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분자 소망 소사이어티 이사장은 오렌지카운티를 대표하는 한인 개척자다. 올해 91세가 되는 유 이사장의 인생은 그 자체로 한인 사회 역사의 일부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8년 미국에 와 간호사로 근무한 그는 남가주 한인간호사협회를 설립했으며, 2대 회장을 지냈다. 재미간호협회 초대 회장, LA•오렌지카운티 가정법률상담소 이사장을 역임했고 재미간호신보, 해외한인간호원총람을 발행했다. 1983년 패스트푸드 체인 비지비(Busy Bee)를 창립, 사업가로서도 수완을 보인 그는 2007년 소망 소사이어티를 창립, 현재까지 이사장을 맡으면서 '아름다운 삶과 마무리'를 돕는 활동을 펴고 있다. 구순을 맞은 지난해 5월 유 이사장은 미국 시민이 받을 수 있는 최고 권위 상 중 하나인 엘리스 아일랜드 명예 메달을 받았다. 10월엔 대한민국 국민훈장 중 최고 등급인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오렌지카운티 한인 중 엘리스 아일랜드 명예 메달과 무궁화장을 모두 받은 이는 유 이사장뿐이다. ◆개척의 땅으로 향하다 1935년 충북 옥천군 옥천읍 죽향리에서 3남 4녀 중 막내딸로 태어난 유 이사장은 광복의 감격과 한국 전쟁의 참상을 겪으며 성장했다. 그는 1952년 대전간호학교에 입학했다. 부실한 학교 식단에 대한 항의를 주도한 그는 퇴학 처분을 받았지만, 전교생이 들고일어나 교장에게 복학을 요구한 덕분에 사흘 만에 복학할 수 있었다. 간호학교를 졸업한 뒤 세브란스 병원을 거쳐 미 8군 노무자병원(KSC) 간호사가 된 유 이사장은 덕성여대 국문과에 편입, 낮엔 학교에 다니고 밤엔 근무하며 학사모를 썼다. KSC에서 11년간 일한 유 이사장은 대한적십자사 간호사업국장이 됐지만, 1968년 텍사스 파크랜드 병원 취업 허가가 떨어지자 사표를 내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가 든 작은 가방엔 간호영어 사전과 옷 몇 벌, 고추장과 멸치볶음이 전부였고 주머니엔 달랑 300달러만 있었다. ◆한인 간호사의 대모가 되다 세 살 딸과 첫돌을 갓 넘긴 아들을 한국에 남겨두고 미국에 온 유 이사장은 1969년 새해 첫날부터 텍사스 파크랜드 메모리얼 병원에서 일을 시작했다. 텍산(Texan)들의 억양과 낯선 곳에서의 도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유 이사장은 이를 악물고 적응 노력을 기울인 끝에 3개월 만에 인근 병원에서 투잡을 뛰는 경지에 도달했다. 1970년 LA로 온 유 이사장은 벨플라워의 카이저 병원에 취직했다. 한국의 딸과 아들, 남편도 잇따라 미국에 왔다. 생활이 안정되자 유 이사장은 한국에서 온 간호사들을 돌아보게 됐다. 1970년 간호사 필기시험이 의무화되면서 면접만으로 RN(Registered Nurse) 자격증을 취득한 간호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3수, 4수 끝에 간호사를 포기하는 이도 속출했다. 나성한인간호원협회의 회장에 추대된 유 이사장은 조직을 남가주한인간호사협회로 바꾸고 동료 간호사들의 RN 시험 합격 지원에 나섰다. 1973년 사상 첫 한국어 강의인 제1기 RN 클래스를 개강한 유 이사장은 필리핀계 간호사들이 공유하는 RN 시험 예상문제집을 우연히 입수, 한인 수험생에게 전파했다. 문제집 덕분에 합격률은 80%를 넘었고, 이후 30여년간 RN 리뷰 클래스를 통해 RN 시험에 합격한 간호사는 LA에만 3000명, 전국에선 1만 명이 넘었다. 유 이사장은 "RN 클래스로 한인 간호사들의 미국 정착을 도운 건 내 생에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술회했다. ◆한인 가정의 파수꾼이 되다 유 이사장은 1983년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이자 여성 인권 운동가 이태영(1914~1998) 박사에게서 LA에 한국 가정상담소 지부를 세우자는 제의를 받았다. 이 박사의 상담소 설립 제안은 이민 인구가 폭증한 한인사회의 시대적 필요와 맞아떨어졌다. '이젠 가정을 간호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 유 이사장은 그해 LA지부의 창립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열의와 희생으로 세워진 상담소(현 한인가정상담소)는 지금까지 번민하는 한인 가정의 곁을 변함없이 지키고 있다. 유 이사장은 사업 수완도 발휘했다. 유 이사장을 따라 미국에 온 가족들과 1973년 요식업에 뛰어든 것이다. 1973년 애너하임에서 햄버거, 핫도그, 감자튀김을 파는 스낵바로 출발, 2년 뒤인 1975년엔 한식을 주로 파는 '비지비'를 선보였다. 부지런한 일벌이란 뜻이다. 1986년 2호점을 연 비지비는 2005년 8월 14호점까지 확장하며 수백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1997년엔 한국 에버랜드 측의 제의로 비지비 에버랜드 지점도 열었다. 비지비는 에버랜드 측과의 계약 기간인 5년 동안 영업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다 2007년, 유 이사장은 32년간 운영해온 비지비를 다른 이에게 넘겼다.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으니 적시에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당시 일흔이 넘어 은퇴해 편안한 삶을 누릴 법도 한데 유 이사장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소망 소사이어티를 창립한 것이다. 소망 소사이어티의 모토는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마무리'이다. 한인 사회에서 죽음을 미리 준비하자고 하면 다들 싫어한다는 반대도 많았지만, 유 이사장은 언제나처럼 직진했다. 그 옛날 붉은 석양을 바라보며 서부로 향하던 개척자들처럼 말이다. 유 이사장의 뚝심 덕분에 연명 치료에 관한 지침을 미리 작성하는 사전의료지시서를 만든 한인은 1만8000명을 훌쩍 넘었다. 시신 기증 서약을 한 이도 2600명이 넘었다. 소망 소사이어티는 호스피스, 치매, 올바른 장례문화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소망 소사이어티는 아프리카의 최빈국 차드에서 지난 14년 동안 우물 파기, 학교 설립, 쌀 보내기 운동을 벌였다. 유 이사장은 우물 620개를 파고 9개의 학교를 설립한 이 사업을 지난해 6월 '소망 아프리카 미션(대표 이중열)'으로 이관했다. 죽음 준비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갑작스레 입원까지 했지만 다시 건강을 회복한 유 이사장은 "눈 감는 날까지 소망 소사이어티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도전과 개척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 ☞유분자 이사장은 1935년 충북 옥천군 출생에서 태어났다. 대전여중, 대전 간호학교를 나와 간호사로 일하며 1959년 덕성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8년 텍사스 파크랜드 병원에 취업해 미국에 왔다. 1970년 LA 인근 벨플라워 카이저 병원으로 옮겼다. 남가주한인간호사협회 2대 회장, 재미간호협회 초대회장, LA•OC 가정법률상담소 이사장, 재미간호신보, 해외한인간호원총람 발행인을 역임했다. 패스트푸드 체인 비지비(Busy Bee)를 운영했으며, 200 7년 소망소사이어티를 창립했다. 저서로는 '내일은 다른 해가 뜬다(2006)' '그래서 삶은 아름답다(2016)'가 있다. 임상환 기자미국 소망소사이어티 남가주 한인간호사협회 대한적십자사 간호사업국장 한인 간호사
2025.12.31. 20:04
교육부가 전문학위에만 높은 연방 학자금 대출 한도를 적용하는 새 기준을 내놓으면서, 간호대학원이 전문학위 목록에서 빠진 사실이 간호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문학위로 인정되지 않을 경우 간호대학원생의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이미 심각한 간호 인력난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새 규정은 간호대학원이 ‘전문학위’로 인정되지 않아 연방 대출 한도를 연 2만500달러, 총 10만 달러로 제한한다. 관련기사 간호학, 전문학위 아니다…학자금 대출 한도 대폭 축소 전국교육통계센터(NCES)에 따르면 간호대학원 평균 비용은 연 3만 달러를 넘는 만큼, 학비가 대출 상한을 넘어 대학원 진학 포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가주한인간호사협회 고세라 회장은 이번 조치가 “현재 학생과 예비 간호사 모두에게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대출이 줄면 학생들은 고금리 민간 대출에 의존하거나 일을 더 해야 한다”며 “졸업이 늦어지고 중도 포기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취약한 가정의 학생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들의 진학이 막히면 간호대학의 다양성도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 회장은 임상간호사(NP), 임상간호학 박사(DNP) 과정에도 큰 파장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NP·DNP 진학자가 줄면 현장 인력 수급이 무너지고, 정신건강·1차 진료·노인 진료처럼 이미 부족한 분야에서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며 “기존 NP들의 업무 부담도 크게 늘어 의료 접근성 자체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간호대학의 교수난도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미국간호대학협회(AACN) 보고서에 따르면 2023~2024학년도 전국 간호대학에서 공석인 풀타임 교수 자리는 1977석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간호대학 교수직의 약 7.8%에 해당한다. 미국간호사협회(ANA)는 교수 부족으로 매년 8만 명이 넘는 간호대 지원자가 정원 제한으로 입학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박사 학위가 필수인 교수직 특성상 대학원 진학 감소는 “교수로 진출할 인력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ANA는 최근 ‘간호학은 전문학위다(Nursing is a Professional Degree)’ 청원 캠페인을 시작했고, 참여는 이미 20만 건을 넘겼다. 제니퍼 케네디 ANA 회장은 성명을 통해 “대출 제한은 고급 실무간호사(APRN) 양성에 직접적인 장벽이 된다”며 “많은 지역은 NP·마취전문간호사·조산사들이 없으면 기본적인 진료조차 제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교수 부족은 이미 심각한데, 대학원 진학 문턱까지 높아지면 미국은 더 큰 교육 공백을 감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측은 “95%의 간호대학원생이 기존 한도 내에서 대출하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출 제한은 대학 등록금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간호업계는 “실습 중심 교육은 비용 절감 자체가 어렵고, 간호 훈련의 강도와 전문성은 의대와 다르지 않다”며 반박한다. 무엇보다 “간호학이 전문직이 아니라는 정책 신호가 현장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새 기준은 내년 7월 시행될 예정이지만, 최종 규정은 의견 수렴을 거쳐 일부 조정될 수 있다. 강한길 기자 [email protected]간호사 전문직 한인 간호사 예비 간호사 간호대학원 평균
2025.11.27. 19:07
나이가 들수록 한국의 모든 것이 그리워진다. 고국을 떠나 이민와서 오랫동안 산 사람들이라면 한국 사람, 한국 음식, 한국의 정서가 더욱 그리워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몸까지 아프면, 더 외롭고 서럽다. 특히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사람들과 섞여서 치료 받거나 입원을 하다보면, 몸도 몸이지만 마음까지 병들어가는 느낌이다. 이러한 고민들을 한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시설이 있다면 노인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곳이 아닐까 싶다.재활과 요양 시설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널싱홈 크레스트모어 재활&요양원(Crestmoor Health & Rehab)은 한인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다. 단기적 혹은 장기적으로, 재활을 하거나 입원을 할 수 있는 크레스트모어는 입원하고 있는 미국 사람들도 많지만, 한인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한인 어르신들이 기억해둘만한 시설이다. 크레스트모어에서 한인 어르신들을 위해 제공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첫 번째 장점은 한국말에 능숙한 한인 전문 인력들이 상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환자들은 불편한 사항을 바로바로 전달할 수 있으며, 피드백도 빠르고 해결도 조속히 이루어진다. 한인 의사는 일주일에 한번 방문해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필요한 치료를 판단한다. 한인 간호사는 매일 출근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몸이 아프거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곧바로 처리할 수 있어 미국에서 이만큼 편한 시스템도 드물다. 의료적인 부분 외에도 한인 담당 매니저와 직원들이 매일 함께 있기 때문에 한인 어르신들의 불편함과 필요한 것들을 계속 체크하고 있다. 두 번째는 한국음식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아침에는 미국식 아침식사가 나오지만, 점심과 저녁은 모두 한국음식이 나온다. 몸이 아파서 병상에 누워있을수록 한국음식이 그리워지게 마련이다. 몸도 아픈데 먹는 것까지 입 맛에 맞지 않으면 식사를 하는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우리는 아플수록 한국음식을 더 챙겨먹는데, 덴버에서 한국식으로 점심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곳은 드물다. 세 번째는 한국방송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입원 환자들의 대부분이 고령이기 때문에 먹는 것 외에 가장 그리운 것이 한국 방송일 것이다. 무료한 침상 생활 중에 한국말로 나오는 드라마와 영화를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곳의 큰 장점이다. 네 번째는 한인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크레스트모어에 입원 중인 한인 환자는 15명이다. 함께 이야기하고, 식사하면서 외로운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어 동병상련의 한인들은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고 있다. 다섯 번째는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이다. 의사와 간호사가 입원 중인 환자를 점검하면서 필요한 치료를 재빨리 판단해, 연결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크레스트모어는 자체 재활 시설 외에도 필요시 내과, 치과, 안과, 이비인후과 까지 트랜스퍼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팔로우한다. 이처럼 크레스트모어는 한인 전문 의료인, 한국어 통역, 한국음식, 한국방송, 팔로우 병원 트랜스퍼 등을 제공함으로써 한인들이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설을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 유미선 감염관리 전문 간호사는 “단기간 혹은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한인분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다. 병원측은 현재 건물을 한인분들을 위한 재활요양병원으로 특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래서 한인분들을 위한 라운지를 별도로 마련했고, 한인 어르신들을 위해 의료진, 식사 등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또, 한인 직원도 더 충원할 계획”이라면서 한인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조했다. 크레스트모어는 한인사회의 관심도 꾸준히 받고 있는 시설이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30분에 참빛교회, 더비전교회, 덴버소망교회, 한인기독교회에서 예배를 보기 위해 시설을 방문하고 있으며, 무궁화자매회에서도 명절 때가 되면 이 곳을 방문해 환자들에게 위로와 관심을 전하고 있다. 주간포커스가 크레스트모어를 방문한 지난 20일 오전, 환자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한창이었다. 에스더 리와 크리스 쥬리스씨가 감미로운 재즈 음악과 경쾌한 캐롤 송을 선사하면서 환자들은 아픔과 시름을 잠시잊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겼다. 또, 이날 무궁화자매회의 신옥순 전 회장과 신의선 총무가 입원 중인 한인 15명을 위해 가볍고 따뜻한 플리츠 스웨터를 선물하기도 했다. 유미선 간호사는 “크레스트모어에서는 환자분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치료를 하고 있다” 면서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편안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주치의와 등록 간호사들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고 최첨단 시설에서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안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크레스트모어 재활&요양원의 주소는 895 South Monaco Parkway, Denver, CO 80224이고, 상담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자세한 문의는 303-321-3110 이며, 웹사이트crestmoorhrc.com에서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경진 기자단기·장기 재활 & 요양원 크레스트모어 프로그램 어르신 한인 환자 한인 어르신들 한인 간호사
2024.01.01.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