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의 군사적 갈등으로 전 세계 석유 보급로가 막히면서 캐나다 에너지 산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연방 정부는 캐나다를 불안정한 세계 정세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처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수급 능력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지난 토요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이란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에 경고를 보냈으며 일부 에너지 기업들은 교전 지역에 시설이 포함되자 중동 내 운영을 중단했다. 중동을 거치지 않는 안전한 보급로와 투명한 환경 규제를 강점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팀 핫슨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은 토론토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세계가 캐나다를 더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맹국들이 캐나다를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에너지 생산국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캐나다가 당장 쏟아지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현재 캐나다 에너지 부문이 공급 부족분을 메우는 데 기여할 수는 있지만 대규모 손실을 보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단기적인 증산은 가능하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먼저다. 지난해 11월 캐나다산 원유는 미국 이외 국가로의 수출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 다변화가 진행 중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유지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구매자들은 공급망을 분산하기 위해 캐나다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 폴란드, 독일, 일본, 인도 등이 캐나다 에너지 산업의 잠재적인 고객으로 꼽힌다. 문제는 자원을 시장으로 보낼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버나비의 트랜스 마운틴 해상 터미널은 하루 약 89만 배럴의 원유를 보낼 수 있지만 지난해 가을 기준 가동률은 80~85% 수준에 머물렀다. 키티맷의 LNG 시설도 연간 1,400만 톤의 처리 능력을 갖췄으나 이란 전쟁으로 발생한 하루 2,0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공백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캐나다가 공급을 제때 늘리지 못하면 러시아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유럽과 일본 등이 러시아 에너지의 대안을 찾고 있지만 공급망 타격이 계속되면 결국 저렴한 러시아산 공급에 다시 손을 댈 수밖에 없다. 실제 러시아의 원유 수출 가격은 중동 갈등 여파로 이전보다 상승하며 수익성이 좋아진 상태다. 동맹국들이 러시아 대신 캐나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품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캐나다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해군 함정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제 사회는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나 100달러까지 치솟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상황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캐나다가 에너지 공급국으로 역할을 확대하려면 송유관뿐 아니라 서부 해안 항만 시설 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랜스 마운틴 확장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지만 실제 수송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선적 시설과 운영 효율을 높이는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는 수출 경로를 넓히거나 미국 중심의 기존 수송 구조를 다양화하는 정책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맹국들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줄이려는 상황에서 캐나다가 물류 병목 문제를 얼마나 빨리 해소하느냐가 앞으로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중앙일보편집국캐나다 에너지 캐나다 에너지 캐나다산 원유 에너지 공급처
2026.03.06. 18:02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 관세 폭탄과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도 견고한 회복력을 보였던 금융 시장이 2026년 새로운 전환점에 섰다. 캐나다 투자자들이 신년 포트폴리오 재편에 분주한 가운데, 캐나다의 권위 있는 경제지 '파이낸셜 포스트'가 투자 전문가 10인에게 의뢰해 선정한 '2026년 주목해야 할 주식 10선'을 통해 새해 투자 지도를 분석해 본다. 캐나다 에너지와 인프라: 실질적 현금 흐름에 주목하라 에너지 부문에서는 캘거리에 본사를 둔 오일필드 서비스 업체 '트리칸 웰 서비스(Trican Well Service)'가 첫손에 꼽혔다. 이 기업은 2023년 배당을 재개한 이후 강력한 현금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2017년 이후 발행 주식의 51%를 사들였을 만큼 주주 환원에 적극적이다. 최근 2억 3,100만 달러 규모의 '아이언 호스 에너지 서비스(Iron Horse Energy Services)' 인수를 통해 석유 시추 및 파쇄 서비스 분야에서 지배력을 넓혔으며, 특히 BC주 키티맷 LNG 수출 시설 가동에 따른 굴착 수요 증가가 2026년의 강력한 성장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인프라 분야에서는 '앳킨스리얼리스(AtkinsRéalis, 구 SNC-라발린)'의 변신이 눈부시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대대적인 리브랜딩 이후 부채를 전액 탕감하며 깨끗한 재무제표를 확보했다. 특히 온타리오주를 중심으로 부활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 시장에서 독점적인 캔두(CANDU) 원자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수조 달러 규모의 원전 계약 수주가 기대된다. 또 다른 엔지니어링 거물인 WSP 글로벌 역시 전 세계 40개국에서 교통, 수자원, 재생 에너지 등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다. 최근 주가 하락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통적 가치주와 소비재: 저점 매수와 구조조정의 결실 캐나다 경제의 풍향계로 불리는 '캐나다 내셔널 철도(Canadian National Railway, CNR)'는 '미국' 관세 우려로 부진한 한 해를 보냈으나, 이제는 바닥을 치고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농업과 광업, 에너지 섹터의 견고한 물동량이 뒷받침되는 만큼, 고금리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보장하는 방어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식품업계의 강자 '메이플 리프 푸즈(Maple Leaf Foods)'는 체질 개선을 통해 2026년 승부수를 던진다. 위니펙과 런던의 신규 생산 시설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10월 완료된 돼지고기 사업 부문 분사로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현재 10%에 달하는 잉여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특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예고되어 있어, '미국' 경쟁사들에 비해 저평가된 주가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빅테크와 헬스케어: AI 패권과 치료제 시장 독주 빅테크 섹터에서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Alphabet)'이 단연 돋보인다. 검색, 광고, 클라우드 등 다각화된 사업 모델에 더해, 최첨단 AI 모델인 '제미나이 3'의 출시는 알파벳을 AI 경쟁의 선두로 밀어 올렸다. 2026년에는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1,000억 달러 이상의 시설 투자가 예상되며, 이는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헬스케어의 대장주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비만 및 당뇨 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굳히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약가를 낮추는 대신 메디케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대폭 늘리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종양학, 면역학, 신경과학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특정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요소다. 엔터테인먼트와 신흥 시장: 새로운 수익원 창출 Z세대의 놀이터 '로블록스(Roblox)'는 팬데믹 이후에도 이용자 수를 꾸준히 늘리며 '게임판 유튜브'로 자리매김했다. 가상 화폐인 '로벅스(Robux)' 판매 외에 본격적인 플랫폼 광고 도입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으며, 앱스토어 수수료를 줄이기 위한 결제 시스템 자체 구축으로 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런' 증시의 '프루덴셜(Prudential PLC)'은 아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다.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 보험 침투율이 낮은 아시아 핵심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인도' 자산운용 사업부의 기업공개를 통해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관리 분야의 강자 '퍼스트서비스(FirstService)' 역시 최근의 주가 하락을 뒤집고 두 자릿수 현금 흐름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견됐다. 지속적인 소규모 업체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있어,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6년 주식시장이 기술 혁신의 결과물과 인프라 투자 성과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인 투자자들에게는 환율 변동과 무역 정책이라는 변수 속에서도 강력한 펀더멘털을 갖춘 이들 10개 종목이 험난한 시장을 헤쳐 나갈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밴쿠버중앙일보편집국신년기획-투자 미국 종목 캐나다 투자자들 캐나다 에너지 에너지 부문
2026.01.05. 18:13
수십 년간의 논쟁과 기다림 끝에 캐나다산 액화천연가스(LNG)가 마침내 태평양을 건넜다. BC주 키티맷에서 출발한 캐나다 1호 LNG 유조선이 한국의 통영항에 도착하면서, 캐나다는 미국 시장에만 의존하던 에너지 수출 구조를 깨고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는 새로운 항로를 여는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현지 시간으로 7월 17일 오전, 쉘(Shell PLC)사가 임대한 유조선 '가스로그 글래스고'호가 통영 LNG 터미널에 입항하며 캐나다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시대 개막을 알렸다. 이 장면은 캐나다가 세계 5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환경적 논쟁에 발이 묶여 세계 LNG 시장 진출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오랜 우려를 씻어내는 순간이었다. 미국, 호주, 카타르 등 경쟁국들보다 수십 년 늦었지만, 마침내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뚫은 것이다. 이번 1호선 도착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LNG 캐나다 터미널에서는 이미 총 3척의 유조선이 110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싣고 출항했으며, 나머지 2척은 일본과 한국의 다른 항구를 향해 순항 중이다. 네 번째 유조선인 페트로차이나 소속의 '우당'호는 현재 키티맷 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어, 아시아를 향한 LNG 수출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아시아 직항로 개설은 캐나다, 특히 서부 캐나다 경제에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지금까지 캐나다의 모든 천연가스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미국으로만 수출되어, 미국 시장의 가격 변동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아시아 시장에 직접 진출하게 되면서, 캐나다 천연가스 생산 업체들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곧 생산량 증가와 관련 산업의 투자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만큼 넘어야 할 산도 있다. 키티맷 수출 터미널의 일부 처리 장치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견돼 생산량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으며, 북미 지역의 수요 약세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같은 지정학적 변수도 존재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걸프 연안보다 아시아까지의 항해 일수가 훨씬 짧다는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캐나다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 1호 LNG선의 성공적인 아시아 도착은 향후 제2, 제3의 LNG 수출 프로젝트 추진에도 강력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밴쿠버 중앙일보미국 캐나다산 캐나다산 액화천연가스 캐나다 에너지 에너지 수출
2025.07.18. 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