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누리 마르티네즈 LA시의원의 의원직 사퇴는 당연한 결정이다. 그녀의 발언은 소수계 커뮤니티에 큰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LA시는 전국 대도시 가운데 가장 인종적 다양성을 보이는 곳이다. 이런 도시의 시의원이 편협한 인종관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더구나 그녀는 최초의 라틴계 여성 시의원으로 큰 기대를 모았기에 인종차별 발언 파문으로 인한 실망감은 더 크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선거구 재조정 과정에서의 커뮤니티간 알력 탓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발언은 정치공학적 유·불리를 떠나 시의원의 기본 자질과 관련된 문제다.
마르티네즈를 비롯해 케빈 드레온, 길 세디오 등 3명의 시의원은 지난해 10월 선거구 재조정 관련 모임에서 동료인 마이크 보닌 시의원의 흑인 입양 아들을 ‘액세서리(accessory)’, ‘작은 원숭이(little monkey)’에 비유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또 ‘한인타운에는 키 작고 얼굴이 까만 사람들이 많다’거나 유대계와 아르메니아계에 대한 마르티네즈의 무례한 언급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세디오 시의원은 인종차별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3명 모두의 사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물의를 빚은 나머지 2명의 시의원도 사임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것이 지역구 주민과 LA시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