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는 달이다. 달은 지구의 위성이기는 하지만 그 크기가 마치 지구의 형제 행성처럼 크다. 달이 지구에 이바지한 것은 많지만 그중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그 존속에도 큰일을 담당하고 있다. 달은 지구에서 아주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수십 억 년 후에는 지구를 영원히 떠날 것으로 추측한다.
달이 지구에 미치는 인력 때문에 밀물과 썰물이 생긴다는 사실은 이제는 초등학생도 다 아는 상식이 되었다. 지구를 붙잡고 있는 태양도 지구에 인력을 행사하지만, 워낙 멀리 있다 보니 달의 절반도 채 안 된다. 비록 달은 태양에 비해 엄청나게 작아도 지구와 아주 가깝게 있어서 달의 인력이 유체인 바닷물을 움직인다. 그것이 바로 밀물과 썰물이다. 그런 바닷물의 움직임이 지구 자전에 영향을 주어 아주 미미하지만,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늦어지게 되고 그 결과 달은 지구에서 조금씩 멀어진다.
지구가 달을 잃는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시라. 인류의 문명이 아무리 오래간다고 하더라도 그때까지 유지될 수는 없을 정도의 먼 훗날의 얘기니까.
달은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데 지구와 달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부분은 당연히 두 천체의 인력이 가장 세게 작용할 것이다. 만약 달에도 물이 있다면 지구의 인력이 그 물을 끌어당기겠지만 달에는 바다가 없다. 대신 지구 바닷물은 달의 인력이 잡아당겨서 움직이는데, 해안가를 기준으로 달의 인력에 의해서 바닷물이 끌려나가 해수면이 낮아지는 경우를 썰물이라고 하고, 반대로 끌려나갔던 바닷물이 다시 들어오는 것을 밀물이라고 한다.
그런 달의 움직임 때문에 밀물과 썰물 현상이 생기는데 지구상 위치에 따라 그 차이가 크게 나타나기도 하고 작은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이를 조석현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서해안은 밀물, 썰물 때 해수면 차이가 상당히 큰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아산만은 그 차이가 8m가 넘는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이로 인해서 바닷물의 이동이 심한 곳이 있는데 이순신 장군께서 해전에서 대승하셨던 이유도 조류의 움직임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이다.
밀물 때 바닷물이 들어와서 해수면이 가장 높아진 상태를 만조(滿潮)라고 하고, 반대로 썰물 때 해수면이 가장 낮아지면 간조(干潮)라고 하며 그 두 해수면의 차이를 조차(潮差)라고 한다. 태양-달-지구가 일직선 위에 위치할 때, 그러니까 삭(朔)이나 망(望)일 때는 그 인력이 가장 커서 조차도 가장 커지는데 이때를 특히 사리라고 하며, 반대로 태양과 달의 인력이 서로 도움이 되지 않을 때, 다시 말해서 인력이 가장 약해져서 조수 간만의 차이가 가장 작을 때를 조금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조수간만의 차이를 일으키는 힘을 기조력(起潮力)이라고 한다.
달 쪽을 향하고 있는 지구는 달의 인력이 지구의 바닷물을 잡아당기기 때문에 밀물 현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지구의 정 반대쪽은 지구가 공전하는 원심력 때문에 역시 지구 중심의 바깥쪽으로 바닷물이 쏠리게 되어 밀물 현상이 생긴다. 그러므로 밀물이 생기는 이유는 달의 인력이기도 하고 지구의 공전 원심력 때문이기도 하다. 밀물과 썰물은 하루에 두 번 생기는데 한 번은 달의 인력에 의해서, 그리고 다른 한 번은 지구 공전의 원심력 때문이다. 조수간만의 차이는 해안선의 모양이나 수중 지형, 그리고 지구의 기상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 지중해처럼 사방이 막힌 바다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작다. (작가)