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13개.’ 미군 장성을 지낸 아버지와 세 아들이 보유한 별의 총합이다. 에이브럼스 가문은 대장 3명과 준장 1명을 배출한 대표적 군 명문가다. 제26대 미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크레이튼 에이브럼스 장군은 2차대전·한국전·베트남전에 모두 참전한 미군의 전설적 인물이다. 미 육군 주력전차 ‘M1 에이브럼스’는 그의 이름에서 따왔다. 장남 크레이튼 3세와 차남 존은 각각 준장과 대장으로 예편했다. 막내아들도 대장으로 전역했다. 바로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2018년 1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주한미군·한미연합사·유엔군사령관을 역임했다. 현재는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장으로서 한미동맹 강화와 인식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KDVA 연례 총회〈본지 10월 27일자 A-4면〉에서 본지와 만나 중국을 “현재 한반도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했다. 그는 또 한반도 주변에서 중국의 군사 활동이 늘고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한국은 반드시 중국의 전쟁 개입을 전제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인 가정에서 자랐다. “우리 가족은 군과 뗄 수 없는 집안이었다. 6남매 중 막내인 나는 형 두 명이 장성이었고, 누나 셋은 모두 군 장교와 결혼했다. 아버지의 친구들도 대부분 군인이었으며, 그들의 자녀들 역시 군 복무를 했다. 그래서 그때는 그런 환경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군인이 되고 싶었나. “아니다. 가족의 압박이나 기대는 전혀 없었다. 고등학생 때 형이 근무하던 독일 미군 부대에서 2주간 지내본 경험이 계기가 됐다. 육체노동과 팀워크가 내 성향에 잘 맞았다. 그때 ‘군인이 된다면 장교로서 더 나은 조직을 만들자’고 마음먹었고, 그렇게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장군이 될 거란 생각은 못했다. 목표는 그저 좋은 대대장이 되는 것이었다.”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직후 한국에 부임했다. “2017년 한반도는 북한의 ICBM과 핵실험으로 ‘화염과 분노’의 시기였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미북 간 외교 접촉이 시작됐다. 9·19 합의는 그 긴장 완화 조치의 연장선이었다. 다만 한미동맹의 대비태세엔 부담이 됐다. 예를 들어 공동경비구역(JSA)은 유엔군사령부 관할이기 때문에 남북이 단독으로 비무장을 추진할 수 없었다. 북한은 유엔사 철수를 원했지만, 미국은 단호히 반대했다.” 최근 한반도 정세는. “중국의 군사 활동이 한반도 주변에서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는 게 우려스럽다. 서해의 중국 측 해상 구조물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운영되는지 불분명하다. 또 중국 군함의 서해와 인근 국제수역 통과 빈도, 중국 항공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이 급증했는데, 이는 대만 문제나 한반도 작전과 연계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미 해군의 미흡한 대응 지적도 나온다. “동의한다. 이런 사안은 군 지휘관의 결정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중국에 문제를 제기하고, 한미동맹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동시에 필리핀의 남중국해 대응처럼 한국 해군이 주도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대응해야 한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은. “병력 2만8500명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닌 능력(capability)이다. 위협이 변하면 전력 구조와 역량도 진화해야 한다. 필요한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원이 늘 수도, 줄 수도 있다.” 그 위협은 무엇인가. “중국이다. 북한은 군 현대화를 추진하지만, 방어 중심이다. 핵과 ICBM 실험은 우려스럽지만 기습 공격 징후는 없다.” 한국의 대중 작전계획은. “세부 내용은 기밀이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개된다면 제3국 개입 시나리오는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 특히 중국은 북한과 1961년 체결한 상호방위조약을 지금도 5년마다 갱신한다. 만약 한국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문제는 ‘개입 여부’가 아니라 ‘언제 개입할 것인가’다. 따라서 한미연합사는 중국의 개입을 전제로 대비해야 한다.” ━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부친의 근무지인 당시 서독에서 1960년에 태어났다. 1982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기병 장교로 임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걸프전, 이라크전, 미국-아프간 전쟁에 참전해 전투를 지휘했다. 국립훈련센터장, 제3보병사단장을 역임했다. 중장 당시에는 척 헤이글 국방장관 군사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2021년 전역 이후에는 아내 코니 클레벤져와 미주리주에서 살고 있다. 김경준 기자중국 한반도 한반도 작전과 현재 한반도 한반도 주변
2025.10.27. 20:55
지난 19일 북한 김정은은 정치국 회의에서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것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회담을 앞두고 잠시 멈췄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정은의 경고가 실제로 신형 고체연료 ICBM 도발로 이어진다면 군사전문가들은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다고 본다. 폭스뉴스의 지난 22일 여론조사를 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를 대답한 응답자가 68%가 된다. 이런 가운데 25일 북한은 또 순항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북한은 지난 5일에 이어 11일에는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고, 이후 14일과 17일엔 각각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씩 발사했다. 새해 들어 5번째 무력 도발이다.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주변이 심상치 않다. 한반도에서 멀지 않은 해상에 미 핵추진 항공모함 3척과 강습상륙함 2척이 포진해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총리는 화상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일 동맹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추진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1일 정인용 외교부장관은 YTN뉴스에 화상으로 출연해 종전선언을 언급했다. 한반도의 중차대한 현 상황과는 거리감이 있는 종전선언을 화두에 올린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정 장관은 “종전선언 관련해 한미 간의 추진 중요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이것을 앞으로 어떻게 북한과 협의해 나가느냐에 관해서 한미 간 계속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미일은 북한의 도발을 놓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하는데, 한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관심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종전선언만이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인가. 현 정부가 지난 5년간 추진해온 평화 프로세스는 ‘쇼’에 불과했다는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는다. 이러한 정책이 결국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열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은 인권을 짓밟는 힘 있는 자의 행패였다. 6.25전쟁도 힘의 원리를 가지고, 공산주의 쟁취로 개인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으킨 전쟁이다. 미군이 철수하는 틈을 타 김일성이 소련의 힘을 얻어 남침한 것이 아닌가. 남한이 군사적으로 이념갈등도 없고 힘이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전쟁이다. 북한의 무력도발로 군사적 긴장감이 돌면 주가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도 철수한다. 한국이 이 만큼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한미동맹이 굳건했기 때문이다. 북한 무력도발을 자위권 행사라고 치부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작년 1월 김정은은 헌법보다 상위인 당 규약을 바꿔 ‘강력한 국방력으로 조국통일을 앞당긴다’며 한반도 무력통일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 정권은 여전히 임기 내 종전선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지금도 ‘전쟁이냐 평화냐’만 외치고 있다. 평화의 허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미안보를 더욱 다지고, 한일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 도발에 대처해야 한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시론 한반도 평화 한반도 평화 한반도 무력통일 한반도 주변
2022.01.30.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