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홍수 피해로 시카고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최신 기술이 적용된 경보 시스템이 시 전역에 설치된다. 이를 통해 홍수 가능성을 미리 탐지하고 주민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선통신업체 버라이즌과 미시간에 본사를 둔 테크 스타트업 하이파이사는 최근 시카고 상습 수해 지역을 중심으로 10개의 홍수 감지 센서를 부착했다. 이 센서는 바다에서 물고기떼가 있는 곳을 탐지하는 소나(sonar) 기술이 적용됐다. 강이나 하천 곳곳에 설치돼 음파 변화를 통해 수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감지된 정보는 5G로 실시간으로 수집되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홍수로 인해 하천이 범람하기 전에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이 유입되고 있고 지역에 홍수 가능성이 있는지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주민들이 홍수 피해를 911에 신고하고 대피하는데까지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 센서를 통해 평균 1시간 이상 상황을 빨리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센서 설치 지역은 50곳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센서 설치가 완료되면 시카고 시청의 응급관리센터 네트워크와 연결돼 필요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 또 시청 수도관리국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과 교차 체크를 통해 홍수 발생 가능성과 피해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계획이다. 이미 유사한 시스템이 설치된 뉴올리언스의 경우 허리케인으로 인한 홍수 피해 탐지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에는 시카고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10채가 완파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홍수 감지 센서는 차탐과 오스틴 등 상습 침수 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또 하수가 범람하는 지역에도 설치돼 시 전역을 커버하게 된다. 버라이즌과 하이파이사는 센서 설치 첫해는 무료로 기기를 공급하고 이후 센서가 계속 유지될 경우 연간 센서당 1495달러, 최대 7만5000달러를 관리비로 받게 된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홍수 센서 설치 홍수 피해 홍수 가능성
2025.08.18. 15:09
숫자로 본 LA의 겨울폭풍 지난 4일부터 4일간 가주를 덮친 겨울폭풍은 피해도 피해지만 앞으로 이런 규모의 폭풍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비로 인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가주의 자연재해는 대체로 폭염과 가뭄, 산불이었다. 이번 겨울폭풍은 특히 남가주에 발생하는 자연재해에 폭우와 홍수, 산사태, 침수 등을 추가했다. 이번 겨울폭풍 기간에 LA에서 하루에 6개월치 비가 쏟아진 것은 폭우를 새로운 재해로 상정해야 될 개연성을 높였다. 특히 5일 강우량은 역대 최고치였다. 홍수 경보가 내려진 지역은 가주의 94%에 이르렀다. 폭우로 이렇게 많은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도 드문 일이다. 강우량이 유난히 많았던 원인은 대기의 강이다. 하늘에 강처럼 형성된 수증기 통로는 멕시코만 연안에 상륙하는 허리케인과 비슷한 규모의 비를 뿌렸다. 게다가 움직임이 매우 느려 피해를 불렸다. 문제는 이번 폭우가 이례적인 자연현상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이런 자연재해가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립대기연구센터의 대니얼 스웨인 UCLA 교수 등 과학자는 2022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가주의 홍수가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웨인 교수는 가주에서 발생 가능한 홍수에 대해 “지속 기간이 더 길고 더 극단적이고 더 광범위하다”고 강조했다. 가주에서 마지막 대홍수가 발생한 것은 1861년이다. 당시 300마일에 걸친 센트럴밸리와 LA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겼다. 이번 폭우는 홍수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홍수 가능성이 지구의 온도가 1도 오를 때 약 10%씩 증가한다고 예측한다. 지구가 따뜻해질수록 대기의 수증기 함유 용량이 커지기 때문이다. 스웨인 교수는 “우리가 말하는 시나리오는 가주에서 지난 며칠 동안 일어난 일이 몇 주 동안 반복된다는 가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위험도 있다. 기후가 극심한 건조함과 극도의 다습함 사이를 오가는 것이다. 수문기후 채찍질(hydroclimate whiplash)로 불리는 이런 현상은 지구 기온이 올라가면 추의 흔들림이 커져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가주에 가뭄과 홍수가 번갈아 오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가주에서 대형 화재가 빈번했던 연도 중에서 5년은 2006년 이후였다는 점도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극심한 기온 변화 교차가 잦아질 수 있음을 드러낸다. 폭우가 잦아지면서 가주에서는 보기 드문 범람의 문제도 불거진다. 폭우가 잦아지면 토양의 강우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초과 강우가 지표를 흐르면서 유출수(runoff)가 증가해 하천이나 호수의 범람 가능성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로 가주 58개 카운티 가운데 24개 카운티를 지나는 시에라 네바다에서 이런 유출수가 200%~400%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출수 증가는 2023년에도 발생했다. 3월 폭우 때 마른 호수가 채워지면서 유출수가 증가해 산사태와 홍수가 증가했다. 몬터레이 카운티의 파하로는 제방 붕괴로 침수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로 발생한 샌디에이고 지역의 침수 피해도 유출수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우량과 유출수의 증가와 관련해 배수 시스템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롱비치를 거쳐 태평양으로 가는 LA강은 물줄기 정도였으나 이번에는 일부 지역에서 범람 경보가 발동됐다. 수량 증가에 맞춰 배수 관리를 고민할 때라는 신호다.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미하일 체스터 교수는 “우리는 하수와 배수 시스템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제한 뒤 “제방과 방파제는 발생 확률이 매우 낮은 50년이나 100년 만의 홍수 같은 재앙을 염두에 두고 건설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도로 빗물 배수관은 5년이나 10년 만의 폭우에 대비한다”고 지적했다. 또 빗물 배수관은 노후화 가능성이 높다. 기후 변화로 100년 만의 홍수가 20~50년 만에 오고 20~50년 만의 홍수가 3~5년 만에 올 수 있는 상황에서 남가주도 배수 시설을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13인치의 강우량으로 진흙사태 등이 발생한 벨에어를 보면 더욱 그렇다. 낡고 작은 파이프를 교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땅속의 모든 파이프를 바꿀 수는 없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로렌 맥필립스 교수는 녹색 옥상을 비롯해 식물과 토양이 물을 흡수하는 도로변의 저습지, 대규모 저류 지역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맥필립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볼티모어나 피닉스보다 10배나 많은 빗물 인프라를 구축했다.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전국적으로 강우량이 2인치를 넘는 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2080년 가주의 전체 강우량은 2005년보다 2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주도 다양한 배수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각 단계에서 강우량을 분산하는 방식이 중요해졌다. 비 피해를 어떻게 복구하느냐도 현안이 됐다. 기상예측회사인 애큐웨더에 따르면 이번 겨울폭풍으로 가주가 입은 피해는 주택과 기업, 도로와 인프라를 합해 90억~110억 달러로 추정된다. 가주의 주택 소유자 가운데 홍수 보험 가입자는 2%에 불과하다. 가주에서 화재 보험은 중요하지만 홍수 보험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단일 기상 현상과 비교하면 지난해 대기의 강 폭우 때는 46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짧은 시간 피해액이 2배 정도 늘었다. 피해 방지뿐만 아니라 피해 복구 지원도 고민할 문제다. 안유회 에디터FOCUS 홍수 남가주 가주의 홍수 홍수 가능성 홍수 산사태
2024.02.11.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