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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리포트] 속도보다 중요한 통찰의 축적

지난달 칼럼은 인공지능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100세가 아니라 250세를 사는 것처럼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인공지능 분야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도 최근 같은 맥락의 글을 ‘링크드인’에 올렸습니다. AI는 비용을 절감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도구’라는 점에 주목해 봐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과거 한 달에 하나의 아이디어를 실험하던 팀이 이제는 20개를 시도할 수 있다면 그 결과는 단지 ‘더 싸게’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스펙트럼의 가능성’이 된다.”   제가 오늘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 포인트입니다. 바로 ‘속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앤드류 응 교수의 주장에 한 발 더 나아가고 싶습니다. 바로 ‘속도’ 이후 돌아오는 ‘축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마늘과 올리브오일에 밥을 섞어서 멋진 ‘알단테’ (살짝 덜익은 상태) 형태의 ‘알리오 올리오 밥’ 이라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 음식점 주인이 있다고 칩시다. 메뉴는 멋집니다. 그런데 잘 팔릴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시장에 테스트를 해 봐야겠죠.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냥 여기서 끝인가요? 이 메뉴를 개발한 요리사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엄청나게 쏟은 열정이 들어간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이 메뉴가 왜 실패했는지를 파악하려고 할 겁니다.     마침내 시장에서 실패한 이유를 깨달은 순간, 그는 재도전할 의미를 찾게 되겠죠. 그는 이제 올리브오일과 밥을 섞는다는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수백가지 쌀과 수백가지 올리브오일을 다양한 온도와 시간으로 요리하는 아이디어들을 테스트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각기의 방법들이 가진 단점들을 파악하고 최적의 레시피를 발전시킵니다.   인공지능이 도입된다는 것은 위의 식당의 사례에서 레시피를 만드는 로봇이 도입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요리를 만드는 시간이 엄청나게 단축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같은 시간에 수십 번의 요리를 만들면서 데이터들을 축적해나간다면 더욱 더 빠른 시간 내에 이 요리사는 최적의 레시피에 도달할 수 있겠죠.     앤드류 응 교수의 주장처럼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도입된다는 것은 더 빠른 제품개발로 연결되고, 그 사이 이뤄지는 경험과 데이터의 축적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알리오 올리오 밥’의 레시피는 사실 수많은 기업들이 가진 세일즈 레시피, 제품 개발 레시피, 마케팅 레시피 들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기업이 잘 되려면 속도와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인공지능이 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축적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실패를 통해 쌓아가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통찰들을 인공지능이 모두 다 제대로 학습하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이런 경험들은 인간이 언어로 모두 풀어놓기 어려운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정주영 현대 창업자가 했다는 말, “임자, 해 봤어?” 같은 인사이트들은 실제로 도전해 보고 실패해 봤던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일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에 자리잡고 있는 ‘더 빠르게 실패하고 더 빠르게 도전하라’는 문화는 그래서 인공지능 시대에 더더욱 유의미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이제 AI를 쓰는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더 빠르게 시장을 탐색해 보고, 거기서 수많은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축적해서 성공에 이르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기업들은 몇 가지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기존의 레시피를 더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AI 시대에 우리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것이 ‘속도’라면 그 속도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레시피 업그레이드의 속도가 빨라야 한다는 거죠. 또한 그 속도에서 얻은 데이터들을 내부에 축적할 수 있도록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실패의 경험을 뼈에 아로새길 수 있는 기업 내부의 시스템이 있어야 할 겁니다. 그리하여 결국 그 실패의 축적된 경험 속에서 최적의 레시피를 ‘판단’해낼 수 있는 데이터 리더십이 갖춰져야 할 겁니다. 신현규 / 글리터컴퍼니 대표실리콘밸리 리포트 속도 통찰 레시피 업그레이드 개발 레시피 세일즈 레시피

2025.05.2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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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사이트] 인공지능의 답은 통찰로 가는 길

ChatGPT가 발표되며 AI(인공지능)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초기의 폭발적인 관심과 경이로움, 그리고 두려움도 이제는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 같은 지나친 기대감, AI로 인해 사라져갈 직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AI가 만들어내는 실수에 대한 조롱도 이제는 보다 학습된 대중과 더욱 발전한 AI로 차분하게 이해되어가는 모습이다.   AI가 미래의 중요 산업기술로, 국가간 치열한 경쟁의 아이템으로, 또는 개인의 생산성 향상의 유용한 도구라는 점은 더욱 분명해졌다. 지난주 미국 새 행정부가 스타게이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약 5000억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을 미국 AI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보아도 그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AI는 배움에 대해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큰 잠재력으로 단기간에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간단하게는 학생들 숙제에서 ChatGPT의 사용에서부터 저명한 학술 저널 논문에서의 AI 사용 가능성까지 AI가 교육에 미치는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는 AI의 사용 여부보다는 어떻게 잘 활용하여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중심이 되고 있다. 직접적으론 학교 정규 교육에서 AI의 활용, 더욱 광범위하게는 삶 전체에서의 배움에 AI를 어떻게 적용할 지에 대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칼럼을 통해 AI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려 한다.   먼저 AI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미국 교육부는 AI를 ‘automation based on associations’라고 정의한다.  즉, 연관성에 기반한 자동화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설명되는 AI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정의가 현재 단계의 AI를 가장 간결하고 명확하게 기술한다고 생각한다.   컴퓨터가 대용량 데이터(현실 세계의 현상에 관한 기록 또는 컴퓨터에 저장된 전문 지식) 사이에서 유도된 연관성(즉, 현실 세계 현상 간의 관계, 패턴 또는 규칙)을 기반으로 인간처럼 추론(예측이나 결론을 도출)을 자동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AI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오랜 기간 수집된 수많은 금융 거래 데이터를 통해 거래 패턴을 학습한 후 새로운 신용카드 거래가 사기인지를 추론하는 것, 다양하게 수집된 의료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암진단을 하는 것 등이 전형적인 AI 활용 사례이다.     따라서 AI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부분은 현실 세계를 컴퓨터에 표현하는 데이터와, 연관성과 추론을 수행하는 알고리즘이다. 여기에 일정 시간 안에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이 필요하다.     문제 해결의 핵심을 가지고 있는 양질의 데이터가 없으면 양질의 추론이 불가능하며, 좋은 데이터가 있어도 알고리즘에 따라 추론의 정확성이 달라질 수 있기에 알고리즘이 중요하다.     또한 현실적인 해법과 응용을 위해서는 신속한 처리가 요구되기에 하드웨어 역시 중요하다.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소유하고 있는 구글과 같은 큰 회사가 힘을 갖고, 작지만 뛰어난 알고리즘의 소프트웨어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OpenAI, 그리고 빠른 GPU 하드웨어로 단순간에 주식가치 세계 1위로 오른 엔비디어가 세계 AI 시장을 지배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이다.   이처럼 AI의 핵심은 데이터, 알고리즘, 그리고 이를 처리하는 하드웨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이해와 더불어 중요한 점은 AI를 사용하는 인간의 태도와 접근 방식이다. AI는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 될 것이다.   AI 시대의 배움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기술의 활용 방법뿐 아니라, 이를 통해 더 나은 질문을 던지고 더 깊은 통찰을 얻는 능력이다. AI가 모든 답을 주는 시대가 아니라, AI와 함께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김선호 / USC 컴퓨터 과학자AI 인사이트 인공지능 통찰 대용량 데이터 컴퓨터 시스템 거래 패턴

2025.01.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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