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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무언
New York
2025.10.0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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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하늘이 유난히 파랗고 맑아
눈부신 아침
비취 옥색 물살 위
대서양 한복판
카니발 여객선 창가에 앉아
바라본 망망대해
세상 떠나서
두 발이 별천지에서 있다.
저 수평선 너머로
갑자기 떠오르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얼굴들
아득한 빛으로 너울 되어
이렇게 말 없고 끝없는 바다로
잔잔한 파도를 타고 갔을까
그 깊고 신비한 침묵 앞에
고개 숙이며
더 먼 바다로 떠나보낸다.
황혼의 문턱에서
나의 발자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
보고 싶은 눈망울들
그리움이 머리를 들고 흐느끼며
파도처럼 쌓여온다.
김복연 / 시인·웨스트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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