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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텃새

New York

2022.07.2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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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제 길을 찾아가는 새는  
 
날개에 총총히 박히는 눈을 뚫고  
 
길 위에서 가로등의 라일락 향을 맡는다  
 
한 순간 들이삼킨 숨 자락 끝을 잡고  
 
집을 찾아 간다  
 
그 박힌 가시들 녹아 깃털에서  
 
물 방울로 떨구어 내릴 때  
 
네가 부르고 있는 시간들이  
 
겨드랑이 속에서 돋아난다  
 
습관처럼 떠나버린 철새의 날개짓에  
 
빈 둥지는 흔적없이 사라져 가도  
 
그런대로 견딜만 했으리라  
 
문 밖 언 잔가지를 부리로 쪼개 내는 새는  
 
날개의 자유로운 공간이 있다는 것을  
 
텃새는 알고있다.

임의숙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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