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텃새
느리게 제 길을 찾아가는 새는 날개에 총총히 박히는 눈을 뚫고 길 위에서 가로등의 라일락 향을 맡는다 한 순간 들이삼킨 숨 자락 끝을 잡고 집을 찾아 간다 그 박힌 가시들 녹아 깃털에서 물 방울로 떨구어 내릴 때 네가 부르고 있는 시간들이 겨드랑이 속에서 돋아난다 습관처럼 떠나버린 철새의 날개짓에 빈 둥지는 흔적없이 사라져 가도 그런대로 견딜만 했으리라 문 밖 언 잔가지를 부리로 쪼개 내는 새는 날개의 자유로운 공간이 있다는 것을 텃새는 알고있다. 임의숙 / 시인·뉴저지글마당 텃새
2022.07.22.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