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속에 나의 모든 것이 들어 있는데
컴퓨터를 잘 모르는 나는 답답하기만 하다
바이러스가 시스템을 망가 뜨렸을 것이다
항체가 많이 생겨 침투하기가 쉽지 않았겠지
코비드도 한 번 걸리고
의사가 시키는대로 예방접종을 했으니
공격 목표를 찾다가
만만한 컴퓨터를 노렸을 것이다
졸지에 친구를 잃은 나는 실의에 빠져 있고
바이러스는 지금쯤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모두 내 잘못이다
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고
조심 조심 몸을 보살피고 있으나
컴퓨터 바이러스를 방지하는 장치는 하지 않았으니
컴퓨터도 내 몸 아끼듯이 해야 하는데
최복림 / 시인·롱아일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