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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흐른 세월
New York
2023.03.3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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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눈부시게 부서지고 있는 한낮
나른한 오수를 즐기시는 아버님
햇볕의 열기는 더해갔지만
내 가슴은 서늘해졌다
많이 늙으셨구나
아들과 점심을 먹은 후
한 잔의 커피 향에 젖은 귓가로
등받이에 편안히 기대어 주무세요
꿈결로 듣는 아들의 말에
어린 시절 주위의 사람들로
아버지를 똑 닮았네
듣던 그 말이 스쳐
잊고 지냈던 흐른 세월
지금 아버지 되어
돌아앉은 아들의 등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느덧, 물음도 갖기 전에
나도 늙었구나…
양기석 / 시인·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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