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관세협상에 대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를 확정했다.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에 따른 팩트시트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역시 같은 시각 홈페이지에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무역 부문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15%로 내리기로 했다. 그동안 한국산 자동차는 지난 4월부터 부과된 25% 관세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잃었다.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 원목·제재목과 목재 제품에 대한 232조 관세를 15%로 인하한다”는 문장이 포함됐다. 한국의 핵심 전략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한국에 적용할 것’이라고 명시해 ‘최혜국 대우’를 보장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의약품 관세는 15%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조율하고, 복제 의약품이나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 대한 15% 상호관세를 없애는 방침도 팩트시트에 담겼다.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의 경우, 조선업 분야에서 1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2000억 달러 전략투자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투자 분야는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인공지능·양자컴퓨팅 등 양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시키는 분야로 정했다. 대신 한국 외환시장 안정을 고려해 투자의 경우 한 해에 200억 달러 이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다는 점 등의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이슈가 포함됐다.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문장이 실렸다.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서는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합의 내용이 공개됐다. ‘동맹의 현대화’ 설명도 이어졌다. 한국은 국방비 지출액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증액하기로 했고,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를 위해 2030년까지 250억 달러를 지출하기로 했다. 한미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안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 그 연장선에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는 점도 소개됐다. >> 관계기사 5면, 한국판 김은별 기자팩트시트 한미 관세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한국산 자동차
2025.11.16. 17:49
30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조지아·앨라배마주 한국 자동차 및 부품 협력업체들이 생산원가 상승 등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는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가 15%로 결정된 것에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이 품목들에 25% 관세를 부과해 왔다. 이번 협상으로 일본, 유럽연합(EU) 등 경쟁국과 같은 수준의 관세 부담을 지게 됐다. 트로이 스탠가론 전 워싱턴 DC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본지에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에서) 누가 무엇을 내놓든 일정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려 했다”며 “따라서 최악의 관세라도 경쟁국과 동등한 수준이라면 좋은 결과가 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그는 “한미 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이 사라진 건 아쉽지만, 트럼프 행정부 정책 기조에 비춰볼 때 15% 관세율은 선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15% 관세로 인한 현대차·기아의 추가 비용을 50억 달러로 추산했다. 조안나 첸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추가 관세 부담만 해도 2024년 업체 영업이익의 25~30%를 차지하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이미 두 회사 영업이익은 관세 영향으로 지난 2분기(4~6월) 큰폭으로 줄었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다른 글로벌 브랜드보다 미국 현지 생산량이 적다. 관세 타격이 비교적 클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연간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 관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생산 확대는 더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말 백악관에서 미국 내 120만대 생산 계획을 발표한 뒤 이달까지 4개월이 흘렀지만 메타플랜트 인력은 1200명에서 1400명(생산직 900명)으로 소폭 늘었다. 공장 채용 목표 2600명의 절반 수준이다. 부품업계도 관세 직접적 영향권이다. 협력업체들은 원가상승 압력을 부품 비용절감으로 전가시킬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공급선 다변화, 부품 가격 인상 억제 등을 통해 압박하면 협력업체 수익성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메타플랜트 인근 부품 협력업체는 18여곳이다. HMGMA가 위치한 브라이언 카운티 내 1곳(현대 모비스)을 비롯해 블록(3곳), 채텀(3곳), 캔들러(2곳), 에핑햄(2곳) 등 사바나 반경 100마일 지역에 모여있다. 직간접 고용규모만 3만7000명에 달한다. 한미동남부상공회의소(SEUSKCC·회장 김재천)는 성명을 통해 “많은 업체가 미 첨단 제조업에 선의의 투자를 하고선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최근 공장 건설에 뛰어든 업체들은 미국에서 조달할 수 없는 기계와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더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사바나 통관회사 MKC의 마이크 최 대표는 “가격 경쟁력 위주로 소구해온 한국 자동차 업체는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며 “공급망 내 중소 하청기업들과 협력해 관세 손실을 메꿀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한국을 비롯, 중국·태국·인도·베트남에서 자동차 부품을 주로 수입한다. 그는 “트럼프 말 한마디에 따라 관세가 오르내림세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중소 협력업체들은 미래 경영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가격표가 명확해짐에 따라 본격적인 수출입 물량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관세환급(Tariff drawback) 제도에 대해 문의하는 업체도 최근 늘었다”고 전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자동차기지 사바나 무관세 혜택 추가 관세 한국산 자동차
2025.07.31. 1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