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두 번째 큰 도시인 LA시의 경찰 책임자에 한인이 임명됐다. 이는 LA뿐 아니라 미주 전체 한인 사회가 자랑스러워 할 일이다. 특히 지난 1992년 4·29 LA폭동 당시 경찰의 늑장 대응에 울분을 토했던 한인들은 남다른 감회를 느낄 듯하다.
LA시 경찰위원회는 지난 7일 도미니크 최 LA경찰국(LAPD) 수석부국장을 임시국장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경찰위는 풍부한 경험, 뛰어난 업무 지식과 판단력, 지역사회의 평판 등을 최 임시국장 임명 이유로 꼽았다. 한 마디로 그가 방대한 규모의 LAPD 조직을 무리 없이 이끌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런 이유로 LAPD 내부는 물론 커뮤니티 전체가 그의 임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임시’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최 국장의 임명은 또 하나의 유리천장을 부쉈다는 의미가 있다. 155년이나 되는 LAPD역사에서 아시아계 국장의 탄생은 그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최 임시국장은 한인은 물론 많은 아시아계 후배 경관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것이다.
최 임시국장의 능력은 이미 검증된 상태다. 1995년 경찰 배지를 단 그는 2014년 캡틴, 2017년 커맨더로 승진했고, 2019년 수석부국장이 된 직후인 2020년에는 서열 2위의 수석부국장에 올랐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의 그가 정식 임기의 국장에 도전하지 않은 것이 의아할 정도다.
최 임시국장의 국장직 수행 기간은 6~9개월가량 될 전망이다. 그는 “무겁지만 소중한 기회에 감사한다”며 “신임 국장이 임명될 때까지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임시국장직 수행 후에도 LAPD에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