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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5개월 여성까지 수갑”…ICE 구금센터의 숨겨진 현실

  ━   원문은 LA타임스 12월3일자 “Pregnant and shackled in ICE facilities” 기사입니다.     지난 6월, 로레나 피네다(27)는 임신 5개월이었다. 샌퍼낸도 지역 홈디포 인근 길모퉁이에서 시누이와 함께 운영하던 노점을 지키던 중, 얼굴을 가린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그를 붙잡았다. 한 요원이 그를 차량에 밀어붙이자 피네다는 “조심하세요, 임신 중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원은 “그래서 당신을 놓아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고 답했다고 한다.   ICE 정책은 임신·출산·수유 중인 여성에 대해 “이민법의 행정 위반”만으로는 체포·구금해서는 안 되며, 예외적 상황이거나 법적으로 석방이 금지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구금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변호사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임신한 여성들이 더 자주 체포·추방·구금되고 있다.   피네다는 LA 다운타운 구치소를 거쳐 샌버나디노, 애틀랜타, 그리고 루이지애나주 알렉산드리아의 임시 구금시설로 이송됐고, 이후 시골 지역의 구금시설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그녀는 100일 넘게 배가 불러오는 것을 지켜보며 미국에서의 꿈이 사라져 가는 시간을 견뎠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조지아 럼킨의 스튜어트 구치소, 그리고 피네다가 수용된 루이지애나 베질 ICE 구금시설 등에서 적절한 의료 서비스 없이 지내는 임신부 12명 이상의 사례를 기록했다.   그 중에는 유산 중인 여성이 수갑에 묶여 있었다는 사례, 고위험 임신 여성이 독방에 수감된 사례, 산전 진료가 거부된 사례, 통역 지원 없이 의료진과 소통이 어려웠던 사례 등이 포함됐다. 일부 여성들은 의료 요청이 수 주 동안 무시됐다고 ACLU에 밝혔다.   ACLU 변호사 유니스 조는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10월 ICE 국장 대행 토드 라이언스에게 구금된 임신부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국토안보부 대변인 트리샤 맥러플린은 임신부 구금은 “극히 드물다”고 강조하며, 구금 중인 임신 여성은 “정기적인 산전 진료, 정신건강 서비스, 영양 지원, 지역사회 기준에 맞는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몇 명이 구금돼 있는지는, 관련 보고 의무가 공화당 주도의 의회에서 폐지되면서 알 수 없게 됐다.   전국 변호사들은 임신한 여성들이 극히 열악한 환경에서 구금됐었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의 메사 베르데 ICE 구금센터에서 망명 신청자 앤지 로드리게스는 7월 유산했고 이후 석방됐다. 베질 구금시설에서 네이시스 마이레나는 쌍둥이 임신 6개월 차에 조산 증세로 입원했으며, 변호사에 따르면 병원 침대에 수갑으로 묶여 있었다.   조는 “이 여성들은 가족에게서 강제로 떨어져 수천 마일 떨어진 구금 시설로 보내졌고, 끔찍한 환경 속에서 자신과 태아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의 추방 위험까지 걱정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맥러플린은 피네다·로드리게스·마이레나가 모두 최근 5년 내 남부 국경을 넘어왔으며 “바이든 행정부 아래 석방됐던 이들”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구금 시설에서 받는 의료가 불체자들이 평생 받아본 의료 중 가장 좋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ACLU 기록에 대해서는 “익명·미검증 주장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또 “현재 구금 중인 불법 체류자 중 임신 여성은 0.133%에 불과하며, 더 강화된 감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극적인 유산 4건은 루이지애나 남부 ICE 구금센터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시설 내 임신 구금자의 10%로 전국 평균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맥러플린은 로드리게스가 체포 당시 스스로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마이레나는 아동 학대 관련 혐의로 체포됐다고도 말했다. 마이레나의 변호사 테아 크레인은 그녀가 파트너와의 충돌 당시 7세 딸이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기소됐지만, 마이레나는 스스로를 방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다투고 있다.   마이레나는 11월 26일, LA타임스가 취재를 시작한 직후 석방됐다.   피네다는 체포 후 3개월 넘게 루이지애나 주립 교도소에서 구금됐다. 이 지역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민 구금의 중심지가 됐다. 피네다는 54개의 침대가 줄지어 놓인 큰 방에서 다른 여성들과 지내며, 시간에 따라 배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아이와 집을 그리워하는 낯선 여성들”과 마음을 나누며 하루하루 버텼다.   그녀는 시설 내에서 적어도 20명의 임신부를 보았다고 한다. 일부는 석방됐고, 일부는 빠르게 추방됐다. 임신 4개월이던 한 여성은 쌍둥이를 유산했지만, 며칠 동안 약 처방을 요청했으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피네다가 떠날 때까지 방치돼 있었다. 또 다른 임신 여성은 추방 직전 유산한 뒤, 8일 후 결국 추방됐다고 한다.   피네다는 “유산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추방한 것”이라고 말하며 경악했다.   시설 환경도 혹독했다. 경비원들은 자주 소리쳤고, 배식은 대부분 핫도그·스파게티 같은 저급 식단이었다. 어떤 여성은 제왕절개로 출산한 뒤 병원을 나서다 체포됐고, 결국에는 아기를 놔두고 혼자 추방됐다고 전했다. 피네다는 “나도 그런 일을 겪을까 무서웠다”며 “구금 상태에서 출산하게 될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워싱턴DC의 여성난민위원회는 임신·출산·수유 여성의 구금 사례를 추적하고 있으나 자료 수집이 어렵다고 한다.   이 단체의 불체자 권익 국장 자인 라카니는 “우리는 지금 구금시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거의 알 수 없다”며, 접근권과 의무 보고가 줄어들어 상황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신 여성은 정기적 진료가 필수적이며, 위급 상황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취약한 집단”이라며 ICE가 정책대로 적절한 돌봄과 영양을 제공하지 않는 증거가 많다고 밝혔다.   올해 7월, 조지아주 존 오소프 상원의원이 주도한 조사도 “임신 여성 14건, 아동 18건의 학대 의혹이 신빙성 있게 제기됐다”고 보고했다. 민주당 여성의원 모임은 “임신·출산·수유 중인 불체자를 석방하라”며 ICE 국장 대행에게 서한을 보냈다.   피네다는 2023년 엘살바도르에서 도망쳐 온 수백만 불체자 중 한 명이다. 갱단의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족과 함께 국경을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에 도착한 뒤 생계는 어려웠고, 친척집과 지인을 전전했다. 이후 남편은 건설 현장에서 안정적인 일을 찾았고, 피네다는 시누이와 아침 식사와 푸푸사를 파는 노점을 시작했다.   그러나 6월 19일, 평소처럼 새벽에 나가 영업을 준비하던 중 ICE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피네다는 “임신해 도망칠 수도 없었다”며 수갑이 채워져 차량에 실렸다고 말했다.   피네다는 6월 24일 루이지애나 남부 ICE 구금센터에 도착했다. 의료진이 있었으나, 초음파나 기본 검사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진료를 받으려면 왕복 세 시간 거리의 병원으로 이동해야 했다. 첫 한 달간은 가족에게 전화도 할 수 없었다.   결국 피네다는 자진 추방 서류에 서명했고, 10월 3일 출국 명령을 받았다. 가족은 월세를 건너뛰고 LA행 항공권을 마련해주었다. 9월 29일, 그는 공항에 내려졌다.   며칠 후 LA 이민 당국과의 면담에서, 임신이 거의 만삭에 이른 피네다의 출국 날짜는 내년 3월로 연기됐다. 하지만 그 날짜가 다가오고 있다.   피네다는 “남편이 혼자 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한다”며 네 장의 비행기 표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에서 생계를 어떻게 꾸릴지도 막막하다. 글=레이첼 우랑가임신부 구금 임신부 구금 ice 구금시설 임시 구금시설로

2025.12.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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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체 구금자 6만6000명, 사상 최다…10만명 계획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된 불법체류자 수가 6만6000명에 달하며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CBS뉴스는 국토안보부(DHS) 통계를 인용해 지난 6일 기준 ICE 구금시설에 수감된 불법체류자 및 추방 예정자가 총 6만6000명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불법체류자 단속과 추방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3만9000명 수준이던 구금자 수가 약 70% 증가해 현재 6만6000명까지 늘었다. 시라큐스대 연구팀은 트럼프 1기 시절인 2019년에도 구금자가 5만6000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현재 ICE는 불법체류자와 추방 명령 대기자를 이민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구금하고 있으며, 전국 구금시설의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은 7만 명에 달한다.     ICE는 향후 수용 규모를 10만 명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이에 필요한 예산 450억 달러는 지난 7월 통과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을 통해 확보했다.   한편 DHS는 ICE 인력 확충을 위해 최대 5만 달러의 채용계약 보너스를 내걸고 요원 모집에 나섰다. 뉴욕포스트는 크리스티 놈 DHS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 9월 연방정부 셧다운 상황 속에서도 지원자가 20만 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ICE는 ▶채용 시 최대 5만 달러 보너스 ▶학자금 대출 상환 및 면제 ▶단속추방팀(ERO)과 국토안보조사부(HSI) 요원 대상 25% 특별수당 ▶은퇴 프로그램 등을 내세워 약 1만8000명을 신규 채용 중이다.   한편 인권단체들은 “구금 인원 급증은 반이민 정책의 직접적 결과”라며 “수용시설 내 의료·인권 실태 점검이 시급하다”고 비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구금시설 사상 ice 구금시설 구금시설 수감자 전국 구금시설

2025.11.1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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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맨해튼 차이나타운 급습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엔 맨해튼 차이나타운을 급습해 불법이민자 단속 작전을 펼쳤다.     21일 오후 4시경, 맨해튼 차이나타운 캐널스트리트 인근에 갑자기 검은 차들이 멈춰섰고 이 차량에서 20여명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내렸다. ‘경찰’, ‘연방 요원’ 등이 적힌 조끼를 입고 복면을 쓴 이들은 커낼스트리트를 따라 줄지어 있는 노점상들을 덮쳤다.     이 지역은 평소 이민자들이 길거리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짝퉁’ 명품을 파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민단속 요원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상인들은 “ICE가 왔다!”고 소리치며 황급히 짐을 챙겨 달아났고, 일부는 요원들에게 붙잡혔다. 달아나는 상인과 요원이 엉키면서 이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급습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요원들을 촬영하기 시작했으며, ICE 요원들에게 야유와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ICE의 차량을 막아세우는 등 격렬하게 저항하다 요원들에 의해 땅바닥에 눕혀져 제압됐다.     요원들은 붙잡은 노점상 상인들에게는 신분증과 영업라이선스 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신분을 입증하지 못한 이들은 체포돼 차량에 태워졌고, ICE 구금 시설로 이송됐다. ICE 구금시설 앞에는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급습 작전이 끝난 후 국토안보부(DHS)는 22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9명의 불법이민자를 강도와 절도, 위조, 마약밀매 등 범죄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위대 중에는 4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이들은 세네갈, 말리 등 출신의 불법이민자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대행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시에는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가 너무 많아 ICE 체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뉴욕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범죄자 체포는 정보 수집에 기반한 것이며 무작위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ICE 급습 이후 이날 캐널스트리트 일대에는 불법 노점상이 싹 사라져 텅 빈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뉴욕주 검찰총장, 이민단체 등은 ICE 급습이 불법적인 심문과 구금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레티샤 제임스 주검찰총장은 이날 대중들이 ICE 급습 현장 사진과 영상을 신고할 수 있는 포털(ag.ny.gov/federal-actions-form)을 개설했다. 그는 “수집된 모든 자료를 검토해 불법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차이나타운 맨해튼 ice 구금시설 맨해튼 차이나타운 ice 급습

2025.10.22.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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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ICE 3만명 체포, 추방은 상대적으로 적어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난달 전국에서 불법체류자 약 3만명을 체포하며 최근 5년래 최다 기록을 세웠지만, 실제 추방은 1만8000명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NBC방송은 입수한 ICE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달 ICE가 약 3만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11월부터 월별 체포 데이터가 공개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그러나 6월에 실제로 추방된 이민자 수는 약 1만8000명으로, 체포자 수에 비해선 절반 수준이다.   5월에도 ICE는 체포보다 추방을 훨씬 덜 집행했다.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는 약 2만 4000명을 체포했고, 1만5000명을 추방했다.     최근 ICE의 추방 건수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보다도 적은 수치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였던 2013년 월평균추방건수는 3만6000건으로, 이와 비교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2월 이후 월평균 추방 건수(1만47000건)는 훨씬 적다.     체포 건수는 급증하는데 추방은 그에 미치지 못하면서 ICE 시설의 과밀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ICE 구금시설에 수용된 이들은 시설 내 위생과 의료 서비스, 식량 부족, 침구 및 세탁시설 부족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민 당국이 중범죄자가 아닌 일반 이민자를 마구잡이로 체포한 탓에 추방은 그에 못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ICE는 추방 대상 이민자들을 출신국이 아닌 무연고 국가로 즉시 추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내부 공문으로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대행은 내부 공문에서 지난달 연방대법원 결정을 근거로 대면서 이민단속 직원들이 추방 대상 이민자를 무연고 국가로 즉시 추방할 수 있고, 반드시 박해·고문 금지 등을 외교적으로 다짐한 국가일 필요도 없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정부가 이민자를 추방할 때는 대개 이민자의 모국으로 보내왔으며 무연고 국가로 추방하는 경우는 드물었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연고 국가 추방 방침을 세우고 미국 연방대법원도 이를 저지하지 않으면서 방침 실행이 가능해졌다.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수단, 멕시코 등 6개국 출신 이민자 8명을 남수단의 분쟁지역으로 추방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추방 체포 추방 건수 ice 구금시설 체포 건수

2025.07.1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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