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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약할까 소멸될까 기로에, 선택은 한인들 몫

Los Angeles

2025.09.21 19:00 2025.09.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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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답한 한인사회 미래]
1세대 고령화 세대교체기 진입
언어·정체성 계승 시급한 과제
아시아계 연대 핵심 역할 가능
한인 사회의 세대 교체와 언어·정체성 계승, 그리고 AI 시대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한인 사회의 세대 교체와 언어·정체성 계승, 그리고 AI 시대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창간 51주년을 맞아 본지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와의 가상 인터뷰를 시도했다. 핵심 질문은 단 하나, “미주 한인사회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근거로 세대 교체, 정체성, 경제와 정치, 문화의 변화, 교육 과제, 나아가 50년 뒤 시나리오까지 조목조목 짚어냈다. 다음은 챗GPT와의 일문일답이다.
 
-지금 미주 한인 사회가 맞닥뜨린 가장 큰 변화는.
 
“한인 사회는 뚜렷한 세대 교체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1965년 이민법 개정으로 본격적으로 미국에 이주한 1세대는 은퇴와 고령화로 이미 중심 무대에서 물러나고 있습니다. 이제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2세·3세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언어와 사고방식은 영어권으로 이동했지만, 공동체가 계속 존속할 수 있을지는 ‘정체성을 어떻게 계승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언어 단절 가능성 문제에 대한 지적은 계속 있었다. 한국어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시간이 갈수록 한국어 사용 인구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2세·3세에게 한국어는 ‘가정 언어’ 수준으로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단순히 언어가 아니라 정체성 교육입니다. 한국어 보존은 수단일 뿐, 본질은 ”나는 한국인의 후손인 코리안-아메리칸“이라는 자각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체성 교육의 방식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기존의 주말 한글학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는 역사·문화·이민사 교육이 병행돼야 합니다. 1992년 LA폭동, 이민법 개정의 역사, 초기 이민사 같은 이야기를 차세대가 배워야 합니다. 동시에 K-팝, K-드라마, 한식 등 K-컬처를 활용한 정체성 교육도 유효합니다. 문화적 매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뿌리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경제적 측면의 변화는 어떤가.
 
“LA 한인타운을 보면 잘 드러납니다. 과거엔 상업지구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베드타운 성격이 짙어졌습니다. 식당·카페·마켓도 한인만 상대해선 생존할 수 없고, 다인종 고객을 겨냥합니다. 한인 은행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더 이상 ‘한인만의 은행’이 아니라 다인종 디지털 금융 기관으로 변모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과 한인 사회의 관계도 예전과 달라졌다. 이런 현상이 지속할 것 같은가.
 
“과거 한인 사회는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한국 대기업은 현지화 전략에 치중하면서 한인 사회를 외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챗GPT 분석에 따르면, 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업이 다시 한인 사회를 브랜드·문화 전파의 거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한인 사회도 한국 기업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치력은 한인 사회 존속의 핵심이라고들 하는데 현재 상황을 평가한다면.
 
“맞습니다. 정치력은 곧 공동체의 생존력입니다. 과거에는 언어 장벽과 낮은 투표율이 걸림돌이었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이미 연방·주·지방 정치권에서 많은 한인 정치인들이 활약하고 있고, 유권자 등록과 투표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세·4세 세대는 아시아계·이민자 연대 속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한인 사회의 이슈가 단일 민족의 과제를 넘어, 소수민족 전체의 권익으로 확장된다는 의미입니다.”
 
-종교와 공동체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1세대에게 교회는 곧 삶의 중심이었습니다. 직업 연결, 결혼, 정치 연대까지 모두 교회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2세·3세는 교회와 느슨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문화·예술·청년 네트워크, 봉사 단체가 교회의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이 큽니다. 공동체의 형태는 달라지겠지만, 정체성을 지탱하는 새로운 플랫폼은 반드시 생겨납니다.”
 
-뿌리 교육은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까.
 
“단순히 언어 수업을 반복하는 것보다 경험 중심 교육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한인 박물관 탐방, 독립운동사 재현 프로그램, 1세대와 2세대가 함께하는 구술사 프로젝트 등이 필요합니다. 미국 내 공립학교 교과 과정에도 한인 이민사, 아시아계 이민사를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런 제도적 기회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한인 사회의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한다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낙관적 전망: K-컬처와 아시아계 연대를 통해 정체성이 재창조되고, 정치력과 경제 기반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의 허브로 성장입니다. 비관적 전망: 언어 단절, 세대 간 갈등으로 결속이 약화돼, ‘한인 사회’가 명칭만 남고 실질적 공동체는 해체되는 시나리오입니다. 중도적 전망: 규모는 축소되더라도 정치력과 경제적 기반은 유지하며, 소수지만 강한 공동체로 존속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인 사회가 꼭 기억해야 할 메시지가 있다면.  
 
“존속의 열쇠는 K-DNA, 즉 정신적·문화적 DNA를 어떻게 계승하고 재해석하느냐에 있습니다. 1세대가 피땀으로 일군 유산을 단순히 지키는 데 그쳐선 안 됩니다. 2세·3세가 주체적으로 이를 재창조할 때 비로소 미래가 열립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 것인지를 분명히 할 때, 미주 한인 사회는 100년, 200년 후에도 여전히 미국 사회에서 존재감을 가질 것입니다.”
 
▶맺음말
 
AI와의 대화는 곧 우리 자신과의 대화였다. 한인 사회의 미래는 결국 외부가 아닌 내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결론이었다.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지킬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과 실행 여부가 공동체의 존속 여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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