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이라던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완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트럼프는 선거인단뿐 아니라 전체 득표수에서도 카말라 해리스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누르며, 대통령에 처음 당선되었던 2016년보다 더 큰 위세를 보였다. 더구나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상원 다수당이 됐고 하원에서도 승리할 것이 확실해 보여 보수진영이 행정, 입법, 사법부를 모두 장악하는 상황이 됐다. 이제 ‘트럼피즘’은 더욱 강력한 태풍이 되어 미국은 물론 국제 사회를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대선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이민문제가 미국을 뒤흔들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미 “해리스 부통령이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취임 첫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피즘은 러스트 벨트 지역 백인 블루칼라 계층의 쇠락을 이민자 탓으로 돌리는 반이민 정서에 기반을 둔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 사회의 분열을 넘어서서 이민자 혐오와 인종갈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의 폐쇄적인 이민 정책은 인력 수급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인건비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두 번째는 경제 문제다. 해리스 후보가 패배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심판이다.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등 친기업적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 대선 직후 다우존스를 비롯해 주식시장이 폭등한 것도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한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했던 전기차, 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산업에 대한 보조금은 삭감되거나 폐지될 전망이고, 셰일 가스 채취 등은 장려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피즘의 이념적 기반인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한국 등 외국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유보하거나 삭감할 수도 있어 삼성, SK 등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는 낙태권 이슈이다. 보수화된 연방대법원이 여성 낙태권의 헌법적 권리 폐지 판결을 내리면서 낙태권 논란은 커졌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첨예하게 대립했던 이슈다. 낙태권 금지를 주장하는 보수적인 백인, 근본주의적 종교단체들이 트럼피즘의 주요 기반이므로 낙태권 이슈를 둘러싼 미국사회의 논쟁은 지속할 것이다. 이에 더해 성 소수자, 인종, 성차별 등을 둘러싼 진보·보수간 문화전쟁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여, 한인 사회도 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국제 문제로 눈을 돌리면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정책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 특히 중국산에 대해선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미·중간의 무역 갈등은 한국기업에게는 중국이 남긴 공간을 차지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은 중국과는 이미 보완재에서 경쟁자로 변화하고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 협정의 이점을 살릴 수 있다. 한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분야는 한미동맹과 대북정책이 될 것이다. 한국을 ‘머니 머신’으로 규정한 바 있는 트럼프는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적인 증액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며 2019년 하노이 회담 이후 끊어진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남한을 ‘패싱’하려고 할 것이고, 미국과는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협상을 시도하려고 할 것이다. 지난 2년간 밀월관계를 유지했던 한미동맹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윤석열 정부도 대북정책을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민주주의 정상회의’ 등 가치동맹도 동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유럽과 중동에서의 전쟁은 더 확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에서의 전쟁은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들었고, 트럼프는 푸틴과 협상을 시도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경찰’이 되길 거부하는 트럼프로선 국제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물론, 두 개의 전쟁을 종식한 지도자로서의 레거시를 남기고 싶어할 것이다. 트럼피즘은 미국발 돌풍에서 이젠 국제사회를 강타하는 태풍으로 변해 우리의 삶에 다가와 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보여주듯이 트럼피즘은 특정 개인의 신념을 넘어서 미국사회에 넓게 퍼진 정치이념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과거 나치즘, 스탈리니즘, 마오이즘이 그랬듯이 이러한 이념적 태풍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고 트럼프를 추종하거나 모방하는 ‘리틀 트럼프’들이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등장할 것이다. 이번에 부통령에 당선된 JD 밴스만 해도 트럼프보다 더 트럼프적인 인물로 볼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들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넘어서서 정치 리더쉽의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번 대선의 결과는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분열된 미국사회가 치유되고 정상화되기까진 적잖은 노력과 시간이 걸릴 것이고 미국에 사는 한인들도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기보단 직시해야 한다. 강력한 트럼피즘을 마주한 한국도 외교·안보에 있어서만은 여야간 정쟁을 멈추고 국익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신기욱 /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 소장특별 기고 미국 태풍 도널드 트럼프 이민자 혐오 불법 이민자
2024.11.07. 18:54
사상 유례없는 엔저로 일본 여행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진과 태풍 등 악재에도 여행 수요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한인여행사에 지진 발생 직후 수건의 일본 여행 취소 문의나 요청이 들어온 것을 제외하면 다수의 여행사가 향후 일본 여행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대지진 주의보 종료를 발표하면서 투어 문의가 다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주투어 스티브 조 전무는 “일본 투어 예약자 중 현재까지 취소한 손님은 없다. 한국의 여러 여행사도 지진, 태풍에 일부만 취소하고 큰 요동은 없다고 한다. 일본 남부 해안에서 발생한 지진이라 인기 관광지 중 한 곳인 후쿠오카 지역은 영향이 있겠지만, 한인들이 주로 방문하는 도쿄, 오사카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성수기인 가을 시즌에는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9~10월 모국방문 예약 손님 500여명 중 200여명이 일본 투어에 나서는데 일본 정부가 주의보 종료를 발표하기 전에 4명만 취소했을 뿐이다. 계속 상황을 주시하겠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춘추여행사 그레이스 이 팀장은 “지진 소식 직후 이달 출발 예정인 가족 3개 팀이 취소를 요청해 와 항공권을 제외한 일정을 처리해 줬다. 숙박의 경우 현지 호텔에서 특수 상황임을 고려해 페널티 없이 취소해 줬다. 9월 이후 출발 상품을 예약한 한인들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들”이라고 말했다. 푸른투어 박태준 이사는 “오는 10월 출발 예정 1건이 최근 취소를 요청해 왔을 뿐이다. 엔화가 반등해 엔저 효과가 약해졌지만, 추가 지진만 없으면 일본 여행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홀세일업체 다원투어의 윤기연 대표는 “이번 지진으로 천재지변으로 인한 취소에 대해 보험정책이나 환불 규정에 대한 문의들이 있었다. 여행업은 자연재해, 질병, 국제정세 등 다양한 이슈와 리스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항상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지진, 태풍으로 주춤하지만, 여전히 엔화가 약세이기 때문에 모국 방문길에 일본 투어에 나서려는 한인들 여행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NHK에 따르면 지난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인근 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후 거대 지진 주의보를 발령했던 일본 기상청이 지난 15일 오후 5시(현지시각) 주의보가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일본 정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으나 난카이 대지진이 향후 30년 내 70~80% 확률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평소 지진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글·사진=박낙희 기자 [email protected]지진 일본 여행 취소 태풍 일본여행 투어 여행 엔저 도쿄 오사카 여행사 삼호 아주 푸른 춘추 다원 모국방문 로스앤젤레스 가주 미국 OC LA CA US NAKI KoreaDaily
2024.08.15. 22:05
지난달 29일 뉴욕시 전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곳곳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이 ‘뉴욕시 태풍 프로토콜’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빌 드블라지오 전 뉴욕시장의 재임 기간이었던 2021년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뉴욕시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자 뉴욕시정부는 기후 비상 상황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프로토콜을 발표했다. 당시 곳곳에서 주택이 침수되고 나무가 쓰러졌으며 홍수 피해로 뉴욕시에서 16명의 사망자가 나오자, 극심한 기상 이변이 발생했을 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시 차원에서 취해야 할 조치를 자세히 설명하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뉴 노멀’이라는 이름의 해당 프로토콜에 따르면 돌발 홍수 가능성이 높다는 일기 예보가 있을 경우, 폭풍이 오기 최소 6시간 전 시장은 뉴욕시 전체에 선제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하·반지하에 거주 중인 주민들에 대피 명령을 내려야 한다. 또 뉴욕시청 ‘기상 이변 코디네이터’의 주도 하에 시 전역에 이동 금지령도 선포돼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아담스 시장은 국립기상청(NWS)이 폭풍 상륙 24시간 전 심각성을 경고했음에도 홍수 발생 3시간 전에서야 시민들에게 “되도록이면 집에 머물고 운전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광범위한 권고를 전했다. 태풍 프로토콜의 권고사항 대부분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선제적인 비상사태 선포, 대피 명령, 이동 금지령 중 그 무엇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이날 뉴욕시와 인근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는 했으나, 오전 2시경 돌발 홍수 경보가 발령되고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난 후였다. 뉴욕시는 28일 자정이 다 돼서야 보도자료를 통해 “심각한 홍수 가능성이 있다”고 광범위한 권고문을 발표했지만, 뉴욕시 전체에 경보가 발령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부분 주민들은 해당 메시지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아담스 시장은 이미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시점인 29일 정오 무렵에서야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필요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했고, 올바른 프로토콜을 따랐다”고 전했으나, 비난을 피해가기는 어려웠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아담스 시장은 기상 이변에 대해 적절한 경고를 하지 못했다”고 보도했고, 뉴욕포스트는 “아담스 시장이 홍수 비상 관련 청문회에 늦게 나타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태풍 프로토콜 아담스 시장 뉴욕시 프로토콜 해당 프로토콜
2023.10.03. 21:17
영상 태풍 허리케인 허리케인 바하 주말 남가주
2023.08.19. 12:29
허리케인 ‘힐러리’가 하루 만에 4등급으로 격상하면서 남가주에 폭풍 경보가 내려졌다. 국립기상청(NWS)은 17일 관측 당시 카테고리 2등급이었던 힐러리가 차상위인 4등급으로 격상됐다고 18일 밝혔다. 특히 이날 NWS는 힐러리의 세력이 커지자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최초로 ‘열대성 폭풍주의보(Tropical Storm Watch)’를 발령했다. NWS에 따르면 열대성 폭풍 주의보는 일반적으로 48시간 이내에 시속 39~73마일의 강풍이 지속하면 발령된다. 또 허리케인 4등급은 시속 130~156마일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다. 이는 나무를 뿌리째 뽑고, 전봇대를 쓰러트릴 수 있는 위력이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힐러리가 멕시코 연안에서 태평양 해안을 따라 남가주가 위치한 북쪽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LA와 오렌지카운티 등 남가주에 상륙할 경우 1년치 강우량을 퍼부을 수 있다고 밝혔다. NWS는 내일(20일)부터 21일까지 LA카운티 전 지역에 홍수 주의보를 발령했다. 또 오렌지카운티와 샌디에이고 카운티 등 일부 지역에도 21일 오전 5시부터 22일 오후 11시까지 홍수 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예상 강우량은 해안과 밸리 지역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은 2~4인치, 사막은 3~7인치, 산악 지역은 4~10인치다. 사상 최초 열대성 폭풍주의보가 발령되자 남가주 지역은 홍수와 폭우 대비에 나서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실비치 해안 지역은 5~7피트로 예상되는 파도에 대비해 모래 제방이 쌓였고, 당국은 주민에게 모래주머니를 나눠주고 있다. 또한 헌팅턴비치 시는 강풍에 대비해 지역 주민에 야외 파라솔, 가구 등을 고정하는 등 안전사고 대비를 당부했다. 다만 NWS는 힐러리가 남가주에 상륙할 때쯤 세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NWS는 태풍이 상륙하는 주말 동안 상당한 양의 비가 내려 여러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니스 한 LA카운티 수퍼바이저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주말 동안 야외활동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또 비바람으로 인해 카운티 공원이 임시 폐쇄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LA다저스와 엔젤스는 폭풍주의보로 인해 20일 예정된 야구 경기를 하루 앞당겨 오늘(19일) 치른다고 발표했다. 김예진 기자 [email protected]태풍 힐러리 열대성 폭풍주의보 폭풍 경보 남가주 지역
2023.08.18. 20:18
태풍이 남가주로 북상 중이다. 17일 국립기상청(NWS)은 이번 주말부터 남가주 지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설 것이라며 홍수 등 비 피해를 경고했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도 이날 “멕시코 남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성 폭풍 ‘힐러리(Hilary)’가 남가주로 향하고 있다”며 “현재 힐러리는 멕시코 바하 연안을 따라 이동 중이며 2등급 태풍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NHC에 따르면 2등급은 시속 96~110마일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다.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오는 20일부터 남가주 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렉 포스텔 기상학자는 “태풍 힐러리가 가장 강력한 4등급까지 규모가 커질 것 같지 않다”며 “그러나 이번 주말 남가주 지역에 최대 10인치가량의 강우와 함께 산사태, 홍수 등 비 피해를 야기할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NWS는 힐러리의 영향으로 남가주 지역에는 22일까지 뇌우를 동반한 폭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베벌리힐스시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 시 정부들은 폭우로 인한 산사태 등을 대비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모래주머니 등을 제공하겠다고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헨리 디카로 기상학자는 “LA카운티의 경우 최대 3인치의 강수량이 예상된다”며 “특히 남가주 지역 카탈리나 섬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남가주 지역의 태풍 상륙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NWS에 따르면 열대성 폭풍이 남가주를 직접 강타한 건 84년 만이다. 지난 1939년 9월 25일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폭풍으로 인해 롱비치 지역의 주택 등이 바다로 떠내려가는 등 총 48명이 사망했다. 김예진 기자 [email protected]태풍 허리케인 주말 남가주 남가주 지역 허리케인 바하
2023.08.17. 21:18
올해 4월부터 준비한 9월 마지막 야외관측이 서부 알래스카 도시인 놈(Nome)에서 실시될 예정이었다. 9월 18일 새벽에 비행기를 타야 정오에 놈에 도착할 수 있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그곳 숙소 주인으로부터 17일의 태풍 (므르복 (Merbok): 말레시아어로 비둘기)으로 인해 시내가 침수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침수된 수위가 3.2미터나 되었다. 태풍은 동아시아에서, 사이클론은 인도양에서, 그리고 허리케인은 멕시코만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이다. 따뜻해진 수온으로 인해 수증기를 많이 함유하고 지구의 자전과 편서풍에 의해 발생한다. 또 큰 태풍의 씨앗이 작은 태풍의 씨앗을 먹어 세력이 거대해지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페어뱅크스에서 직접 놈으로 가는 비행기는 없다. 그래서, 앵커리지를 경유해서 가기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앵커리지에 도착하니 놈으로 가는 비행기가 연착됐다는 메시지가 떴다. 17일에 불어 닥친 태풍의 후유증으로 도시가 비상 상태임을 직감했다. 두세 시간 기다리니 비행기 출발이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왔다. 도착한 놈은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연안의 집은 둥둥 떠내려가고, 바닷가에는 유목이 마을로 밀려와 있었다. 만조에 태풍이 강타한 것이었다. 이 태풍의 기원은 어딜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태풍은 알래스카에서 먼 동아시아 지역 북태평양에서 생성되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무척 드문 현상으로, 50년 만에 처음 불어닥친 태풍으로 기록되었다. 원래 북태평양 물은 다른 곳보다 기온이 낮은, 찬물에 속한다. 북태평양은 용승현상(저층수가 표층으로 올라오는 자연현상)으로 저층수에 포함된 풍부한 영양성분이 올라와 매년 어장이 형성된다. 이처럼 찬 북태평양 해수가 따뜻해져 수증기 증발을 가속화시켜 태풍의 씨앗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해양연구에서는 표층해수 온도 변화를 직접 측정하거나 위성으로 관측한다. 태풍은 대체로 10월과 11월에 서부 알래스카로 불어온다. 그렇지만, 기후학자들은 이미 잠재적으로 태풍을 만들 조건이 충분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시베리아에 가까운 서부 베링해와 놈에 가까운 동부 베링해의 수온 차이가 태풍을 만드는 기폭장치가 되었다. 이 온도 차이로 인한 것이 이번 태풍이라고 한다. 즉 온난화로 태풍 형성이 더 빈번해지고 강도도 더 커졌다고 한다. 따뜻해진 해수로 인해 미래에 태풍이 더 자주 불어닥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번 태풍의 영향을 받은 지역는 베링해 연안을 따라 수백 마일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놈에서 내륙 쪽으로 85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연구 사이트는 전혀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놈 동쪽 3마일 지점은 해안선이 완전히 파괴되었고, 20마일 지점에 위치한 다리는 반파되었다. 공동연구를 하는 한국극지연구소 팀은 헬리콥터를 빌려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두 번째 출항 시 탑승할 수 있을 것 같아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지만, 헬기 또한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당일이 되어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태풍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한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이 전기합선으로 불이 나 전소됐고 부부도 부상을 입었다. 식수 문제도 심각하다. 식수원의 파괴와 바닷물의 유입으로 해결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원주민의 생활터전인 사냥과 수산업 등도 막대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알래스카 주 정부 등에서는 신속한 피해 복구를 통해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더욱이 겨울이 다가오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지구 온난화와 극지 기후변화의 부작용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올 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태풍 알래스카 서부 알래스카 서부 베링해 북태평양 해수
2022.10.25. 18:36
지난주 돌풍을 동반한 열대성 태풍 ‘케이’가 남가주에 상륙하면서 LA 지역 2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기상청(NWS)은 케이의 영향이 12일(오늘)까지 지속될 것으로 밝히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9일 오후부터 강한 바람과 함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LA 일부 지역에 정전이 발생했다. 다음날인 10일 LA수도전력국(LADWP)은 이로 인해 약 2만4700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 긴급 복구 작업을 통해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약 1만6000가구에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1만2795가구는 당시 계속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LADWP는 피해 지역 중에는 플라야 델 레이 약 2000가구, 에코 파크 약 2500가구, 하버드 하이츠 약 1873가구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하버 게이트웨이, 윌밍턴, 버몬트 북쪽 지역 주민들도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LADWP는 “폭우와 강풍으로 인해 나뭇가지나 야자수 등이 날아가 전신주에 부딪히거나, 홍수로 유틸리티 볼트(Utility vault)가 잠기면서 정전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용 인원을 총동원해 전력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전하면서 “보통 정전이 시작된 때부터 12~24시간 사이에 전력공급이 재개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남가주에 상륙한 열대성 폭풍 ‘케이’는 LA와 인랜드 지역, 리버사이드·샌디에이고 카운티에 홍수, 산사태 위험을 발생시키며 위협이 됐다. 한편, LA와 벤투라 카운티 산간지역, 샌버나디노와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 밸리에는 12일 자정까지 돌발 홍수 가능성이 경고됐다. 그 외 지역도 12일까지 강한 바람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NWS는 전했다. LADWP는 쓰러진 전신주의 전기선이 물에 닿았을 경우 크게 위험할 수 있다며 절대 접촉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를 발견하면 즉각 911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LA 지역의 실시간 정전 상황은 LADWP 웹사이트(www.ladwp.com)에서 홈페이지 상단의 ‘Power Outage’를 클릭해 확인할 수 있다. 장수아 기자태풍 케이 2500가구 하버드 정전 피해 2000가구 에코
2022.09.11. 20:15
일주일 동안 100도를 넘나드는 고온으로 몸살을 앓은 가주 지역에 이번에 폭우를 동반한 태풍 '케이'가 상륙한다. 가주 기상 당국은 남미 바하 캘리포니아에서 시속 13마일로 북상 중인 '케이'가 남가주에 금요일 저녁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며 집중호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악지대에는 금요일 밤부터 강우량 1~2인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비교적 짧은 시간에 폭우가 내려 인근 지역과 주택가에 산사태나 순간적인 홍수 상황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오는 10일 주요 남가주 바닷가 파고는 4~8피트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해변 방문객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이번 태풍이 남가주에 지속된 더위를 걷어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본부 뉴스랩 집중호우 태풍 태평양 남쪽 열대 케이 디지털본부 뉴스랩
2022.09.08. 10:23
바이든 정부의 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이자 내년도 열리는 전국중간선거의 바로미터가 될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민주당 주로 편입된 버지니아 주에서 오는 11월2일 열리는 선거를 패배로 마무릴 짓는다면,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지지자들의 민심 역시 바이든 정부에서 떠나갔다는 사실이 공식화 되기 때문이다. 이는 내년도 중간선거는 물론, 바이든은 국정운영도 차질을 빗게 할 전망이다. 2024년도 대통령 선거 재선도 사실상 물거품 될 수 있다. 이에대해 민주당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점차 힘을 잃고 있는 테리 맥컬리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긴급히 투입한다. 맥컬리프 후보는 12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말인 23일 버지니아 주도 리치먼드에서 유세를 한다고 밝혔다.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4년 전에도 당시 버지니아 주지사 민주당 후보였던 랠프 노텀 주지사를 지원했던 바 있다.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이번 주말 버지니아를 찾아 유세현장에서 연설 한다. 최근 민주당에서 멀어지고 있는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되돌리기 위함이다. 지난 7월 맥컬리프 지원 유세에 나섰던 바이든 대통령 역시 그의 당선을 위한 물밑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팽팽한 초박빙 승부에서 20대 유권자들과 여성표를 끌어모으기에 안간힘이다. 그러나 워싱턴포트스에 따르면, 여성 유권자들의 민주당 투표의향이 이번 선거에서 상당히 줄어들었다.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밝히는 30대 미만 여성들은 “정치에 신물이 난다”는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로 정치에 무관심하다. 40대 이상 여성들은 버지니아 공립학교에서의 비판적인종이론 교육과 집값과 물가 급등 문제로, 바이든 정권에 대한 신뢰도를 잃었다. ‘성난 어머니들’로 대표되는 40대 여성들은 “공화당에게 투표해, 민주당을 심판하겠다”고 적극적인 투표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래저래 민주당에게 불리한 판국이다. 이에따라, 질 바이든 여사를 돌아서는 여성 유권자들을 달래기 위한 ‘긴급 카드’로 사용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글렌 영킨 후보는 기존의 선거전략을 토대로 막판 총력전에 한창이다. 다만,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원유세 동원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북버지니아 지역의 경우, 아직까지 트럼프 전대통령에 반감을 갖는 중도 및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의 숫자가 상당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현수 기자
2021.10.13.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