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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코펜하겐 해석

그동안은 지구, 아인슈타인, 블랙홀 같은 친숙한 말만 나오다가 갑자기 코펜하겐 해석이라니 당황스럽다. 코펜하겐은 유럽에 있는 덴마크의 수도로 덴마크는 인구가 약 6백만 명 정도 되는 선진 강소국인데 지금 트럼프가 노리는 그린란드도 덴마크령이다.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는 아무리 작아도 질량을 가지고 있는데 그 움직임이 고전 역학을 따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뉴턴의 운동 법칙이 틀렸다는 말인가?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물리학계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항성과 행성의 움직임을 계산하고 대포알의 궤적을 예측하던 물리학이 전자의 움직임에는 맞지 않는 것이었다. 물리법칙은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에 들어맞아야 하는데 고전 역학이 원자의 세계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때 덴마크의 코펜하겐 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연구하던 닐스 보어는 신 이론을 발표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거시 세계의 움직임은 고전물리학에 맡기고, 전자 크기의 미시 세계를 담당하는 양자역학이라는 황당한 이론을 소개했다. 1921년 그는 자신이 가르치던 대학에 이론물리학 연구소를 개설하고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등 후학과 교류하며 신학문인 양자역학을 이끌었다.     나중에 히틀러의 나치즘이 세를 넓히면서 덴마크를 침공하자 어머니 쪽이 유대인이었던 보어는 덴마크를 떠나 스웨덴으로 피신했고 그 후 수많은 덴마크계 유대인들의 탈출을 도왔다고 한다. 양자역학은 아직도 그 정체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역시 유대인인 노벨상 수상자이자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은 "양자역학을 이해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아무도 없다"라고 말했다.   상대성이론이 아인슈타인 혼자서 연구하고 발표한 이론이라면 양자역학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이 연구한 이론이었던 만큼 제각기 다른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 예를 들어 양자역학에는 숨은 변수 이론, 다세계 해석, 통계 해석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중 닐스 보어를 중심으로 한 코펜하겐 해석이 가장 주를 이룬다. 그들은 코펜하겐 대학의 이론물리학 연구소에 함께 일했으므로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코펜하겐 해석의 핵심은 양자 세계에서는 측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중첩 상태로 존재하다가 측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그 성질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을 반박하기 위해서 에르빈 슈뢰딩거는 고양이 실험을 고안했는데 결과적으로 양자역학의 중첩 상태를 설명하는 아주 좋은 예가 되었다. 작은 상자 안에 고양이를 넣은 후 조건에 따라 독가스가 나오게 장치하고 나중에 그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예측하는 사고실험이었는데 결론은 고양이가 죽었거나 살았거나 중첩된 상태로 존재하다가 관찰자가 상자 뚜껑을 여는 순간 살아 있는 고양이가 나오기도 하고 죽은 고양이도 발견된다는 것이다. 꼭 말장난 같이 들리는 이 실험으로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은 탄력을 받게 되었다.   사실 양자역학의 물꼬를 튼 사람은 아인슈타인이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죽을 때까지 양자역학 추종자들과 충돌했다. 고전물리학이 결정론을 따른다면 양자역학은 확률을 따지기 때문에 밤하늘에 떠있는 달조차 실제로 그곳에 있을지는 확률로 따져봐야 한다는 말을 들은 아인슈타인이 화를 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기 전에는 달이 그곳에 없었을 수도 있단 말이야?" (작가)       박종진코펜하겐 박종진 코펜하겐 대학 이론물리학 연구소 코펜하겐 해석

2026.07.3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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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미적분

일반적으로 모두가 가장 싫어하는 학문이 바로 수학이다. 하지만 수학이 없으면 물리학도 경제학도 심지어는 전쟁조차 할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수학은 학문이라기보다 모든 학문의 바탕을 이루는 아주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도구다. 혹자는 하나님이 수학으로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할 정도로 삼라만상은 수학적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아무렇게나 펼쳐진 것 같은 자연 현상에서 일정한 공식을 유도할 수 있었다.   수학은 대수학, 기하학, 그리고 미적분학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대수학이 숫자로 계산을 하는 학문이라면, 기하학은 사물의 모양을 설명하는 학문이고, 미적분학은 삼라만상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며 우리의 인생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 그런 모든 변화를 다루는 학문이 바로 미적분인데 한 때 학생들이 너무 어렵고 힘들다고 해서 미적분을 교과 과정에서 빼려는 시도도 있었다. 시쳇말로 미적분이 빠진 수학은 팥이 들어있지 않은 팥빙수인데 말이다.   달에 가는 로켓을 쏘든 대포알의 탄착 지점을 계산하든, 우리에게는 수학이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경제 지표를 구하고 예측하여 여러 계층의 이해가 얽힌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이 나아갈 방향 계산도 수학, 그중에서도 미적분을 해야 한다. 미적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주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요즘 웬만한 전자 기기에는 양자역학이 응용되어 있듯 수학 계산에는 미적분이 바탕을 이룬다. 마치 기계 공학을 모르는 사람도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있듯 미적분을 모르는 사람도 경제 활동을 하여 이익을 챙긴다.   미적분학은 미분과 적분으로 구성되는데 미분이란 글자에서 풍기는 의미처럼 긴 흐름을 미세한 부분으로 나누는 일이고, 적분의 그 반대의 과정을 말한다. 우리는 성 씨가 같은 두 사람의 이름에 돌림자가 있으면 혹시 형제간이 아닌가 의심해 본다. 그래서 이름이 비슷한 미분과 적분은 연관된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두 학문은 완전히 별개였을 뿐만 아니라 발달한 곳도 영 달랐다. 이미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후에 들어온 동양에서는 미분과 적분이라는 비슷한 이름을 붙였지만, 서양에서 미분은 differential, 적분은 integral처럼 단어부터 달랐다. 게다가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적분이 더 오래된 학문이다.   미적분학은 고대 그리스와 중국을 거쳐 인도 수학자들에 의해 연구되고 발전하다가 결국 영국의 뉴턴과 독일의 라이프니츠 시대에 와서 본격적인 미적분학으로 그 모양새가 잡혔다. 뉴턴은 자신이 발견한 자연법칙에 사용될 수학 도구로서 미적분을 발전시킨 반면, 라이프니츠는 계산적 용도보다 오히려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수학 기호를 만들면서 똑같은 학문이 서로 멀리 떨어진 대륙과 섬에서 아무런 소통 없이 거의 같은 시기에 시작되었다. 일이 꼬이려고 그랬는지 뉴턴이 일부를 발표한 사이 라이프니츠도 같은 것을 발표하는 바람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격노한 뉴턴은 라이프니츠가 자기 것을 도용했다고 의심했으며 그 이후로 영국과 대륙의 수학자들 사이에는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고 한다. 나중에 두 사람의 연구 과정을 자세히 분석해본 결과, 미적분학이 이 세상에 등장한 데 두 사람의 소통은 전혀 없던 것으로 밝혀져서 공로는 공평하게 돌아갔다. 지금은 미적분학의 시조로 뉴턴과 라이프니츠 두 사람을 함께 꼽는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결과 미적분학 대수학 기하학 인도 수학자들

2026.07.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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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중심설

21세기에 사는 우리도 태양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말을 하면서 산다. 갈릴레이가 땅속에서 그런 말을 들으면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우주의 시작과 끝을 얼추 짐작한 현대인도 시간은 언제 어디서나 일정하다고 생각한다. 죽은 아인슈타인이 벌떡 일어날 일이다. 하지만 지구에 발붙이고 사는 우리로서 직관적인 관찰과 경험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이다.   소위 천동설이라고도 불리는 지구중심설은 오랫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졌던 이론이다. 물론 그사이에 자주 수정되고 보완되기는 했지만 근 2천 년 동안 지속했다. 그 바탕에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과 우리가 사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종교적 영향이 컸다. 정상적인 사람이 하늘을 보면 모든 천체가 밤과 낮 동안 우리가 사는 지구를 대략 한 바퀴씩 도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행성의 운동이었다. 오래 전부터 우리는 별과 행성을 구별하였는데 망원경이 발명되기 전까지 우리의 맨눈으로 발견된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움직임이 잘 설명되지 않았다. 해와 달을 비롯한 모든 별은 하루를 기준으로 우리가 사는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행성은 천천히 움직이다가 심지어는 역주행도 서슴지 않았다.   천동설의 양대 축은 아리스토텔레스와 프톨레마이오스인데 두 사람 모두 그리스 출신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프톨레마이오스보다 약 5세기 전 사람이어서 우주를 보다 철학적인 관점에서 보았고 프톨레마이오스는 천체의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차이를 보였지만 결국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원칙에는 변함없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행성의 역주행을 해결하기 위해 비상한 방법을 고안했고 그런대로 잘 들어맞았기 때문에 그 후 천오백 년 동안 유럽과 이슬람 문화권에 교과서처럼 자리매김하였다.   행성은 해와 달처럼 지구 주위를 돌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오던 길로 되돌아가기도 했는데 당시까지 우주의 모든 천체는 지구 주위를 공전한다고 생각하던 천동설로는 잘 설명되지 않았다. 사실 행성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으므로 생긴 현상이다. 천동설 신봉자들에게 행성은 지구를 도는 것이 아니라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고 하면 미쳤다는 소리를 듣거나 자신들의 종교에 반하는 이단 취급을 받았다. 유럽에는 기독교, 중동 지역은 이슬람교가 뿌리내리면서 천동설이 자신들의 교리에 맞았기 때문에 무리 없이 유지될 수 있었다.     로마 가톨릭의 한 분파였던 도미니크 회는 석학 토마스 아퀴나스를 배출한 적이 있는 이름있는 단체였는데 그곳에서 도를 닦던 조르다노 브루노란 수도사가 태양도 특별한 천체가 아니라 무한한 우주에 흩어진 수많은 항성 중 하나라는 말을 했다가 신성모독으로 화형 당해 죽었다. 그로부터 약 30년 후, 갈릴레이는 지구가 돈다고 했다가 종교재판을 받아 평생 가택연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당시는 천동설에 반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 비슷한 이야기라도 했다가는 목숨을 잃는 시절이었다.   행성의 움직임에 문제가 있자 기원후 2세기경 당시 로마의 식민지였던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살던 프톨레마이오스는 실로 획기적인 생각을 했다. 행성은 여러 번 작은 공전을 하면서 크게는 지구를 공전한다는 것이다. 행성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면서 만드는 큰 원을 대원이라 하고 작은 공전을 하는 원을 주전원이라고 불렀는데 이로써 행성의 밝기 변화와 역행이 상당히 설명되었다. (작가)       박종진지구중심설 박종진 과학 이야기 지구 주위 천동설 신봉자들

2026.07.1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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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회귀선

지구는 그 축이 기운 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그래서 태양 빛을 그만큼 경사지게 받는데 지구의 북반구가 태양에 가까울 때의 하지에는 북반구의 어느 곳은 태양 빛이 수직으로 도달한다. 그런 곳을 이은 가상의 선을 북회귀선(Tropic of Cancer)이라고 하고, 반대로 남반구에는 남회귀선(Tropic of Capricorn)이 있다. 그때 북반구는 여름이고 남반구는 겨울이다.     그 두 선 사이를 열대라고 하며 중간에 적도가 지나간다. 열대는 고온다습하여 커피 농사가 잘되므로 커피 벨트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이 두 회귀선의 사이에서만 한낮에 햇빛이 수직으로 내리쬐게 되는 곳이 있는데 경사지게 들어오는 햇빛보다 바로 위에서 받는 햇빛이 훨씬 강하다. 더 덥다는 말이다.   회귀선의 영어 표현에는 별자리 이름이 들어가는데 처음에 이름 지을 때 태양이 북회귀선을 지나는 북반구의 하지 때는 황도상에서 태양이 게자리(Cancer)에 오며, 동지 때 태양이 남회귀선 상에 있을 때는 염소자리(Capricorn)에 위치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구의 세차운동으로 인한 자전축의 변화로 지금은 게자리에서 황소자리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관례상 처음 정한 이름을 그대로 쓴다. 회귀선은 영어로 tropic이라고 하는데 회귀선 사이에 걸쳐져 있다는 의미에서 열대 지방도 같은 단어의 복수 형태를 쓴다.   한국은 북회귀선보다 북쪽인 북위 33도에서 43도에 자리하기 때문에 사실 태양 빛을 수직으로 받는 일이 없다. 마찬가지로 미국 본토는 북회귀선 북쪽에 있지만, 하와이는 북회귀선 바로 아래 있으므로 한때 하와이 왕국의 수도였던 마우이섬의 라하이나라는 곳은 정오에 해가 바로 우리 머리 꼭대기에 있어서 땅에 그림자가 생기지 않을 때가 있다. 이를 '라하이나의 정오'라고 하며 그림자가 없어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금부터 2,200년 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장을 하던 그리스의 에라토스테네스는 하지에 태양이 남중할 때 시에네(현재 이집트의 아스완댐이 있는 곳으로 북회귀선 상에 있는 도시)에서는 우물 바닥까지 해가 비치는 것, 즉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지구의 크기를 과학적으로 구했다. 참 대단한 일이다.   북회귀선은 북위 약 23.5도의 선이고 남회귀선은 남위 약 23.5도를 질러간다. 이는 지축의 기울기와 같다. 지구가 기운 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어서 태양 빛은 경사진 상태로 지구상에 도달하지만, 지구의 어떤 곳은 일 년 중 어떤 때 태양 빛을 수직으로 받기도 한다. 북회귀선이란 지구의 북반구에서 햇빛이 수직으로 지상에 내리쬐는 곳의 경계선이고 남회귀선은 남반구에서 그런 경계를 잇는 선이다. 햇빛을 수직으로 받으면 경사지게 받는 것보다 열효율이 훨씬 높으므로 한낮에 우리 머리 바로 위에서 작열하는 태양이 해 질 녘의 햇볕보다 더 뜨겁다. 두 회귀선 사이는 대체로 햇빛이 수직에 가깝게 내리쬐기 때문에 지구상의 다른 곳에 비해 기온이 높다. 지구의 적도를 중심으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 사이는 고온다습하여 열대 밀림이 형성되어 있다.   북회귀선 바로 북쪽은 아열대이고 남쪽은 열대 지방인데 북회귀선에 걸친 나라들로는 대만, 미얀마, 인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리비아 등이 있고 반대로 남회귀선을 지나는 나라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다. 참고로 에콰도르, 콜롬비아, 우간다, 케냐 등의 나라는 적도에 걸쳐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남회귀선 사이 북회귀선 북쪽 과학 이야기

2026.07.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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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쌍성

하늘에는 태양이 하나뿐이란 말이 있다. 왕조 시절에 왕은 단 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무엇을 비교할 때 종종 우리 주변에 있는 불변의 사물에 견준다. 우리 하늘에 태양이 단 하나뿐인 것처럼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는 표현을 그렇게 했다.   우주는 별로 가득차 있는데 별은 항성이라고도 하며 태양처럼 스스로 빛과 열을 내는 천체를 말한다. 우리가 속한 은하수 은하에는 그런 별이 약 2천억에서 4천억 개나 있다고 한다. 별이 너무 많아서 마치 강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銀河水란 이름이 붙었는데 서양에서는 흐르는 우유 같다고 해서 Milky Way Galaxy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별과 별 사이는 빛의 속도로도 수만 년씩 걸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다.   별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면 우리 태양처럼 홀로 빛나는 홑별이 있는가 하면, 우리 눈에는 마치 하나의 작은 별로 보일지 몰라도 사실은 별 두 개가 마치 하나의 별처럼 빛나는 쌍성(binary star)도 있고, 별 세 개 이상이 모인 다중성도 있다. 그중 우주에 가장 흔한 별은 의외로 쌍성이다. 영국의 위대한 음악가이자 천문학자였던 윌리엄 허셜은 약 800개나 되는 쌍성과 다중성을 발견하여 기록으로 남겼다.   쌍성은 태양과 같은 별 두 개로 이루어지는데 그중 상대적으로 더 밝은 별을 주성이라고 하고 어두운 별을 동반성이라고 부른다. 이 두 별은 공통의 질량 중심을 공전하지만, 아주 멀리서 보면 하나의 별로 보인다. 문자적으로는 쌍성부터 다중성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별이 두 개면 쌍성이고, 별이 세 개 모인 3중성부터 다중성이라고 한다.   조만간 초신성 폭발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 베텔게우스도 어쩌면 동반성을 가진 쌍성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했는데 최근 사진에 푸른 빛의 희끄무레한 동반성처럼 보이는 물체가 함께 찍혔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현재까지 쌍성계에서도 많은 외계행성이 발견되었지만, 태양과 같은 단일 항성에 비교하면 그 수가 훨씬 적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홑별이 쌍성보다 행성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3중성은 그 이름처럼 별 세 개가 모인 것으로 지구가 속한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인 알파 센타우루스가 바로 3중성이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라고는 하지만 태양 표면을 떠난 빛이 4년 이상을 날아야 도착하는 먼 곳에 있다. 그런 별들이 약 4천억 개가 모여서 우리 은하를 이루고, 그런 은하가 약 2조 개가 모이면 비로소 관측 가능한 우주가 된다니 우주의 규모는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센타우루스자리 알파 A 별과 센타우루스자리 알파 B 별이 마치 쌍성처럼 존재하고, 훨씬 멀리에 세 번째 항성인 프록시마라는 별이 모여서 3중성을 이룬다. 프록시마 별은 그 이름에서 의미하듯 은하수에서 우리 별인 태양과 가장 가까운 항성이다. 북극성은 맨눈에는 별 하나로 보이지만 사실 북극성도 3중성이라고 한다.   우주에 가장 흔한 것은 별 두 개가 모여서 하나의 항성계를 이루는 쌍성이다. 우리는 어쩌다 태양 같은 홑별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에서 살아서 중심성은 당연히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그래서 하늘에 태양은 하나라는 고정 관념을 갖고 살지만, 미래 어느 날 우리의 이웃 센타우루스별을 공전하는 행성을 방문하면 그곳에는 세 개의 태양이 떠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쌍성과 다중성 쌍성은 태양 과학 이야기

2026.06.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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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북극과 남극

인류는 이미 반세기 전에 지구 바깥 천체인 달을 밟았고, 보이저호는 그만큼의 시간을 날아 막 태양계를 빠져나가 별과 별 사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우리가 사는 지구의 북극과 남극을 제대로 탐사하지 못했고 해저 깊은 곳도 쉽게 내려가지 못한다. 과학 기술은 하루가 멀다고 발달하는데 우리는 여전히 극지방 빙판에서 헤매고 심연에서 허우적대는 형편이다.   북극과 남극은 공 모양인 지구의 맨 위쪽 끝과 아래쪽 끝이므로 북극은 북위 90도이고 남극은 남위 90도가 되는 지점이다. 태양 빛을 비스듬히 받는 지역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온이 낮다. 북극은 겨울에는 -40℃ 정도고 여름의 평균 온도는 0℃쯤 되며, 남극의 겨울은 -60℃ 아래로 내려가고 여름에도 -30℃ 정도로 남극이 더 춥다.     두 극지방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북극은 빙산이 떠다니는 바다지만 남극은 육지라는 점이다. 북극은 그린란드, 미국의 알래스카, 러시아, 스칸디나비아반도 같은 육지로 둘러싸여 있는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빙산이지만 남극은 지구상 육지의 약 9할 정도 되는 대륙 위에 펼쳐진 빙하로 이루어져 있다. 북극이 바다이기 때문에 물속으로 햇빛이 스며들어와 어느 정도 기온이 올라가지만, 남극은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육지여서 산에 높이 올라갈수록 기온이 떨어지는 현상으로 인해 북극보다 더 춥다. 기온 탓인지 모르지만, 남극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조금 덜 추운 북극 지방에는 수백만 명 이상의 원주민이 정착해서 산다.       북극 지역은 여러 국가가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남극은 대륙임에도 불구하고 생존하기에 적합하지 않아서 터를 잡고 사는 민족이 없었는데 점차 과학 기술이 발달하여 여러 나라에서 남극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자 1959년에 국제 조약을 만들어 세계 어떤 나라도 남극 땅에 영유권 주장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국은 1988년 남극 근처 서쪽에 세종과학기지를 건설하여 남극을 탐사하기 시작하였고, 2002년부터 북극에도 다산과학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 드디어 남극 본 대륙에 장보고과학기지를 세워 본격적인 남극 조사에 들어갔다.   학자들에 따라서 화석 연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 기온이 오른다고 경고한다. 그런 지구 온난화 현상이 북극해의 빙산을 녹이게 되면 해수면이 상승하게 되어 가까운 미래에 해발 고도가 낮은 곳부터 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여러 국가는 탄소 배출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지구 온난화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가 지구 곳곳에 쌓여 우리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것이다. 탄소 배출이든 쓰레기든 우리가 더 신경 쓰고 조심하여 후손에게 덜 더럽혀진 지구를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2005년 한 콜라 회사의 선전에 흰곰과 펭귄이 얼음판 위에 함께 어울려 파티를 즐기는 동영상이 있다. 굳이 광고 작가의 상상력에 시비를 걸려는 것은 아니지만, 북극곰이라고도 불리는 흰곰은 북극에서만 살고 펭귄은 남극에만 서식하는 새여서 동물원이 아닌 자연에서 두 동물은 절대로 만날 수가 없는데도 이 동영상에서는 북극곰과 펭귄이 사이좋게 콜라를 나눠마시며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혹시 한창 배우는 어린 학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는 것 같아 개운치 않다면 나만의 기우일까?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북극과 남극 남극 조사 남극 근처

2026.06.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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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대논쟁

천문학 역사에서 대논쟁이라고 하면 은하와 우주에 관한 논쟁을 말한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경제, 문화, 과학의 중심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그중 과학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잡은 중대한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에드윈 허블이 대논쟁의 종지부를 찍고 하룻밤 사이에 우주의 규모를 엄청나게 늘려 놓은 일이다.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은하와 우주라는 말은 구별 없이 쓰였는데 우리 태양계가 속한 은하가 우주 전체라고 생각할 때였다. 물론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증명할 수 없어서 숨을 죽이고 있었고 그 대표적인 사람이 히버 커티스였다. 커티스는 우리 은하 바깥에도 다른 은하가 있으며 이것을 섬 우주(Island Universe)라고 했다. 섬 우주란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1724-1804)가 처음 썼던 말로 그의 시대를 앞선 우주관을 엿볼 수 있다.   1920년 스미소니언 박물관 강당에서 토론회가 열렸는데 이를 섀플리-커티스의 대논쟁이라고 한다. 커티스는 우리 은하 바깥에도 섬 우주처럼 존재하는 은하가 있다고 했지만, 섀플리는 우리의 은하가 바로 우주 전체라고 생각했다.   이때 혜성처럼 나타난 사람이 바로 에드윈 허블이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변호사가 되었으나 천문학자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시카고대학에서 천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관측 장비가 좋아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캘리포니아주 LA 근교의 윌슨산 천문대에 가서 일하려고 했지만 제1차 세계대전이 터져 참전하느라 미루게 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그의 원대로 윌슨산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의 직속 상사가 바로 할로 섀플리였고 그 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다투었는데 세상에는 까닭 없이 미운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섀플리는 우리 은하 속 태양계의 위치를 발견한 사람으로 유명한데, 빅뱅 이론을 주창한 벨기에의 가톨릭 신부였던 조르주 르메트르의 지도 교수를 했고, 피는 못 속이는지 최근에 그의 아들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섀플리는 평화주의자였지만, 허블은 양 세계대전에 모두 참전했으며 영국에서 기껏 몇 년 유학했음에도 영국식 악센트를 썼고 시건방지게 보이는 파이프 담뱃대를 물고 다니면서 사사건건 섀플리와 충돌했다. 직장 상사였던 섀플리는 허블에게 실내에서는 담배 피우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허블은 듣지 않았다. 다행히 2년도 안 돼서 섀플리가 하버드 천문대로 자리를 옮기자 그들의 악연은 끝난 것 같았다.   당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힘들었던 때였는데도 헨리에타 리빗이란 여자가 변광성을 발견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그녀는 변광성의 특징을 이용해서 지구에서부터 그 별까지의 거리를 구하는 법을 알아냈다. 허블은 이 법칙을 이용해서 당시는 우리 은하에 속했다고 생각하던 안드로메다 성운 속 변광성까지의 거리를 구했고, 안드로메다 성운은 우리 은하보다 훨씬 먼 곳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자 몇 번 더 확인한 다음, 지난날 상사였던 섀플리에게 편지를 보냈다.   허블의 편지를 본 섀플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 편지가 내 우주를 깨버렸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허블은 외부 은하의 존재를 밝혔고, 은하끼리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내자 시간을 역추적하여 모든 것이 시작했을 때를 상상했다. 바로 빅뱅의 순간이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은하가 우주 외부 은하 우리 은하

2026.06.0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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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혹성탈출

1960년대가 끝날 때쯤 'Planet of the Apes'란 미국 영화가 들어왔다. 찰턴 헤스턴이 주연한 영화였는데 우리말 제목이 〈혹성탈출〉이었다. 당시 한국은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은 후 동족상잔의 전쟁 폐허에서 간신히 회복 중이었고 차츰 경제가 발전되며 먹고살 만하다 보니 그때까지 외국어와 외래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여 어지럽혀진 우리말을 순화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혹성(惑星)'이다. 행성(行星)이라는 우리말이 있었는데도 영화 제목에 혹성이라는 일본식 단어를 쓴 것은 관계자들의 잘못이다. 영화는 원제목을 그대로 번역하여 '원숭이의 혹성'이란 이름으로 우리보다 먼저 일본에서 상영되었다. 우리는 거기서 혹성이란 단어를 생각 없이 빌려 쓴 것 같은데 고의든 아니든 큰 실수였다.   언어를 포함해서 제반 문화가 주변 강대국의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행성이란 우리말이 엄연히 있는데도 일본식 한자어를 사용한 것은 잘못된 일이다. 한때 우리를 침탈했으니 민족적 감정이 있어서 무조건 배척하자는 억지가 아니라,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일본식 한자어를 쓸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관계 부서에서도 그런 사정을 알고 제목에 쓰인 혹성이란 단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려고 했지만, 영화는 이미 원이름으로 크게 성공한 후여서 억지로 행성이란 우리말로 고쳐 쓰기에 너무 늦었다고 한다.   천체에 관한 단어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번 더 정리해 보기로 한다. 우주의 기본 단위는 별이라고 했다. 별은 핵융합을 해서 빛과 열을 내는 천체인데 한자어로 항성(恒星)이라고 한다. 별이 모이면 은하(銀河)가 된다. 태양과 같은 별이 수천억 개가 모이면 우리 별인 태양이 속한 은하수 같은 은하를 이룬다. 천문학자들의 과학적인 추측으로 다시 그런 은하가 약 2조 개쯤 모여서 비로소 우주(宇宙)가 된다고 한다. 우주 이야기를 할 때 우리가 실생활에서 자주 쓰지 않은 숫자의 단위, 즉 억이나 조 같은 엄청나게 많은 수의 단위를 쓰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천문학적 숫자'라고 부른다.   각각의 별에는 자신을 공전하는 천체가 있기도 한데 이를 행성이라고 하며, 일본에서는 혹성이라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단어를 쓴다. 태양도 별인데 태양 주위에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총 8개의 행성이 있다. 항성, 즉 별은 빛과 열을 내는 데 비해 행성은 자신이 항성에서 받았던 빛을 반사하는 까닭에 밤하늘에서 마치 별처럼 보이는 것뿐이다.     일본에서는 혹성이라고 하지만, 우리말로는 행성이 맞는데 그런 행성의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를 위성(衛星)이라고 한다. 지구는 행성이고, 지구의 위성은 달이다. 태양계의 위성을 살펴보면 수성과 금성에는 위성이 없지만, 지구에는 달 한 개가 있고 화성의 위성은 두 개다. 목성에는 95개, 토성은 274개나 된다. 그리고 천왕성은 28개, 해왕성은 16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항성이 태양이고, 우리가 잘 아는 행성은 지구이며, 역시 우리가 잘 아는 위성은 달이다. 만약 적절한 우리말 단어가 없다면 모를까 행성이라는 우리말이 엄연히 있는데도 굳이 혹성이란 일본식 한자어를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무분별하고 지각없이 사용하는 외국어에 우리말이 설 자리를 내어주어서는 안 된다.  (작가)       박종진혹성탈출 박종진 과학 이야기 단어 이야기 우주 이야기

2026.05.2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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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행성 도난 사건

천문학 역사상 유명한 도난 사건이 있는데 그것도 단순한 절도 사건이 아니라 지구의 형제 행성인 해왕성을 통째로 도둑맞은 일이다. 같은 유럽 국가지만 유럽 연합에서 빠진 영국은 예로부터 대륙의 유럽 나라와 경쟁적 관계였다. 맥주만 하더라도 영국에서는 효소를 위에 두고 상온에서 발효시킨 에일(ale)을 마시지만, 대륙의 독일식은 달랐다. 효소를 맨 아래에 놓고 저온 발효시킨 라거(lager)다. 참고로 지금 우리가 마시는 맥주는 대체로 라거 맥주다. 미적분학의 시작도 영국에서는 아이작 뉴턴이라고 우기지만 대륙의 독일에서는 라이프니츠라고 한다.   해왕성은 태양계의 최외곽을 도는 여덟 번째 행성인데 그 발견에 엮인 일화를 소개한다. 토성까지는 우리의 맨눈에 보이지만 천왕성부터는 망원경이 있어야만 볼 수 있다. 사실 해왕성을 가장 먼저 본 사람은 갈릴레이였다. 갈릴레이는 자신이 개량한 망원경으로 목성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해왕성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해왕성은 역주행하기 직전이어서 정지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행성이면 항상 움직여야 하는데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 있다면 항성일 것으로 생각해서 그냥 배경별이라고 판단한 갈릴레이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갔다고 한다. 관찰한 타이밍이 적절치 않았던 때문이었다. 실제로는 행성이 공전하다 멈춘 후 거꾸로 돌지는 않지만, 지구에서 볼 때는 그렇게 관찰되기 때문이다. 당시는 태양과 달을 비롯한 모든 행성은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한다고 생각했었다.   천왕성은 영국의 저명한 작곡가이자 위대한 천문학자였던 윌리엄 허셜이 발견했는데 공전 궤도에 문제가 있었다. 이유가 그 바깥에 존재할지 모르는 미지의 행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추측한 천문학자들은 존재할 것으로 예측되는 행성을 수학 계산으로 찾았다. 주로 영국과 프랑스의 학자들에 의해서 주도된 이 행성 찾기에서 실제로는 영국이 앞섰지만, 진행 과정에서 실수하여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프랑스에 선수를 뺏겼다. 프랑스의 수학자였던 위르뱅 르베리에는 자신의 계산에서 미지의 천체가 있을 법한 곳을 지목하여 독일의 베를린에 있는 천문학자 요한 고트프리트 갈레에게 알렸다. 편지를 받은 갈레는 바로 그 자리에서 해왕성을 발견했다.   해왕성의 발견은 계산에서 이루어진 쾌거였고 뉴턴의 만유인력이 다시금 증명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그러자 영국의 천문학계에서는 자기네가 먼저 발견한 행성을 프랑스가 도둑질해 갔다고 트집을 잡았다. 이것이 그 유명한 행성 도난 사건이다.   해왕성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계산해 낸 르베리에는 자기가 찾은 행성이어서 제멋대로 그 행성에 자기 이름을 붙이자 천문학계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발견된 행성이 푸른 빛을 띠고 있어서 바다의 신 이름이 붙게 되었다. 바로 넵튠(Neptune)인데 한자권에 사는 나라에서는 그 이름을 의역하여 해왕성이라고 했다.   그 무렵 수성의 근일점이 자꾸 틀려서 그 해결책을 찾던 중 해왕성을 발견해서 자신감이 생긴 르베리에는 어쩌면 태양과 수성 사이에도 우리가 모르는 행성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그 미지의 행성에 불칸이란 이름까지 지어놓고 또 한 번의 행성 사냥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크게 헛물을 켜고 말았다. 혜성과 같이 등장한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수성 근일점 문제를 명쾌히 해결해 버렸기 때문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행성 도난 행성 사냥 행성 찾기

2026.04.1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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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과학과 관측

천문학 사상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견줄 만한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요하네스 케플러를 꼽을 수 있다. 그 유명한 케플러의 법칙은 한 천체가 다른 천체를 공전할 때, 정확히 원 궤도를 도는 것이 아니라 타원 궤적을 그린다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케플러가 이런 발견을 하게 된 데는 그의 스승이 평생 관측하여 물려준 기록이 큰 역할을 했다. 바로 케플러가 조수로 일했던 튀코 브라헤가 남긴 관측 자료다. 케플러는 스승이 관측했던 기록을 바탕으로 케플러의 법칙을 유도해 냈고 결국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튀코 브라헤는 남다른 시력을 가지고 태어나서 아주 멀리서도 물체를 선명히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지동설을 주창한 코페르니쿠스가 죽고 얼마 되지 않은 1546년 덴마크에서 출생한 그는 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했지만, 천문학에 더 관심을 보였고 자신이 지닌 특출한 시력과 간단히 포기하지 않는 성격을 바탕으로 밤하늘의 별을 오랫동안 꼼꼼히 관찰하여 기록으로 남겼다.   그는 코페르니쿠스가 죽은 후에 태어났지만, 여전히 천동설을 신봉하여 지구 주위를 태양과 달이 공전한다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론 일부를 지지했다. 그러면서도 수성, 금성, 화성 등 행성은 그런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는 코페르니쿠스의 우주관을 접목한 좀 엉뚱한 주장을 했다. 망원경이 사용되기 전에 활동했던 그는 맨눈으로 천체를 관측했는데 눈이 좋아서 그랬는지 그의 관측 결과는 지금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관측에서는 난다 긴다 하던 그였지만 그 결과를 분석하는 일은 그의 능력으로는 벅찼다. 그래서 그런 일을 해 줄 보조를 구했는데 바로 요하네스 케플러였다.   브라헤와 케플러는 그렇게 인연을 맺긴 했지만 두 사람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브라헤의 괴팍한 성격 때문이었다. 그렇게 1년쯤 지난 어느 날, 스승 브라헤가 어떤 귀족의 파티에 참석했다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셨고 자주 화장실에 가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생각에 소변을 참다가 그만 방광에 이상이 생겨 죽었다. 세상에 불에 타서 죽거나 물에 빠져 죽은 사람도 있고, 과로해서 죽은 사람은 봤어도 오줌 참다가 죽은 사람은 처음이다. 젊은 날 결투를 하다 아차 하는 순간 코끝을 잘린 그는 평생 가짜 코를 붙이고 살았다는데 의수나 의족은 들어봤어도 가짜 코도 금시초문이다.     천체는 원 궤도를 따라 공전한다고 확신했던 케플러는 스승이 남긴 자료 중 화성이 태양을 공전하는 기록을 여러 번 계산해 봤지만, 약간의 오차가 있었다. 사실 아주 작은 오차여서 보통 사람 같으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도 될 만한 차이였지만 케플러는 스승의 관측을 신뢰한 나머지 계산을 반복한 결과 정확한 원이 아니라 아주 조금 찌그러진 원, 그러니까 타원 궤도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화성을 비롯하여 행성은 태양 주위를 타원 궤도로 공전한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고작 1년 정도 함께 일한 스승이었지만 케플러는 자신의 확신을 포기할 정도로 스승의 관측 기록을 믿었다.     학문이 세분되기 전 과학과 철학은 같은 범주에 속했다. 그러다 우리가 보고 접할 수 있는 것의 관찰이 이루어지고 관측되면서 그런 것들은 철학에서 벗어나 과학의 영역에 속하게 되었다. 인류 역사상 관측하여 기록으로 남긴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튀코 브라헤이고, 그의 위대성은 바로 과학의 밑바탕인 관측에 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과학과 관측 관측 기록 과학 이야기

2026.03.2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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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쌍둥이 우주선

우주 탐사에는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특히 고장 났을 때 고치러 갈 수도 없다. 지구를 떠난 우주선에 이상이 생기면 큰일이므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하고 발사 전에 충분히 점검하는 수밖에 없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지구 저궤도를 도는 망원경이어서 그동안 문제가 생길 때마다 우주왕복선을 보내서 고칠 수 있었기에 1990년에 발사된 이후 지금까지 35년 동안 고쳐가며 사용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5년 더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반면 그 후에 발사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라그랑주 점에 자리해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거기까지 너무 멀어서 고장 나도 수리하려고 갈 수가 없다.   미국 항공 우주국에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한 번의 우주 탐사 계획에 두 대의 탐사선을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가 생기면 첫 번째 것은 포기하고 쌍둥이로 만든 것이라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은 태양계의 안쪽 행성 탐험을 계획하여 금성 탐사 계획을 세웠다.     1962년 마리너 1호가 발사되었는데 지구를 떠난 지 5분도 되지 않아 발사체에 문제가 생겼고 결국 계획은 실패했다. 그러나 그런 일을 대비해서 쌍둥이 우주선을 하나 더 만들어 놓은 NASA는 바로 다음 달에 마리너 2호를 발사했고 이번에는 예정된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다.     2년 후 이번에는 방향을 바꿔서 화성으로 향했다. 마리너 3호는 예정대로 발사되었으나 태양 전지판이 펼쳐지지 않는 바람에 실패했고 마찬가지로 쌍둥이로 만들어 놓은 마리너 4호가 3주 후에 발사되어 화성을 비행한 첫 번째 우주선이 되었다.     1969년에 화성 탐사를 위해 발사된 마리너 6호와 7호는 두 우주선이 모두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쳤다. 이 성공에 힘입어 1971년에 마리너 8호와 9호를 발사했는데 아쉽게도 마리너 8호는 이륙 직후 이상이 생겨 추락하는 바람에 쌍둥이 우주선인 마리너 9호 혼자 임무를 수행했다.   이런 수고 덕분에 화성에 착륙할 수 있게 된 인류는 화성 표면 탐사를 시작했고 2003년에 한 달 사이를 두고 발사된 쌍둥이 탐사차 스피리트 로버와 오퍼튜니티 로버는 예상 수명보다 훨씬 더 오래 임무를 수행하고 지금은 화성 표면에 잠들어 있다.   또한, 태양계 바깥 행성을 탐험하려던 미국 항공 우주국은 마침 176년마다 태양계의 외행성들이 일렬로 늘어서던 1977년, 보이저 1호와 쌍둥이 2호를 발사했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 때의 대비책이었지만 두 우주선이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자 보이저 2호를 천왕성과 해왕성 쪽으로 향하게 하고 보이저 1호는 태양계 밖 성간으로 보냈다.     〈코스모스〉란 TV 프로그램으로 천문학의 대중화를 이룬 칼 세이건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콘택트〉에서 천문학자로 분한 조디 포스터는 베가성에서 수신한 신호를 분석하여 그것이 웜홀을 이용하여 항성 간을 여행할 수 있는 설계도라는 사실을 안다. 기구는 시험 운전 중 광신도 테러리스트에 의해 폭파되었는데 한 때 조디 포스터의 연구를 지원한 적이 있는 대부호 과학자가 아무도 몰래 똑같은 쌍둥이 기구를 만들어 놓았고 조디 포스터는 그 기구를 타고 베가성에 가서 죽은 아버지 모습으로 나타난 외계인과 만나고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쌍둥이 우주선이 왜 필요한지 그 역할을 보여준 영화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쌍둥이 우주선 쌍둥이 탐사차 쌍둥이 기구

2026.03.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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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세차운동

팽이가 도는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회전 속도가 줄어들 때 팽이의 위 꼭지가 작은 원을 그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구도 물리적 운동은 팽이와 비슷하여 자전하면서 지축의 끝이 팽이처럼 원을 그리는데 그런 현상을 세차운동(歲差運動 precession)이라고 한다. 그런 세차운동 때문에 지구상 기온이 변하고 우리가 방향을 찾을 때 지표가 되는 북극성의 위치가 달라진다. 미래 언젠가는 직녀성이 북극성 노릇을 하다가 세월이 지나면 다시 북극성이 북쪽을 가리키는 별이 된다.   팽이는 돌다가 멈춘다. 공기를 비롯한 저항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는 진공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그런 저항이 없어서 태양계가 형성될 때 시작한 자전과 공전은 끝없이 진행된다. 하지만 잘 알려진 대로 지구는 똑바로 서 있지 않고 지축이 공전 면을 기준으로 23.5도 기울어져 있다. 지축이 기운 채로 공전과 자전을 한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면을 황도면이라고 하니까 지축은 황도면에 23.5도 기울어 있다.     무슨 이유로 지구가 기울어져 있는지 아직 확실히는 모르지만, 지구가 막 태동했을 때, 그러니까 태양계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수없이 많은 소행성이나 원시행성이 지구의 특정 부분에 집중적으로 부딪혀서 기울어진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지축이 기울어서 4계절이 생겼고 생명이 살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어떤 물체가 똑바로 서서 자전하지 않고 지구처럼 기울어 있다면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에 영향을 받는다. 팽이의 경우, 빠르게 돌 때는 똑바로 서 있다가 도는 속도가 떨어지면 기울어지면서 지구 중력에 영향을 받는데 이때 지면에 닿아 있는 아래 꼭지를 기준으로 위 꼭지는 전체적으로 볼 때 원뿔 모양을 그린다. 이것이 팽이의 세차운동이다. 팽이와는 달리 지구의 세차운동은 지구가 온전한 구의 형태가 아니고 찌그러진 공 모양이어서 적도 부근의 약간 튀어나온 부분에 해와 달의 인력이 더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구의 세차운동 주기는 약 2만6천 년 정도 된다고 하니 그 절반에 이르렀을 때는 북극성이 제 자리를 벗어나고 직녀성이 정 북쪽에 자리하기 때문에 그때는 지금의 직녀성이 북극성이 된다.     처음에 말한 대로 팽이나 지구나 세차운동을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같은 현상이긴 하지만, 팽이는 도는 방향과 세차운동의 방향이 같은 데 비해 지구는 자전 방향과 세차운동의 방향이 반대다.     세차운동을 처음 발견한 사람으로 그리스의 히파르코스에게 크레딧을 준다. 그는 기원전 2세기경에 활동했는데 현재 남아 있는 기록이 없지만, 그로부터 약 400년 후 프톨레마이오스가 비슷한 연구를 계속하는 과정에서 히파르코스가 최초로 세차운동을 의심했던 사람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별의 위치가 조금씩 변하는 까닭이 지구의 자전축이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류 최초로 알아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고 관측 장비도 부실했던 때 그런 생각을 했다니 참 놀랍다.   지구에는 빙하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구의 빙하기와 세차운동이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세차운동으로 인해 지축의 기울기가 변하면 태양과의 거리와 햇빛을 받는 각도가 달라지고 그렇게 되면 일조량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빙하기는 전적으로 지구의 세차운동 때문만은 아니다.  (작가)       박종진세차운동 박종진 세차운동 주기 세차운동 precession 세차운동 때문

2026.03.1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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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은하 이야기

192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우리가 속한 은하가 우주 전부인 줄 알았다. 물론 아직도 우주와 은하를 혼동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당시 안드로메다 성운 속의 별을 관찰하던 에드윈 허블은 그 별이 우리 은하보다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안드로메다 성운은 우리 은하 안에 있지 않고 우리 은하 바깥, 그러니까 외부 은하라는 사실을 발표하면서 우주의 크기를 엄청나게 넓혔다.     우리 우주에는 약 2조 개가 넘는 은하가 있다고 하는데 그 중 맨눈에 보이는 은하는 안드로메다은하와 대마젤란은하, 소마젤란은하 등이다. 대략 수천억 개의 별이 모여 은하를 이루지만, 우리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거의 모든 은하는 우리 맨눈에 보이지 않을뿐더러 망원경으로도 초점이 맞지 않은 별처럼 보인다. 지구에서 약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은하에는 약 1조 개나 되는 별이 모여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속한 은하수 은하와 가장 가까운 은하라니 놀랄 뿐이다.     1990년 NASA는 지구의 저궤도를 공전하는 우주망원경을 쏘아 올렸는데 에드윈 허블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허블 우주망원경이란 이름을 붙였다. 5년 후 망원경 운영팀은 대체로 별빛이 적은 곳을 골라서 오랜 시간 노출을 주고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우주의 빈 곳을 찍어 보았다. 그 결과는 놀랍게도 일반 광학 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었던 은하 집단이 발견되었다. 다음에는 남반구에서 같은 촬영을 했고 결과는 비슷하게 나왔다. 그 의미는 우리 우주가 어디를 봐도 균일하다는 것이다. 이 관측을 통해 우리 우주에는 약 2조 개 정도의 은하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했다.   은하는 단 몇 개만 제외하고 우리의 맨눈에 보이지 않지만, 관측 장비가 발달함에 따라 수많은 은하가 제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 모양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한다. 타원은하, 나선은하, 그리고 불규칙은하가 그것으로 타원은하는 그 모양이 찌그러진 원처럼 생긴 은하다. 나선은하란 은하 중심을 기준으로 나선 형태의 여러 꼬리를 가진 은하인데 우리가 속한 은하수 은하가 바로 나선은하다. 은하끼리 서로 영향을 주어 그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은하나 아무렇게나 생긴 모양의 은하를 통틀어서 불규칙은하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앞으로 40억 년 후 은하수 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가 합쳐져서 새로운 은하로 탄생할 것으로 알고 그 은하에 밀코메다라는 이름까지 지어놓았는데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두 은하는 합쳐지지 않고 계속 독립적으로 남을 것이라고 한다. 실험하거나 직접 관측이 불가능하므로 어떤 이론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관측이 정교해지면서 지난 이론에 모순이 생기거나 반대되는 이론이 자주 등장한다.   우주의 기본 단위는 별이라고 불리는 항성이지만, 그런 별들이 수만 수억 개가 모여서 독립된 은하를 이룬다. 에드윈 허블은 우리 눈에 마치 별처럼 보이는 희끄무레한 물체가 우리 은하수에 속한 성운이 아니라 외부 은하라고 밝혔다. 그런 은하가 수조 개가 모여서 비로소 우주가 된다. 나아가서 허블은 은하가 가만히 있지 않고 서로 멀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 거꾸로 추적했더니 오래 전 한 점에 수렴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빅뱅의 순간이었다. 여기에 은하의 후퇴 속도를 대입하니 우주의 나이가 약 138억 년 되었다는 것도 알았다. (작가)       박종진이야기 박종진 우리 은하수 은하 이야기 타원은하 나선은하

2026.03.0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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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분광학

우주에서 빛을 내는 것은 별이다. 과학적으로 말해서 별이 수소 핵융합을 하는 과정에서 빛이 나온다. 우리의 태양도 별이어서 지금 한창 핵융합을 하면서 엄청난 빛과 열을 내는 중이다. 인류는 빛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빛에 관한 생각을 꾸준히 했지만 20세기 초반까지 그 정체를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뉴턴 대에 이르러 빛을 정의하기 시작했다.     뉴턴은 빛이 입자라고 생각했는데 당시 뉴턴의 권위에 그 누구도 도전하지 못했다. 뉴턴의 이론에 시비 거는 것 자체가 과학자이기를 포기하는 행위였던 시절이었다. 연금술에 푹 빠져있던 뉴턴은 평생 금(gold)을 만들어 보려고 애썼는데 간간이 짬을 내서 만유인력이라든가 운동 법칙, 혹은 빛에 관해서 연구하기도 했다.     뉴턴은 프리즘이라는 삼각 막대를 이용해서 백색광을 나누는데 성공했다. 프리즘을 통과한 빛은 그 굴절률에 따라 모두 일곱 가지 색으로 나뉘었다. 아무런 색이 없다고 생각했던 투명한 빛은 그 속에 일곱 색을 비밀리 품고 있었다. 뉴턴은 무지개와 같은 색의 모임을 스펙트럼이라고 이름 지었다. 스펙트럼은 라틴어로 '눈에 보이는 사물'을 뜻한다고 한다. 뉴턴에 이르러 인류는 드디어 빛의 비밀을 벗기기 시작했다.   사람에게는 개개인 고유의 지문이란 것이 있어서 어떤 범죄 사건이 나면 현장에 남겨진 지문으로 범인을 검거하기도 한다. 마치 사람의 지문처럼 원소도 가열했을 때 그 원소 고유의 선 스펙트럼이 나타나는데 이를 거꾸로 이용해서 관찰된 선 스펙트럼으로 해당 원소를 유추할 수 있다.     천체물리학에서는 멀리서 반짝이는 별에서 오는 빛을 분석하여 그 별까지의 거리는 물론이거니와 온도, 밀도, 질량을 알 수 있고 그 별이 어떤 원소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추측할 수 있다. 별이나 그 별이 속한 은하에서 나오는 빛을 분석하여 그런 세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만약 분광학이란 것이 없었다면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별의 정보를 알 수 없었을 것이고 천체물리학은 비약적인 발전이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빛이 있으므로 사물을 볼 수 있다. 광원에서 출발한 빛이 산란하여 물체에 부딪혀 우리 눈에 도달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사물을 보게 되는 것이다. 빛의 성질에 관해서는 오래 전부터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아인슈타인 이후 빛에는 입자이면서 파동이라는 2중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빛에 관한 연구는 자연스럽게 양자역학을 발전시켰으며 빛을 이용한 분광학의 발달은 천체물리학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빛의 원천은 원자다. 원자는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으면 잠깐 그 상태가 변하다가 잠시 후 다시 에너지를 잃으며 일정한 색의 빛을 낸다. 분광학이란 이렇게 빛과 물질이 서로 반응하는 정도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을 내는데 착안해서 그 원소가 내는 빛의 스펙트럼이 마치 사람의 지문처럼 일정하다는 것을 알고 빛을 분석하여 그 빛을 낸 원소를 역추적하는 학문이다. 예를 들어 나트륨은 노란색을 내기 때문에 어떤 관찰의 결과에 노란색이 보이면 나트륨이 함유되었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헬륨은 우주에서 수소 다음으로 풍부한 원소지만 지구상에는 아주 귀하다. 분광학이 발달하여 천체에서 오는 빛을 연구하던 중 태양 빛을 분석하다가 미지의 원소를 발견하였는데 그리스 신화의 태양신 헬리오스 이름을 따서 헬륨이라고 명명하였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과학 이야기 원소 고유 태양신 헬리오스

2026.02.2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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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그래도 지구는 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은 갈릴레이가 남긴 명언이라고 전해진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과학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사람인데 요하네스 케플러와는 같은 시대 사람으로 그 당시까지 점성술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던 천문학에 관측과 수학적 방법을 도입하여 근대 천체물리학을 시작시킨 사람이다. 그때까지의 조악한 망원경을 개량하여 배율을 높여 사회 지도층 인사나 고위 성직자에게 팔았는데 그들은 망원경으로 남의 집 침실을 엿보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나마 군대에서는 먼바다를 감시하는 일로 망원경을 활용했다. 정작 갈릴레이는 자신이 개량한 신형 망원경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갈릴레이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었고 가톨릭 교단 사람들과도 친하게 지냈는데 한때 추기경이던 그의 친구가 교황이 되었다. 그러잖아도 그의 책이 가톨릭 교리에 반한다고 말이 많던 참에 친구가 교황이 되어서 별 일 없을 줄 알았지만, 무리하게 다음 책을 출판하려다 결국 친구였던 교황에게까지 미움을 샀다.     재판에 부쳐진 갈릴레이는 고령이라는 이유로 가택 연금형을 받았다. 당시는 성경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하는 바람에 교황청이든 개신교단이든 할 것 없이 갈릴레이의 이론을 인정하지 않았다. 갈릴레이가 재판을 마치고 재판정을 걸어 나오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중얼거렸다는데 사실은 피고인 출석 없이 판결만 내리는 재판이어서 그가 무어라 뇌까리며 재판정을 걸어 나왔다는 말은 나중에 누군가 지어낸 얘기일 것이다.   갈릴레이는 자신이 개량하여 성능이 향상된 망원경으로 목성을 공전하는 위성을 발견했다. 자고로 모든 천체는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사실을 믿었던 당시 사람들은 목성을 공전하는 천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몹시 놀랐다. 바야흐로 지구 중심설이 깨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갈릴레이는 목성의 위성을 네 개 발견했는데 이들을 갈릴레이 위성이라고 부른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달은 표면이 반들반들하다고 생각했는데 갈릴레이는 개량된 망원경으로 달 표면도 지구처럼 울퉁불퉁하며 산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뒤이어 갈릴레이는 토성의 고리를 발견했다. 그는 토성의 양옆에 토끼 귀 같은 것을 보았다. 비록 그것이 토성의 고리였지만, 갈릴레이의 망원경으로는 고리 전체가 보이지 않고 그저 툭 튀어나온 귀처럼 보였는데 나중에 고리라는 것이 밝혀졌다.   사실 해왕성도 갈릴레이에 의해서 처음으로 관찰되었지만, 갈릴레이는 해왕성이 배경별인 줄 알고 지나쳤다고 한다.   갈릴레이와 케플러는 서신으로 왕래했다. 일곱 살 많은 갈릴레이는 이탈리아 사람으로 구교도였고 케플러는 개신교를 믿는 독일인이었다. 마음씨 좋은 케플러는 자신과 경쟁 관계에 있던 갈릴레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했지만, 갈릴레이는 항상 무례했다고 전해진다. 망원경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고안했는데 갈리레이식은 볼록렌즈와 오목렌즈를 사용했고 케플러식은 볼록렌즈만 사용했던 점이 다르다.   지동설에 확고한 신념이 있던 갈릴레이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 선구자였다. 우리는 지금 지구뿐만 아니라 태양, 나아가서는 우리가 속한 은하가 도는 것도 이미 알고 있는데 얼마 전 신문 칼럼에서 은하 전체를 포함하는 우주도 돈다는 기사를 보았다. 우주가 한 바퀴 도는데 약 5천억 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갈릴레오 갈릴레이 정작 갈릴레이 과학 이야기

2026.02.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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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변광성

하늘에 태양보다 더 밝은 것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 은하에는 태양보다 수십 수백 배 더 밝은 별이 수두룩한데 태양이 지구와 가까워서 가장 밝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밝기는 거리와도 큰 상관이 있다. 떨어진 거리와 관계없이 그저 우리 눈에 보이는 밝기를 별의 '겉보기 밝기'라고 한다면 그 별의 진짜 밝기는 '절대 밝기'라고 구분한다.   20세기 초 하버드 대학 부설 천문대에 천체물리학을 전공한 천문대장이 최초로 취임하였다. 당시는 천체물리학이 막 태동하던 때여서 그전까지 천문대의 우두머리는 물리학자들의 몫이었다. 그때는 망원경을 통한 천체 관측이 주를 이루던 시대여서 남자 천문학자들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천문대에 직장을 얻어 떠나는 바람에 일할 사람이 부족했다.     새로 부임한 천문대장은 관측한 자료를 계산하고 연구할 직원이 필요해서 천문대 직원을 구했지만, 남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자 자기 집 가정부 일을 하는 여자가 평소 똑똑하다는 생각을 했던 까닭에 그녀에게 일을 시켜 보았다. 그녀가 기대 이상으로 일을 잘하자 모자란 천문대 직원의 빈 자리에 여자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 힘들 때였다. 마침 대학에서 천체물리학을 공부했지만 변변한 직장을 잡지 못하던 헨리에타 리빗이란 여성이 보수가 없어도 좋으니 일을 하고 싶다고 지원했다. 그녀가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일을 잘하자 천문대장은 리빗에게 아예 변광성 연구를 맡겼다. 헨리에타 리빗은 혼자서 수천 개가 넘는 변광성을 발견하자 하버드 천문대는 변광성으로 유명해졌다.   변광성이란 빛의 밝기가 변하는 별을 말한다. 우리 태양은 일정한 광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어떤 별은 그 밝기가 변했다. 변광성의 종류는 많지만 그중 꼭 알아야 할 것이 바로 세페이드 변광성이다. 세페이드 변광성은 맥동 변광성의 일종인데 맥동이란 뜻은 마치 우리 맥이 뛰듯 광도가 세어졌다 약해지기를 되풀이한다는 의미에서 붙었다. 그중 세페이드 변광성은 맥동 주기가 약 두 달 안에 반복하는 천체로 세페이드 변광성이 중요한 이유는 지구에서 그 별까지, 혹은 그 별이 속한 성단이나 은하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어서다.     헨리에타 리빗은 변광성을 발견하면서 아울러 그 별의 절대 밝기와 변광주기를 이용해서 '리빗 공식'을 만들었는데 그렇게 대체로 1억 광년 정도 떨어진 별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별빛이 변하는 주기가 별의 질량을 부피로 나눈 것의 제곱근에 반비례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신임 천문대장은 논문을 발표할 때 그런 모든 일이 연구원인 헨리에타 리빗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문구를 넣어서 공로를 그녀에게 돌리는 배려를 했다.   얼마 후 윌슨산 천문대에서 변광성을 관찰하던 에드윈 허블은 세페이드 변광성을 이용하여 다른 행성까지의 거리를 재던 중 안드로메다 성운이 우리 은하 안에 있지 않고 외부 은하라는 놀라운 발견을 하여 하룻밤 사이에 우주의 크기를 엄청나게 늘렸다. 은하수에서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은하를 발견한 것이다. 허블의 업적 뒤에는 변광성의 여왕 헨리에타 리빗의 공로가 있었음을 무시할 수 없다.   원래 천문학은 점성술이란 말과 구별 없이 쓰였다. 오랫동안 물리학의 한 부분에 속했던 천문학은 분광 기술이 발달하면서 관측해서 얻은 결과의 물리학적인 연구가 대세가 되자 비로소 현대 천체물리학이 시작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세페이드 변광성 맥동 변광성 변광성 연구

2026.02.0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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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견우와 직녀

지금은 도시 공해와 불빛 때문에 밤하늘의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옛날에는 고개만 들면 별이 우르르 쏟아질 듯, 밤하늘은 말 그대로 별천지였다. 우리가 사는 북반구 여름 하늘에는 은하수가 흐르는 모습이 보인다. 은하수 주위에서 밝게 빛나는 세 별을 꼭짓점 삼아 삼각형을 그릴 수 있는데 이를 여름 대삼각형이라고 부른다. 독수리자리에서 밝게 빛나는 알타이르星, 거문고자리의 베가星, 그리고 백조자리의 데네브星이 그 세 별인데 밤하늘에서 유독 밝게 빛나서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그 중 베가성은 밤하늘에서 다섯 번째로 밝은 별이다. 우리는 그 별을 직녀성이라고 부르는데 칼 세이건의 영화 콘택트에 등장하는 별이기도 하다. 지금은 북쪽을 가리키는 별이 북극성이지만 아주 오랜 옛날에는 직녀성이었고 세월이 흐르면 다시 직녀성이 북쪽을 가리키는 별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지구의 세차운동 때문이다.   우리 별 태양이 속한 은하가 은하수지만,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가 보이는데 우리도 그 안에 들어있다니 신기하다. 은하수 은하는 그 지름이 10만 광년쯤 되고 태양과 같은 별을 무려 4천억 개나 포함한 비교적 덩치가 큰 은하다. 우리의 태양은 은하수의 한 귀퉁이에 속해 있으므로 밤하늘에 보이는 은하수는 그 변두리에 사는 우리가 우리 은하의 중심부를 보는 것이다. 사실 밤하늘에서 보이는 반짝이는 것은 달과 지구의 형제 행성 몇 개와 외부 은하 몇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은하수에 속한 별이다. 은하 중심부에는 별이 밀집해 있어서 우리 눈에는 마치 강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데 옛날 사람들은 은하수 양쪽에 떨어져 빛나는 두 별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붙였다. 바로 견우와 직녀 얘기다.   아주 먼 옛날 호랑이가 담배 먹던 시절, 이 우주를 주관하시는 하느님에게 직녀라는 이름의 길쌈을 잘하던 손녀딸이 있었는데 혼기가 차자 하나님은 소를 치는 견우라는 청년과 혼인을 시켰다. 그런데 결혼 생활에 푹 빠진 남녀는 하던 일은 제쳐 두고 사랑놀이에 온통 정신을 쏟자 이를 본 하느님이 노하셔서 그 두 사람을 강 양편에 떼어 놓으셨다. 강을 사이에 두고 정든 남녀가 서로를 그리워하자 마음이 약해진 하느님은 일 년에 한 번 서로 만나는 것을 허락하셨지만, 강을 건너기가 쉽지 않아서 지상에 사는 모든 까마귀와 까치가 자신들의 몸으로 다리를 놔주었다고 한다. 그 다리 이름이 까마귀 오(烏)자와 까치 작(鵲)자를 써서 오작교다. 참고로 이몽룡과 성춘향이 살던 남원의 광한루에도 오작교란 이름의 다리가 있다. 물론 별에 관계된 전설이기는 하지만, 옛날에는 농사를 짓고 옷감을 짜는 일이 중요한 일상이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대변해 주는 이야기다.   별자리는 북반구와 남반구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다. 여름밤 북반구에서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중심으로 밝게 빛나는 별을 따라 큰 삼각형을 그릴 수 있는데 그중 두 꼭짓점이 바로 은하수를 사이에 둔 견우성과 직녀성이다. 마치 강이 흐르는 것 같이 보인다고 해서 은하수라는 이름이 붙은 것처럼 은하수는 수없이 많은 별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우리 눈에 띌 만큼 밝게 빛나는 별이 있어서 우리 조상들은 그런 별로 여러 이야기를 지었다. 견우(牽牛)와 직녀(織女) 얘기도 농사와 길쌈이 중요했기 때문에 생겼는데 글자에서 풍기듯 견우는 소를 끄는 사람이고 직녀는 베를 짜는 사람을 말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과학 이야기 은하수 주위 은하수 양쪽

2026.01.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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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입자동물원

오래 전 서울에 창경원이란 곳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 창경궁에 동물 우리를 만들어 넣고 식물원을 지어 일반에게 공개하면서 이름도 창경원으로 격하되었다. 일제는 조선의 마지막 왕이었던 순종 때 그동안 부침이 많았던 창경궁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포함하여 호수도 크게 파고 벚꽃을 심고 놀이 기구를 설치하여 명실공히 한국 최초의 동물원을 겸한 놀이 공원을 만들어 창경원이라고 이름까지 고쳤다. 국가적으로 보면 일제 침탈의 흑역사지만, 나라가 가난하여 그럴듯한 위락 시설 하나 없던 한국에 생긴 최초의 시민 공원이기도 하다. 나중에 창경궁으로 복원하면서 기존 시설은 경기도 과천으로 옮겨 서울대공원이 탄생했다.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의 엠페도클레스 시절만 하더라도 우주를 이루는 기본 원소는 물, 불, 공기, 흙 등인 줄 알았던 인류는 어느 날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는 원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원자는 중앙에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공전한다는 마치 태양계 모습을 한 원자 구조와 나아가서는 원자 중심에 있는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진다는 사실까지 깨달았다. 이 우주에는 총 92가지의 기본 원소가 존재하는데 각각의 특성은 원자핵 속에 들어있는 양성자의 개수 때문에 정해진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렇게 물, 불, 공기, 흙 등의 4원소설을 대체하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물질의 최소 단위인 줄 알던 중 뜻밖에 양성자와 중성자 속에서 더 작은 빌딩 블록인 쿼크가 발견되었다. 바야흐로 입자의 시대가 도래했다.   쿼크가 발견되기 전, 그러니까 1960년경 물리학자들은 당시 개발된 입자가속기의 도움으로 실험실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입자를 발견하기에 이른다. 그 당시 과학 기술 수준으로 새로 발견되는 것들이 모두 소립자인 줄 알았다. 고작 양성자, 중성자, 전자의 존재만 알다가 갑자기 엄청나게 많은 새로운 입자들이 등장하자 마치 동물원에 여러 동물을 모아놓은 것 같다며 속속 발견되는 입자를 뭉뚱그려 입자동물원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지어냈다. 새로운 입자를 발견하는 사람에게 상을 줬는데 그 수가 하나둘 늘자 여담이기는 하지만 나중에는 새 입자를 발견하는 사람에게 벌금을 물리자는 소리까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쿼크가 등장하면서 그때까지 발견된 수많은 소립자는 진정한 소립자가 아니라 쿼크의 조합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바글거리던 동물원에서 이것 빼고 저것 탈락시키고 나니 겨우 16개의 기본 소립자와 당시 예견만 되었던 힉스 입자까지 포함해서 표준모형을 정했다. 입자물리학에서 표준모형이라 하면 자연계의 4가지 힘 중에서 중력을 제외한 나머지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등을 설명하는 모형으로 총 17개의 소립자가 그 주인공이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힉스 입자는 힘을 매개하는 중요한 입자였지만, 쉽사리 발견되지 않자 연구자들은 '제기랄 입자(goddamn particle)'라고 쌍소리까지 해가며 푸념했다는데 아무래도 점잖지 못한 표현이어서 '제기랄'의 영어 표현인 goddamn에서 뒷부분 damn을 빼버리고 god만 써서 부르다 보니 god particle이 되자 자연스럽게 '신의 입자'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힉스 입자는 1964년 피터 힉스가 그 존재를 예견하였는데 반세기 후 2012년에 발견되었다. 그러므로 현재의 입자동물원에는 모두 17개의 소립자가 있지만, 벌써 중력자라고 이름까지 지어놓은 소립자가 발견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작가)     박종진입자동물원 박종진 힉스 입자 동물원과 식물원 기본 원소가

2026.01.1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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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터널 효과

양자얽힘이란 것이 있다. 한쪽 입자의 상태가 변하면 다른 쪽 입자의 상태도 따라서 변하는 현상으로 직관적인 고전역학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무척 생소한 개념이다. 심지어는 두 입자 사이의 거리가 수억 광년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동시에 변하기 때문에 우주의 최고 속도인 빛의 속도를 위반한다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양자얽힘은 속도와는 관계가 없는 현상이어서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마저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유령 현상이라고 했다. 아직도 신비하기만 한 양자의 세계에는 또 다른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있는데 바로 터널 효과 현상이다.   20세기 초반에 시작된 양자역학은 아직도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만, 양자역학적 현상은 이미 여러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여기 소개하는 양자 터널 효과 역시 직관적,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쉽게 얘기해서 벽을 향해 던진 야구공이 벽을 통과하여 계속 날아갔다는 말이다. 쉬운 예를 드느라 억지를 부렸는데 공은 입자이기 때문에 벽에 부딪히면 당연히 튀어나와야 하겠지만 파동으로 행동한다면 확률적으로 그럴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현실에서가 아니라 아원자 규모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미시세계의 운동을 다룬 양자역학에서 입자는 입자처럼 행동하기도 하지만 파동의 성질도 갖는다. 파동의 좋은 예가 전자기파인데 전자기파는 유리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반사되지만, 일부는 투과하기도 한다. 아원자 규모의 세계에서는 물질파도 그런 식으로 사물을 투과할 수 있기도 한데 이를 터널 현상이라고 한다. 양자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신기한 일이다.   원자핵 속에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있다. 그중 +전하를 가진 양성자는 자기끼리 서로 밀쳐내므로 강한 핵력이 그런 척력을 이기고 양성자를 묶어 놓는다. 그래서 양성자는 강력을 이기고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고, 그 때문에 원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양성자 수에 따라서 고유의 성질을 갖는다.     이렇듯 양성자 두 개가 묶여 있으면 헬륨 원소이고, 양성자 여덟 개가 묶여 있으면 산소 원소가 된다. 양성자의 수에 따라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기본 원소의 성질이 판이해진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양성자가 핵력을 이기고 원자핵 밖으로 탈출하기도 한다. 입자가 파동의 성질을 보이는 경우인데 이를 알파 붕괴라고 하며 양자 터널의 한 예다.   뉴턴에서 아인슈타인으로 이어지는 고전물리학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하이델베르크가 말한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해서 양자 터널 현상은 존재하며 우리는 이미 실생활에 이용하고 있다. 부도체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체를 말하는데 양자 터널 현상으로 전자를 통과시켜, 즉 전기를 흐르게 하여 반도체 역할을 하게 한다니 놀랍다. 심지어는 항성의 핵융합 반응도 양자 터널 효과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우리는 나노 기술과 반도체에서 양자 터널 효과를 이용하고 있다.   지금 우리의 과학 기술이 아직은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한 수준은 아니다. 마치 인수분해를 깨우친 중학생이 미적분 문제를 대하는 것과 같다. 수학은 수학인데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해서 헤매는 꼴이다. 우리의 물리학의 현주소는 우주 대부분을 이루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블랙홀의 실체도 명쾌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갈 길은 먼 것 같지만, 큰 문을 열고 들어갈 전야에 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양자역학적 현상 양자 터널 양성자가 핵력

2026.01.0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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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중력자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힉스 입자는 1964년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피터 힉스에 의해서 예견되었다가 반세기가 지난 후 발견된 소립자다. 힉스 입자란 이름은 한국 출신 세계적인 물리학자 이휘호 박사가 지었다. 중력파도 훨씬 전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예측되었다가 100년 후에 증명된 것으로 이 두 발견은 최근 물리학 성과 중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두 경우 모두 예견된 후 증거를 찾아내서 입증되었다. 그런데 이름까지 지어놓고 관측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중력자(重力子 graviton)다.   우주에는 중력,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 등 총 네 가지의 힘이 있다. 원자핵 속에는 +전하를 갖는 양성자가 있는데 양전하끼리 서로 밀치는 척력을 이기고 양성자를 묶어 주는 힘을 강한 핵력이라고 한다. 약한 핵력은 방사성 붕괴 시에 관여하는 힘으로 강한 핵력보다는 약하지만, 전자기력보다는 세다. 중력과 전자기력은 우리가 평소에 보고 느끼는 힘으로 전자기력은 자석이 서로 끌리거나 같은 극의 전기끼리 밀치는 힘을 말한다. 중력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우리가 지구 표면에 붙어살게 해주는 힘이다.   뉴턴에 의해서 중력이란 힘이 존재를 알 수 있었고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냈지만, 아직도 우리는 중력이 왜 생기는지 모른다. 과학자들은 애초에 네 힘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래서 다시 네 힘을 합쳐보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다행히 전자기력과 강력, 약력까지는 통합했는데 문제는 중력이 다른 힘들에 비해 너무 약하기 때문에 아직 성과가 없다.     최근 과학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전자기력과 강력, 약력을 전달하는 양자화 된 매개 입자를 규명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전자기력이 광자라는 입자에 의해서 전달되는 것처럼 중력을 전달하는 기본 입자를 중력자라고 이름부터 짓고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중력자라는 가상의 기본 입자가 쉽게 발견되지 않는 이유는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중력은 질량을 가진 두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말하고 중력파는 질량이 큰 두 천체가 충돌할 때 시공간이 출렁거리며 파동의 형태로 생기는 잔물결이며 그 힘을 매개하는 것이 바로 중력자다. 하지만 그 크기가 너무 미약해서 지구에서는 웬만해서는 관측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이 중력파를 예측했지만, 당시 과학 기재 수준이 그런 약한 중력파를 검출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백 년이 지난 후에야 그 존재가 증명되었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파동은 매질이 있어야 전해진다. 소리는 공기를 통해서 전해지고 파도는 물을 통해서 퍼져나간다. 하지만 전자기파는 매질 없이 이동하는데 마찬가지로 중력파도 공기가 없는 우주 공간을 통해 빛의 속도로 전해진다. 문제는 전자기파는 파동이 강하고 진폭이 커서 측정하기가 수월하지만, 중력파는 워낙 미약해서 적어도 태양 질량의 수십 배 정도 되는 천체가 충돌해야 감지될까 말까다. 오래전 지구에서 수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그런 블랙홀의 충돌이 있었고 그때 생긴 중력파가 지구에 도착한 것을 2016년에 포착했다. 노벨상이 수여된 것은 물론이다. 조만간 가상의 입자인 중력자도 발견돼서 표준모형이 완성되어 우주에 관한 우리의 연구가 한 걸음 더 나갈 날을 기대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입자인 중력자 중력자 graviton 중력파도 공기

2025.12.1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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