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트렌드] ‘킥(Kick)’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최근 흑백 요리사 시즌 2가 시작되었다. 시즌 1을 너무 재밌게 보아서 다시 시청하고 있다. 그중에 인상적인 대사는 임성재 심사위원의 “맛은 있는데 킥(Kick)이 없다”는 말이다. 흑백 요리사에 참가하는 셰프들은 이미 유명한 분들이다. 그렇다 보니 맛은 다 좋다. 그러나 그 셰프의 철학과 의도가 담긴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은 또 다른 경지다. 시즌 1에서 그 경지를 이룬 분이 에드워드 리 셰프다. 최종 2등을 했지만 그분이 만들어 내는 스토리 담긴 요리는 그의 요리 철학을 잘 나타낸다. 흥미로운 점은 이 표현이 더 이상 요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는 개인, 학생, 기업, 심지어 교회까지 모든 존재에 대해 묻고 있다. “우리는 과연 kick이 있는가”. 평균은 안전하지 않다. ‘잘함’이 무력해지는 시대이다. 과거에는 “평균 이상”이면 충분했다. 성실한 학생, 무난한 기업, 문제없는 교회는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요즘 AI의 등장으로 대학 졸업생들이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기존 방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음에도 학부모들은 아직도 아이비리그 목표로 아이들을 교육한다. 이제는 시스템에서 지식 습득하여 좋은 성적을 가진 학생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볼 수 있다. 학생들에게는 자신만의 kick이 있어야 한다. 인생의 스토리에서 무엇을 실패했고 어떤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고 내가 살고 싶어 하는 삶의 비전이 ‘킥’이 되어야 한다. 부모의 치맛바람으로는 부족하다. 심지어 대학 진학도 ‘킥’이 없는 학생들은 아무리 성적이 좋고 엑스트라 커리큘럼 활동을 많이 해도 불리하다. 비슷한 스펙, 비슷한 활동, 비슷한 자기소개서, 비슷한 말투와 생각, 문제는 성적이 아니다. 문제는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킥’이 있는 학생은 이런 특징을 가진다. 특정 주제에 대한 집요함, 말할 때 살아나는 눈빛, 남들이 안 묻는 질문, 결과보다 과정에서 드러나는 태도이다. ‘킥’은 재능보다 관점에서 나온다. 그리고 관점은 시험 점수가 아니라, “왜?”를 얼마나 오래 붙잡고 있었는가에서 만들어진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은 기술적으로 훌륭하다. 문제는 시장에 비슷한 훌륭함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은 끝이 없고 기능은 금세 복제되며 브랜드는 말은 많은데 기억하긴 어렵다. ‘킥’ 없는 기업의 특징은 명확하다. “우리는 고객 중심입니다”, “최고의 품질을 제공합니다”, “신뢰와 혁신을 추구합니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느 기업 이야기인지 알 수 없다. ‘킥’이 있는 기업은 다르다. 한 문장으로 설명 가능하고 싫어하는 사람도 분명하며 선택받지 못해도 이유가 명확하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말씀 중심입니다”, “우리는 사랑이 있습니다”, “우리는 바른 신앙을 가르칩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가 이렇게 말한다. ‘킥’이 있는 교회는 규모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존재 이유가 선명하다. 세상과 다른 질문을 던지고 불편한 진실을 피하지 않으며 대신 정직한 교회, 살아 있는 신앙, 그리고 “여기에는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사람들이 느껴야 한다. ‘킥’은 자극이 아니라 진정성이다. [email protected] 이종찬 / J&B푸드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kick 흑백 요리사 학생 기업 생각 문제
2025.12.22.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