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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제치고 화장품 수출 1위, K-뷰티

  ━   원문은 LA타임스 10월16일자 “The secrets behind S. Korea‘s cosmetics boom” 기사입니다.     조민수(30)는 한때 한국 최고 명문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밟던 연구생이었다. 그러나 그는 우연히 새로운 소명을 찾았다. 바로 ‘더 나은 립글로스’를 만드는 일이었다.   서울 뷰티위크 전시 부스 옆에 앉은 그는 자신이 만든 브랜드 ‘블럽(Blup)’의 립글로스를 꺼내 입술에 은은한 핑크빛 광택을 더했다.   “자기 제품을 직접 쓰지 않는 창업자를 누가 믿겠어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조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 부를 꿈꾸는 수만 명의 젊은 창업자 중 한 명이다. K-팝 스타들의 글로벌 인기와 함께 성장한 ‘K-뷰티’는 이제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됐다.   지난 8월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CON LA 2025에는 한국산 제품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음악과 문화 축제인 이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인기 K-팝 아이돌 공연을 즐기고, K-뷰티 스킨케어 부스를 찾아 길게 줄을 섰다.   3일 동안 열린 이 행사는 350개 이상의 부스가 설치됐으며, LA와 미국 전역에서 1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행사를 후원한 한국의 헬스앤뷰티 대기업 올리브영(Olive Young)은 내년 초 LA에 첫 미국 매장을 열 예정이다.   한국 화장품은 백탁 현상이 없는 자외선 차단제나 보습 기능을 겸한 크림형 제품처럼 실용적이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소셜미디어 피드도 장악했다.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의 인스타그램부터 월마트(Walmart)와 타깃(Target)의 온라인 홍보까지, 전 세계 소비자들은 빠르게 변하는 K-뷰티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다.   이 같은 온라인 열풍에 힘입어 한국 화장품 수출은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한국은 로레알(L‘Oreal)과 록시땅(L’Occitane) 등 세계적 브랜드의 본고장인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에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가 됐다.   K-뷰티 성공의 비결은 거대 제조사와 스타트업의 독특한 공생 구조에 있다. 거대 제조사가 제품 생산 기반을 제공하고, 스타트업의 중소 브랜드가 참신한 아이디어와 트렌드를 빠르게 시장에 공급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스킨 인플루언서와 SNS 소비자를 끊임없이 자극하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   반도체나 자동차와 달리 화장품은 중소기업이 수출의 주축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의 3분의 2가 중소기업에서 나왔다.   “좋은 제품과 약간의 운이 있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이 믿음이 업계를 움직인다. 2013년 이후 한국 내 등록 화장품 판매업체 수는 7배 증가해 지난해 2만7000곳을 넘어섰다.   미국 LA에서 K-뷰티 브랜드를 유통하는 랜딩인터내셔널(Landing International)의 CEO 사라 청 박은 “코로나19 시기에 틱톡(TikTok)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K-뷰티 브랜드들이 아마존을 통해 그 인기를 매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급성장의 뒤에는 콜마(Kolmar)와 코스맥스(Cosmax) 같은 제조사의 존재가 있다.   1992년 설립된 코스맥스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 생산) 기업으로, 한국·중국·미국·동남아 공장에서 4500개 브랜드의 제품을 공급한다. 지난해 매출은 17억 달러로, 전년 대비 22% 성장했다.   코스맥스 창업자 이경수 회장(79)은 “아이디어를 제안받은 뒤 제품을 납품하기까지 3~6개월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1~3년이 걸리니 한국의 속도를 따라올 수 없다.”   코스맥스는 소량 주문도 수락한다. 최소 3000개 단위부터 맞춤 생산이 가능해, 대기업뿐 아니라 조민수의 블럽 같은 3인 스타트업도 거래할 수 있다. 연구개발본부 강승현 전무(54)는 “매년 약 8000개의 신제품을 출시한다”며 “1100명의 연구원이 연간 80~100개 제품을 개발해 전 세계 시장을 신제품으로 ‘융단 폭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 같은 제조사가 기반을 제공하면서, 경험이 없는 이들도 쉽게 시장에 진입한다. 정치인의 자녀, 수산물 유통업자, 문구업체까지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다.   “진입장벽이 낮아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과일 성분 화장품 스타트업 키키글로우(Kikiglow)의 이선영 대표의 말이다.   불과 2만 달러의 자본으로도 첫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틱톡숍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가 가능하다. 아이디어와 SNS 감각만 있으면 되는 셈이다.   서울 뷰티위크 전시장에서 키키글로우 부스에는 인플루언서들이 줄을 서서 무료 샘플을 받았다. 이 대표는 “샘플이 떨어지면 사람들도 사라진다”며 웃었다.   그러나 신제품 홍수와 중국산 저가 공세로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관세 정책까지 겹치며 일부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비제이 이 코스맥스 미국법인 대표는 “과거에는 소비자가 한 브랜드를 10년 이상 애용했지만, 이제는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뀐다”며 “새 브랜드가 쏟아지면서 소비자 충성도가 급격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8800개 브랜드가 폐업했다.   그럼에도 조민수 대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소비자 피부 톤과 선호도를 분석, 가장 어울리는 립 컬러를 제공하는 기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 매출 10만 달러를 목표로, 일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아직은 만족하지 않습니다. 이 시장에는 정말 대단한 창업자들이 너무 많아요.”   그의 말처럼, 한국의 K-뷰티 산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글=맥스 김프랑스 화장품 한국 화장품 한국산 제품 서울 뷰티위크

2025.10.2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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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K는 이제 품질보증서다

‘K-pop’이라는 용어는 1999년 10월 9일자 미국 빌보드(The Billboard) 기사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한국 특파원이었던 조현진 기자가 “S. Korea To Allow Some Japanese Live Acts”라는 기사 말미에서 한국 대중음악을 설명하며 사용한 표현이었다.   그로부터 25년, ‘K’라는 글자를 앞세운 수많은 제품과 문화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K-뷰티, K-푸드, K-드라마, K-무비 등 한국인이 만든 것들이 세계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드라마 한 편이 해외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한국 음식점 앞에는 긴 줄이 서며, 한국 화장품은 백화점에서 고급 매대를 차지한다. 이제 K-문화는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세계 문화의 한 축이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K-pop Demand Hunter’가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마치 월드컵 경기에서 1위를 한 것처럼 짜릿했다.   나는 미국의 한 주류 기업에서 10년째 근무하고 있다. 처음에는 높은 문턱과 백인들만의 문화 속에서 이방인처럼 지냈다. 그래서 소수계인 남미 출신 동료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코로나 이후 회사가 긴축정책을 실시하며 직원의 40%를 감원했고, 우리 부서에서는 나만 살아남았다. 이후 의류시장이 회복되며 새 직원을 채용했는데 그중에는 한인도 제법 들어왔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아시아인, 특히 한인은 조용하고 무난한 직원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K-pop과 K-드라마의 세계적 인기, 글로벌 스타들의 활약이 ‘한국’이라는 이름 자체를 긍정적인 브랜드로 만들었다. 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호감을 얻는 경우가 늘었고, 신속하고 성실한 업무에서 더 높이 평가받게 되었다.   대부분의 신규 한인 직원들은 영어권 2세였다. 부모에게서 ‘빨리빨리’ 성향까지 물려받아 업무 속도와 추진력이 대단하다. 나는 1세대 이민자라 영어는 부족하지만, 그들에게 없는 끈기와 참을성, 그리고 현장에서 쌓은 경험으로 또 다른 가치를 보여주려 한다.   K-문화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지금,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니다. 오히려 강력한 경쟁력이자 나를 설명하는 브랜드가 됐다. 과거에는 스스로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한국’이라는 두 글자가 나를 대신 설명해 준다. 이 변화가 나의 회사뿐 아니라 미국의 다른 기업들로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결국, ‘K’는 더 이상 한국을 나타내는 접두사가 아니라, 세계가 인정하는 품질보증서다. 이선경 / 테크 디자이너·수필가이 아침에 품질보증서 세계 문화 한국 대중음악 한국 화장품

2025.08.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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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미국 성공신화 원스톱 지원

미국 내 수입 화장품 중 한국 화장품의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는 K-뷰티 전문 유통, 마케팅 업체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22년 유기농 순면 100%로 만든 생리대 브랜드 'SANDIS'를 출시하며 수입, 통관, 보관, 배송, 판매,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 유통 및 마케팅의 전 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노하우를 쌓아 온 코암(COAM)은 최근 아마존 쇼핑몰과 자사몰(COZMOA.com) 관리 및 운영, SNS 판매 서비스를 신규 사업 부문으로 확장하고 관련 비즈니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코암은 미국의 샌디에이고와 텍사스를 중심으로 한국, 중국, 멕시코,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패키징 원부자재 및 소비재 상품을 유통해 온 유통 전문사로 지난해 10월에는 본격적으로 온라인 유통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오렌지 카운티 지역에 전문 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이 법인에는 최근 무역, 유통 전문가, 온라인 쇼핑몰 비즈니스, SNS 마케팅, 디자인, 영상 전문가 및 화장품 업계 베테랑 프로덕트 매니저들이 대거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K-뷰티 제품과 관련한 유통 및 마케팅 전반을 담당하는 코암은 다수의 한국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절차와 과정은 물론, 아마존이나 자사몰 등 쇼핑몰이나 SNS를 통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달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 중소 브랜드들은 초기 소량으로 마켓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점과 코암이 보유하고 있는 B2B 자사 물류 창고를 이용해 미국 진출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과다한 마케팅 비용 부담 없이 최종 소비자에게 충분히 알려질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는 점을 코암의 큰 장점으로 치켜세우고 있다. 이 같은 장점에 힘입어 코암은 이미 다수의 한국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암의 우현수 대표는 "올해 3월 문을 연 온라인 쇼핑몰 '코즈모아(COZMOA)'는 오픈한 지 두 달 만에 가입 회원 수가 수천 명 대를 돌파하며 빠르게 트래픽이 증가하고 있는데, 현재 전문가들이 선별한 100여 개 이상의 화장품과 뷰티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고 올 하반기 입점을 목표로 준비 중인 브랜드도 많다"라며 "질 좋은 한국 뷰티 브랜드들이 미국 주류 유통시장에 자신 있게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끼며, 소비자들에게도 보다 합리적이고 안전한 K-뷰티 제품을 공급하도록 노력과 혁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서정원 기자미국 성공신화 뷰티 전문 온라인 유통사업 한국 화장품

2024.06.1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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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소외시키는 K타운 한국 화장품

 #. “한인 화장품 가게에 갔더니 화장품이 없던데요.” 맨해튼 웨스트 41스트리트 타임스스퀘어 인근에서 근무하는 20대 중반 한인 김모씨의 경험이다.   27일 케이뷰티(K-beauty)를 내건 한인 매장 대부분은 타겟층을 타민족에 특화한 케이팝 아이돌 굿즈 판매소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이 시작됐지만 적절한 타겟층을 마련하지 못한 한국 화장품 오프라인 매장은 모두 비교적 한산했다.   L사의 T 브랜드를 간판에 내건 32스트리트 한인 가게는 30%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광고를 내걸고 있지만 가게를 오가는 한인은 없었다.   주력 상품은 케이팝 아이돌과 플랫폼기업 L·K사의 캐릭터 제품으로 타민족 소녀의 발길만 이어졌다.   이중 화장품을 사간 손님은 5달러짜리 핸드크림을 고른 타민족 소녀 한 명뿐이다. 선택지가 적어 구경도 어렵다. 벽을 가득 채운 수십 달러대 기초화장품에 눈길을 주는 이는 없다.   17달러 4구 섀도팔레트보다는 방탄소년단 인형에 눈을 돌리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매장에 하나뿐인 팔레트의 한국 가격은 6달러로 약 세 배가량 비싸다.   히잡을 쓴 소녀는 방탄소년단 인형을 한참 구경한 후 저렴한 제품만 만지작댔다. 그는 “정국과 제이홉의 인형이 뭐가 있는지 보러 브로드웨이 라인스토어에 가겠다”고 발길을 돌렸다.   32스트리트의 K 매장은 T사에 비해 화장품이 많지만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케이팝 아이돌 사진 건너편에 화장품을 배치했다. 가장 저렴한 7달러짜리 핸드크림이 중앙에 위치해 있는데, 제품의 한국 판매가는 2달러다.   브로드웨이 선상의 아시안 코스메틱 매장 U사에 들어가면 색조화장품이 준비돼 있다. 이들은 평균 20달러 이상을 더 줘야 한다. 중국계 등 타민족 손님이 여럿이지만 한인은 없었다.   최진성 LG생활건강 파트장은 “현지 법인이 전략을 관리하기 때문에 본사에서 이들이 어떤 형태로 물건을 관리하고 판매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모든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를 위해 맡기고 있다”고 했다.   L사의 B 화장품 라인을 좋아한다는 20대 한인 김모씨는 “화장품을 사러 가도 물건이 없어 그쪽까지 가서 사는 한인은 없지 않느냐”며 “한인은 보통 세포라에 가서 구매한다”고 했다.   이창곤 아모레퍼시픽 리더는 “뉴욕에선 아직 이렇다 할 게 없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판매하는지 등은 우리가 파악하지 않아 데이터는 노출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설명과 달리 A사는 세포라·포에버21 등에 물건을 적극 납품하고 있다. 북미 포트폴리오를 다량 가진 C사도 인수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잔금을 치른다.   브로드웨이 34스트리트 세포라 지점에는 ‘주목할 기초화장품’라는 이름으로 A사의 제품이 노출돼 있다. 하지만 색조 화장품 주력의 뉴욕 화장품 시장의 특성으로 기초화장품은 밀렸다.   최 파트장은 “뉴욕은 전통적으로 색조 강세 기업이 많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뉴욕에 있는 다양한 이들이 타겟층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강민혜 기자화장품 한인 한인 화장품 한국 화장품 달러대 기초화장품

2023.11.2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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