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5년 프랑스의 쥘 베른은 '지구에서 달까지'란 소설을 발표했다. 대포알에 사람을 태워서 달까지 보낸다는 내용이었는데, 백 년 후 미국의 아폴로 11호는 비슷한 원리의 로켓을 이용하여 달 착륙에 성공하였고 인류 최초로 달을 밟았다.
2016년 소련의 대부호 유리 밀너와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 그리고 스티븐 호킹 박사가 만나서 엄청난 일을 구상했는데 그 이름도 거창한 Breakthrough Starshot Project(스타샷 프로젝트)다.
이제까지 밝혀진 바 태양계 안에 지적 생명체는 우리 인류밖에 없고, 이주해서 살 만한 행성이나 위성도 마땅히 없는 편이다. 그래서 태양계 밖으로 눈을 돌려 보지만 거리상 현재의 과학 기술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 우리 은하에는 약 4천억 개의 별이 있는데 그 중 우리 별인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까지 최첨단 우주선으로 수만 년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현재 태양의 끝자락을 지나는 보이저 1호는 발사된 지 벌써 반백 년이나 되었다. 그런 속도로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가는 데 7만 년이나 걸릴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스타샷 프로젝트는 은하수 은하의 많고 많은 별 중 왜 알파 센타우리를 택했을까? 태양계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도 빛의 속도로 4년 4개월이나 걸린다.
17세기의 위대한 천문학자 케플러는 갈릴레이에게 편지를 쓰면서 빛을 받아 움직이는 우주 범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마치 대항해 시절 바람을 받아 큰 돛을 펄럭이며 대양을 누비던 그런 모습이다. 코스모스라는 TV 프로그램으로 일반에 널리 알려진 칼 세이건도 생전에 빛의 힘으로 움직이는 우주 범선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 전자기학에 따르면 빛에도 운동량이 있어서 저항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마치 지상의 바람처럼 물체를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런 바탕에서 8년 전 뉴욕에서 만난 그 세 사람은 소위 스타샷 프로젝트라는 조금 공상과학적인 계획을 세웠다.
* 스타칩이라고 불리는 강낭콩 정도 되는 크기의 소형 우주선을 약 1,000개 정도 만든다.
* 각 우주선 안에 컴퓨터, 항법 장치, 전원, 통신 장비, 탐사 장비 등을 구겨 넣는다.
* 4m x 4m 크기의 돛을 만든다.
* 준비한 것을 로켓에 실어 우주 공간으로 옮긴다.
* 우주 공간에서 돛을 펼치고 그 위에 1,000개나 되는 스타칩 우주선을 고정한다.
* 지상에 설치한 레이저빔을 돛에 정조준하고 빛을 쏜다.
레이저빔을 이용하려면 미국 하루 전력 소비량의 10% 정도 필요한데 그렇게 하면 저항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 광속의 약 20%까지 가속할 수 있고 알파 센타우리까지 20년에 갈 수 있다. 극소형 우주선을 1,000개씩이나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그 정도 속도면 먼지와 부딪혀도 대파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990개가 부서지고 10개만 목적지에 도착해도 성공이다.
근접 비행을 하면서 사진을 찍고 각종 탐사를 한 후 자료를 지구로 보내는데 빛이 4년 4개월 걸리는 거리여서 전파도 똑같은 기간이 걸린다. 스타샷 프로젝트는 발사로부터 시작해서 결과를 손에 넣기까지 대충 30년이나 걸리는 엄청난 계획인데 발사 일정이 연기되었다고 한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