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고향에 가면 마음을 비우세요 그 곳은 그리움과 외로움이 만나는 곳 해변을 걸으세요 남산에 오르세요 텅 빈 가슴 그 곳에 놓고 오세요 아픈 가슴에 다리 절며 바닷가 헤메는 나그네 세상 애환 등에 지고 산에 오르는 산객 누군가 문드러진 마음 주워 가겠지요 그 것은 새벽을 밝히는 반짝이는 진주 이슬 너와 나의 치유의 눈물 이강민 / 시인글마당 향수 진주 이슬 세상 애환
2025.07.10. 17:56
이화여자대학교 총동창회 워싱턴 DC지회(회장 최미나)가 주최 ‘가을 음악회’가 지난 14일 맥클린 한인 장로교회에서 열렸다. 음악회는 피바디 음대 박사 출신 플루티스트 최지영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성희, 오르가니스트 김정연, 소프라노 장의정과 박나애, 피아니스트 김윤정, 이보라씨가 참여해 파가니니, 슈베르트, 푸치니, 모차르트, 바흐, 드뷔시, 볼프 등 바로크 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더불어 연주곡과 작곡가에 관한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진행해 청중과의 교감으로 클래식을 친근하게 했다. 두 소프라노의 향수를 부르는 한국가곡 앵콜무대에 관객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가을 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편 이화여자대학교 동창회 워싱턴 DC 지부는 오는 12월 16일, 총회 겸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기획중에 있다. 문의: [email protected]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향수 가곡 한국가곡 앵콜무대 이화여자대학교 총동창회 이화여자대학교 동창회
2023.10.19. 13:45
최근 자신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 대중적인 브랜드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니치 향수가 인기다. 니치 향수는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향수를 뜻하는 말로,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키아(nicchia)’에 어원을 둔다. 합성 원료를 통해 대량생산 하는 대중적인 향수 보다는 독특한 컨셉, 천연 향료와 희귀 성분 등의 고급 원료를 주재료로 하여 개성 있는 향기를 표현할 수 있다. 패션과 향수는 모두 개인의 스타일과 선호도를 나타내는 요소로 이를 통해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다. 이에 MZ세대 사이에서 니치 향수는 패션처럼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독특한 향기와 패키지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니치 향수 중에 어떤 제품들이 잘파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살펴보자.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로 ‘조보이(JOVOY)’와 국내에서도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브랜드인 ‘플로라이쿠 파리(FLORAÏKU PARIS)’를 이야기할 수 있다. ‘조보이(JOVOY)’는 지난 2010년 조향사 ‘프랑수아 헤닌’이 론칭한 니치 향수 브랜드이자 편집숍이다. 독창적인 향·강력한 메시지·장인 정신이라는 3가지 조건을 모두 갖춰 선별한 세계 각국의 니치 향수 브랜드를 엄선해 선보이고 있다. ‘조보이(JOVOY)’는 니치 향수 편집숍이라는 특성을 살려 여러 브랜드를 넘나드는 향기 조합을 제안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유의 원료와 향수에 담긴 스토리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고객 취향에 맞춤화된 향기를 추천하는 편집숍으로 파리 여행을 가면 필수적으로 들려야 하는 ‘향수 마니아들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독보적인 철칙과 향수가 가진 스토리로 전세계 단단한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2017년 프랑스에서 시작한 ‘플로라이쿠 파리(FLORAÏKU PARIS)’는 컨셉과 철학을 하이쿠라는 시의 형태로 전달하는 예술적인 프리미엄 니치 향수로 현대적인 향은 물론 향수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며 향을 즐길 수 있는 재미도 함께 선사한다. 향수를 표현하는 주요 노트도 하이쿠의 3행처럼 꽃, 차 또는 나무로 세가지로만 구성하여 감각적인 향기를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고귀한 원료를 세심히 선별하고, 최대 50% 이상의 천연 소재를 사용하였으며, 장인정신과 혁신적 기술을 통해 구현한 향을 한 점의 오브제와 같은 보틀에 담아내어 향과 예술성을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엄선된 원료의 배합을 통해 무겁지 않으면서도 명확한 향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향을 만들기 위해 ‘플로라이쿠 파리(FLORAÏKU PARIS)’는 수차례 원료를 배합하고 다듬기도 한다. 패션처럼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향기를 입는다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니치 향수는 현대인의 삶에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패션은 곧 이미지가 된다. 향수는 뿌린 사람도 그 향을 맡는 사람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가 받아들이는 이미지를 바꿔 놓을 수 있기 때문에 니치 향수는 패션의 시작이자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분들은 니치 향수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그들만의 독특한 향기와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보자. 강동현 기자 [email protected]차별화 향수 향수 브랜드 프리미엄 향수 향수 마니아들
2023.04.09. 21:13
어제 늦은 귀가로 인해 숙소로 돌아 오자마자 잠자리에 들었다. 깨어 보니 2시10분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6시 반에 알람을 맞춰놓고 누웠지만 잠은 깊이 들지 못했다. 글을 써서 보내야 할 곳이 몇 군데 있어 창문을 마주한 책상에 앉아 인사동의 밤 풍경을 바라 보고 있다. 간간히 빌딩의 불이 켜져 있지만 대부분 가로등을 제외하고 모두 잠들어 있었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 바로 앞 펼쳐진 조계종 에서 잔잔한 목탁소리가 들려온다. 한밤중 들려오는 목탁소리는 왠지 내면의 깊은 성찰과 고뇌의 소리로 묻어난다. 어둠에 잠겨 있는 세상을 깨우고 있는 듯 마음 속을 파고 들어온다.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차로 이동하지 않고 걷기로 했다. 명동을 걸어 나와 종로 2가를 지나 내가 묵고 있는 인사동 NineTree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로비 직원이 커피 마시며 담소할 수 있는 육층 커피 라운지를 추천해줬다. 숙박 카드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에 인사동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통유리 쪽으로 둥근 테이블들이 소파와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우리는 취향대로 커피를 내려 창가에 앉아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의 추억은 대학 2년에 불과했지만 50년 가까이 우정을 유지하게 된 이유는 그 기간 동안 서로의 머리 속에 각인되고 또 가슴에 담겨 지울 수 없었던 희노애락의 감정 때문이었으리라. “고작 2년이었잖아.” 스스로 놀라고 있었다. 그래 그 2년 동안 쌓였던 시간과 추억들이 하나 둘 나오며 우리 이야기도 켜켜이 쌓이고 있었다. 한 친구는 광화문 쪽으로, 두 친구는 다시 인사동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헤어졌다. 우리는 미로처럼 알 수 없는 길을 걸어 이곳까지 왔다. 우리가 걸어왔던 길들은 늘 행복으로만 점철된 길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여러 고난을 통해 더 단단해지고 강해져 지금의 모습이 되었으리라. 모두들 잘 살았고, 충실히 제 갈을 걸었기에 오히려 어려움은 목표를 향한 디딤돌이 되었음에 틀림 없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와 만난 산골 마을 서산 여미리의 새벽은 아름답다 못해 한편의 시로 다가오고, 넓은 평붓으로 그려낸 수려한 그림 같이 담겨져왔다. 산 골마다 피어나는 산 안개는 오래된 동양화 한편을 감상하듯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300년 된 비루나무를 보러 가는 길가로 불그레 번지는 산등성이, 그 위로 하루가 밝아 오고, 황금 빛으로 익어가는 들판은 절로 정지용의 ‘향수’를 떠오르게 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옛 이야기 지줄대는 /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 얼룩배기 황소가 /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 말을 달리고 /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 짚베개를 돗아 고이시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흙에서 자란 내 마음 /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하늘에는 성근 별 /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꿈엔들 잊힐리야 봄이 되면 노란 수선화가 산길을 덮고 가을엔 코스모스가 지천에 피어난 풍경에서 길을 잃어도 좋을듯했다. 먼 산 틈을 비집고 동이 트고 있다. 붉게 타는 산 언덕을 걸으며 늘 그려왔던 마음의 고향을 마음껏 담아내고 있다. 가을은 깊어가는데 오랜 친구들의 눈망울도 깊이 붉어지고 있다.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향수 시간 이야기 커피 라운지 수선화가 산길
2022.10.24. 14:48
이른 아침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윌슨 공원을 도는데 곁을 지나가는 한 백인여자 한테서 향수 냄새가 진동한다. 저녁에 뿌린 향수가 아침까지 가는지는 모르지만, 아침에 뿌리고 나왔다면 그녀는 사랑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아침 향수하면 즉시 떠오르는 한 장면 때문이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피트니스가 문을 닫자 아침 운동으로 해오던 수영 대신 걷기를 시작했다. 가까운 바닷가도 갔지만, 주로 우리 동네와 집 앞에 있는 작은 공원을 돌았다. 이른 시간에는 거의 사람이 보이지 않다가 해가 밝아올 때쯤 되면 개를 산책시키러 나오는 사람들이 모여 수다를 떠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어둑어둑한 시간에 마주치는 한 사람이 있었다. 아시안 할머니로 웅크린 몸과 비척이는 걸음으로 봐서 병색이 짙어 보였는데, 몇 바퀴를 쉬지 않고 도는 것을 볼 때면 큰 병을 앓은 분의 삶을 향한 집념처럼 느껴졌다. 할머니를 뵌 지 얼마쯤 지났을 무렵이다. 공원을 도는 체격이 건장한 백인 할아버지가 몇 번 눈에 띄었는데, 공원 저쪽에서 인기척이 나서 보면 두 분이 한자리에 서서 한참 대화를 나누거나 다정히 걷는 모습이 보였다. 안개가 자욱한 아침 공원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두 분 모습이 잦아졌고, 뭔가 조마조마하면서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기가 넘치고 걸음에 힘이 실린 듯 느껴지던 할머니가 아니나 다를까 그 새벽에 화장을 하고 향수까지 뿌리고 나오셨다. 이른 아침의 맑은 공기 속이어선지 짙은 향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개인적으로 몸에 향수 뿌리는 것을 즐기지 않는 편이다. 언젠가 메이시 백화점에 갔다가 화장품 매장 앞을 지나는데 매장 종업원이 조그만 샘플을 몇 개씩 나눠주어 칙칙 뿌렸던 적이 있다. 향도 기분도 나쁘지 않았음에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없어졌다. 향수를 유용하게 사용하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마음뿐, 선물 받은 몇 개는 화장대 장식용으로 진열되어 있다. 영화배우 메릴린 먼로가 “샤넬 N5를 입고 잔다”는 말을 남겨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는 프랑스의 ‘샤넬 N5’ . 누구에게 받았는지 기억도 없고 오래되어 거의 바닥을 보이지만, 선물한 분의 향기가 아련하게 전해져온다. 기록에 의하면, 향수는 향료를 알코올에 녹여 만든 것으로 인류 역사와 같이 시작되었다. 신께 올리는 제단에 향을 피우는 종교의식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는데, 향으로 질병을 없애고, 신들이 보호해주며 나쁜 영혼을 막아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 유물에서 발견된 향수 용기와 왕과 왕비에게 향유를 뿌리는 모습이 담긴 벽화는 향수 사용의 역사적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향을 과학적으로 연구해서 미용과 치료에 적용했다. 이집트의 마지막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화장과 함께 향료 사용을 즐겼는데, 로마의 시저와 안토니우스를 유혹했던 비결 역시 허리춤에 숨겨둔 사향의 향수였다고 한다. 얼마 전 여행 갔다가 벌레에 물린 상처가 심해 수영 대신에 동네를 걷고 있다. 그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관계가 잘 진행되고 있을까. 모른다. 하지만 그 할아버지가 동네를 혼자서 도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같은 시간 공원을 돌고 있을 할머니를 떠올리며 가슴이 싸해짐을 느낀다. 오연희 / 시인이 아침에 향수 무죄 향수 사용 향수 냄새 향수 용기
2022.07.15.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