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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어휘교육의 미래

언어와 사고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는 부분으로 언어학자들은 주로 어휘를 이야기한다. 어휘는 언어의 구조 중에서 내용을 담당하는 부분으로 인간의 사고와 관계된다. 친족어가 친족 형태를 추론하게 하고, 색채어가 색에 대한 화자의 인식을 반영한다. 유의어 간의 관계, 다의어의 범위 등은 언어마다 차이가 있다. 이는 언어를 사용하는 화자의 의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휘교육은 개개의 단어가 아니라 묶음, 즉 단어와 단어의 관계에 주목한다. 또한 어휘와 문화, 사고의 관계에도 주목한다. 언어교육에서 어휘교육이 중요하게 평가된 것은 어휘의 관계성 때문이다.   언어교육, 특히 외국어교육에서 어휘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에 비해 어휘의 내용을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기억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연구가 부족하다. 특히 한국어 교육에서는 어휘와 사고의 관계를 잘 나타내는 어원에 관한 교육이나 유의어 교육, 다의어 교육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편이다. 한국어의 어원은 한국인의 심리와 사고를 반영한다. 이는 유의어나 다의어의 설명에서도 드러난다. 비슷한 말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야 하고, 다의어는 그 범위를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에서 ‘붉다’는 ‘불’과 ‘푸르다’는 ‘풀’과 어원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이를 교육에 반영하면 색채어에 관한 한국인의 사고를 설명할 수 있다. ‘기쁘다’와 ‘즐겁다’를 구별하는 문제도 어떻게 설명하는가에 대하여 논의가 가능하다. ‘먹다’는 ‘나이를 먹다’는 표현이 가능하다. 왜 나이를 먹는다고 표현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놀다’의 다의관계를 설명하는 것도 학습자에게는 흥미로운 일일 수 있다.     긍정심리학에는 ‘자기 확언’, ‘웰빙 인지’의 개념이 있다. 자신에게 확신을 주는 말이나 기분이 좋아지는 말을 반복하면 심리적으로도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타난다. 따라서 어휘교육과 긍정심리학을 연계하는 교육 방안에 관한 연구도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어 학습자에게 매일 긍정적인 표현을 암기하게 하거나 암송하게 하였을 때, 학기를 마쳤을 때 우울감이 감소하였다는 연구도 있다.   한국어 학습자는 영어 등의 학습자에 비해 차이점이 나타난다. 우선 대부분의 한국어 학습자는 성인 학습자이다. 반면에 영어 학습자는 대부분 유년 시절에 영어를 배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차이이다. 영어 학습자에게 영어는 필수 요소인 경우가 많다. 진학, 취업 또는 생존에도 영어가 필요한 곳이 많다. 하지만 한국어는 진학이나 취업 목적인 경우도 많지만, 취미 목적, 일반 목적 학습자인 경우도 많다. 최근의 한류에 대한 관심은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언어로 자리하게 하였다. 한국어 학습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긍정감, 치유 효과 등이 있다는 설문 조사도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한국어 학습에 긍정 언어학을 접목시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인공지능시대에 언어교육의 필요성을 묻는 논의가 많다. 하지만 외국어교육은 진학이나 취업 등의 실용적인 목적 외에서 기쁨이나 즐거움, 치유 등의 효과도 나타난다. 향후 언어교육의 필요성을 강화하는 논의로 긍정언어교육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긍정 언어교육을 위해서는 기존의 교수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의사소통을 중시하면서 실용성과 유창성을 강조하여, 실용성이 떨어지는 고전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었다. 학습자의 흥미가 제대로 반영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긍정 어휘교육을 위해서는 교육 내용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실용적인 글도 중요하지만 학습자에게 마음의 치유를 주거나 긍정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내용을 읽기, 쓰기 등의 주제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는 말하기, 듣기 등의 주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글을 읽고, 듣고, 긍정적인 주제의 글을 쓰거나,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교실 활동이나 학습 과제에도 긍정적인 내용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는 교육과 긍정감을 연계하여 학습자의 불안이나 우울감을 감소시키려는 연구자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어휘교육 미래 어휘교육과 긍정심리학 긍정 어휘교육 한국어 학습자

2025.08.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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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능력시험 192명 응시

한국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하는 제87회 한국어능력시험(TOPIK)이 지난 8일 LA한국교육원에서 진행됐다.   한국어 능력 시험은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인 2~3세와 외국인의 한국어 읽기 및 쓰기 수준을 평가하는데, 초급 수준인 TOPIK I(1~2급) 또는 중.고급 수준인 TOPIK II(3~6급)에 응시할 수 있다. 교육원에 따르면 올해는 TOPIK I 64명, TOPIK II 128명 등 총 192명이 지원해 한국어 실력을 평가받았다.   강전훈 LA한국교육원장은 "한국어 학습자 확대와 팬데믹 종료로 최근 3년 간 가장 많은 인원이 응시했다"며 "하반기에는 시험장을 확대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시험은 10월에 실시될 예정이다.   한편 시험 결과는 5월 25일부터 TOPIK 홈페이지(www.topik.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능력시험 한국어 교육 한국어 한국어 학습자 한국어 실력

2023.04.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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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한국어교육과 영어교육의 대결

우리의 언어교육은 서양에 비해서 수준이 낮을 거라는 생각이 큰 것 같습니다. 특히 영어교육과는 비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습자의 수와 시장의 규모가 다르니 따라갈 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우리가 부족할까요? 특히 우리의 한국어교육은 영어교육에 비해서 수준이 많이 낮을까요? 연구자의 능력은 어떠할까요?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어교육은 분명히 영어교육에 비해서 규모가 작습니다. 그야말로 시장이 다릅니다. 교재의 시장이 다르고, 평가의 시장이 다르고, 연수의 시장도 다릅니다. 투자 금액도 다를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르다는 점은 한국어교육의 장점을 도드라지게 합니다. 영어교육의 연구를 보면서 저는 한국어교육과 다른 문제점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는 한국어교육 연구자들이 영어교육에 의존하는 관행을 벗어나야 한다는 말도 됩니다. 문제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언어교육의 사고가 지나치게 영어 중심이라는 점입니다. 영어교육이나 영어가 중심인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하겠지만 모든 언어 교육이 꼭 그런 것은 압니다. 한국어 교육에서는 학습자의 언어를 중요시합니다. 한국어 선생님 중에는 여러 언어가 가능한 사람이 많습니다. 다른 언어교육의 성과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시험합니다. 그러나 영어교육은 이러한 점이 부족합니다. 영어를 배우는 한국인은 많지만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영어교사나 연구자는 적습니다.   영어를 중심에 준 언어교육에서 보면 한국어는 배우기 어려운 언어입니다. 하지만 다른 언어의 기준에서 보면 한국어가 꼭 어려운 언어는 아닙니다. 어렵더라도 제일 어려운 언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한국어가 쉽다는 학습자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일본인이 대표적이겠죠. 이른바 알타이어라고 하는 몽골어나 터키어 화자 등도 그러할 겁니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도 알타이어권입니다.     또한 한국어의 계통을 지금은 알타이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우랄 알타이어라고 하던 시절도 있습니다. 그때의 핀란드어나 헝가리어에서도 한국어가 어려운 언어는 아닙니다. 조사나 보조동사 등이 발달한 미얀마어나 타밀어 등도 한국어가 제일 어려운 언어는 아닙니다. 한자어라는 공통점이 있는 중국어와 베트남어의 경우도 한국어가 제일 어려운 언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역설적이지만 영어는 배워야만 하는 언어라는 점입니다. 경제적인 이유에서도, 진학을 위해서도 영어를 꼭 배워야 합니다. 동기가 분명합니다. 한국어와는 학습의 동기나 강도가 전혀 다릅니다. 영어 점수를 잘 받아야 진학도 하고, 취업도 합니다. K팝이 좋아서 한국어를 배우는 한국어교육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와 교수법의 접근이 달라져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세 번째는 학습자의 연령에 관한 것입니다. 이 부분이 영어교육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영어를 배우는 학습자는 빠르면 유치원부터 늦어도 중학교부터는 배우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아동학습자가 중심입니다. 이른바 언어학습은 어릴 때 배워야 완벽한 학습이 가능하다는 결정적 시기 가설은 한국어와는 거리가 멉니다. 아예 관계가 없다고 하는 게 맞을 정도입니다.   한국어 학습자는 대부분 성인학습자입니다. 학습의 시작도 고등학교 졸업 이후가 대부분이고 대학 졸업 이후인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영어교육의 수많은 이론은 한국어교육에 맞지 않습니다. 교재도 대부분 한국어교육의 실정과는 거리가 멉니다. 교수법이나 학습법도 대부분 한국어교육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교재나 교수법, 학습자 활동이 모두 유치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어교육은 할 일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한국어교육이 세계 언어교육의 미래를 이끌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영어교육의 시대가 아닙니다. 좋아하는 언어를 배우는 시대가 될 겁니다. 어쩌면 영어 같은 주류의 언어는 AI가 해결해 줄 수도 있습니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행복한 일입니다. 마음의 치유가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한국어교육이 보여줄 수 있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한국어교육 영어교육 한국어교육 연구자들 대부분 한국어교육 한국어 학습자

2022.12.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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