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1주년을 맞아 본지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와의 가상 인터뷰를 시도했다. 핵심 질문은 단 하나, “미주 한인사회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근거로 세대 교체, 정체성, 경제와 정치, 문화의 변화, 교육 과제, 나아가 50년 뒤 시나리오까지 조목조목 짚어냈다. 다음은 챗GPT와의 일문일답이다. -지금 미주 한인 사회가 맞닥뜨린 가장 큰 변화는. “한인 사회는 뚜렷한 세대 교체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1965년 이민법 개정으로 본격적으로 미국에 이주한 1세대는 은퇴와 고령화로 이미 중심 무대에서 물러나고 있습니다. 이제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2세·3세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언어와 사고방식은 영어권으로 이동했지만, 공동체가 계속 존속할 수 있을지는 ‘정체성을 어떻게 계승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언어 단절 가능성 문제에 대한 지적은 계속 있었다. 한국어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시간이 갈수록 한국어 사용 인구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2세·3세에게 한국어는 ‘가정 언어’ 수준으로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단순히 언어가 아니라 정체성 교육입니다. 한국어 보존은 수단일 뿐, 본질은 ”나는 한국인의 후손인 코리안-아메리칸“이라는 자각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체성 교육의 방식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기존의 주말 한글학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는 역사·문화·이민사 교육이 병행돼야 합니다. 1992년 LA폭동, 이민법 개정의 역사, 초기 이민사 같은 이야기를 차세대가 배워야 합니다. 동시에 K-팝, K-드라마, 한식 등 K-컬처를 활용한 정체성 교육도 유효합니다. 문화적 매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뿌리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경제적 측면의 변화는 어떤가. “LA 한인타운을 보면 잘 드러납니다. 과거엔 상업지구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베드타운 성격이 짙어졌습니다. 식당·카페·마켓도 한인만 상대해선 생존할 수 없고, 다인종 고객을 겨냥합니다. 한인 은행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더 이상 ‘한인만의 은행’이 아니라 다인종 디지털 금융 기관으로 변모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과 한인 사회의 관계도 예전과 달라졌다. 이런 현상이 지속할 것 같은가. “과거 한인 사회는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한국 대기업은 현지화 전략에 치중하면서 한인 사회를 외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챗GPT 분석에 따르면, 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업이 다시 한인 사회를 브랜드·문화 전파의 거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한인 사회도 한국 기업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치력은 한인 사회 존속의 핵심이라고들 하는데 현재 상황을 평가한다면. “맞습니다. 정치력은 곧 공동체의 생존력입니다. 과거에는 언어 장벽과 낮은 투표율이 걸림돌이었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이미 연방·주·지방 정치권에서 많은 한인 정치인들이 활약하고 있고, 유권자 등록과 투표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세·4세 세대는 아시아계·이민자 연대 속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한인 사회의 이슈가 단일 민족의 과제를 넘어, 소수민족 전체의 권익으로 확장된다는 의미입니다.” -종교와 공동체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1세대에게 교회는 곧 삶의 중심이었습니다. 직업 연결, 결혼, 정치 연대까지 모두 교회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2세·3세는 교회와 느슨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문화·예술·청년 네트워크, 봉사 단체가 교회의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이 큽니다. 공동체의 형태는 달라지겠지만, 정체성을 지탱하는 새로운 플랫폼은 반드시 생겨납니다.” -뿌리 교육은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까. “단순히 언어 수업을 반복하는 것보다 경험 중심 교육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한인 박물관 탐방, 독립운동사 재현 프로그램, 1세대와 2세대가 함께하는 구술사 프로젝트 등이 필요합니다. 미국 내 공립학교 교과 과정에도 한인 이민사, 아시아계 이민사를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런 제도적 기회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한인 사회의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한다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낙관적 전망: K-컬처와 아시아계 연대를 통해 정체성이 재창조되고, 정치력과 경제 기반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의 허브로 성장입니다. 비관적 전망: 언어 단절, 세대 간 갈등으로 결속이 약화돼, ‘한인 사회’가 명칭만 남고 실질적 공동체는 해체되는 시나리오입니다. 중도적 전망: 규모는 축소되더라도 정치력과 경제적 기반은 유지하며, 소수지만 강한 공동체로 존속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인 사회가 꼭 기억해야 할 메시지가 있다면. “존속의 열쇠는 K-DNA, 즉 정신적·문화적 DNA를 어떻게 계승하고 재해석하느냐에 있습니다. 1세대가 피땀으로 일군 유산을 단순히 지키는 데 그쳐선 안 됩니다. 2세·3세가 주체적으로 이를 재창조할 때 비로소 미래가 열립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 것인지를 분명히 할 때, 미주 한인 사회는 100년, 200년 후에도 여전히 미국 사회에서 존재감을 가질 것입니다.” ▶맺음말 AI와의 대화는 곧 우리 자신과의 대화였다. 한인 사회의 미래는 결국 외부가 아닌 내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결론이었다.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지킬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과 실행 여부가 공동체의 존속 여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재도약 한인 미주 한인사회 한인 사회 한인 은행
2025.09.21. 19:00
새해 첫날인 1월 1일 월요일은 연방 공휴일로 대부분의 관공서가 문을 닫지만 한인 마트를 포함한 많은 소매업체들은 정상 영업한다. 폭스29뉴스에 따르면 연방 우정국과 카운티 도서관 등 정부 기관은 새해에 문을 닫을 예정이다. 연방 우정국을 포함한 페덱스, UPS 등 배송업체들은 1월 1일 우편 및 소포 배달을 하지 않는다. 은행들도 휴무에 들어가 신한은행, 뱅크오브호프 등 한인 은행을 포함한 체이스, 웰스파고 등 은행들은 문을 닫는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도 이날은 문을 닫을 예정이다. 또 법원 등 모든 연방 사무소도 영업을 하지 않지만 주 정부 차원에서 일부는 영업을 할 수 있으니 방문 전 각 지사 웹사이트를 확인해보는 것이 권장된다. 반면, 타겟, 월마트 등 주류 소매업체와 가주마켓, H마트, 시온마켓 등 한인 마트들은 일제히 문을 열고 영업한다. 타겟은 새해 전날인 31일에는 오후 9시까지, 새해 첫날인 1월 1일에는 정상 영업을 한다고 발표했다. 월마트와 세이프웨이 등은 정상 영업한다. 또 약국체인점인 CVS와 월그린도 정상 운영을 할 예정이다. 용궁, 용수산, 선농단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한국 음식점들도 정상 영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는 매장에 따라 다르지만, 새해 첫날에는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칙필레(Chick-Fil-A), 크리스피크림, 서브웨이, 웬디스, 버거킹, 애플비스, 파네라브래드, 타코벨, 판다익스프레스, 도미노피자, 올리브가든, 치즈케이크 팩토리, 아이홉, 던킨도너츠, 맥도널드 등은 새해에 문을 연다. 한편, 코스트코와 샘스 클럽, 트레이더조스, 알디 등은 새해에 문을 닫는다. 단, 매장에 따라 영업시간이 다르거나 문을 열지 않을 수도 있으니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김예진 기자 [email protected]정부 부처 한인 마트들 한인 은행 정상 영업
2023.12.28. 20:58
뉴욕·뉴저지 일원에서 영업하는 한인·한국계 은행들이 3분기 우울한 성적을 맞았다. 자산이 소폭 증가하며 몸집은 불렸지만, 실제 이익은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31일 연방예금공사(FDIC)가 발표한 2023년 3분기 누적 실적을 집계한 결과, 뉴욕·뉴저지 일원 은행 11곳의 총 순익은 1억6660만3000달러로 나타났다. 작년 3분기(4억49만1000달러) 대비 58% 감소했다. 총 자산 규모는 423억8089만6000달러로 작년(403억7049만5000달러)보다 5% 증가했다. 총 예금은 344억2494만6000달러(+2.5%), 대출은 323억6859만4000달러(-1.6%)로 나타났다. 한인 은행 중 가장 규모가 큰 뱅크오브호프를 비롯해 총 5개 은행의 순익이 감소했다. 뱅크오브호프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은 3004만9000달러로 작년(5374만8000달러)보다 44.1% 감소했다. 한미은행 역시 30.8% 감소한 1879만6000달러로 집계됐다. 메트로시티는 4048만1000달러(-23.2%), 프라미스원은 938만5000달러(-15.9%)를 기록했다. 신한아메리카는 작년 438만 달러에서 올해 12만6000달러로 무려 97.1% 감소했다. 다만 우리아메리카·PCB뱅크·제일IC·뉴밀레니엄·뉴뱅크 등은 순익이 증가했다. KEB하나은행은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내고 올해 3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한인은행권에선 고금리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예금 이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대출 수요가 감소하면서 영업활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연말까지 어려운 시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가 없으니 영업이 쉽지 않은데 연내 고금리가 지속될 전망이라 단기간에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비용 감축, 대출 연체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전체 인력의 13%를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 조정을 예고했다. 케빈 김 뱅크오브호프 행장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구조 조정과 조직 개편을 통해 연간 4000만 달러 이상을 절감할 것”이라며 “예금 증가 등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수익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하은 기자한국계 은행 한인은행 관계자 한국계 은행들 한인 은행
2023.10.31. 21:59
LA에 도둑 떼가 들끓고 있다. 후디와 마스크, 망치로 무장한 떼강도들이 곳곳에서 활개를 친다. 떼로 몰려다니며 부수고, 훔치고, 도망친다. 소셜미디어에는 거의 매일 이런 모습이 생중계된다. 제3세계가 된 것인가. 이들의 사전에 수치심은 없다. 옛날엔 도둑도 누가 볼까 봐 어두운 때만 움직여 ‘밤손님’이라고 불렸다. 그런데 요즘은 대낮에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간 바지를 훔친 물건과 함께 추켜올리면서 도망친답시고 우버를 부르는 지경이 됐다. 떼강도를 잡겠다고 지난달 LA시정부는 셰리프국, 고속도로순찰대, 인근 도시 경찰국들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며칠 뒤 LA카운티 검찰과 가주 노동청은 임금 절도 전담 수사팀을 출범시켰다. 임금 도둑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수사팀은 첫 성과라며 자바시장의 한인 업주 2명을 중범죄 혐의로 기소해 한인사회에 충격을 줬다. 이들 업주에 대한 비난과 온정 여론이 상존하는 것과 별개로 언제 수사팀의 칼날이 또 다른 한인 업주로 향할지 모른다. 한인타운에는 시민들을 무차별 촬영해 자존심을 도둑질하는 ‘폭력적인’ 유튜버도 있다. 본지가 최근 단독 보도한 이 유튜버는 거리와 업소에서 동의도 없이 시민들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영상 몇 개만 봐도 뒷목을 잡게 될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불쾌함은 어쩔 수 없다. 몇몇 게시판에 대응하지 말라는 조언까지 나왔지만 분함을 참지 못한 일부 업주는 강하게 항의했다가 오히려 온라인에서 악플로 2차 피해를 보고 있다. 도둑 떼에 대한 불안함은 임계점을 넘었다. 무개념 유튜버를 경찰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월급 빼먹는 나쁜 사장을 고발해도 종업원 승률은 4%에 못 미친다. 고가의 골프채를 눈앞에서 강탈당한 골프숍 업주는 수사가 더디다며 좌절한다. 가방을 뺏기지 않으려고 버틴 70대 아시안 여성을 질질 끌고 간 영상까지 있는데도 용의자는 무죄를 주장한다. 은행 앞에서 강도를 당할 뻔했는데 1시간 넘게 경찰이 오지 않아 피해자가 직접 경찰서를 가야 하는 세상이다. ‘제로 베일’은 차치하더라도 그만두는 검사들이 너무 많아 업무 적체는 어쩔 수 없다는 변명까지 들으면 말문이 막히고 답답함이 치밀어 오른다. 결국 어떤 이들은 자구책을 마련했다. 그중 하나가 최근 한인타운 버몬트 애비뉴 선상에 등장한 철창 구조물이다. 동물원에나 어울릴법한 모양새인데 건물 외벽과 바닥에 견고하게 고정됐다. 구조물 안은 한 두 사람이 들어갈 크기다. 안팎이 훤히 보이지만 철창 간격은 좁다. 지키려는 것은 건물 외벽에 설치된 ATM과 은행 손님이다. 이 구조물은 최근 어떤 한인 은행이 만들었다. 아마 데빗카드를 인식시키면 육중한 철문이 열리고 다시 닫힐 것이다. LA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인데 삭막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돈 뽑을 때 안도감을 줄 것이란 생각과 얼마나 도둑 떼가 무서우면 돈을 들여 저런 것까지 설치했을까 하는 우려가 엇갈린다. 낯선 이 광경을 ‘깨진 유리창 법칙’에 적용하면 아찔해진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누군가 다른 유리창을 스스럼없이 깨고 결국 그 건물은 황폐해진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반대로 이 은행처럼 누군가가 먼저 집에 철창문을 설치하면 어떻게 될까. 이웃들은 ‘행여 우리 집만 철창문을 안 달았다가 도둑이 들면 어쩌지’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다. 그렇게 모두가 철창문을 달고, 누군가는 더 두꺼운 철문으로 바꾸고, 다시 철문을 2중으로 겹쳐 닫는 모습이 미래의 LA이고, 한인타운이라면 어떤가. 이런 악순환을 막을 책임이 있는 LA시와 시의회, 검찰 등이 도둑 떼를 잡는 데 시간만 낭비한다면 결국 시민들은 그들을 ‘세금 도둑 떼’로 여길 것이다. 류정일 / 사회부장중앙 칼럼 한인 업주로 최근 한인타운 한인 은행
2023.09.12. 20:27
요즘 한인 주력 업종이라고 할만한 게 있을까? 언뜻 떠오르는 업종이 없다. 과거에는 리커·마켓, 세탁소, 페인트, 가드닝, 스왑밋 등등을 꼽을 수 있었지만 더는 아니다. 그나마 의류업이 여전히 대표 업종의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의 영광은 사라진 듯하다. 그렇다고 딱히 창업이 활발한 업종도 보이질 않는다. 한인 비즈니스도 이런저런 이유로 부침이 있었던 것이다. 반면 수십년간 지속해서 성장하는 업종도 있다. 바로 은행업계다. 첫 한인 은행인 한미가 설립된 1982년을 원년으로 보면 한은 은행의 역사는 41년이 됐다. 그동안 은행 숫자의 증감은 있었지만 덩치는 계속 커졌다. 지난해 남가주 6개 한인 은행의 자산 규모는 340억 달러에 육박했고, 순익은 4억5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미 출범 당시 자본금 규모가 540만 달러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장이다. 미국에는 아시아태평양계가 설립한 은행이 70여 개 정도 된다. 이중 자산 기준으로 뱅크오브호프, 한미, PCB 등 3개 한인 은행이 톱 10에 포함될 정도다. 한인 은행 성장에는 충성도 높은 고객의 덕이 크다. 이는 전체 수입 가운데 이자 수입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2022년 자료를 보면 지난해 남가주 6개 한인 은행의 총 이자 수입은 13억700만 달러로 전체 수입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은행 수익에 그만큼 고객들의 기여도가 크다는 것을 반영한다. 그런데 요즘 한인 은행들도 고민에 빠진 듯하다. 달라지는 경영 환경 때문이다. 우선 은행 구성원의 변화다. 한인 2세와 비한인 직원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경영진과 이사진 구성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이사회를 비롯해 주요 회의가 영어로 진행되는 곳도 많다. 한인 1세 중심이었던 은행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주요 고객은 여전히 한인 1세들이라는 데 고민이 있다. 고객들이 자칫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타인종 금융시장 공략이 생각만큼 쉬운 일도 아니다. 은행마다 이를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있지만 의욕만큼 성과는 따라주지 않는 듯하다. 한인 은행의 고민은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성격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당장의 영업 실적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한 새로운 좌표 설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중 하나가 고객, 커뮤니티와의 관계 재정립이 아닐까 싶다. 그래야만 상황이 달라져도 고객으로부터 지속적인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계 은행인 이스트웨스트뱅크는 한인 은행들의 벤치 마킹 대상이자 극복해야 할 상대다. 자산 규모 600억 달러가 넘은 소수계 최대 은행이기 때문이다. 이스트웨스트뱅크가 얼마 전 ‘2022년 ESG 리포트’라는 홍보물을 내놨다. 잘 알려졌다시피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것으로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잣대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기업의 수익성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통해 소비자, 지역사회 등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스트웨스트의 리포트에서 눈에 띈 것은 아시안 증오범죄 예방 기금으로 2500만 달러를 기부한다는 내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인을 비롯해 아시안 커뮤니티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가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였다. 이런 사회적 이슈에 거액을 기부한다는 것은 이스트웨스트가 덩치만 아시아계 최대 은행이 아니라 그에 부합하는 역할도 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당장의 영업에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지만 고객과 커뮤니티의 신뢰를 얻기에는 충분했다. 한인 은행들도 ‘사상 최대 수익’이라는 실적 발표도 좋겠지만 지속 성장 가능한 경영을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지속성장 한인 한인 은행 비한인 직원 은행 수익
2023.04.06. 20:16
“5년 후에는 자산 규모 300억 달러의 은행으로 성장해 대형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겠습니다” 지난 28일 5년 연임에 성공한 케빈 김 뱅크오브호프 행장의 포부다, 김 행장은 “지난 5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자산 규모가 250억 달러는 넘어야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뱅크오브호프는 자산 규모 130억 달러에서 180억 달러로 몸집을 불리는데 5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인프라 구축과 인적 자원 확보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젠 은행이 비상할 수 있는 확고한 토대를 세운 만큼 은행 성장에 자본과 인력을 집중한다면 5년 내 300억 달러 규모 은행으로의 성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와의 일문일답을 통해서 향후 은행 성장 전략과 운용 계획을 들어봤다. -5년 후 뱅크오브호프의 모습은. “지난 5년간 비싼 수업료를 냈다. 최초의 한인 리저널뱅크로서 어느 한인 은행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느라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그랬기에 지금의 기업 역량을 다질 수 있었다. 몸집이 커지면서 비한인 직원들이 대폭 늘었을 뿐만 아니라 한인 2세 직원도 많아졌다. 그동안 많은 인수합병을 한 만큼 기업 문화를 통합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이제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달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외형으로는 자산 규모 300억 달러 은행으로, 또 고객 혜택과 만족도는 최고인 은행으로 탈바꿈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향후 성장 전략은. “시장 세분화와 다각화 전략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우리가 잘하는) 상업용부동산(CRE) 대출과 SBA 융자도 하면서 기업 금융(C&I) 대출에 더 총력을 기울이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겠다. 공격적인 한국 기업 유치도 C&I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서 한국사무소를 최대한 활용하고 잠시 멈춘 한국 지점 개설도 기회가 되면 바로 추진할 것이다. C&I 대출의 장점은 기업 운영 자금이 은행에 예금(DDA)으로 묶이게 된다는 점이다. DDA는 은행 입장에서 비용이 거의 없어서 수익을 증대할 수 있다. 그 기업과 동반 성장도 꾀할 수 있다는 건 덤이다. 특히 모기지 대출 활성화와 디지털뱅킹 업그레이드를 통해 젊은 한인과 타인종의 은행 접근성을 넓혀 고객 저변도 확대할 계획이다. 내실성장은 물론 다른 은행과의 인수합병(M&A)도 성장 전략 중 하나다.” -조지아와 워싱턴주 진출에 관심이 많은데. “한인 인구 유입이 가장 많은 지역이 조지아주다. 기아 웨스트포인트 북미 생산 공장, 금호타이어, 만도 등 굵직한 한국 기업이 이미 터를 잡고 있는 데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중이다. 지역 한인 경제 성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서 전초기지인 둘루스에 지점을 내고 영업망을 보강하는 중이다. 앞으로도 이 지점을 중심으로 지점망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다. 워싱턴주는 기업의 지형이 바뀌면서 중소형 기업군의 금융 수요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한인사회 변화에 발맞춰 연내 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은행과 기업 경영 환경이 격변하고 있어서 속도에 뒤처지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한인사회 기여는. “뱅크오브호프의 뿌리는 한인사회다. 한인 이민자들이 설립했고 한인들이 주 고객이다. 뱅크오브호프가 한인 이민 사회의 경제적 성공을 상징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영에 임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도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장학금 전달과 홈리스 지원 등 매년 지역사회를 위해서 다양한 공헌활동을 하는 중이다. 중앙일보와 함께 한인 경제 설문조사를 꾸준히 진행하는 이유도 한인사회에 대한 큰 관심 때문이다. 한인 기업 최초로 LPGA 타이틀 스폰서를 자청한 것도 은행 브랜딩과 마케팅이 주된 목적이지만 미주 한인 경제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한인의 자부심도 높이겠다는 부수적인 목적도 있었다.” 진성철 기자행장 뱅크 규모 은행 한인 은행 은행 성장
2022.03.30. 19:16
한인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호프의 케빈 김(사진) 행장이 5년 연임 한다. 은행의 지주사 호프뱅콥이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사회와 김 행장은 행장 임기를 2027년 3월 31일까지 5년 연장키로 합의했다. 특히 2017년의 고용 계약 조건과 유사하게 5년 임기 후 양측(이사회와 김 행장)이 재계약과 관련 이견이 없으면 자동으로 1년씩 연장된다. 단, 2029년 3월 31일 이후에는 연장이 불가하다. 따라서 김 행장은 앞으로 최장 7년간 더 뱅크오브호프를 이끌 수 있게 됐다. 김 행장의 기본급은 105만 달러로 올해 103만 달러에서 2만 달러가 인상됐다. 2017년 계약 당시 기본 연봉이 84만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25%가 올랐다. 또 유급 휴가도 2017년의 4주에서 2주가 더 많은 6주로 늘었다. 이밖에차량 운행비, 소셜클럽 가입비 등도 지원되며 이외 성과에 따른 현금 보너스와 스톡 그랜트 혜택도 있다. 김 행장은 “5년동안 조직 전반을 통해 이루어진 투자를 기반으로 위기에 강한 은행으로 성장했다”며 “장기 전략 및 대표적인 미국내 아시안계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로써 김 행장은 최대 12년간 뱅크오브호프의 경영을 맡게 됐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고용 기간 5년 명시를 통해서 조직 안정화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며 “뱅크오브호프 출범 이후 변화 없이 김 행장이 행장직을 계속 맡아온 만큼 ‘책임경영 체제’의 결과도 보여줘야 하는 부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뱅크오브호프는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을 통해 자산 규모가 180억 달러에 근접한 178억8440만 달러로 성장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조지아주둘루스에 54번째 지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당시 뱅크오브호프 한 관계자는 향후 추가 지점 오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은행 측은 워싱턴주 시애틀에 신규 지점 오픈 계획도 알리는 등 지점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진성철 기자뱅크 케빈 행장 임기 한인 은행 아시안계 은행
2022.03.28. 20:53
제일IC은행(행장 김동욱)이 지난해 4분기 미 전역의 한인은행 중 4.15%로 가장 높은 총자산수익률(ROA)를 기록했다. 조지아 애틀랜타에 위치한 메트로시티은행도 3.24%, 프라미스원뱅크도 2.92%로 높은 ROA를 기록했다. 총자산수익률이란 은행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지난 한해 팬데믹으로 인한 낮은 금리로 은행들이 호황을 겪었지만 한인 은행 중 제일IC은행이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성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행장은 17일 둘루스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배경에는 주요 사업인 중소기업청(SBA)대출과 사업대출에서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 "전체적인 경제성장률은 속도가 줄겠지만 우리 은행의 전망은 밝다"라며 "비지니스에 대한 전망이 좋고, 대출에 대한 기대도 높다"고 올해도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일IC은행측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세전)은 2595만 8000달러로 자산이 비슷한 전국 지점은행 중에서 3등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위인 퀀틱뱅크와 2위인 아펙스 뱅크는 하이테크, 모기지를 운영하는 은행이기 때문에 지점은행으로서는 사실상 1위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 "컨설팅 기업 CB 리소스는 자산성장률, 평균자산 수익률, 평균자본 수익율 등 8가지를 기준으로 지난해 기준 전국의 은행을 평가했는데, 제일IC은행은 C-corp 법인 은행 중 자산 규모 5~10억 달러 사이의 545개 은행 중 가장 좋은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김동욱 행장은 "이 같은 성장에는 경험 많은 이사진들과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그리고 충성도 높은 고객들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기대에 부응하는 은행이 되겠다"고 전했다. 박재우 기자은행 성장 전국 지점은행 자산성장률 평균자산 한인 은행
2022.03.17. 14:57
"은행은 물꼬를 트는 곳입니다. 은행이 한인들의 비즈니스를 서포트하면서 은행도, 커뮤니티도 성장합니다. 그래서 고객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뱅크오브호프 은행원들은 행복합니다. LA와 뉴욕에 이어 애틀랜타에서도 이 경험이 시작됐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한인 최대 은행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가 오는 20일 둘루스지점(지점장 전재황) 문을 열고 조지아 주민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1986년 설립된 뱅크오브호프는 자산 규모 175억 달러로 1998년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현재 8개 주에서 53개 지점을 운영 중인 미주 최대 한인 은행이다. 둘루스지점은 조지아주 첫 번째 지점이자 전국 54번째 지점이다. 전재황 지점장은 지난 17일 오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뱅크오브호프는 이제 아시안 넘버원 은행 자리를 향해 가고 있다"면서 "그 길목에서 조지아주 고객들을 직접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뱅크오브호프 둘루스점은 6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예금, 대출, 크레딧카드, 환전, 신용장 등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은 온라인 전자 명세서, 모바일 체크 디파짓 등 기본적인 디지털 뱅킹 서비스는 물론 젤(zelle), 디지털 월렛, 카드 발렛, 크레딧 점수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28년 전 애틀랜타에 와 조지아텍을 졸업하고 이스트웨스트은행 등 금융업계에서 전문가로서 경험을 쌓은 전 지점장은 "비즈니스를 10여 년 운영해 봐서 한인 고객들이 은행에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한인 은행으로서 우수한 고객 서비스에 더해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는 게 뱅크오브호프의 큰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뱅크오브호프는 은행의 사회공헌을 강조했다. 이번 둘루스지점 론칭을 지원하기 위해 뉴욕에서 방문한 동부지역 총괄 김규성 수석전무는 "한인 은행은 한인 비즈니스의 물꼬를 터 주고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한인 비즈니스를 잘 받쳐 주고 서포트함으로써 한인 경제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면서 "은행이 경제 흐름을 제대로 읽고, 제 역할을 다할 때 커뮤니티도, 은행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지점장은 "신뢰를 주는 튼튼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조지아주 고객과 지역사회의 성장을 돕겠다"면서 "2~3년 안에 스와니, 존스크릭, 도라빌 등에 지점을 확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뱅크오브호프 둘루스점은 현재 소프트오픈을 기념해 신규 개인 체킹 또는 비즈니스 체킹 어카운트 개설시 첫 체크북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TMS(재무관리시스템, Treasury Management System) 패키지, 포지티브페이 등 수수료 1년 면제, ACH 및 리모트 디파짓 캡처 셋업 수수료 1년 면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전 지점장은 "예쁜 선물, 달력 등도 드리고 있으니 많이 방문해주시고, 뱅크오브호프에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주소= 3764 Old Norcross RD, Duluth, GA 30096 ▶문의= 678-262-0351 배은나 기자둘루스점 뱅크 한인 은행 한인 비즈니스 지점장 전재황
2021.12.17.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