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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중력자

Chicago

2025.12.19 12:34 2025.12.1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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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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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힉스 입자는 1964년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피터 힉스에 의해서 예견되었다가 반세기가 지난 후 발견된 소립자다. 힉스 입자란 이름은 한국 출신 세계적인 물리학자 이휘호 박사가 지었다. 중력파도 훨씬 전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예측되었다가 100년 후에 증명된 것으로 이 두 발견은 최근 물리학 성과 중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두 경우 모두 예견된 후 증거를 찾아내서 입증되었다. 그런데 이름까지 지어놓고 관측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중력자(重力子 graviton)다.
 
우주에는 중력,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 등 총 네 가지의 힘이 있다. 원자핵 속에는 +전하를 갖는 양성자가 있는데 양전하끼리 서로 밀치는 척력을 이기고 양성자를 묶어 주는 힘을 강한 핵력이라고 한다. 약한 핵력은 방사성 붕괴 시에 관여하는 힘으로 강한 핵력보다는 약하지만, 전자기력보다는 세다. 중력과 전자기력은 우리가 평소에 보고 느끼는 힘으로 전자기력은 자석이 서로 끌리거나 같은 극의 전기끼리 밀치는 힘을 말한다. 중력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우리가 지구 표면에 붙어살게 해주는 힘이다.
 
뉴턴에 의해서 중력이란 힘이 존재를 알 수 있었고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냈지만, 아직도 우리는 중력이 왜 생기는지 모른다. 과학자들은 애초에 네 힘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래서 다시 네 힘을 합쳐보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다행히 전자기력과 강력, 약력까지는 통합했는데 문제는 중력이 다른 힘들에 비해 너무 약하기 때문에 아직 성과가 없다.  
 
최근 과학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전자기력과 강력, 약력을 전달하는 양자화 된 매개 입자를 규명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전자기력이 광자라는 입자에 의해서 전달되는 것처럼 중력을 전달하는 기본 입자를 중력자라고 이름부터 짓고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중력자라는 가상의 기본 입자가 쉽게 발견되지 않는 이유는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중력은 질량을 가진 두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말하고 중력파는 질량이 큰 두 천체가 충돌할 때 시공간이 출렁거리며 파동의 형태로 생기는 잔물결이며 그 힘을 매개하는 것이 바로 중력자다. 하지만 그 크기가 너무 미약해서 지구에서는 웬만해서는 관측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이 중력파를 예측했지만, 당시 과학 기재 수준이 그런 약한 중력파를 검출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백 년이 지난 후에야 그 존재가 증명되었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파동은 매질이 있어야 전해진다. 소리는 공기를 통해서 전해지고 파도는 물을 통해서 퍼져나간다. 하지만 전자기파는 매질 없이 이동하는데 마찬가지로 중력파도 공기가 없는 우주 공간을 통해 빛의 속도로 전해진다. 문제는 전자기파는 파동이 강하고 진폭이 커서 측정하기가 수월하지만, 중력파는 워낙 미약해서 적어도 태양 질량의 수십 배 정도 되는 천체가 충돌해야 감지될까 말까다. 오래전 지구에서 수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그런 블랙홀의 충돌이 있었고 그때 생긴 중력파가 지구에 도착한 것을 2016년에 포착했다. 노벨상이 수여된 것은 물론이다. 조만간 가상의 입자인 중력자도 발견돼서 표준모형이 완성되어 우주에 관한 우리의 연구가 한 걸음 더 나갈 날을 기대한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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