) 기록이 있으면 아파트 임대를 얻는 데 큰 장벽이 된다. 설리번은 “많은 사람들이 도어대시를 운전하고, 심지어 도어대시를 하기 위해 차를 빌리기도 해요. 그날 밤 지붕 아래서 잠을 자기 위해서죠”라고 전했다. 열악한 주거환경은 아이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장기 체류 호텔에 사는 아이들은 숙제를 할 공간이 없고, 와이파이가 제한적이며, 놀 곳도 없고, 범죄와 폭력에 노출되기 쉽다. 주방이 없어 패스트푸드나 인근 주유소 음식에 의존해 생활한다. 먼로는 “거의 25%의 가정이 어린 시절 호텔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민 기자애틀랜타 주거위기 애틀랜타 지역 애틀랜타 저널 장기체류 호텔
2026.01.07. 14:45
캐나다 청년층이 치솟는 생활비와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 기회 속에서 미래에 대한 방향 감각을 잃고 있다. 고용 시장 진입은 점점 어려워지고, 주거와 자산 형성은 뒤로 밀리면서 “노력하면 보상받는다”는 믿음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론토 인근 오로라(Aurora)에 거주하는 21세 정치학 전공 졸업생 로런 후드(Lauren Hood)는 졸업 후 4개월 동안 50곳이 넘는 곳에 지원했지만 면접은 단 두 차례, 정규직 제안은 없었다. 한 공공기관 채용 공고에는 450건이 넘는 이력서가 몰려 접수가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학위를 받으면 조금은 수월할 줄 알았어요.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죠.” 후드는 현재 부모와 함께 살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막 졸업했는데도 이미 뒤처진 느낌이에요. 일정도, 안정도 없고 그냥 하루씩 버티는 기분이에요.” 취업 시장 진입 장벽 높아진 청년 세대 통계청(Statistics Canada)에 따르면 올해 9월 캐나다 청년 실업률은 14.7%로,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15년 만의 최고치다. 10~11월 들어 고용 수치는 소폭 회복됐지만, 여전히 여름철 저점 수준을 간신히 웃도는 정도다. 장기적인 흐름은 더 우려스럽다. 1989년만 해도 15~30세 근로자의 약 80%가 정규·상용직이었지만, 2019년에는 70% 수준으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60%에도 못 미친다. 데자르댕(Desjardins)의 카리 노먼(Kari Norman)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청년 실업 급증은 일반적인 경기 둔화보다는 경기 침체에 가까운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 관세 정책과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신규 채용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노먼은 “청년층과 비정규직 근로자는 항상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집값·생활비 부담, 성인으로의 진입 지연 일자리 문제는 주거와 자산 형성으로 직결된다. 비영리단체 제너레이션 스퀴즈(Generation Squeeze)에 따르면, 1986년에는 25~34세 청년이 평균 5년이면 주택 구입을 위한 계약금(20%)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2021년에는 전국 평균 17년, 토론토·밴쿠버 광역권은 27년이 걸렸다. 최근 금리 하락과 주택 거래 둔화로 이 기간이 14년 수준까지 줄었지만, 단체 측은 “이전 세대와 같은 기회를 제공하려면 집값의 추가 하락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높은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토론토에서 10년간 거주했던 오소베 와베리(Osobe Waberi)는 월세가 한 번에 500달러 오르자 결국 중동 오만(Oman)으로 이주했다. “토론토가 너무 좋아서 떠나기 싫었지만, 더는 성장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팬데믹 이후 ‘경제적 흉터’와 세대의 적응 전문가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대면 근무와 네트워킹 기회를 잃은 것이 청년층에 ‘경제적 흉터(economic scarring)’를 남겼다고 분석한다. 첫 직장 진입이 늦어지고, 그만큼 경력 축적과 소득 증가도 뒤로 밀린다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과거 청년들의 ‘첫 관문’이던 초급 업무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처음 5년의 경력을 어떻게 쌓느냐가 가장 큰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절망’보다는 ‘시간표의 변화’로 본다. 더 오래 공부하고, 더 늦게 결혼하며, 이중 소득이 가능해진 이후에야 자산 형성에 나서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개인의 좌절을 넘어, 캐나다 사회가 다음 세대에게 어떤 미래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청년들의 불안은 일시적인 경기 변동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 토론토중앙일보 [email protected]청년실업 취업난 생활비상승 주거위기 Z세대 캐나다경제 노동시장 경제적흉터
2025.12.16. 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