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무언
초가을 하늘이 유난히 파랗고 맑아 눈부신 아침 비취 옥색 물살 위 대서양 한복판 카니발 여객선 창가에 앉아 바라본 망망대해 세상 떠나서 두 발이 별천지에서 있다. 저 수평선 너머로 갑자기 떠오르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얼굴들 아득한 빛으로 너울 되어 이렇게 말 없고 끝없는 바다로 잔잔한 파도를 타고 갔을까 그 깊고 신비한 침묵 앞에 고개 숙이며 더 먼 바다로 떠나보낸다. 황혼의 문턱에서 나의 발자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 보고 싶은 눈망울들 그리움이 머리를 들고 흐느끼며 파도처럼 쌓여온다. 김복연 / 시인·웨스트체스터글마당 무언 카니발 여객선 대서양 한복판 비취 옥색
2025.10.02.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