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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5·16과 잊혀진 한강다리 전투

한국에서 발행된 5월 달력을 보면 많은 기념일이 있다. 근로자의 날(1일),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동학농민혁명기념일(11일), 스승의 날(15일), 18일:5·18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18일), 부부의 날(21일), 석가탄신일(24일)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5월 16일에는 아무 표시가 없다. 하지만 65년 전의 5월16일은 대한민국의 ‘역사 수레바퀴’가 초 스피드로 돌아갔던 날이다.     1961년 5월 15일 밤, 한강 하류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해병 제1여단 예하의 증강된 제1대대 병력 1300명은 완전무장을 한 채 출동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부대는  밤 12시쯤, 여단장과 대대장의 지휘 아래 트럭에 탑승, 서울로 향했다. 5·16 군사 정변의 시작이었다.     부대는 새벽 2시쯤, 한강 인도교 앞에 도착했다. (당시 한강에는 인도교와 철교, 2개의 다리만 있었다) 한데 인도교 입구에는 육군 헌병대 소속 지프 한 대가 헤드라이트를 켠 채 막아섰고  현병들은 총을 겨누고 있었다. 해병대 차량 행렬 선두에 있던 2중대장이  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러자 육군 헌병대 대위가 소리쳤다. “참모총장 명령으로 한강 다리는 폐쇄되었소. 즉시 돌아가시오.” 그러자 해병대 중대장은 “우리는 수도 서울 방어 훈련 중이오. 육군 참모총장이 해병대 훈련에 명령을 내릴 수는없소. 다리를 통과해야겠소!”라고 소리치며 서로 언성을 높였다. 그때 지프 한 대가 달려 나왔다. 해병대 대대장이 탄 차였다. 그는 차에서 뛰어내리며 “즉시 물러가라!”고 소리치며 그 헌병대 대대의 헬멧 위쪽을 향해 권총을 쐈다.     어둠을 뚫고 새벽공기를 가른 그 한방의 총소리,  그것은 5·16의 방아쇠가 당겨지는 신호탄이었다. 그러자 육군 헌병들은 급히 다리 쪽으로 되돌아 달려갔다. 그 직후 다리 쪽에 포진해있던 헌병부대가 해병부대를 향해 총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헌병부대는 이미  노량진 방향, 중지도 방향, 그리고 다리 끝 서울 진입로 등에 3중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방어진지를 구축해 놓고 있었다.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었던 해병부대는 대단히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약 2시간여에 걸쳐  총격전이 벌어졌다. 헌병대의 피해는 알려진 바 없으나 해병대에서는 1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나의 소대원 중에서도 하사 한 명이 총탄에 맞아 피를 흘리고 있었다.   추후 정부 당국은 5·16을 ‘무혈’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날 치열했던 한강 전투와 해병들이 흘린 피는 역사에서 사라졌다.   현재까지도 5·16 군사 정변에 대해 긍정적, 또는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5·16,  그날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지금의 자랑스러운 나라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반만년 동안 지독한 가난에 쪼들리고, 외신 기자들에 의해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필 수 없다'며 희망이 없는 나라로 무시당하던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통해 경제 규모 세계 10위권의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날 한강 다리 전투에서 흘렸던 해병들의 피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택규 / 트루스 역사문제연구회 대표열린광장 한강다리 전투 해병대 중대장 해병대 대대장 해병대 훈련

2026.05.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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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한강다리

 선박의 도움 없이 한강을 건널 수 있게 된 건 1900년의 일이다. 한강철교가 만들어지면서다. 도강(渡江)의 주체가 사람은 아니었다. 경인선 철도의 한 부분이었던 한강철교는 기차가 독차지했다.   사람이 다리를 건너다닐 수 있게 된 건 1917년, 한강인도교 또는 제1한강교라 불린 한강대교가 개통되면서다. 그로부터 19년 뒤 도선장이 있던 광나루에 광진교가 건설되면서 한강에는 모두 3개의 다리가 놓이게 됐다. 잇따른 전쟁과 더딘 성장으로 이 숫자는 30년간 변함이 없었다.   1965년이 돼서야 제2한강교로 불린 네 번째 다리 양화대교가 개통됐다. 고도성장이 시작되면서 한강 수면에 드리운 다리 그림자는 빠르게 늘어났다. 경부고속도로 준공에 발맞춰 1969년 한남대교(제3한강교)가 놓인 이후 마포대교(1970), 잠실대교(72), 영동대교(73), 천호대교(76), 잠수교(76), 행주대교(78), 성수대교(79), 잠실철교(79), 성산대교(80), 원효대교(81), 반포대교(82), 당산철교(83), 동작대교(84), 동호대교(84), 올림픽대교(90), 강동대교(91), 팔당대교(95), 김포대교(97), 서강대교(99), 방화대교(2000), 신행주대교(2000), 청담대교(2001), 가양대교(2002), 일산대교(2008), 미사대교(2009), 마곡대교(2010), 구리암사대교(2014), 월드컵대교(2021)가 차례로 들어섰다.   잠수교·반포대교, 행주대교·신행주대교는 사실상 하나의 교량인 만큼 지금까지 한강 본류에 건설된 다리는 총 31개로 집계된다. 내년에 고덕대교가 완공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난다.   다리를 매개로 일직선을 이룬 동네들은 경제발전의 축이 됐다. 최서단의 일산대교(사진) 역시 일산·김포신도시 건설 및 수도권 서부 권역 경제발전에 따른 교통 수요 증가로 만들어졌다. 다만 한강 다리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내야 건널 수 있었다. 민간업체가 만들어 기부채납한 뒤 통행료를 받는 것으로 지자체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터 잡은 흉흉한 민심에 정치적 노림수가 끼어들면서 억지 무료화 조처가 강행됐다. 하지만 법원이 이를 두 번이나 저지하면서 20여 일의 무료통행은 일장춘몽이 됐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책임지는 이는 없고, 뒤숭숭한 꿈자리를 감내하는 건 백성의 몫이다. 박진석 / 한국 사회에디터분수대 한강다리 한강 다리 반포대교 행주대교 다리 양화대교

2021.11.22. 20:14

[J네트워크] 한강다리

선박의 도움 없이 한강을 건널 수 있게 된 건 1900년의 일이다. 한강철교가 만들어지면서다. 도강(渡江)의 주체가 사람은 아니었다. 경인선 철도의 한 부분이었던 한강철교는 기차가 독차지했다.   사람이 다리를 건너다닐 수 있게 된 건 1917년, 한강인도교 또는 제1한강교라 불린 한강대교가 개통되면서다. 그로부터 19년 뒤 도선장이 있던 광나루에 광진교가 건설되면서 한강에는 모두 3개의 다리가 놓이게 됐다.     잇따른 전쟁과 더딘 성장으로 이 숫자는 30년간 변함이 없었다.   1965년이 돼서야 제2한강교로 불린 네 번째 다리 양화대교가 개통됐다. 고도성장이 시작되면서 한강 수면에 드리운 다리 그림자는 빠르게 늘어났다.     경부고속도로 준공에 발맞춰 1969년 한남대교(제3한강교)가 놓인 이후 마포대교(1970), 잠실대교(72), 영동대교(73), 천호대교(76), 잠수교(76), 행주대교(78), 성수대교(79), 잠실철교(79), 성산대교(80), 원효대교(81), 반포대교(82), 당산철교(83), 동작대교(84), 동호대교(84), 올림픽대교(90), 강동대교(91), 팔당대교(95), 김포대교(97), 서강대교(99), 방화대교(2000), 신행주대교(2000), 청담대교(2001), 가양대교(2002), 일산대교(2008), 미사대교(2009), 마곡대교(2010), 구리암사대교(2014), 월드컵대교(2021)가 차례로 들어섰다.   잠수교·반포대교, 행주대교·신행주대교는 사실상 하나의 교량인 만큼 지금까지 한강 본류에 건설된 다리는 총 31개로 집계된다. 내년에 고덕대교가 완공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난다.   다리를 매개로 일직선을 이룬 동네들은 경제발전의 축이 됐다. 최서단의 일산대교 역시 일산·김포신도시 건설 및 수도권 서부 권역 경제발전에 따른 교통 수요 증가로 만들어졌다.     다만 한강 다리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내야 건널 수 있었다. 민간업체가 만들어 기부채납한 뒤 통행료를 받는 것으로 지자체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터 잡은 흉흉한 민심에 정치적 노림수가 끼어들면서 억지 무료화 조처가 강행됐다. 하지만 법원이 이를 두 번이나 저지하면서 20여 일의 무료통행은 일장춘몽이 됐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책임지는 이는 없고, 뒤숭숭한 꿈자리를 감내하는 건 백성의 몫이다. 박진석 / 한국 중앙일보 사회에디터J네트워크 한강다리 한강 다리 반포대교 행주대교 다리 양화대교

2021.11.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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