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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나이를 잊은 ‘호모 에루디티오’

인간의 본질적 특징을 나타내는 말 중 라틴어 ‘호모 에루디티오(Homo Eruditio)’가 있다. ‘배우는 인간’ 또는 ‘학습하는 인간’이란 뜻이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능력과 욕구를 지닌 인간의 특징을 강조한 말이다.   호모 에루디티오의 특성을 잘 표현한 말이 ‘배움에는 끝이 없다’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널리 알려진 말인데, 누가 처음 한 말인지는 딱히 알려진바 없다.   인간의 특징을 이처럼 잘 드러낸 말이 또 있을까 싶다. 사람은 태어나 숨을 다할 때까지 끝없이 뭔가를 배운다. 배우는 것을 아무리 싫어해도 부단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려면 새로운 정보를 머리에 입력해야 한다. 심지어 가만히 앉아 뉴스만 봐도 세상 돌아가는 걸 배우게 되고, 일상의 소소한 경험에서도 뭔가를 깨닫게 된다. 좋든 싫든 배움은 사람의 숙명이다.   요즘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에선 시니어로 분류되는 호모 에루디티오들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은퇴 후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 시니어들은 때로는 놀이와 유희를 즐기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가 된다. 창의성과 예술적 능력을 발휘하는 ‘호모 크레아투라(Homo Creatura)’가 되는 이도 있다. 정치적 인간(Homo Politicus),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으로 살아가는 이도 있다. 물론 이 모든 유형의 기저엔 호모 에루디티오가 있다. 어떤 활동이든 새로운 걸 배워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호모 에루디티오적 특징이 특히 시니어 집단에서 두드러지게 발현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한인 교회들은 시니어 대학을 운영하며 음악, 미술, 영어, 컴퓨터와 스마트폰, 성경 공부 등 다양한 강좌를 제공한다. 한인 단체들도 시니어가 관심을 가질 법한 각종 세미나, 워크숍을 열고 있다.   마라톤, 배드민턴, 탁구, 라인댄스 동호회, 시와 수필 작법을 배우는 문학 동호회, 함께 노래하며 친목도 다지는 합창단 등도 은퇴한 시니어들을 주축으로 꾸준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회 각 분야 이슈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모임인 OC시사토론회는 시니어들의 호모 에루디티오적 특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주제의 포럼 시리즈를 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엔 ‘한국 근, 현대사 쟁점’이란 주제의 포럼 시리즈를 열었다. 8회에 걸쳐 진행된 포럼은 ‘조선은 안 망할 수 있었는가’, ‘독립운동은 효과가 있었는가’, ‘종교는 한국을 구원할 것인가’ 등 흔히 접하기 어려운 주제를 다뤘다.   OC시사토론회는 지난 10일부터 ‘미래를 여는 창: 신생 기술’ 포럼 시리즈를 시작했다. 총 11회 열릴 포럼 주제엔 ‘양자 컴퓨팅과 양자 암호’, ‘블록체인’, ‘뇌-기계 연결과 뉴로테크’ 등 우리의 미래를 바꿔놓을 신기술이 대거 포함됐다.   서명룡 OC시사토론회 대표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미래를 예상하는 통찰력을 기르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적합할 만한 주제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학이란 주제가 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신기술이 우리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보이는 이가 많다”고 말했다.   OC시사토론회의 사례는 호모 에루디티오의 관심 분야가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이를 잊고 배움에 몰두하는 호모 에루디티오들의 활동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행복한 노년 생활의 가장 큰 위협으로 부각된 치매,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데 새로운 것을 배우며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하기 때문이다.   배워서 즐겁고 건강에도 좋다는데 호모 에루디티오로 사는 걸 마다할 이유도 없다. 공자도 2500여 년 전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고 했다. 나이를 잊고 배움에 몰두하는 호모 에루디티오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임상환 / OC취재담당·국장중앙칼럼 나이 호모 호모 루덴스 포럼 시리즈 시니어 집단

2025.07.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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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트렌드] 호모 부스터형 인간 되기

 필자는 '포스트 코로나 호모 부스터가 온다'라는 책을 통해서 '부스터'란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호모라는 단어가 있어서 한 신부님이 동성애 관련된 책인 줄 아는 일도 있었다.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우리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크리스천이라 하면 그냥 일요일날 교회만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기독교는 자신의 정체성이자 가치관이며 말씀을 살아내는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한다. 최근에 젊은 MZ세대에서 유행하는 미니멀리스트 '욜로(YOLO)' 'FIRE(Financilly Independence Retire Early)' '노마드족' 등의 용어는 가치관을 대변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지칭한다. 그러나 크리스천이라고 하면 특유의 라이프 스타일이 없다. 세상 사람처럼 물질주의 이기주의를 취하면서 자신의 가정과 교회만 생각하는 기복주의의 틀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독교 신앙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 삶의 양식을 담은 전방위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되어야 한다. 물질주의를 넘고 자신의 기복신앙을 넘고 세상 사람에게 대안을 줄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필자가 쓴 '호모 부스터'는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서 나를 부스트(자기 탈란트 개발 및 확장)하고 남을 부스트(이웃ㆍ사회) 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한다. 선교를 하는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하던 라이프 스타일이 남에게 환대의 손길을 주는 신앙이 되어야 한다.   코로나 사태가 불거지고 사람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의 학습효과로 주식 비트코인등 투자열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코로나로 돈을 번 사람이 있는가 하면 코로나로 직장을 잃고 힘들게 사는 이웃도 있다. 우리 주변에는 눈에 안 보이는 소외된 사람들도 많다. 크리스천이라고 하면 적어도 내 주변을 돌아보고 소외된 사람에게 환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한인 사회도 이제는 자기 생존 모드에서 주류와 타민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량도 있다 그것을 실천할 때이기도 하다.   교회의 역할도 성도의 잠재적인 달란트를 발견하고 그것이 자신의 소명과 이어지며 사역까지 나갈 수 있도록 부스터 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기존의 수직적이고 상명하달식 사역은 지속가능할 수가 없다.     요즘도 한인 마켓 앞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의 피켓을 들고 스피커로 외치는 크리스천을 보면 비기독교인이 얼마나 싫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는 개인영성의 영역이지만 결국 삶의 형태에서 향기와 열매가 나와야 한다. 특히 21세기에 리더십 중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공감 능력이다. 공감이란 단순히 같이 아파하는 연민의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파하는 사람에게 손길을 뻗어서 실천하는 것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이민 와서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큰 집에 명문 대학 진학 고 연봉 직장에 다니는 것만이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이제는 호모 부스터가 되어야 한다.     성경에 달란트 비유처럼 하나님은 결산하신다. 그분이 준 달란트를 '나'를 위해서만 썼는지 아니면 하나님 나라와 이웃을 위해서 썼는지 분명 물으실 것이다.     [email protected]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부스터형 호모 호모 부스터형 라이프 스타일 포스트 코로나

2022.02.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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