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중 하나인 태양이란 이름의 별 주위에는 지구를 비롯하여 8개의 행성이 공전한다. 각각의 행성 주위에는 위성이 돌고 있기도 하고,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소행성도 있으며 혜성과 이런저런 천체가 태양의 중력에 붙들려 있는데 이를 통틀어서 태양계라고 부른다.
태양계의 행성은 태양에서 가까운 순으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을 내행성(內行星)이라 하고 그 바깥에서 공전하는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외행성(外行星)이라고 구별한다. 그 특징이라면 내행성은 지구처럼 표면이 단단한 암석 행성이고, 외행성은 주로 가스나 액체로 이루어진 가스 행성이다.
외행성과 발음이 비슷한 용어로 왜행성(矮行星)이 있는데 혼동을 막기 위해서 왜소행성(矮小行星 dwarf planet)이라고도 한다. 왜소행성은 2006년 국제천문연맹에서 행성과 소행성의 중간에 있는 천체를 정의하기 위해서 만든 카테고리인데 태양 주위를 공전해야 하고, 구형 모양을 가질 수 있는 질량이 되어야 하며, 자기가 공전하는 궤도에 있는 다른 천체에 영향력이 없어야 한다.
원래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그런 이유로 행성의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으로 격하되었다. 명왕성을 발견해서 내심 자랑스러워했던 미국인들은 분노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직도 많은 미국 사람들은 명왕성도 태양의 행성이라고 우기고 있다. 어떤 이는 명왕성이 행성 지위를 잃었으니 이름도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명왕성이란 이름은 그대로다.
왜소행성은 명왕성 말고도 세레스, 마케마케, 하우메아, 에리스 등 총 5개가 있다. 세레스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의 천체로 1801년에 발견되었다. 오래 전부터 천문학자들은 화성과 목성 사이의 틈이 다른 행성들 사이보다 너무 크다고 생각해서 그곳에도 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고, 그즈음 만들어진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에 자연수를 차례대로 집어넣으면 신기하게도 태양계의 행성 순서가 되었는데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이상하던 참에, 윌리엄 허셜이 발견한 해왕성 역시 그 공식에 들어맞는 궤도에서 발견되었다. 이에 고무된 천문학자들은 부지런히 화성과 목성 사이를 뒤진 결과 비교적 덩치가 큰 세레스를 비롯하여 엄청난 수의 천체 집단을 발견하여 이를 소행성대라고 명명했다. 세레스는 소행성대 전체 질량의 약 30% 정도나 된다.
2005년 미국의 천문학자 마이클 브라운이 해왕성 너머에서 명왕성보다 살짝 작은 천체와 그 천체를 도는 위성까지 발견했다. 에리스라고 이름 지어진 그 천체가 태양의 열 번째 행성이 되느냐는 논쟁 중 근처에서 계속하여 마케마케와 하우메아도 발견되자 행성의 자격을 다시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006년 체코의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 총회에서는 200년 전에 발견된 세레스의 행성 지위를 논했는데 여러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새로 행성의 자격을 정했다. 거기서 세레스와 함께 애꿎은 명왕성마저 왜소행성으로 격하되고 말았다. 처음으로 미국인이 발견한 행성을 같은 미국인이 번복한 결과가 되자 당사자인 마이클 브라운은 자기가 명왕성을 죽인 사람이라며 자책했다고 한다.
참고로 태양계 행성의 자격은 태양 주위를 공전해야 하고, 충분한 중력이 있어 공 모양이어야 하며, 자기 공전 궤도 상의 작은 천체를 처리할 수 있는 크기여야 하고 다른 행성의 위성이면 안 된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